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사이 지방은 수도인 도쿄와 달리 가장 일본다운 색채를 지니고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먹다 죽는 다는 ‘오사카’를 시작으로 전통적인 일본의 모습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교토까지- 한국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닿을 수 있어 더욱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여행지 이지요. 오늘 첫 번째로 찾아온 곳은 바로 교토의 힐링로드 ‘아라시야마’입니다.
이곳 아라시야마는 오카사에서 전철이나 기차로 약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교토를 다녀온 여행자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곳이어서 기대감을 안고 도착한 기차역. 달이 건넌다는 토게츠쿄 다리부터 정갈하고 고풍스러운 일본 특유의 자연과 건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한 텐류지 쪽을 향해 걷다보면 거대한 대나무 숲과 마주하게 됩니다. 아라시야마의 명물이라 불리는 이 대나무 숲은 교토의 중심지에서는 약간 벗어나 있지만 이러한 지리적 특색 덕에 ‘교외’로 나들이를 나온 듯 한 기분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특히 이른 아침에 이곳을 찾는다면 잔잔히 내려 앉은 안개와 함께 크게 쉼호흡을 하며 명상하기에도 좋은 최적의 ‘힐링 여행지’입니다.
태평양을 건너 이번엔 미국으로, 두 번째 도착한 도시는 서부의 가장 매력적인 도시 ‘샌프란시스코’입니다. 골든게이트 브릿지, 피셔맨스워프 등 이 아름다운 도시를 대표하는 여행지는 수 없이 많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찾은 ‘테마길’은 바로 세상에서 가장 꼬불꼬불한 길, 롬바드 스트리트입니다.
언덕이 많은 도시 샌프란시스코. 가파른 경사길을 몇 번이고 오르락 내리락 하며 도착한 러시안 힐의 끝자락에, 롬바드 스트리트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The crookedest street in the world’. 마치 운전면허 시험장의 S자 코스를 연상케 하는 이 길은 세상에서 가장 꼬불꼬불한 길로 언덕이 40여개나 되는 샌프란시스코의 지형적 특성을 관광 자원으로 잘 활용한 예입니다. 특히 이 롬바드 스트리트는 각도가 거의 45도에 이르러서 그냥 일직선의 도로로 만들었을 경우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고 하네요.
롬바드 스트리트를 올라가다 보면 구불구불한 길도 독특하지만 화사하게 만개한 꽃 역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또한 롬바드 스트리드의 끝까지 올라가면 언덕길에 빼곡하게 들어선 샌프란시스코의 집들과 저 멀리 태평양, 그리고 골든 게이트 브릿지, 오클랜드 베이 브릿지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샌프란시스코 전체를 조망하기에도 좋은 위치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종착역은 다시 한번 바다를 건너 유럽 프랑스입니다. 대부분의 여행자가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찾는 수도 ‘파리’에서 기차를 타고 약 1시간을 달리면, 낯선 이름의 ‘Auvers sur Oise’라는 도시에 도착합니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파리 근교의 이 작은 마을로 수 많은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장본인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빈센트 반 고흐’. 정신 착란을 일으켜 수 많은 역작을 고통 속에서 낳았던 남부 프랑스에서의 생활을 정리한 반 고흐는 이곳 오베르에서 그의 생에 마지막을 보내게 됩니다. 오베르에 도착해 마을 지도를 확인하면, 고흐의 마지막 발자취를 따라 가는 여행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고흐는 이곳에 약 3개월간 머물며 70여점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남부 프랑스에 있을 당시 심한 발작과 우울증에 시달렸던 고흐가 동생 테오의 도움으로 파리 근교의 이 작은 도시에 오게 되고, 정신과의사 폴 가셰를 만납니다. 오베르에 지내면서는 월 3유로의 하숙비를 내며 ‘라부 여관’에서 머물게 되지요. 정신 착란을 일으켰던 남프랑스에서와는 달리 하루에 한점 정도의 작품을 엄청난 속도로 그려내며 그의 생은 조금 잔잔하게 흐르는 듯 했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까마귀 나는 밀밭’ 으로 유명한 오베르의 밀밭에서 스스로에게 권총을 겨누었고, 이튿날 테오와 닥터 가셰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습니다. 오베르를 여행하다 보면 빈센트 반 고흐가 거쳐 갔던 이 일련의 사건과 그의 작품들을 한눈에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불꽃과 같은 삶을 살다가 천재 화가의 마지막 혼이 숨어 있는 길. 오베르는 그야말로 ‘빈센트 반고흐의 마지막 족적’과 같은 여행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