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에도 각 대학에서 다양한 학과를 신설한다. 대입 수험생들은 신설학과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첫 신입생이라는 점 때문에 지원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신설학과에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은 지난 1년을 어떻게 보냈을까? 신설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학교의 다양한 지원에 만족
신설학과를 살펴보면 경제·경영·생명과학·첨단산업 에너지 관련 학과 등 미래 산업을 주도할 특성화 학과가 많다. 대학별로 '간판학과'로 육성하기 위해 집중 지원하기 때문에 재학생의 만족도가 높다.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 1학년 강민화양은 "학과 이름에 걸맞게 수업 대부분이 영어로 이뤄진다. 다른 경제학과에서 2학년에 배우는 과목을 1학년부터 배우고, 우리학과 학생만을 위한 영어 교양강의까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1학년 오소혜양은 "파이낸스경영학과의 경우 두루뭉술하게 배우지 않고 금융·재무에 특화된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같은 학과 1학년 김태웅군도 "전공트랙이 세분화 돼 장래희망에 따라 맞춤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전체 45명 중 70~80%가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학교 지원도 탄탄하다"고 말했다.
덕성여대 프리팜메드학과 1학년 이다인양도 "학과 전용 도서관과 독서실이 있고, 학과생 50%가 장학금을 받는다. 약학대 입문자격시험(PEET) 대비는 물론 각 약대에서 요구하는 선수과목 이수까지 세밀히 돕는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한양대 정책학과 1학년 유신희군도 "학생회, 동아리 등을 우리 손으로 만들며 주도적으로 생활할 수 있어 오히려 만족스럽다"고 경험담을 밝혔다. "학교 측에서 현직 판사, 변호사 선배를 만나는 '멘토 결연식' 등의 행사를 마련해줘 부족한 점이 없다"고 덧붙였다.
◆선배 없는 만큼 스스로 노력 필요
반면 신설학과에는 여러 가지 단점이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선배의 부재(不在)'다. 신설학과 재학생들은 "대학생활에 대해 알려줄 사람이 없는 점이 가장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회나 동아리 개설도 모두 신입생이 해야 하고, 선배들의 노하우를 배울 수 없으니 학과 행사를 열기도 어렵다. 신설학과는 대부분 정원이 적은 소규모학과여서 학교 전체로 보면 존재감도 미미하다. 학생들의 불안감도 만만치 않다. 교육 커리큘럼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취업 등 미래 비전이 불투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단점을 메우기 위해 학교나 학과에서 여러 방면으로 신경을 쓴다. 정원이 적은 만큼 교수·학생 사이가 돈독해 교수들이 선배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특강, 현장학습 등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상명대 저작권보호학과 1학년 박현철군은 "솔직히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입학했는데, 지금은 제 미래 비전에 확신이 생겼다"고 당차게 말했다.
"저작권 분야에 관심이 많이 지원했지만, 사실 걱정이 많았어요. 수강신청부터 교수님과 함께 할만큼 학교에서 신경을 많이 썼죠. 저작권법에 대해서만 배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IT'라는 현대산업 특성에 맞춰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까지 듣는 등 커리큘럼도 다양해요. 강도 높은 영어 수업까지 별도로 이뤄지고요. 또 저작권 분야 인사들의 특강을 통해 우리 학과의 전망이 매우 밝다는 점을 알게 돼 자신이 생겼어요."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 1학년 한상문군은 "아직 학사과정이 완성되지 않은 것은 분명 단점이지만, 학생들의 피드백이 학사과정에 반영될 수 있어 한편으로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1년 동안 공부하면서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찾아내고 학교에 건의했어요. 지금 운영되는 스터디그룹도 학생 주도적으로 결성했죠. 학생 7~8명과 담당교수님 한 분이 조를 이뤄 함께 공부해요. 교수님으로부터 철저한 멘토링을 받습니다."
앞에서 이끌어줄 선배가 없는 만큼 자신의 진로를 명확히 설정하고, 4년간 무엇을 공부할지 미리 고민해두는 것이 좋다.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1학년 정아름양은 "4년간의 학과 커리큘럼을 살피고 제가 관심 있는 분야, 제 진로에 맞춰 배워야 할 과목, 인턴십 과정 등을 미리 확인해 뒀다"고 전했다. 또 "입학 직후 학과 동아리를 만들어 공모전에도 나가봤고, 부산시 문화관광부 시민기자 활동 등 대외활동도 활발히 했다"고 덧붙였다.
"신설학과라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 자기가 열심히 하는 만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제 손으로 학과 이미지를 만들어간다는 보람도 느껴요.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역발상이 필요합니다."
Tip 신설학과 지원하려면
교수진·장학금 제도·진로 등 꼼꼼히 검토해야
2010학년도에도 많은 수험생들이 신설학과를 주목하고 있다.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및 융합전자공학부, 성신여대 글로벌의과학과, 아주대 금융공학과,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숭실대 금융학부, 경희대 동서의과학과, 국민대 발효융합학과, 단국대 나노바이오의과학과 등이 관심을 모은다.
전년도의 경우, 신설학과 합격선은 자유전공학과(학부)를 제외하면 높게 나타났다.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는 가군 경쟁률이 3.25대 1, 나군은 9.17대 1이었고, 합격선은 가군이 백분위 391, 나군은 백분위 392 수준이었다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는 나군 모집에서 5.1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합격선은 388 수준이었다. 상위권 대학 신설학과는 경쟁률과 관계없이 합격선이 높았지만, 중위권 대학의 경우는 경쟁률이 높아도 실제 합격선은 다소 낮게 형성됐다.
신설학과에 지원하고 싶다면,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학과 소개, 장학금 제도, 교수진 구성, 교육 커리큘럼, 취업 지원, 교환학생 제도 등을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졸업 후 진로 면에서 어떤 기회가 보장되는지도 살펴 본다. 정보 정보학원 원장은 "신설학과 선택은 장학금 혜택 등 현재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진로를 위해 어떤 과정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이므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