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니 오늘(5.24일) 새벽 2시까지 웃고 떠들며 얘기삼매를 즐겼으니..
피로한 건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데..
전혀 아니올시다.
우리가 머문 곳은 에어비앤비로 버팔로에 사는 친구 ㅇㅌ 집에서 걸어서 10분 남짓..
아침 9시. ㅇㅌ가 왔다.
침실은 세 개로 각자가 룸 하나를 사용할 수 있었으니 그 아니 좋은가^^
아침은 어제 저녁에 다녀온 중국집 음식과 과일로 차려 놓으니 풍성한 식사가 되었다.
ㅇㅌ는 돌아가고 셋이서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했다.
말은 안 하고 있었지만..
나이아가리 구경은 ㅇㅌ와 ㅈㅂ에게 맡기려 했기에 나는 어떤 계획도 짜지 않았는데..
변수가 생겨 ㅎㅈ, ㅅㅇ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만 나이아 물노리를 떠나게 된 것이다.
거기다 졸업 후 50년 삶이 담긴 얘기 삼매에 빠진 이들에게
나이아 물노리에 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차 안에서도 이런저런 끊이지 않는 얘기뿐이다.^^.
신기한 건 고딩 또는 중딩 시절 얘기가 아닌 졸업 후 살아온 내용이 주였다는 것.
한 사람은 미국에서, 다른 한 사람은 서울에서 50여 년 살아오면서 보고 느낀 얘기가 금방 그칠리 만무하고..
지피에스도 그런 우리 마음을 아는 듯 보통은 폭포가 있는 근처 파킹장으로 곧장 찾아 가는데
오늘은 지피에스도 슬쩍 Niagara Scenic Pkwy로 이끈다.
차량이 별로 보이지 않아 천천히 차를 몰며 구경하는데 폭포가 가까이에 다가갈수록 나이아가라 강은 장난이 아니다.
인증샷이나 담을 요량으로 근처에 파킹하고 강 근처로 나아갔다.
이때 ㅅㅇ 동이 “가죽나무가 여기에 있네!” 한다
'가죽나무?' 짝이 가끔 어릴 적 먹었다는 가죽나물 무침이 얘기가 생각나 나도 가까이 다가갔다.
맛도 모르는 가죽나물 무침을 짝님에게 듣고 있었는데
그 나무가 한국이 아닌 미국 나이아가라 강가에서 자라고 있고..
그것을 알아본 친구에게 은근히 놀랍다.
'저 가죽나무는 가죽나무 나물로 한 번이라도 대접받아 본 적이 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보통 미국인이라면 생전에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으니.. 관심도 없으리라.
나무 가까이에 가서 사진에 담았지만 나에게는 그저 그런 나무로만 보인다.
다른 곳에서 만나면 역시 못알아 볼 것 같다.^^.
아니아가라 폭포까지는 하프 마일이란 사인이 나왔는데.. 친구들은 천천하 얘기하며 걸어가잔다.
조금 걷자 강물이 빠르고 격하게 흘러가는 게 보인다.
조금 더 나아가면 무서운 게 기다리고 있기나 하다는 듯..
나이가 들어서인가.. 폭포 관광 보트는 탈 마음이 없는 것 같았는데..
왔으니 그곳까지 걸어는 가자며 걸었다.
어느새 고트 아일랜드로 넘어가는 다리가 보이고 곧 나이아가라 폭포가 시작되는지.. 물 떨어지는 굉음이 울린다.
거북이를 애완용으로 기르는 피에로 분장을 한 남자에게 ㅎㅈ가 말을 걸고.. 점심 식사할 곳까지 물으니
관광 코스 지역에 있는 식당은 비싸고, 여기서 멀지 않은 관광 코스에서 떨어진 곳에 가성비 좋은 식당이 있다고 한다.^^.
폭포 가까이로 걸어갔다.
아직 휴가철이 아니지만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혼잡한 정도는 아니고..
먹을 때가 되었으니 은근히 배가 고프고..
관광객으로 왔으니.. 우린 몰 안으로 들어와 식당을 찾는데 성수기가 아직 아니어서인지 다 문을 열지는 않았다.
햄버거 맛은 나쁘지 않았다.
미국 쪽에 있는 아메리칸 폭포를 사진에 담고.. 캐나다에 있는 말굽 폭포를 사진을 담자고 전망대가 있는 곳에 이르렀는데..
그곳에 가려면 나이아가라 폭포를 관광하는 보트 티켓을 구입해야만 한다.
일단 화장실에 가자^^.
그리곤 마음이 변해 관광 보트를 타기로 했다.
그리고 이어진 광경은
우리를 환한 웃음으로 종일 보내도록 했다.
이래서 보트를 타는거구나! ㅎㅎㅎ^^
보트를 타기 전 우리는 그 맛을 다 알고 있다는 듯..
그냥 스쳐 지나가려 했는데..
심심풀이 땅콩처럼 보트를 탈까?..로 마음이 변하더니
어느새 보트 속에 있었고..
보트는 American falls와 Bridal Veil Halls를 옆으로 끼고 캐나다 쪽인 Horseshoe Falls로 나아갔다.
메인 폭포라 할 수 있는 캐나다 쪽의 말발굽 폭포에 다가가니 물안개가 비처럼 번져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는다.
공중에 뜬듯 들뜬 마음으로 폭포 구경은 마치고 보트에서 내려 사람 따라 걷다 보니.. 철 계단이 나오고..
그곳을 따라 걸으니 아메리칸 폭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데.. 바람에 날린 폭포의 물이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사진은 없다)
우리 인생에 이 보다 더 재미있는 물노리를 찬스가 다시 있을지. ㅎㅎㅎ^^.
오늘 못 온 친구들에게 살짝 미안한 생각이 폭포 비바람에 날렸다.
ㅇㅌ 집에 가기로 한 시간이 오후 5시였는데..
물노리가 재미있다 보니 양띠 섬이라는 이름의 Goat Island에 가고픈 맘이 일어났다.
물노리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걸어서 ㅇㅌ 집 근처에 이르니..
우리나라 특유의 고기 굽는 냄새가 온 동네를 진동시키고 있었다.
스테이크 맛뿐 아니라..
그전에 에프타이저로 나온 맛국수 맛 또한 일품이었지.ㅎㅎㅎ^^.
여행의 맛은..
보는 맛이요,
듣는 맛이요,
혀로 느끼는 맛이라면..
오늘 여행은 만점이 아닌가.. ㅎㅎㅎ^^
폭포 앞에 선 우리는 그저 작은 생명체임을 느낄 뿐..
엄청난 물보라와 굉장한 소리에 환하게 웃지만.. 자연과 교감하는 깊은 심연 안에는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새삼 나의 작음을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