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평론』(2026년 상반기호, 통권 18호), 2026년 5월 11일 간행.
이번 호에는 무엇보다 ‘미술 평장(評場) 꼭지로 마련된 미술평론이 눈길을 끄네요. 이규재 화가(김미경 글), 김동숙 화가(이정숙 글), 박찬별 화가(박현희 글)에 대한 소개가 애정이 깊네요. 화보로 수록되기도 한 이원형어워드 수상작가전(편집부)에 대한 소개도 일목요연하네요.
꽃
한미순
전날에는 나도
현란한 세상 옷을 입고
꽃이라 불리었소
얼굴 간질이다 지나가는
바람의 허무에도
교만한 꽃잎 나풀거리며
고운 모습 치장하기 바빴더랬소
어느 날 태풍에 발가벗긴 후
슬프도록 잔잔한 고요
어느 뉘 꽃으로 보아주는
끈적한 시선 없어
영혼은 씨앗으로 영글어가오
골짜기 정적 속에
나 홀로 묻어둔 가슴
가치와 소망으로 익어가는 꿈
까맣게 사랑으로 불탄 마음
시들지 않는 영원한 하늘의 꽃
꿈이 있다오
시인은 자신의 건강했던 시절을 꽃에 비유하였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면서 발전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불어닥친 태풍으로 온갖 치장이 벗겨져 나가니 꽃으로 봐주는 사람이 없지만 그래도 자신의 영혼은 씨앗으로 영글어가면서 꿈을 키우고 있다고 시인은 자신의 건재한 자아를 드러내고 있다.
(방귀희, 「한 자 한 자 목각을 하듯 시를 탄생시킨 한미순」, 22~23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