을숙도 쓰레기 침출수 확인 명지대교 진입로 공사현장 썩은 물 환경단체·동의과학大 공동조사 결과 대장균 등 기준치 최고 30배나 초과
을숙도 쓰레기매립장 인근 명지대교 건설을 위한 진입로 공사현장에서 유출된 다량의 오염물(본보 5월 24일자 9면 보도)이 쓰레기 침출수인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쓰레기 침출수가 발견된 곳은 어류가 서식하는 수로와 인접해 있는데다 인근에는 대규모 철새군락지가 있어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과 부산녹색연합은 지난달 을숙도 쓰레기매립장 인근 공사현장에서 오염물을 채취해 동의과학대학 보건행정과 김철 교수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쓰레기 침출수로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염물이 유출된 곳 인근지역에는 을숙도 쓰레기매립장 이외의 오염원이 전혀 없는데다 오염물에서 침출수에서 나는 전형적인 악취가 풍기고 있다는 것.
오염물 성분 분석에서도 부유 물질량이 259㎎/ℓ로 나타나 수질환경보전법시행규칙 상 침출수 배출허용기준(70㎎/ℓ)을 3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오염물이 유출된 인근 을숙도 수로의 부유물질량 20㎎/ℓ에 비해서는 13배나 높은 수치다.
대장균 수도 mℓ당 3천500~9만마리가 나와 침출수 배출허용기준(3천마리 이하)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수치는 을숙도 수로의 mℓ당 대장균 수 220~1천400마리에 비해서도 크게 높은 것이다.
색도에서도 오염물은 723도로 나타나 침출수 배출허용기준(300도 이하)를 2배 이상 초과했다. 또 을숙도 수로의 색도 30.5도에 비해서는 20배 이상 높았다.
조사팀은 "이번에 분석한 오염물 시료는 인근 을숙도 수로와 수위가 같아져 희석된 점을 감안할 때 실제 농도는 현재 분석된 결과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이같은 오염물이 을숙도 쓰레기매립장 수변구역으로 누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을숙도 생태 및 지하수 수질,해양수질,토양 등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등은 "배출허용기준 충족 여부를 떠나 수질환경보전법 상 쓰레기 침출수는 한곳에 모아 배출기준에 적합하도록 처리해야 하는데도 침출수가 철새도래지 쪽으로 흘러 나오도록 방치한 것은 큰 문제"라고 밝혔다.
부산녹색연합은 "침출수가 나온 곳 바로 옆 수로는 어류가 사는 곳이며 낙동강 하구 방향으로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는 겨울 철새들의 주 먹잇감인 세모고랭이 군락지가 있다"며 "썰물 때 오염된 물이 이곳을 거쳐 빠져 나갈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이번 분석결과를 7일 오전 문화재청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으며 전문기관에 의뢰해 침출수에 대한 독성검사와 토양검사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공사현장에서 침출수로 우려되는 성분이 나오기는 했지만 을숙도 쓰레기매립지는 이미 안정화된 상태여서 침출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오염물질이 을숙도 철새도래지 쪽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