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골든 에이지(Elizabeth: The Golden Age)>는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의 삶을 그린 서사극입니다. 절대왕정 시대의 화려한 왕궁과 의상 등을 통해 다양한 볼거리뿐 아니라 당대에 일어났던 신구교 간의 종교 대립, 아메리카 탐험과 중상주의 정책, 여왕을 둘러싼 거대한 암살 음모사건, 해상권을 둘러싼 영국과 스페인과의 전쟁(특히 칼레전투) 등 다양한 역사적 사건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영화는 다음과 같은 자막으로 시작합니다.
“1585년 스페인은 세계 최대 강국이었다. 독실한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의 펠리페 왕은 유럽을 종교전쟁으로 몰아넣었다. 영국만이 끝까지 그와 맞섰다. 영국 여왕은 개신교도였다.”
모든 전쟁이 종교 때문에 일어났다고 볼 수 있는데, 역사 지식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머릿속에 확실하게 그려지지는 않습니다.
언제 시간나면 꼭 세계사 공부를 꼼꼼히 해보고 싶네요.
역사를 모르니까 좀 이해가 안 가는 면이 많아요.ㅠㅠ
영화가 시작되면서 스페인 왕은 신교도 국가인 잉글랜드를 정복하고자 준비를 시작하고 엘리자베스의 고문인 월싱엄 경은 왕권 강화를 위해 결혼하라고 조언합니다.
국가 간의 동맹을 목적으로 여왕의 구혼자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엘리자베스는 아메리카를 탐험하고 온 해적 월터 랄리에게 호감을 갖습니다.
그 사이 스코틀랜드 여왕이자 친척인 메리 스튜어트를 여왕으로 추대하고 엘리자베스를 암살하려는 음모가 발각되면서 메리는 반역죄로 사형에 처해집니다.
얼마 전에 본 영화, 메리 퀸오브 스코틀랜드의 한 장면이 떠오르네요. 그때는 완전 메리 편이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 또 엘리자베스 편이 되고 마네요.
영화 속 메리가 어찌나 매력적인지.....
어찌되었든....
이 사건을 계기로 스페인은 잉글랜드를 침략할 명분을 얻고 영국과의 전쟁을 선포하지요.
월터 랄리 경은 스페인과의 해상 전투에 참가해 화공전을 펼쳐 무적함대를 섬멸합니다.
전쟁이 끝나가면서 엘리자베스 여왕이 거대한 대양을 배경으로 무적함대가 무너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은 새로운 패권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멋진 장면....
영화 제목인 ‘골든 에이지’는 영국이 해상왕국으로 도약해 대영제국의 기틀을 마련한 시대를 상징하며 그 전환점은 잉글랜드가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한 사건입니다.
16세기 당시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신대륙과 아프리카, 인도를 잇는 독점적인 대양무역을 통해 번영을 누리고, 특히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유럽의 해상권을 장악하고 있었지요.
이에 비해 작은 섬나라 잉글랜드는 재정이 거의 파산에 이를 정도로 국고가 빈약했고 종교 갈등으로 국내 문제 또한 복잡했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그때 상황이 잘 나타납니다.
결혼을 조언하는 월싱엄 경에게 엘리자베스 여왕이 “도버 방파제에 금이 갔는데 수리할 돈이 없다”며 그 문제나 신경 쓰라고 핀잔주는 장면- 얼마나 재정이 어려웠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죠.
영화 속에서 스페인 함선과 식민지를 약탈하고 무적함대를 섬멸한 월터 랄리 캐릭터의 실존 인물은 드레이크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플리머스에서 태어나 스페인령 도시들과 화물선을 표적으로 습격을 일삼던 해적으로, 당시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지요. 1570년부터 여왕의 투자를 받아 약탈한 재물의 일부를 왕실에 바치는 사략 활동을 펼쳤고, 1580년에는 세계 일주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남아메리카 남쪽 부분에 위치한 마젤란 해협을 통과한 후 칠레와 페루 연안을 북상하면서 스페인 식민지와 선박을 공격해 금은보화를 약탈하고 태평양과 인도양을 횡단해 귀환했는데 이 때 약탈한 보물 대부분을 엘리자베스 1세 여왕에게 바쳤습니다. 이에 엘리자베스는 드레이크에게 작위와 훈장을 수여하고 그를 잉글랜드 함대의 지휘관으로 임명하기도 했죠.
스페인은 드레이크의 처벌을 요구했으나 잉글랜드는 이를 철저히 무시했고, 이런 외교적 갈등이 스페인과 잉글랜드 간의 전쟁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스페인과 잉글랜드가 충돌하게 된 또 하나의 원인은 종교 갈등.
스페인은 철저한 구교도였던 반면 잉글랜드는 국교회가 주도하는 신교국가였습니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종교 갈등을 1586년 A.배빙턴이 중심이 되어 엘리자베스 여왕의 암살과 메리 스튜어트의 구출을 계획했던 배빙턴 음모사건과 연결지어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스페인은 구교도이자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메리 스튜어트를 왕위에 앉히려는 계략을 꾸미고, 이 계획이 실패해 구교도인 메리가 사형 당하자 잉글랜드를 공격할 명분을 얻게 되는 것이죠. 역사적으로 배빙턴 음모사건의 배후에 스페인이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국가 간의 종교 갈등을 배빙턴 음모사건과 엮고, 이를 잉글랜드와 스페인간의 전쟁으로 연결시킨 것은 상당히 개연성이 있는 각색이네요.
왜 그렇게 구교도와 신교도의 갈등이 깊은 것이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가지만...
결국 모든 사단은 종교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네요.
하긴 지금도 종교가 상당히 문제를 일으키는 건 사실이지만...
첫댓글 저는 서양애들이 인권 인권 떠들 때마다 정말 가소로워요.
지들이 역사적으로 저질러놓은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말이지요.
심지어 수많은 문화재를 꿀꺽하고도 아직도 지들 거라고 안 주잖아요.
나는 대영박물관에 가보고 깜놀. 미이라 보고 깜놀. 어떻게 미이라까지 전시를 할 수 있을까? 그게 다 약탈해 온 것들이잖아요.
그래도 영국에 대한 미묘한 사랑(?)의 감정이 있어요.
@바람숲 저는 애증. 너무 고생해서리...
@산초 천문대 읽어보면 샘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충분히 짐작이 가더라구요. 혼자도 힘든데 육아까지 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