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일본 이야기
<3> 닌자(忍者/にんじゃ) 이야기
닌자(忍者)는 가마쿠라(鎌倉/12세기)시대부터 에도(江戶/19세기)시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쇼군(將軍/大名)이나 영주에 소속되거나 독립하여 첩보활동, 파괴활동, 침투전술, 음모, 암살 등을 일삼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악명(惡名)은 일본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만화나 게임으로도 나왔다. 이들은 변장과 은신, 암살, 교란, 침투 등의 달인(達人)들로, 자신들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얼굴에 가면, 복면, 인피면구(人皮面具) 등을 쓰거나 검은 옷으로 변장했다.
<人皮面具(인피면구)-다른 사람의 얼굴 가죽을 벗겨 자신의 얼굴에 뒤집어쓰는 것>
*인피면구는 중국 무협소설에도 등장하는데 사람 얼굴모양의 탈을 만들어 얼굴에 쓰는 변장술로, 서양에서도 유행하였음.
이들이 사용한 무기는 수리검(手裏劍: 십자 또는 봉 형태의 표창), 쇄겸(鎖鎌: 사슬이 달린 낫), 만력쇄(萬力鎖: 추가 달린 쇠사슬 무기), 바람 총(독침을 입으로 부는 것) 등을 다룰 뿐 아니라 미혼향(迷混香:마취제)을 사용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닌자(忍者)들의 가장 큰 덕목(德目)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므로, 복면을 쓰고 다니고 만약 들키면 비밀을 적에게 발설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혀를 깨물고 자결을 하거나 스스로 물에 빠져 죽어 비밀을 지켰다고 한다.
이들은 대체로 원래는 쇼군(將軍) 수하 검술(劍術)의 고수 사무라이(侍)들로, 주군이 죽으면 떠돌이 낭인(浪人)이 되었는데 이들은 절대로 다른 쇼군은 모시지 않고 산속에 숨어들어 살다가 청부 살인을 직업으로 하는 닌자(忍者)가 되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쇼군(將軍)들이 이들을 없애버리려고 사무라이(侍)들을 파견했으나 실패하자 오히려 이들을 이용하여 돈을 주고 적장들을 암살하거나 비밀정보를 입수하는 수단으로 이용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많은 부(富)를 쌓게 된 이들은 전국 곳곳의 은밀한 산속에 마을들을 형성하게 되었다. 닌자(忍者) 사회도 철저한 계급사회였다고 하는데 마을의 우두머리는 죠닌(上忍), 그 아래로 쥬닌(中忍), 게닌(下忍)...
이들의 마을은 일본열도(列島)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는데 나뭇잎 마을, 바람 마을, 모래 마을, 안개 마을, 바위 마을, 구름 마을, 폭포 마을, 아지랑이 마을, 자물쇠 마을... 등등
닌자는 이제 일본의 공상 만화영화에서나 주로 등장하는 캐릭터일 뿐만 아니라, 일본의 역사적 실체로서, 일본열도(列島)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캐릭터가 되었다. 즉, 흉악한 살인자 집단이 아니라 신출귀몰한 공격술과 방어술을 갖춘 무예가들 집단이라고 할 것이다.
<4> 닌자(忍者)의 비밀 무기들
닌자들의 활동 모습 / 수리검(표창) / 수갑구(手甲鉤)
사슬 낫(鎖鎌/쇄겸) / 쿠나이(다용도 검) / 닌자들의 무기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