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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으로 발걸음을’
프로야구단 CEO 8인의 야심찬 출사표
우리나라에 프로야구단 CEO는 단 8명뿐이다. CEO는 현장 사령탑인 감독과 호흡을 맞추면서 구단을 운영하는 프로야구단의 쌍두마차다. 그래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프로야구 2010시즌 개막을 맞아 각 구단 CEO들로부터 ‘올 시즌 우리 구단이 이 한두 가지는 꼭 이루겠다’는, 구단 운영의 포인트를 받아 ‘CEO 출사표’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사실 프로야구단의 목표는 우승이다. 몇 가지 덧붙이자면 모그룹의 사회공헌과 이미지 제고, 더 나아가 흑자경영을 통한 스포츠단의 자립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획의도가 꽤나 생소했거나, 아니면 너무 평범했나 보다. 직접 만난 CEO들로부터 설명을 잘 들었지만, 몇 분은 “감독이라면 모르겠지만, 사장 출사표는 이상하다. 개막을 맞아 팬들에게 지면을 통해 인사를 드리겠다’는 취지로 직접 구단에서 작성해 주기도 했고, 요점 또는 인터뷰 내용을 보내와 정리하기도 했다. 2010시즌을 맞는 각 구단 CEO들을 만나보자.
팬과 선수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서영종 KIA 타이거즈 구단주 대행 겸 대표이사
2009한국시리즈 우승팀으로 ‘타이거즈 우승 넘버 10, KIA 우승 넘버 1’을 일군 KIA는 올 시즌 ▲명문 구단의 위상에 걸맞는 전용 연습구장 건립 ▲한국 프로야구 최초 3군(육성군) 시스템 도입 ▲팬들에게 더욱 다가서는 ‘팬 프렌들리’의 강화 등 세 가지를 중점 목표로 정했습니다.
먼저 KIA는 전력 극대화와 유망주 집중 육성을 위해 내년까지 전용 연습구장을 건립할 예정입니다. 차량으로 1시간내 이동이 가능한 광주 인근에 전용구장, 보조구장, 실내구장 각 1면과 기숙사를 보유한 최고 시설을 갖춘 구장이 들어섭니다. 또 1군과 2군의 환경 격차를 개선하고, 무한경쟁을 통한 전력 극대화를 위해 3단계 육성 시스템을 도입합니다. 특히 엔트리가 26명인 1군에는 16∼20명의 코치가 있는데 비해 2군은 40∼60명의 선수를 7∼10명의 코치가 가르치고 있습니다. 2군 선수들의 기량이 훨씬 떨어지지만 지도자 수는 적기 때문에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KIA는 국내 구단 최초로 3단계 선수 육성 시스템을 도입,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고, 일자리를 확대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올 시즌 CI와 유니폼을 교체한 KIA는 각종 이벤트를 실시하고, 정보 전달과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한 홈페이지를 만들어 앞으로도 팬과 함께 호흡하는 구단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올 시즌 경영 화두는 ‘그린스포츠’
신영철 SK 와이번스 대표이사
지난 2007∼2008년 한국시리즈 2연패와 함께 ‘스포테인먼트’의 진화를 통해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온 SK는 올 시즌에는 ‘그린스포츠’를 경영 화두로 내걸었습니다.
SK는 그린스포츠에서도 선구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SK가 추구하는 그린스포츠는 태양광, 자전거, 빗물 등 자연친화적인 요소로 구성됐습니다. 에너지 절약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넓게는 지구 환경, 가까이는 이웃의 삶의 터전을 보호하고 보존합니다. 이에 따라 홈구장인 인천 문학구장은 또다시 변신하고 있습니다.
인천 문학구장은 시범경기가 진행됐던 3월 공사 중이었습니다. 좌측 펜스 뒤에 대형 크레인이 담장을 허물고 땅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잔디밭 관중석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문학구장에 오면 우리나라에서도 파란 하늘, 녹색 잔디 위에 하얀 공이 떨어지는 홈런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온 가족들이 잔디위에 돗자리 깔고 집에서 정성스레 마련해 온 도시락을 먹습니다. 그 모습만 보고 있어도 흐뭇하고 정겨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문학구장에는 새싹야구장이 새로 조성됐습니다. 스카이박스 출입구 정면에 있는 2652㎡ 규모의 지상주차장을 개조해 우측 펜스 48m, 좌측 51m, 중앙 58m의 규격으로 인조잔디를 깔았습니다. SK가 추진하고 있는 유소년 야구클럽에는 400명 가까운 신청자가 몰렸습니다.
All In V4! Hustle Doo 2010!
김진 두산 베어스 대표이사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인 ‘All In V4! Hustle Doo 2010!’에 CEO로서 출사표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9년만에 ‘우승’이라는 선물을 받고 싶고, 멋진 플레이를 팬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지난 몇 년간처럼 시즌이 종료된 후에 ‘미흡’이라는 단어가 다시 나타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후회 없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 마지막에 결코 회한의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완벽한 연기 뒤에 김연아 선수가 흘렸던 것과 같은 기쁨의 눈물을 흘려야만 합니다.
더불어 올해는 두산 베어스의 중장기적 과제인 명문 구단을 향한 도약과 야구 발전이라는 대명제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시작되는 한 해로 삼고 싶습니다. 명문 구단이란 시스템화된 구단 운영의 노하우를 살려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또 팬과 스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는 전통 있는 구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구단은 또한 우승 외에도 관람객의 숫자에 소홀할 수 없습니다. 올 시즌은 3A(Active, Aggressive, Attractive)를 모토로 팬들을 즐겁게 하는 야구 환경을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목표인 115만 관중을 이루고 싶고 이것이 프로야구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달성할 수 있는 하나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확보하기 위해 다채로운 팬서비스를 펼쳐 관중들이 스스로 찾아오시는 구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승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
장병수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
올 시즌에는 지난 1992년 우승 이후 18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어낼 것이다. 팬들도 우승에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승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우승을 위해서는 선수단, 프런트, 팬이 삼위일체, 즉 ‘ONE TEAM, ONE FAMILY’가 되어야 합니다.
선수단은 그라운드에서 최선의 플레이를 펼치고, 프런트는 선수단을 적극 지원하고, 여기에 팬들의 열렬한 응원이 뒷받침된다면 우승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이언츠의 새 역사가 될 18년 만의 우승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습니다.
롯데 팬은 세계 최고의 팬입니다. 이에 걸맞게 최강의 팬서비스를 구현하겠습니다. 지금 야구장 트렌드는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로 변하고 있으며 구단도 이런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롯데는 첫째, 가족 단위 입장객과 어린이팬을 위한 이벤트를 강화할 것입니다. 휴일 가족과 함께 야구장을 찾은 어린이팬이 선수들과 캐치볼을 할 수 있고, 선수들의 라커룸도 개방할 예정입니다. 또 어린이 야구교실 운영, 어린이 야구캠프 개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둘째, 그룹 멤버십 통합 서비스로 자이언츠 회원들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고, 셋째, 그룹차원에서 부산 시민에 대한 사은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것입니다.
2010시즌은 ‘뉴 비기닝’의 해
김응용 삼성 라이온즈 대표이사
삼성 라이온즈의 2010시즌은 ‘뉴 비기닝’의 해입니다. 선동열 감독과 두번째 5년 계약을 했기 때문에 올 시즌부터 새로운 시작을 여는 것입니다. 야구는 현장에서 합니다. 현장이 부족함을 느끼지 않도록, 또 우승을 향해 집중해서 달려갈 수 있도록 프런트는 뒷바라지에 온 마음과 힘을 다하면 됩니다. 구단 CEO는 ‘조용한 심부름꾼’입니다.
그러나 구단 경영에 있어서 ‘뉴 비기닝’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동안 대구구장은 열악한 환경으로 팬들을 편하게 모시지 못했지만 올 시즌이 변화의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대구시와 포스코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돔구장이 착착 진행되고 있어 곧 결실을 보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2011년 완공되는 포항야구장도 경북야구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믿습니다.
또 올 시즌 삼성은 50만 관중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서울이나 부산에 비해 초라할 지 모르지만, 삼성으로서는 상당히 가슴이 두근거리는 숫자입니다. 이를 위해 새롭고 다채로운 이벤트를 많이 준비했습니다. ▲스피드업에 동참하기 위해 2시간40분 안에 홈경기가 끝나면 자전거 20대를 즉석에서 추첨해 선물하는 ‘두근두근 스피드업’, ▲최형우, 채태인, 박석민 등 3명이 한 경기에 모두 홈런을 때리고, 팀이 이겼을 때 관중 1명을 뽑아 현금 1000만 원을 증정합니다. 3명중 2명이 홈런을 쳐서 이기면 2명에게 이마트상품권 50만원을 각각 선사합니다.
이는 ‘두근두근 신 홈런천왕’ 이벤트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또 애니비와 스포츠자키의 응원단장 투톱 체제, 홈런볼을 잡은 관중이 경기 후 홈런타자에게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는 ‘두근두근 홈런볼 캐치’ 등도 마련했습니다.
땀 흘리는 구단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이사
넥센 히어로즈를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10시즌 프로야구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아지랑이처럼 새롭게 피어오르고 있는 봄입니다. 2008년 구단 창단 후, 지난 2년은 저희에게 매우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아직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김시진 감독이 이끄는 선수단은 시즌 마지막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특히 팬 여러분께서 보여 주신 관심과 사랑은 선수들이 힘차게 플레이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무사히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고 자부하며,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2010시즌에는 땀 흘리는 구단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선수들은 경기의 승패를 떠나 그라운드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땀 흘릴 것입니다. 그리고 프런트는 넥센 히어로즈를 명문 프로구단으로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 뒤에는 팬 여러분이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성원과 열정적인 응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2010시즌에는 목동 야구장의 주인으로 모시겠습니다. 그 동안 목동야구장의 낙후된 시설로 인해 야구장을 방문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많은 불편을 드렸습니다. 올 시즌에는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관람석을 비롯, 경기 관람을 위해 보다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고자 노력하겠으며, 친절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다양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겠습니다. 점점 더 개선되는 목동야구장을 기대해 주십시오.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마운드로의 초대를 통한 시구, 프러포즈를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로 팬 여러분을 맞이하겠습니다.
감동으로 기억될 2010시즌
안성덕 LG 트윈스 대표이사
야구의 시즌이 시작됩니다. 그동안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LG 트윈스를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올해야말로 자랑스러운 LG 트윈스로 우뚝 서서 팬 여러분과 승리의 기쁨을 함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라는 기치 아래 선수단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근성과 팀워크’의 야구를 선보이겠습니다. LG트윈스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전력 보강과 많은 훈련을 통해 올 시즌을 준비해 왔습니다. 특히 새롭게 사령탑을 맡은 박종훈 감독은 ‘魂(혼)·創(창)·通(통)’의 정신을 바탕으로 ‘혼의 야구’, ‘창조적인 야구’, ‘소통하는 야구’를 선수단에 뿌리내리며 강한 근성의 팀, LG트윈스를 만들었습니다.
둘째, 퓨처스팀(2군)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효율적인 지원을 통해 LG트윈스의 미래를 짊어질 유망주들을 집중 육성,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팀 리빌딩 작업을 병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여 전력 보강을 도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내부 육성을 통해 주전과 비주전간, 1군과 퓨처스팀간의 기량 차이를 좁혀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동시에 전체적인 전력 향상을 추구하겠습니다.
셋째, 어린이와 여성 팬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겠습니다. 어린이 주말야구교실, 키즈 런(Kids Run) 등 야구장 체험 이벤트, 어린이 홍보대사, 만화영화 시사회, 야구장 사생대회와 백일장 등을 전개하고, 여성 야구강좌, 여대앞 게릴라 홍보 등 여성들에게 다가가는 마케팅을 펼치겠습니다.
팬들에게 감동으로 기억될 2010시즌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짜임새 있고, 끈질긴 한화
이경재 한화 이글스 구단주 대행 겸 대표이사
지난 해, 팀 성적보다 아쉬웠던 점은 무기력하고 맥 빠진 모습을 보여 드린 것이었습니다. 승패를 떠나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한화이글스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 함께 2010시즌을 준비해왔습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인 신임 한대화 감독의 지도 아래 하와이, 오키나와에서 보기 드문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치르고 2010시즌에 돌입하는 한화 이글스는 4강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10시즌 선수들의 패기는 어느 해보다 높고, 자신감도 찾아가고 있으며, 다카시로 종합코치를 영입하는 등 개인기량을 비롯한 팀 플레이 향상을 위한 훈련을 강화한 만큼, 짜임새 있고 끈질긴 모습을 팬 여러분께 보여 드리겠습니다.
새로 영입한 두 외국인 투수와 젊은 신예 투수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격력도 신예 거포 김태완을 축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강훈련으로 시즌 준비를 잘했으므로 잘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쾌적한 야구장에서 즐거운 야구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전구장의 중앙지정석을 모두 탁자석으로 교체했고, 외야에 연인 관중을 위한 커플존을 마련했으며, 짐을 갖고 관람하는 팬들의 편의를 위해 사물함을 배치했습니다.
늘어나는 여성 관중을 위해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야구장을 찾아 주시는 관람객들에게 재미있는 야구장, 다시 찾아오고 싶은 야구장이 되도록 또 다른 볼거리와 함께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겠습니다.
베이스볼 클래식 4월호 | 글. 이준성 스포츠월드 기자 / 사진.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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