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7444]范仲淹(범중엄)-岳陽樓記(악양루기)
원문출전=동양고전종합db 古文眞寶後集
〈岳陽樓記〉范仲淹
慶曆四年春에 滕子京이 謫守巴陵郡하니
越明年에 政通人和하여 百廢具興이라
乃重修岳陽樓하여 增其舊制하고
刻唐賢今人詩賦于其上하고 屬予作文以記之라
予觀夫巴陵勝狀이 在洞庭一湖라
銜遠山하고 呑長江하여 浩浩蕩蕩하여
橫無際涯하여 朝暉夕陰에 氣象萬千하니
此則岳陽樓之大觀也니 前人之述에 備矣라
然則北通巫峽하고 南極瀟湘하여 遷客騷人이
多會于此하니 覽物之情이 得無異乎아
若夫霪雨霏霏하여 連月不開라
陰風怒號하여 濁浪排空하며
日星隱曜하고 山岳潛形하며
商旅不行하여 檣傾楫摧하며
薄暮冥冥에 虎嘯猿啼하니
登斯樓也면 則有去國懷鄕하고
憂讒畏譏하여 滿目蕭然하여 感極而悲者矣라
至若春和景明하고 波瀾不驚하여
上下天光이 一碧萬頃이라
沙鷗翔集하고 錦鱗游泳하며
岸芷汀蘭이 郁郁靑靑하고
而或長煙一空하며 皓月千里라
浮光은 躍金하고 靜影은 沈璧이라
漁歌互答하니 此樂何極가 登斯樓也면
則有心曠神怡하여 寵辱俱忘하고
把酒臨風하여 其喜洋洋者矣라
嗟夫라 予嘗求古仁人之心하니
或異二者之爲는 何哉오
不以物喜하며 不以己悲하여
居廟堂之高면 則憂其民하고
處江湖之遠이면 則憂其君하나니
是는 進亦憂, 退亦憂니 然則何時而樂耶아
其必曰 先天下之憂而憂하며
後天下之樂而樂歟인저
噫라 微斯人이면 吾誰與歸리오
岳陽樓記(악양루기)
范仲淹(범중엄)
慶歷四年春에 滕子京謫守巴陵郡이라.
越明年에 政通人和하여 百廢俱(具)興이라.
(경력사년춘에 등자경적수읍릉군이라.
월명년에 정통인화하여 백패구흥이라.)
宋나라 仁宗 慶歷 4년 봄, 등자경(滕子京)이
유배되어 파릉군의 태수가 되었다.
이듬해가 되자 정치가 잘 행해져 인심이 화합하고,
그 전의 온갖 그릇된 일들이 모두 새로 잘 되었다.
乃重修岳陽樓하여 增其舊制하고
刻唐賢今人詩賦于其上하고 屬予作文以記之라.
(내중수악양루하여 증기구제하고
각당현금인시부우기상하고 속여작문이기지라.)
그러자 그는 악양루를 중수하였는데,
옛규모를 더욱 늘리고 唐代의 뛰어난 문인들과
오늘날 사람들의 詩와 賦도 그 위에 새겨 넣었으며,
나에게는 문장을 써서 그 일을 기록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予觀夫巴陵勝狀이 在洞庭一湖라,
銜遠山하고 呑長江하여 浩浩湯湯하여 橫無際涯하니
(여관부읍능승상이 재동정일호라,
함원산하고 탄장강하여 호호탕탕하여 횡무제애하니)
내가 보기엔 파릉의 뛰어난 경치중 오로지 동정호 하나이다.
동정호는 먼 산을 머금고, 長江(揚子江)의 흐름을 삼키고 있는 듯
물결이 널리 넘실거리고 있으며,
그 너비는 남북으로 가로질러 끝이 없으며,
朝暉夕陰이 氣象萬千이라.
此則岳陽樓之大觀也니 前人之述備矣라.
(조휘석음이 기상만천이라.
차칙악양루지대관야니 전인지술비의라.)
아침 햇살이 비칠 때나 어스럼 저녁이 되면
氣象이 천태만상으로 변화한다.
이것이 바로 악양루에서 본 위대한 풍광으로서,
옛 사람들이 모두 상세히 기술하였다.
然則北通巫峽하고 南極瀟湘하여 遷客騷人이 多會于此라.
覽物之情이 得無異乎아?
(연즉북통무협하고 남극소상하여 천객소인이 다회우차라.
람물지정이 득무이호아?
그런즉 북쪽으로는 무협(巫峽)에까지 통해 있고
남쪽으로는 소수(瀟水)와 상수(湘水)에까지 이르고 있어
옛부터 유배된 사람들이나 시름에 젖은 시인들이
이곳에 많이 모여 들었다.
그러나 그들이 경물(景物)을 보는 감정은
각기 다르지 않을 수가 있었겠는가?
若夫霪雨霖霏하여 連月不開면 陰風怒號하고
濁浪排空하여 日星隱曜하고
(약부음우림비하여 연월불개면 음풍노호하고
탁랑배공하여 일성은요하고)
만약 장마비가 계속 내려 몇 달이고 개지 않으면
음산한 바람이 성난 듯 불어와
흙탕물진 파도가 하늘에 치솟아 해와 별이 빛을 감추고,
山岳潛形하니 商旅不行하고 檣傾楫摧요
薄暮冥冥하여 虎嘯猿啼라.
(산악잠형하니 상려불행하고 장경즙최요
박모명명하여 호소원제라.)
여러 산들이 모습을 숨기며, 장사꾼과 나그네의 발길이 끊어지고,
배의 돛대가 기울어져 노가 부러지며,
어둘 녘 날이 컴컴하면 호랑이 울고 원숭이 울부짖는다.
登斯樓也면 則有去國懷鄕과 憂讒畏譏하여
滿目蕭然이 感極而悲者矣라.
(등사루야면 칙유거국회향과 우참외기하여
만목소연이 감극이비자의라.)
이 누각에 오르게 된다면 멀리 서울(國都)을 떠나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일고,
무고(誣告)를 당할까 모략(謀略)에 걸릴까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듯한 정이 일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쓸쓸하게 느껴질 터이니
감정이 격동하여 슬퍼질 것이다.
至若春和景明하고 波瀾不驚하면
上下天光이 一碧萬頃이라.
(지약춘하경명하고 파란불경하면
상하천광이 일벽만경이라.)
만약 봄 기운이 온화하고 경치가 청명하며 파도가 잔잔할 때면,
하늘과 물이 모두 하늘빛으로 온통 푸르게 널리 펼쳐있게 된다.
沙鷗翔集하고 錦鱗游泳이오
岸芷汀蘭은 郁郁[鬱鬱]靑靑이라.
而或長煙一空하고,
(사구상집하고 금린유영이오
안지정란은 욱욱청청이라.
이혹장연일공하고,)
물가에 갈매기떼 날아들고 아름다운 비단 물고기가 헤엄쳐 다니며,
언덕 위에 궁궁이 풀, 물 가에는 난초가 푸릇푸릇 향기로우며,
때로는 긴 안개가 하늘 가득히 퍼지고,
皓月千里니 浮光躍金하고 靜影沈璧이라.
漁歌互答하니 此樂何極가?
(호월천리니 부광약금하고 청영심벽이라.
어가호답하니 차락하극가?)
하얀 달빛이 천리 멀리까지 비쳐 달빛 받은 물결이 금
빛으로 일렁거리고 고요한 달 그림자는
마치 구슬이 가라앉아 있는 것 같다.
그 속에 어부들의 노랫소리 오가니,
그 즐기는 마음에 어찌 다함이 있겠는가?
登斯樓也면 則有心曠神怡하여
寵辱俱忘하고 把酒臨風하여
其喜洋洋者矣라.
(등사루야면 칙유심광신이하여
총욕구망하고 파주임풍하여
기희양양자의라.)
이 누각에 오르면 마음이 넓어지고 정신이 편안해져서,
영광스런 일, 욕된 일을 모두 잊고 술잔을 들고서
바람을 쐬게 될 것이니 그 기쁨은 크고 또 클 것이다.
嗟夫라! 予嘗求古仁人之心이 或異二者之爲니 何哉오?
不以物喜하여 不以己悲라.
(차부라! 여상구고인인지심이 혹이이자지위니 하재오?
불이물희하여 불이기비라.)
아아! 나는 일찍부터 옛 어진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보았는데,
아마도 앞서 든 두 가지 예와는 다른 듯 하니 무엇 때문일까?
그들은 외부의 사물을 보고 기뻐하지 않으며,
또한 자신의 개인적인 일로 슬퍼하진 않기 때문이다
居廟堂之高면 則憂其民하고
處江湖之遠이면 則憂其君이라.
是進亦憂요 退亦憂니
(거묘당지고면 칙우기민하고
처강호지원이면 칙우기군이라.
시진역우요 퇴역우니)
조정의 높은 직위에 있으면 백성들을 걱정하고,
물러나서 멀리 강호에 거처하게 되면 임금을 걱정했다.
그러니 조정에 나아가서도 걱정, 물러나서도 걱정이었으니
然則何時而樂郁아?
其必曰 先天下之憂而憂하고
後天下之樂而樂歟[乎]인저! 噫라!
(연칙하시이락욱아?
기필왈 선천하지우이우하고
후천하지락이락여인저! 희라!)
어느 때에나 즐거울 수 있었겠는가?
틀림없이 하는 말들은
"천하의 근심은 누구보다도 먼저 근심하고,
천하의 즐거움은 모든 사람이 즐거워한 뒤에 즐긴다."
라는 것일 것이다. 아아!
微斯人이면 吾誰與歸리오?
(미사인이면 오수여귀리오?)
그와 같은 어진 이들이 없었다면
나는 누구를 본받고 의지하며 살아 갈 것인가?
范仲淹(범중엄)
989 ~ 1052
중국 북송(北宋) 때의 정치가·학자.
인종의 친정이 시작되자 간관이 되었으나
곽 황후의 폐립문제를 놓고
찬성파인 재상과 대립해 지방으로 쫓겨났다.
서하 대책을 맡고 그 침입을 막은 공으로 승진하여
내정개혁에 힘썼으나 하송 일파의 저항으로 지방관을 지냈다.
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歟
(천하의 근심에 앞서 걱정하고, 천하의 기쁨은 나중에 기뻐한다.)』
이 말은 북송의 유명한 정치가이자
군사가, 탁월한 문학가이자 교육가인 범중엄이
천고의 명작 『악양루기(岳陽樓記)』에서 남긴 명언이다.
이 구절은 중국정신의 일부가 되어 중국 문명의
찬란히 빛나는 보배와 같은 정신유산으로 남아 있다는 평을 듣는다.
주희는 범중엄을 유사이래 천하 최고의 일류급 인물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천하 사람들이 근심하기에 앞서서 먼저 근심하고,
천하 사람들이 즐거워 한 뒤에 즐거워 할 것이니
先天下之憂而憂 (선천하지우이우)
後天下之樂而樂歟 (후천하지락이락여)
후세 주자학을 집대성하여 유학을 복원시킨 송나라 주희로 하여금
중국 역사상 최고의 일류급 인물이라는 평을 듣게 된
범중엄(范仲淹 989~1052)이라는 개혁가가
악양루를 중수하면서 지은 악양루기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이 문장 역시 왕발의 등왕각서와 함께 고문진보에 수록된 명문입니다.
<악양루기의 탁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