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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님 : WBC진단 7:그레이트 봉중근! [6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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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225030I 2009.03.10 | 추천 269I 조회 41835 |
어제 우리는 일본에 완봉승을 거뒀다. 선발 뿐만 아니라 계투진이 모두 상대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물론 정현욱, 류현진, 임창용이 모두 잘 던졌지만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선발 투수가 후반까지 무실점으로 버텨줬기 때문이다.
사실 어제 경기는 어이없는 주루사로 인해 얼마든지 일본쪽으로 흐름이 넘어갈 수 있는 게임이었다.
그럼에도 봉중근이 끝까지 버텨 후반까지 리드를 유지시킨 것이 너무도 컸다.
즉 땅을 단단히 다지고 나갔기 때문에 나머지 투수들이 기둥을 박아 승리라는 집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덕에 초조해진 일본타자들은 심리적으로 열세에 몰려 결국 계투진을 넘지 못한 것이다. 만일 봉중근이 그 많은 찬스를 주루사로 다 날려버린데 심리적 타격을 받아 한 점이라도 역전을 당한채로 내려 갔다면 경기 양상은 결코 어제처럼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연봉만으로만 따져도 수백억원을 넘는 일본 타선을 정말 잘 막아주었다.
봉중근은 김광현이나 류현진에 비하면 구위는 못할지 모른다.
하지만 어제 글에도 썼듯이 위기관리 능력이나 주자 대처 능력은 최고인 투수다.
어제 시합 개시 직후 이치로의 첫 타석에서 일부러 주심에게 관중 플래쉬가 지장이 있다는 애교 섞인 항의를 한 것 자체가 그야말로 고도의 심리적 작전이었다.
메이저 리그 심판인 주심에게 유창한 영어로 말을 걸어 친밀감을 주지시키면서 혹 있을지 모르는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불이익을 차단시키면서 이치로의 집중력을 흩뜨려 뜨렸다.
주심도 인간이다. 투수가 자국어로 웃으면서 말을 거는데 스트라이크 존을 최소한 불리하게는 안 할 것이다.
또한 봉중근은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도 놀라울만치 침착했다.
그리고 다양한 구질과 타이밍으로 타자를 압도했다.
사구를 하나도 내주질 않았던 것도 훌륭했다.
봉중근은 일본전 등판을 자원했다고 한다. 그것도 이틀 전 부터. 즉 콜드게임 패를 당한 직후라는 얘기다.
사실 일본전 선발은 정말 부담스러운 자리다.
하지만 스스로 자원을 해서 감독에게 졸랐다는 것에서 봉중근의 기개와 결의를 느낄 수 있었다.
내심 나 역시 봉중근의 선발을 반겼었다.
그리고 정말 엄청난 호투를 해주었다.
이 경기의 호투는 큰 의미가 있다.
일본이 토요일 콜드게임 승으로 다시 국가적인 우위에 서려는 것을 다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었다.
이번 일본팀은 단일 구성 팀으로는 분명 사상 최강 전력팀이다. 그런 팀을 완봉패 시켰으므로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아시아 1위라는 사실이다.
본선으로 가서까지 일본은 우리에 이은 아시아 2위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 미국행 비행기에 앉아있을 그네들의 분위기가 짐작이 가지 않는가?
이 얼마나 멋진가!
아시아 챔피언 대한민국!
이미 본선이 확정되고도 일본 도쿄돔은 수십만원의 입장료를 지불하고도 관중들이 꽉 들어찼었다.
바로 한국에 2연승을 해서 이전의 모든 아픔을 망각하고 1위 왕좌에 등극하는 것을 보려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의 결연한 선전에 보기좋고 당했다.
그리고 어제 경기의 최고 영웅인 봉중근이 한가운데 우뚝섰다.
봉중근은 국가 대표 에이스는 아니지만 이제껏 중요한 대목에서 제 몫을 충분히 해줬다.
지난 올림픽에서도 가장 부담스러운 첫 선발을 잘 해 냈었다.
어제의 호투는 정말 영웅적이었고 국민 모두를 즐겁게 해주었다.
자신의 능력 그 이상을 투혼과 애국심으로 이뤄냈다.
그리고 차칫 과거로 돌아가 거만해질 뻔 했던 일본이 다시 우리를 두려워하게
만들었다.
이제 그 누구도 '봉미미'라고 부르지 말아라.
영웅에 대한 실례다!
첫댓글 봉중근 열사가 이치로 세번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