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군과 제독의 기다림
“내가 광화문에서 훈민정음을 들고 너희를 지켜보고 있다”
내가 꿈꾸는 태평성대란 백성이 하려고 하는 일을 원만하게 하는 세상이다. 관직이란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데려다 앉히는 것이 아니다
그 임무를 가장 잘해낼 수 있는 사람을 택해 임명하는 것이다
그것이 설령 정적이고 나에게 불경한 신하일지라도 말이다
“내가 광화문에 긴 칼을 차고 너희를 지켜보고 있다”
신의 몸의 살아있는 한, 감히 적은 조선의 바다를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적을 무찌른다면,
저 노을을 따라 오늘 죽는 다해도 여한이 없겠습니다. 부르짖어 통곡하며 속히 죽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질곡의 조선역사가 남긴 승리의 상징
권모술수와 백성의 고혈을 경계하는 다짐
민족의 패배와 외침에 발버둥치는 다짐
왕권과 민권의 갈등
왕의 신하와 백성의 신하에서 갈등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고 애민을 위한 최고의 소통이다
널리 묻고 두루 찾아다니는 광순박방廣詢博訪
매사를 충분히 물어보고 나서 추진하는 광순시행廣詢施行
남이 말한 것을 듣고 간청하면 행하는 간행언청諫行言聽
“어찌하면 좋을까, 의논하여 아뢰라”
널리 물어서 가운데를 취하는 주자용중疇咨用中
“이 나라에서 살기 싫습니다. 대한민국이 수치스럽고요”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대중적 실망과 분노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이런 세상
촛불은 정치 냉소주의를 탈출한 그런 부조리
모순에 대한 투쟁의 진화이며 21세기 민주화 투쟁이다.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은 비폭력 무혈혁명
오늘은 태극기집회, 내일은 촛불집회
촛불이 새 정치적 시공간 열어 태극기와 촛불이 하나 되는 날
서로 모여 만든 밝은 빛이 다 같이 어울리는 날
오래 앓던 정치적 우울증과 혐오를 조금씩 치유하는 날
그 많은 고통의 시간들, 그 이분법적 불만을 치유하는 공간
광화문에서 나는 외칠 수 있고, 나는 들을 수 있다.
사람들이 내뿜는 언어는 큰 에너지가 되어
성숙한 어젠다Agenda가 될 것이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문화, 새로운 질서가 열리는 그날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개벽의 그날
성군과 제독이 마주보며 가장 기뻐할 그날
명천지하明天之下로 통치할 그날을 기다린다.
지금 세상의 일을 알 수는 없는 일이다
뒷세상에서 우리를 평가하여 노래하게 할 그날을 기다린다
나라 바로 잡을 인재가 없으니 혼자 다락위에 기대어 나라의 형세를
생각하니 아침이슬처럼 위태롭기만 한데 안으로는 정책을 결정할 만한 인재가 없고
밖으로 나라를 바로잡을 주춧돌 같은 인물이 없으니 사직이 앞으로 어치 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