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지문을 열고 / 김별
몸은 괜찮으십니까
마음은 편안하십니까
빈 아궁이 장작불을 피워야 할 때도 있으련만
견딜만 하십니까
넝쿨장미처럼
아무리 높은 벽도
가시를 꼽고 발판 삼아 올라섰다면
우리는 서로를 찌르지 않고
서로를 의지 할 수 있는 버팀목으로 삼아
지금 행복했을 텐데
담쟁이넝쿨처럼
우리 서로 연약한 손을 맞잡아
작은 힘을 보태어
서로를 잡아주고 밀어주고
끌어 줄 수 있었다면
우리 앞에 놓인
아무리 높은 벽도 넘을 수 있었을 것을
아무리 허약한 벽도 우리의 힘으로
움켜쥐고 지켜 낼 수 있었을 것을
우리 서로
다른 얼굴
다른 모습
다른 향기로 태어난
다른 나무였다 해도
서로를 지금보다 더 열렬히 사랑했었더라면
세상의 모든 방식과 인연
질서로부터 자유롭게
오직 사랑으로
연리지의 삶을 살았으련만
가혹한 진실이여
날마다 간 은빛 칼이여
아직 증명 할 수 없는 꿈이여
이제 다 망가지고 흩어지고
폐허만 남은 세상에서
머지않아 져야 할 목숨을 두고
무엇을 더 바쳐야 합니까
욕망과 꿈과 진실과
그리고 꽃과 별아
진정 무엇이 중요하고 아름다운 것이냐
다시 잠시 길을 잃고
너를 그리워하는구나
사랑아
사랑아
*****
카페 게시글
‥‥김별 ♡ 시인방
빈지문을 열고
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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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99
17.07.16 11:5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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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연의 섭리가 주는 교훈은
어긋남이 없는데
인간의 삶은 왜 이렇게
실타래같이 꼬였는지
울림의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