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대회는 3.27 열리는 "대한민국24시간주"와의 선택을 두고 좀 고민을 했다.
그러나, 24시간주는 다음에도 기회가 있겠지만,
이번 대회는 「올해의 울트라런너」자격으로 초청된 만큼 다시는 올 수 없는 기회이기에 24시간주를 미련없이 포기했다.
각종 스포츠의 “신인왕”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일생에 한번 뿐인 것처럼
KUMF의 「올해의 울트라런너」로 선정되어 "대청호반 울트라마라톤대회"에 초청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일생에 한번 밖에 오지 않을 테니까 …
연습도 나름대로 꾸준히 했는데 이상하게도 1달전부터 감기기운이 와 물러 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화끈하게 앓지도 않아 약먹기도 어중간하여 버티고 있었는데,
대회를 불과 4일 앞 둔 4.6 마지막 컨디션 조절주를 한답시고 남산에서 15km를 달리다 마지막 1km를 어떤 분과 경쟁하면서 스피드를 좀 올렸더니 그만 목감기에 터억 걸려 편도선이 사정없이 부어 올랐다.
그제야 우선 약을 4회 먹었더니 그런대로 괜찮아져 경기에 지장이 있을까봐 더 이상은 먹지 않았다.
같이 초청 받은 김동운님의 차에 김호곤님과 같이 타고 대회장에 15:45 도착하여 우선 식사를 하기로 하고 된장국집을 찾아 가다보니 농협 맞은편에 “어머니 손맛” 이라는 식당이 있는데 메뉴에 모두 전직대통령 이름을 붙여 놨기에 호기심에 들어 갔다.
「전두환 된장찌개」를 시켰는데 반찬까지도 모두 어렸을 때 어머님이 해 주시던 그 맛이다.
맛 있게 잘 먹고 손님이 우리 밖에 없어 커텐 치고 옷 갈아입은 후
김동운님이 찰떡파이를 사다 주어 2개를 챙겨 넣고 대회장에가 반가운 얼굴들 많이 만나고 스트레칭 후 6시 정각 출발.
맨 뒤에서 여유있게 출발했다.
도로에 나서면서 서서히 속도를 높였다.
왼쪽에는 푸른 호수에 도로에는 양쪽으로 벚꽃이 한창이라 정말 상쾌하다.
그런데, 아직 감기기운이 남아 있었던지 5km도 못가 땀이 쏟아 지고 목이 자주 말라 온다.
물을 계속 마셔가며 과속만 하지 말자.
10시간 이내에만 달리자 하고 속도를 조절해 가며 달렸다.
도중에「탄야 강영석」님을 만나 16km까지 동반주 했다.
현재의 주행속도와 현재까지의 주행거리가 표시되는 아주 유용한 GPS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부러웠다.
10.2km 오가삼거리에 0:56:12에 도착, 예정대로의 Pace다.
다리를 건너 우회전하니 양쪽 도로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관광객도 많다.
약간 언덕길을 오르고 있는데 강영석님이 15km라기에 보니 1:23:40 걸렸더군.
언덕길 정상에서 에너지 보충을 위해 김동운님이 준 찰떡파이를 먹는데 강영석 님은 나중에 드시겠다며 먼저 가시기에 그때부터 혼자 달리기 시작했다.
거기서부터 끝날 때까지 “젤리”를 상의 주머니에 넣었다가 계속 먹으면서 달렸는데 이게 갈증해소와 에너지 보충에 상당한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이현마을을 지나 왼쪽에 느티나무 비슷한 큰 나무가 있어 시간을 보니 1:58:35다.
21.2km지점쯤이니 적당한 속도인 것 같았다.
그런데, 1km 지나 있다는 “대전광역시 동구입니다” 표지판이 2분만에 나타나니 21km지점에 있다는 느티나무가 아니었던 것 같다.
가끔씩 지나가는 차량 불빛에 보이는 벚꽃이 참으로 환상적이었다.
마치 동화나라에 온 듯하다.
곳곳에 길고 짧은 고개가 나타났지만 2002년도에 달려 봤던 길인지라 당연지사로 생각하고 달렸다.
세천 고개로 접어드는 삼거리 가기전 나와 이름이 비슷한 평택에서 오셨다는 서범석님을 만났다.
이름이 비슷한 분을 만나니 반갑더군.
세천고개 올라 대청슈퍼(37.2km)에 3:26:49에 도착.
km당 5분34초, 처음과 거의 비슷한 Pace를 유지하고 있는 거다.
물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물만 마시고, 물값으로 500원 내라는 아줌마의 농담에
다음에 드린다며 돌아서서 어부동을 지나 금강산 휴게소(51km)에 4:45:37만에 도착
2년전에는 간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보이지 않는다.
조금 내려가 회남대교를 지나 이 코스에선 보기드문 꽤 긴 평지길 5km를 21분 31초만에 달려 제1체크포인트에 5:07:09만에 도착.
역시 평지길이 좋긴 좋다. km당 4:18에 달렸으니 …
제1C.P엔 2번째로 도착했고 첫 번째 주자는 10분전에 벌써 출발했단다.
전복죽 1.5그릇을 맛있게 먹고 나니 어느새 8분이 지나가 버렸다.
선두와는 18분의 차이가 나게 된 셈이다.
거리나 좀 좁혀 보자하고 부지런히 달렸다.
그러나, 내 뒤에도 한분이 멀어졌다 가까워 졌다 하면서 끈질기게 따라 오신다.
2년전에 물을 보충하면서 힘들어 하기 시작했던 신대리 슈퍼를 이번에는 여유있게 지나 회인에 들어서니 면소재지 치고는 상당히 크고 번화하다.(64km 5:56:10)
한참 가다보니 3거리가 나타나는데 아무런 표시가 없으니 당연히 직진했는데,
언뜻 보니 건너편 커브지점에 화살표시가 있다.
원래 도로에 있던 우회전 표시였을텐데 길을 모르는 입장에선 혹시나
길을 잘못 들었으면 어쩌나하여 그냥 직진하긴 했지만 상당히 불안했다.
사실 그럴정도의 표시도 아니었는데 …
누구 만나면 피반령 가는길이 맞느냐고 물어 보고 싶은데 마을이 있어도 사람이 없으니 물어볼 수도 없고 2년전 기억을 떠 올려 볼려고 해도 기억 나는게 없다.
계속 가다보니 오른쪽에 송어나라가 나오고 ○○파크가 나오기에 비로소 안심했다.(66.4km 6:19:11)
배낭을 풀어 양천마라톤 현병인 님이 준 “파워젤”을 먹고 있는데, 뒤 쫓아 오시던 분이 곧 바로 추월해 가시기에 이 길이 맞느냐니까 맞는다고 하신다.
한 3분정도 꾸물거리는 사이에 시야에서 사라지긴 했지만 피반령 오르막에서 다시 뵐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웬걸 정상(69.4km 6:43:30)까지 열심히 뛰어 올라 갔지만 보이지 않는다.
하기야 아무리 피반령이지만 3km를 24분19초나 걸렸으니 빨리 간 것도 아니었지만…
이러다간 2위도 어렵겠구나 싶어 내리막에서 액셀레이터를 밟았다.
4km정도 내려가서야 겨우 뵐 수 있었다.
실례를 무릅쓰고 성함을 여쭈어 보니 울산에서온 김○○ 님이시다.
역시 울산에는 고수분들이 많다.
인차리 3거리(74km 7:05:33)에서 체크하고 물좀 얻어 마시고는 상장삼거리를 향해서 냅다 뛰었다.
거의 평지길이고 유니온 시멘트 앞만 약간 오르막이다.
상장삼거리(79.5km)에 7:36:06만에 도착
km당 평균속도가 5분 33초로 아직은 괜찮은 속도다.
청남대길로 들어서 괴곡리 삼거리(82.5km 7:52:48) 가로등 밑에서 다시 파워젤을 하나 먹어 기운을 보충하고 반환점을 향해 가는데 6.5km밖에 되지 않는 거리가 왜 그리 지겹던지…
마치 대관령에서 구산휴게소까지의 13km 내리막길 만큼이나 지겹다.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왜 그리 지겨웠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체력이 소진된 탓이었던 것 같다.
반환하여 오는 선두주자를 8시간 25분만에 처음 만났는데 Fighting!을 외쳐 주면서 지나치는데 힘이 넘치신다.
4분후에 반환점에 도착(89km 8:29:24)
이온음료 1Can을 마시고 되돌아서 달려오다 3위로 오시는 분을 5분쯤 후에 만나고 다시 12분 후에 2분을 뵙고는 한참 지나서야 상당히 많은 분들을 뵐 수 있었다.
걷는 분들도 가끔 계시긴 했지만 대부분 모두 힘차게 달리신다.
울트라의 저변이 넓어 졌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다시 상장삼거리에 오니 자원봉사자 남녀 2분이 커다란 보온물통과 커피를 준비하고 있다가 마시고 가라기에 그냥 갈까하다 어차피 기대했던 9시간 20분대가 틀렸기에 1잔을 받았다.
거기서 골인점까지 2.6km였는데도 2km인줄로 잘못 알고 마지막 힘을 내 달리는데 한참만에야 문의중학교로 들어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문의 운동장까지 젖 먹던 힘을 다해서 달려 들어가
출발했던 코스를 다시 돌아 전속력으로 골인!
골인장면이 잘 못 찍혔다해서 다시 찍기고 하고 …
2002년도 12:59:24보다 무려 3:19:24를 단축했다.(9시간40분)
정말 기분이 좋았다.
경기에 임하는 준비와 마음자세에 따라 이렇게 기록차이가 나다니 …
식사를 하라는데 젤리를 계속 먹어선지 속이 약간 느글거려 한숨자고 아침에 먹겠다하고는 스트레칭만 조금 하고는 여관으로 감.
샤워 끝내고 나오니 김호곤님이 집으로 바로 가자기에 6시 첫차를 타고 청주로와 7시 고속버스를 갈아타고 집으로와 휴식.
어제는 상당히 피곤하고 팔·다리·발가락 등 안 아픈 곳이 없더니 하루 지난 오늘은 상당히 풀려 견딜만 하다.
첫댓글 대청호 긴 피반령 재 가 있지만 전주 코스는 그렇게까지 긴 언덕은 없다 하지만 오르막 내리막 코스는 몇군데 되는걸 참고 바람
꽃님아, 10 under를 하려면 난 이렇게 준비했다. 이런 살아 있는 글이 보고싶다. 전주 울트라 사이트가 많이 도움 되고 있다. 좋은 글 있으면 거기다 올려라. 라이벌 몰래 공부해야되니까?ㅋㄷㅋㄷㅋㄷ
이 황제님께서 어제 전화왔는데 늦깍이 공부를 4월까지 해야 한데 참석 못해 미얀타고 연락이 왔어 그리고 이분이 횡단 42시간에 돌파 하신분이다 나이52세 서울시청 근무 대단하지?
이글을 보니 02년 6월 첫 대회때 힘들게 피반령을 걸어 올라가던 생각이나네
나도 언더-10이다... 9시간46분...^^~~
카우보이, 니 한강에서 했지. 그건 인정 안한다.ㅋㅋㅋㅋ
꽃님아 요것은 다 몯읽었다 이따 새볔에 와서 읽으마 시간이 많지 않아서 ^^
아 동아냐 전주 울트라냐 그게 갈등나게 만드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