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도 지나고 어제는 소낙비가 시원하게 내려서인지
온 천지의 무더웠던 열기가 조금은 식은 듯합니다.
이른 새벽 단잠에서 일어나 부지런을 떨어 봅니다.
오늘은 백중 4재를 모시는 날이니
더 부지런을 피워 봅니다.
청소기도 돌리고
세탁기도 돌리고
아침을 서둘러 준비합니다.
절에 가는 날은 더욱더 집안 정리를 잘하고 나가야
한다는 소신이 있기에 늘 가장 바쁜 날이 되곤 합니다.
어느새 만든지 10년이나 되는 모시 원피스를 입고 나서며
그 옷 만들 때를 회상 해 봅니다.
그 해 여름 언니랑 둘이서 동대문 시장을 헤메고 다니면서
난 연커피색을 사고 언니는 파란색에 무늬 있는 것으로 사서
언니집에 가서 만들기로 하고 용감하게 도전 했던 일.
언니는 한복은 만들 줄 알지만 양장은 못한다 했지만
하나를 하면 열을 한다고 가위를 잡으니 일사천리입니다.
디자인은 내가 하고
재단은 언니가 하고
박음질은 내가 하고
난 커피색 원피스에 미색 조끼를
언니는 치마에 브라우스를..
우리는 둘이서 모시옷 두벌과 인조 속치마까지를 만들어
서로 입어 보고, 입혀 보며
우리 양장점 할까, 한복점 할까 하면서
너스레을 떨며 좋아 했던 것이 엇그제 같은데
어느새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갔네요.
그 때의 그 기쁨으로 우리보다 더 좋아하시던
형부는 이미 고인이 되셨건만 그 날의 추억은 아직도
생생하기만 합니다.
그 이후로 매년 어김없이 백중 기도시
절에 갈 때마다 입게 됩니다.
초여름 풀을 해서 손질을 한 다음
여름 한철 사찰이며 귀한 자리에 입고 나가면
더위 쯤은 그냥 비켜가는 것 같습니다.
가장 유행을 타지 않는 옷이 역시 우리 옷임이 분명합니다.
앞으로 10년은 더 입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왜 갑자기 그 옷이 만들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또한 시절 인연이었겠지요?
갑자기 저질은 일들이 원만히 성취 됐을 때의 기쁨.
그 기쁨이 있어서 아마도 지금도 가끔 생뚱맞은 일에
도전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법당에서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이
모시 옷자락 속을 유난히 오가며
바람의 이동을 알려 주니
더 없이 고마운 내 모시 원피스입니다.
오늘 법당의 지장 보살님이 빙그레 웃어 주시며
금년 여름도 시원하게 잘 보내라 하시는 것 같아요.
아마도 이쁘다고 하시는 것 같아요...^^*
울님들 날이 많이 시원해졌지요?
오늘도 편안한 날 되시길 빕니다.
다경 ()
(2005. 7. 29) 백중 4재를 다녀오며
내 옷의 추억 속으로 잠시...
첫댓글다경님 이번엔 원피스를 만드셧나요? 환상의 자매분이십니다...^^.. 솜씨가 있으시니..얼마나..행복하실까요?.. 예전에 친정어머니께서 한복을 만드시든 모습이 생각납니다.옆에서 자투리 천들고 많이 놀았는데.ㅎㅎ. 전 그런쪽에 관심이 없어서.. 남은 시간도 편안하시고.행복하세요.. ()
첫댓글 다경님 이번엔 원피스를 만드셧나요? 환상의 자매분이십니다...^^.. 솜씨가 있으시니..얼마나..행복하실까요?.. 예전에 친정어머니께서 한복을 만드시든 모습이 생각납니다.옆에서 자투리 천들고 많이 놀았는데.ㅎㅎ. 전 그런쪽에 관심이 없어서.. 남은 시간도 편안하시고.행복하세요.. ()
자매끼리 어울려 완성한 모시 원피스 멋지겠습니다 좋은시간 되십시오`()
아마 다경님의 모시 입은것을 본듯합니다....... 다시 보고 싶네요....사진좀 찍어서 올려줘봐요..... ^^*......후후 모시옷도 잘 손질하여 입으시고 대단하셔요........ ^^*....... 오늘도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혜향아 벌써 왔어요?.......ㅎㅎ
남들 입은거 보면 멋있는데 난 어쩐지 어색할거 같아서..나두 한번 맹글어 봐야겠네요..폼나는 자리에 입고갈 옷이 없으니여...편한밤 되시와요...초하루에 법종사 또 갈랍니다..
그려유.봅시다..저기는 솜씨가 좋아서 잘 만들여 한 번 만들어 봐요.()
고운 모습이 연상됩니다.........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