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Forget Me Not)
아주 오래 전에 이탈리아 미성 테너 탈리아비니가 주연한 영화 <물망초/ 날 잊지 말아 주오/ Forget Me Not>가 생각납니다.
때는 세계 제2차 대전(1939-1945)이 막 끝난 즈음 아름다운 한 여인이 자전거 타는 어떤 어린아이를 만납니다. 그 아이 아빠가 뜨는 스타 테너 홀아비 탈리아비니입니다. 아이를 매개로 만난 두 사람은 사랑합니다. 결혼합니다. 여인은 세계적인 테너 가수 남편과 여러 나라로 연주 여행을 떠납니다. 신문마다 그의 연주와 그의 가족 사진을 싣고 대서 특필합니다.
어느 날 여인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여인은 깜짝 놀랍니다. 4년 전 전쟁 때문에 헤어진 그녀의 약혼자였습니다. 약혼자는 말합니다. “신문을 보고 당신이 결혼 한 것을 알았다. 나는 전쟁에서 부상당하고 당신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우리가 헤어진 것은 천재지변이다. 나는 지금도 당신과의 약혼을 잊지 않고 혼자 살고 있다. 사랑한다. 지금도 늦지 않다. 합하자.” 라고. 그 여인은 약혼자와 이야기하는 동안 전쟁 전의 그 애틋한 사랑의 감정이 다시 솟아났습니다. 그래, 맞어, 나는 이 사람을 사랑한 거야! 하고 여인은 옛 약혼자와 합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우연히 전화가 혼선되는 바람에 탈리아비니가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두 사람의 사정을 듣고 보니 막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는 고뇌합니다. 두 사람이 밤 9시 비행장에서 만나기로 한 그 날 밤 7시는 그의 연주회가 있는 날입니다. 그는 그 여인이 참석하지 않는 한 무대에 설 수 없다고 버팁니다. 7시 정각 그녀가 나타납니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무대에 오릅니다. “그대의 찬 손”, “별은 빛나건만”, “남 몰래 흘리는 눈물”, 등 유명한 아리아를 한 곡 한 곡 부릅니다. 청중은 환호합니다. 연주회가 중반을 넘어서는 8시 10분 경 여인은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마침 그 때의 레퍼토리가 “물망초/ Forget Me Not" 입니다.
떠나는 여인을 바라보며 탈리아비니는 애절하게, 절망감으로, 눈물을 흘리며 노래합니다. Non ti scordar di me la vita mia legata a te; io t'amo sempre pi net sogno mio rimani tu, Non ti scordar di me la vita mia e legata a te c' sempre un nido nel mio cuor per te non ti scordar di me. 그가 비참, 비극, 비통한 심정으로 나를 버리지 말아주오, 돌아와 주오 하는 애절한 뜻을 노래에 담아 그 여인에게 호소하고 있는 중인데, 아이러니 하게도 청중들이 듣기에는 너무 너무 너무 절창입니다. 물망초 노래는 끝나고, 여인은 떠나고, 청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부라보!”를 외치며 기립 박수로 커튼 콜(curtain call)을 청합니다.
화려한 무대 조명은 꺼지고, 탈리아비니는 힘없이 집으로 돌아옵니다. 엄마는 어디 갔어? 응, 엄마는 멀리 갔어, 이제 자거라 하며 흐느끼며 슈베르트의 자장가를 부릅니다. 그 때 아들아이가 눈을 번쩍 뜨고 “엄마!” 합니다. - The End -
첫댓글 어쩌자고 이런 가슴 아픈 이야기를 기억하고 계십니까? 빨리 잊어야겠어요.
야고보서 1:7~8 이런 사람은 무엇이든지 주께 얻기를 생각하지 말라
두 마음을 품어 모든 일에 정함이 없는 자로다
탈리아비니의 물망초를 다시 들어봅니다.
https://youtu.be/poqelHk80G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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