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천호역 인근 성내동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샵 ‘송포어스’에서는 매달 친환경 실천 교육 프로그램이 여러 차례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이번에 다 쓴 물통형 정수기 필터를 재활용하는 수업에 참여했다.
강동구 제로웨이스트샵 ‘송포어스’에서 교육이 진행 중인 모습 ©정의정
수강생들은 정수기 필터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지만, 내용물을 분해하지 않으면 재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클래스만 수강하는 게 아니라 환경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다. ©정의정
유럽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생산자 수거 방식으로 정수기 필터를 관리한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미비한 현실이어서 시민이 주축이 되어 바꿔보자는 의미에서 시작된 플라스틱 재활용 수업이다.
강동구 최초 제로웨이스트샵 ‘송포어스’ ©정의정
이같은 프로그램 외에도 이 곳에서는 주민들이 함께 모여 환경 관련 영화제나 간담회를 통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 나가고 있다.
제로웨이스트샵 운영자인 송정화 대표는 다양한 교육 강좌 진행에 대해 “손으로 할 수 있는 생활기술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수강생들이 이런 기술을 어렵지 않게 배워가고 주변으로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취지를 소개했다.
각종 클래스도 운영 중으로 ‘송포어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확인하면 된다. ©정의정
과연 어떤 사람들이 제로웨이스트샵을 찾아 친환경 생활 방식을 배우는 것일까? 한 수강생은 1년 정도 호주에서 지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닐팩 대신 헝겁가방을 들고 장을 보러 가는 모습을 보면서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했다. 다른 수강생은 1인가구로 지내면서 작은 집에 재활용 쓰레기가 쌓이는 것이 불편했다고 전했다.
제로웨이스트, 플라스틱 프리, 에코라이프를 지향하는 물품을 판매한다. ©정의정
이용객들은 폼클렌징이나 바디워시 대신 비누를, 플라스틱 수세미 대신 식물 수세미를 사용하고, 생수 대신 다회용 정수기를 이용하면서 제로웨이스트샵을 방문해 친환경 용품을 사는 것은 물론 일상 속 실천 방법도 배워가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카페이자 비건 카페도 운영 중으로 채식주의자들도 가볼만 한 곳이다. ©정의정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은 서울 시내 10개 내외인 제로웨이스트샵 같은 소규모 상점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부터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대형마트에서 세제 소분 판매를 진행하는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30% 저렴한 가격에 세제용품을 소분해 판매한다. ©정의정
다 쓴 세탁세제 용기를 가져 오면, 정상가 대비 약 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세제를 채워갈 수 있다. 재사용 용기를 사용함으로써 환경 보호 실천도 할 수 있어서 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용기 자체도 80%는 재사용 플라스틱으로 제작했으며 다회성 재사용이 가능해 가격면에서도 월등하다.
용기를 재사용함으로써 환경도 보호하고 가격면에서도 월등하다. ©정의정
세제 용품뿐 아니라 대형마트에서는 반찬용기를 가져가면 반찬을 20% 더 준다거나, 대기업에서 화장품 리필스테이션을 선보이는 등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대세가 되어 가고 있다.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정의정
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지구 환경 문제가 더욱 심각해 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생활 속 작은 실천에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 병들어 가는 지구 환경을 위해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작하는 작은 움직임들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