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대 학군단 1기생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미국연수를 떠났다.
미국에서 딸이 사진 2장을 보내왔다.
하나는 '캐서린 스티븐슨'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그녀는 '전 주한 미국 대사'였다.
대사를 그만두고 지금은 미국 '조지타운대' 외교안보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라고 했다.
그녀로부터 글로벌 특강을 들었단다.
특강 후 기념촬영을 했다.
주제는 '한미동맹과 글로벌 세계에서의 여성의 리더십'이었단다.
심화진 총장님(붉은 옷)을 비롯한 성신여대 학군단과 '주미 한국 대사관' 무관 등 관계자들의 각별한 관심과 격려가 있었다고 했다.
'스티븐슨 대사'의 특강을 필두로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탑'에 헌화했다.
그리고 WEST POINT(미 육사), ANNA POLIS(미 해사), 백악관, 필라델피아, 뉴욕 등 여러 곳을 방문하여 군사적으로, 문화적으로 다양한 미팅과 배움의 기회를 가졌다고 했다.
젊고 당찬 후보생들에게 매우 귀한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후보생들의 학부모로서 '대학'와 '주미 한국대사관'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ROTC 1기 생들이 내일의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질 유능한 장교들로 성장해 주기를 기원했다.
투철한 국가관, 안보관을 함양하고 도전정신과 자기절제및 헌신의 덕목도 함께 키워나가는 균형잡힌 장교들이 되길 기도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다.
때때로 힘든 질곡을 지날지라도 자신의 결정에 늘 당당하게 책임지는 미더운 청년이 되길 바란다.
특히 내 딸이 장교 후보생들을 대표하는 대대장으로서 더 솔선수범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모든 후보생들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빈다.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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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지금 국토순례 600K 행군 중이다.
순례 둘째날에 부산지역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고 했다.
그날 아들의 휴대폰이 배낭 안에서 그대로 수장되었단다.
옆 동료의 폰으로 그런 내용의 문자를 보내왔다.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고 싶어도 휴대폰이 죽어서 어렵다"고 했다.
이 또한 자연의 흐림이자 현상이니 어쩌겠는가.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제 딱 1주만에 뜬금없이 문자 한 통이 날아왔다.
"휴대폰이 살았다 죽었다 한다"고 했다.
잠간 살아났을 때 연락을 드린다면서 짧은 안부를 전해왔다.
"대구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나도 답신을 보냈다.
"건강하게 살아 있으면 된다. 무소식이 희소식임을 믿는다. 늘 파이팅이다"
역설이지만 차라리 휴대폰이 죽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출발하기 전에도 아들에게 막걸리 한 잔을 따라주면서 일렀다.
"집을 떠났으면 자주 연락하지 말거라. 국토순례 자체에 집중하고 순례 중에 만나는 여러 젊은이들과 뜨겁게 부대끼면서 서로 돕고 배우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그 한마디 뿐이었다.
국내외 여러 곳으로 여행을 하면서 손에서 휴대폰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았다.
집에 있는 아이들 때문에, 이런저런 집안일과 회사일 때문에 마음이 쓰인다고 했다.
반대로 길 떠난 가족들의 식사나 잠자리 때문에 집에 있는 사람들의 염려와 근심도 숱하게 보았다.
길을 떠난 사람이 집에 있는 사람들을 걱정하거나 반대로 집에 있는 사람들이 떠난 자들을 염려하여 수시로 전화하고 확인하는 모습들을 숱하게 목격했다.
옳고 그름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새끼들의 나이가 스무살이 넘었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온갖 문제들을 본인에게 맡기고 뒤로 물러설 때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순리이자 자연의 법칙이다.
유달리 인간만이 자연의 원칙을 벗어나려 하기 때문에 수많은 갈등이 생긴다고 본다.
자식 양육의 1막 1장은 한없는 사랑 그리고 완벽한 독립이다.
다시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
오늘 오후부터 며칠간 전국적으로 또 많은 비가 내릴 거라고 한다.
빗속을 뚫고 전진하며 축축한 학교 운동장에서 각 조별로 텐트를 치고 잠을 자는 과정들이 힘겹기도 할 테지.
그러나 청년들의 인생에 배움을 주는 튼실한 밀알이 될 것이다.
과감하게 떠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청춘들의 특권'이다.
이 세상의 낯설고 광활한 대지에 옹골지게 부딪치는 젊은이가 되길 빈다.
장구한 인생길, 그건 결국 '스펙'의 문제가 아니라 '스피릿'의 문제였다.
'올곧은 스피릿'과 '따뜻한 마인드', 이것이 바로 아들의 인생을 건강하게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 될 것이다.
많은 자격증과 높은 점수가 아니라 일생 동안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과 '따뜻한 인간애'를 뼛속 깊이 내재화 하기 바란다.
이것이 인생의 코어다.
어려운 일기 속에서도 각종 난관을 극복해 가며 호연지기를 기르는 젊은이들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
건투를 빈다.
파이팅.
2012년 7월 16일.
두 자녀들이 자신의 여정에서 각각 사진을 보내왔다.
미덥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무척 곤고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젊은 날의 고행과 배움은 각자의 긴 인생길에서 축복의 자양분으로 요긴하게 쓰여질 것으로 확신한다.
두 청년들의 건투를 빌며 심야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