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4분기에 읽은 책을 청리할 시간이 다가왔다. 매 3개월 단위로 작성하는 이 북테크 마일리지도 벌써 2년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살아오면서 내가 남들보다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한번 생각해 봤다. 머리가 둔해 몸으로 때우는 것을 잘하는 것 같다. 즉, 단순 반복적인 것을 끝까지 해내는 능력으로 끈기이다.
20대 초반부터 친구들이 나를 곰이라고 불렀다. 그 당시에는 왜 나보고 곰이라고 했는지 몰랐다. 그저 내가 곰같이 생겼나 보다 하고 생각했지만 나의 행동이 미련 곰탱이처럼 보였기에 그랬었구나 하고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친구들이 나를 곰이라고 불렀지만 그다지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별명을 지어준 그 친구는 선견지명이 있었고 작명에 대한 뜻을 끝까지 말해 주지 않은 것도 고맙게 생각한다. 그 당시 친구랍시고 너는 행동이 느리고 미련(어리석고 둔함)하기에 그 성격을 좀 고쳐라고 했더라면 과연 내가 고쳤을까? 하고 자문해 본다. 답은 아니였고 당장 그 별명을 취소하라고 했을 것이다.
이젠 모두가 나이가 들어 별명을 쓰지 않는다. 그래도 그 친구가 다시 나를 곰이라고 불러 주었으면 한다. 별명 덕분에 내가 얻은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음주, 운동, 금주, 공부, 직업 등 한번 마음 먹으면 끝까지 밀어부치는 성격이다. 철이 없을 때는 음주와 같은 나쁜 것에도 끈기를 발휘했지만 운동 및 독서 등을 하면서부터는 좋은 것에만 곰으로 변한다.
아마도 이 버릇은 죽을 때 까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각설하고 이번 1/4분기에는 작년 4/4분기에 비해 독서량이 엄청 떨어졌다. 그 이유는 집계 일수도 28일이나 부족했고 긴급업무 처리와 컨디션 조절 실패로 루틴이 깨졌기 때문이다. 작년 4/4분기에는 60권이나 읽었는데 금년 1/4분기에는 37권 밖에 읽지 못했다.
아마도 독서 시작 이후로 가장 저조한 실적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다지 후회하지 않는다. 어차피 평생해야 할 독서이기에 기간별 독서량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2018년 10월부터 독서를 시작했으니 5년 6개월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읽었던 책이 총 940권 정도가 된다. 아마도 금년 상반기가 되면 1,000권을 돌파하리라 본다.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독서 1,000권의 숫자는 의미가 있다. 1천권의 책을 읽으려면 매일 하루 2시간 이상 읽아야 8.2년이 걸린다. 즉, 책 1권을 3일 안에 읽어야 한다. 하루 24시간 중 일하고 잠자는 시간을 빼고 짜투리 2시간을 할애하여 그것도 매일 책을 읽는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환경설정과 끈기를 갖추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나의 경우 환경설정은 새벽기상이고 끈기는 친구가 작명해 준 태초의 곰이였기에 이미 갖추어진 상태였다. 게다가 주변의 칭찬이 곰을 춤추게 한다. 곰의 조련사는 당연히 울 집사람이다. 40년 이상 줄기차게 마셔 온 술을 한방에 끊고 52째 한결같이 새벽에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황혼에 정말 결혼 잘했다고 말하곤 한다. 금주에 대해서는 주변의 사람들도 칭찬 일색이다.
요즘 들어서는 내가 5년째 독서하는 모습을 보고 울 집사람이 정말 인간되었다고 조롱겸 칭찬을 해 준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인간이기에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칭찬만으로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뛰어 넘으려면 내 기준으로 볼 때 운동은 10년 이상 해야 하고 독서는 최소 5년 이상 또는 1,000권을 읽어야 한다.
또한 운동과 독서는 건강관리의 필수 과제이다. 이중에서 건강관리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운동은 육체를 단련시키는 것이지만 독서는 뇌를 단련시키는 것이다. 내가 독서를 밥먹듯이 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나의 이론이 맞는지 죽을 때 까지 셀프 임상실험을 해 보고자 하는 것도 있다.
아무튼 독서에도 이제 완전 맛을 들였기에 1/4분기에 부족했던 것을 2/4분기에 만회해 볼 것을 다짐하면서 2024년도 1/4분기 동안 읽은 책과 5년간 읽은 책의 기록 및 감명 깊게 읽은 책도 추천해 본다.
. 1/4분기 독서량: 2410117 ~ 240406(80일) 총 36권 일평균 0.45권 (1권당 2.2일 소요)
. 생애 총 독서량: 20180101 ~ 240406(2287일) 총 948권 일평균 0.41권 (1권당 2.4일 소요)
. 1/4분기 추천도서: 아무도 늙지 않는 세상, 60대 변화와 성장에 미쳐라, 이토록 몸이 좋아하는 순간, 해빙 퓨처, 강철멘탈, 증여 상속 최고의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