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사랑이다 (The Soul Portal)-63
72.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 허약해진 서영은 천지수가 말한 마지막 때가 오고 있음을 느꼈다. 꼿아 둔 나무 그림자는 서서히 경계선으로 다가 가고 있음을 멍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서영의 눈에는 눈물이 거렁 거렁하였다. 그림자가 저 경계를 넘을 때 마지막으로 두 분을 불러야 함을 잊지 않으려고 발버둥쳤다. 세번을 부르기 전에 돌아와 주길 간절히 빌었지만 이 쏘울나들목 안에는 어떤 변화도 없었다. 그러나 그 동안의 갈등은 최종 믿음으로 바뀌었고 이제 그 마지막 세번째 불러야 할 때가 온거다. 견딜 수 없는 허기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었다. 지탱할 수 없는 허해진 몸의 문제가 아니었다. 트라우마 같은 환각성 혼란의 정신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제는 정말 두 사람을 보내야 하는가에 대한 뼈저린 아픔 때문이었다. 한사람을 멀쩡히 눈뜨고 죽는 것을 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방조의 후회였다. 서영은 두 뺨에 흐르는 눈물을 느끼지도 못하였는지 마지막 힘을 내어 일어났다. 이제 천지수와 약속한 마지막 절규를 해야 할 때가 가까이왔음을 알았다. 서영은 일어나 겨우 몸을 추스리고 오늘의 마지막 여름 햇살이 들어오고 있는 출입구쪽의 윗 구멍 앞으로 가서 온 몸 가득 햇살을 받았다. 이 며칠사이 스스로 느낄 정도로 몸이 야위였음을 알았다. 그녀는 두 팔을 들어 스트레칭을 하고는 스스로의 몸을 위에서 아래로 더듬어 만져 내려갔다. 손바닥이 닿는 부분마다 단비를 만난듯 깨어났다. 천지수가 철재나 프라스틱이 있는 것은 안된다하여 브라쟈도 쏘울나들목 밖에 벗어 두고 긴 면 원피스 속에 면 팬티만 입고 있었다. 그 팬티도 고무줄이 없는 것이었다. 팬티라고 할 수 없는 속곳이었다. 삼베끈으로 묶은 그런 것이었다. 그렇게 잠시 준비운동을 하여 한결 생기난 몸을 가볍게 좌우 앞뒤로 움직여 보았다.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스스로의 생각과는 달리 의외로잘 움직이고 있는 신체 부분들에 대하여 놀랐다. 햇살은 따뜻하였으며 공기는 맑았다. 조금 전과는 달리 의욕이 살아났다. 과연 3번째 부름으로 인하여 어머니와 천지수가 듣고 깨어서 돌아 올 것인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나마 희망을 계속 가슴속에 안고 있을 수 있는 것은 두 분의 사체가 망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냄새도 나지 않고있다. 작은 공간에 악취가 났다면 모든 것이 달라졌을텐데... 와투시는 아직도 속으로 타며 향을 풍겨내고 있었다. 그러므로 서영은 믿음에 대한 추호의 의심도 갖지 않을 수 있었다. 천지수가 약속한 것을 신앙같이 믿고 있으며 이제 마지막 부름을 위하여 준비를 하였다. 처음과 같았다. 다만, 다른 것은 마음이었다. 이 한번으로 내가 할 일은 끝난다. 이제 두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아니면 두 환생을 어떻게 받아 들일 것인가? 그런 절박하고 답답하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의 애처로운 마음으로 흰 천 아래 누워있는 어머니 위에 온 몸을 바로 포개어 누운 서영은 어머니의 귀에 간절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음성으로 불렀다.
“어머니! 이제 돌아오세요! 어머니! 이제 돌아오세요! 어머니! 이제 돌아오세요!”
그렇게 하고 다시 같은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서영은 천지수 위로 올라가 온 몸을 그의 위에 포개었다. 그리고 그의 귀에 애타는 마음으로 불렀다.
“천지수! 이제 돌아와요. 얼른! 천지수 이제 제발 돌아와요! 어서요! 어머니 손잡고 이제는 돌아오세요!”
피 눈물이 솟아나왔다. 최후의 발악 같은 절규였다. 죽음보다 더 지독한 믿음의 외침이었다. 쏘울나들목은 죽은 자들의 잠시 휴식처였다. 그들 모두가 소스라쳐 놀랐다. 한없이 부러웠다. 생전에 저런 관계를 만들어 두지 못하고 죽은 것이 크나큰 후회가 되었다. 서영의 외침을 신들은 듣고 있었다.
73.
"으아삐 아우초 신께서는 저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놀라서 아카토 아우초 신님이 우측 옆에 있는 신님에게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것이 있었습니까? 아우초 신인 우리가 말입니다."
"조용히. 놀라지 마시고 생각의 대화를 합시다. 저 두 영혼의 행위 그러니까 사랑이라고 해야 하는지도 아직 모르지만 아무튼 우리 아우초 신에게 너무나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들을 돌려 보내려는 생각을 접고 우리의 처음 생각대로 우초 신으로 있게 하여야 합니다. 괜찮다면 헤로스 행성에 있도록 하여도 좋겠군요."
"운명을 혼란하게 해서는 더욱 새로운 질서의 파괴를 결과하게 되니 천지수는 돌려 보내고 지선경이만 천초령 신격이 지도자로 있는 헤로스로 보내는 것이 더욱 좋겠군요."
그들 아우초 신님들은 지선경의 진실한 바램을 잊고있듯 그렇게 생각을 나누고 있었다.
"아우초 신님들여. 미천한 저 지선경도 신님들의 대화를 온 영혼으로 감사하며 받아 드립니다. 천초령이는 헤로스의 지도자입니다. 저는 신이 되는 것 보다 사랑이 더 좋습니다. 저를 제가 죽어도 사랑하는 천지수와 함께 있도록 해 주십시요. 간절히 바랍니다. 저희는 신보다 사랑이 더 좋습니다.”
“아~ 저게 무슨 행패입니까? 저 푸른구슬 행성의 영혼이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받았습니까? 너무도 큰 충격을 받아 이 자리에 있기가 힘듦니다. 저 영혼이… 저 미세한 먼지보다 못한 죽은 영혼이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신보다 사랑이 더 좋습니다’ 라고. 우리 신들이 존재를 띄운 후 이런 생각을 가졌거나 받았거나 보거나 안 적이 있었습니까? 신들의 능멸을 넘어 우리의 온 존재를 넘은 생각을 하는 저 영혼은 무엇이란 생각입니까?”
좌우 상하로 이동하며 안절부절하며 생각을 사방으로 파파팍 날리며 충격으로 신오라가 발생하여 부르르 떨고 있는 것은 브라윌슨 아우초 신이었다.
그 아우초 신님은 화가났다. 저 두 영혼이 뭐길래 이 영혼세계. 신들의 세계를 다 흔들어 놓는단 말인가? 저 영혼이 중간계에 오기전 까진 별 문제가 없었던 신의 세계가 왜 이렇게 흔들린단 말인가? 도대체 저 별난 영혼은 어떻게 우리와 소통을 하고 우리가 영원히 풀 수 없을 것 같던 숙제의 답을 보여준다는 말인가? 초령검에서 생성되는힘은? 그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신들을 곤경에 빠지게 하는 저 두 영혼을 멸절시킬 수도 없고...
“내, 아우초 신인 브라윌슨이 너희 두 영혼을 아빌라카스의 계곡 가부에카당카에 가두어 영원히 멸절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그렇게 하시지요. 그러나 제가 의견을드려도 된다면,”
두 영혼을 애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아카토 신이 천천히 전사(아우초 신들의 소통 수단)가 아닌 생각을 보냈다. 물론 그 생각은 아우초 신들 모두가 받을 수 있었다.
“푸른구슬 행성의 인간영혼들을 아름다운 행성계 영혼들과 동급으로 간주하셔서는 안될것입니다. 그들에게는 다른 행성의 개체들에게 없는 정과 사랑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 스스로 진화하면서 각성의 영차원을 생성하고 있습니다. 아우초 신인 우리도 정과 사랑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아직 진정한 사랑이 무엇이고 어떻게 상을 띄우는지 우리는 찾고 있습니다. 저, 뷰와슈계의 아우초 신 아카토는 저 두 영혼에게서 특이한 것을 보고 느낄려 하고 있습니다. 저들이 인식하고 있는 영휘라는 것입니다. 이번 엘하임계의 전투에서 저 두 영혼이 가져 온 초령검에서 그것은 생성되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것이 있습니까? 우리가 하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까? 그런데, 저 단순한 것을 이상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니 브라윌슨 아우초 신님께서는 실행을 잠시 보류해 주시지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천초령 신격께서 가지고 있는 그 초령검에서 무엇이 어떻게해서 생성되고 그 위력이 어떤지 보여주십시요."
나우스 엘하임계 신이 흰머리카락과 흰수염을 날리며 3.5미터정도 크기의 키와 우람한 몸체를 드러내며 엘하임계의 신들 앞으로 나와 천초령의 앞에 섰다. 그 거리는 대략 50미터는 되었다. 그 신은 안개를 허리에 감고 있었다. 그의 상체는 우람하였으며 미끈하였다. 그는 두 팔을 가슴에 모은 채였다. 천초령이 뒤에 서있는 부모님을 돌아봤다. 천지수는 이럴 때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주가드(Juggad=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속에서 즉흥적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능력)' 술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것이 죽어서 온 신의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세계에서의 위기대처 방법이 신들의 세계에서 통할지는 몰라도 최소한 대응하여야 했다. 그러나 뭔가 얻는 것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천지수는 지선경의 허리로 왼손을 돌려 바짝 잡아 당겨 안았다. 그리고 초령이를 보고 고개를 끄득였다. 위기는 기회인 것이다. 제발 초령이 이 기회를 잡을 수 있길 바랐다. 그러나 천지수의 그런 절박한 기회에 대한 바램을 깬 것은 꼭 안고만 있는 줄 알았던 지선경이였다.
"엘하임계의 위대하신 나우스 신님을 존경합니다."
이미 말리기엔 늦었다. 저 연약한 지선경이가 또 무슨 생각을 보내고 있는건지 그만 걱정되고 불안하였다. 초령은 나우스 신에게 뭔가를 생각하여 보내고 있는 멋지고 당당한 어머니를 보고 있었다. 지선경의 생각은 모든 신들이 받고 있었다.
"헤로스 행성의 지도자이자 엘하임계의 신격이신 천초령이 가진 초령검의 위력은 보고싶다고 해서 언제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초령검의 영휘는 댓가를 요구합니다."
'오~ 지선경. 지금 무슨 느낌으로 그렇게 막 생각을 하는거야' 천지수는 최악의 불안에 다다른 느낌이었다. 지선경이도 더 이상 생각을 연결하지 못하고 주춤하고 있었다. 천지수는 초령을 봤다. 생글 웃고있었다. 얼른 고개를 돌렸다. 지금 웃을 때가 아니었다. 일촉측발의 위기였다. 천지수는 지선경의 손을 다시 꽉 잡았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한발 나아갔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급한 성질은통제가 아직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습니다. 영휘는저희 두 영혼이 합체하였을 때나 위험에 처했을 때 그리고 초령검이 그 검의 주인에게 있고 그 주인이 위험에 처했을 때 울면서 영휘가 생성되며 저희도 한계를 짐작할 수 없는 괴력이 검에 스며듭니다. 그 영휘에 대한 내력을 말씀드리고 저희를 다시 돌려보내주실 것을 제안합니다."
"무엇이라고? 너희 두 하잘 것없는 영혼이 감히 엘하임계의 우초 신인 나우스에게 흥정을 하다니."
"엘하임계의 우초 신이신 나우스 신이여. 영휘를 보겠다고 하셨는데 어찌 화만 내십니까? 언제 우리 우초 신들이 화라는 것을 표한 적이 있었습니까?"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엘하임계 상좌 신격인 브라마라 신이 화급한 분위기를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