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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미술치료 최고 권위자이자 트라우마 전문가
『그림의 힘』 3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 김선현 교수가
현장에서 엄선한 104점의 자화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깊은 내면과 만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는 화가가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나타낸 것처럼, 명화 속에서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 선물 같은 책이다. 한국 미술치료의 최고 권위자 김선현 교수는 미술치료가 숨은그림찾기와 같다고 한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마음을 그림으로 정확하게 찾아내기 때문이다. 미술과 심리학을 전공한 저자 김선현은 이론뿐 아니라 실천에도 앞장서왔다. 제주 4·3과 세월호 사고 등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의 마음을 앞장서 돌본 트라우마 전문가다.
자화상은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강력한 비언어적 표현 도구로서 마음을 찍는 사진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화상을 감상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제3자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기 떄문이다. 이 책은 내 마음의 페르소나, 그 가면을 벗겨내고 내 안에 숨겨진 진정한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저자 소개
김선현
그림이 지닌 무한한 힘을 전파하며, 그림을 통해 우리와 사회를 위로하는 국내 미술치료 최고 권위자.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취득 후,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예술치료 인턴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에서 임상 미술사 자격을 취득했고, 일본 기무라 클리닉 및 미국 MD앤더슨암센터 예술치료 과정을 거쳐 프랑스 미술치료 Professional 과정까지 마쳤다. 미국미술치료학회(AATA) 정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차(CHA)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원장, 세계미술치료학회(WCAT) 초대 회장,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교 교수, 디지털치료임상센터장을 역임했으며, 한·중·일 임상미술치료학회장, (사)대한트라우마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그림의 힘 1, 2》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화해》 《자기 치유 그림 선물》 등 다수가 있다.
📜 목차
자화상에서 새로운 나를 만나다·프롤로그 4
1. Loneliness 고독
인생은 투쟁의 연속입니다 프리다 칼로 14
아물지 못한 상처 에곤 실레 20
내 마음의 문을 잠갔네 페르낭 크노프 26
냉정한 현실과 맞서다 카를 슈미트로틀루프 32
자유와 젊음 속에서 길을 잃다 키키 드 몽파르나스 36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다 베브 두리틀 40
나에게 던지는 마지막 질문 에두아르 마네 44
군중 속의 고독 폴 고갱 48
무엇으로부터 숨고 싶은가요 에드바르 뭉크 54
천재라서 행복한가요 잔 로렌초 베르니니 60
2. Desire 욕망
나 자신을 꽁꽁 숨기다 앤디 워홀 66
우울감이 만든 괴물 아돌프 히틀러 72
무언의 혁명을 꿈꾸다 막스 에른스트 78
나는 희생양입니다 후지타 쓰구하루 82
더 단단한 나를 만들고 싶다면 프레더릭 레이턴 86
능력을 발휘하고 싶어 장 마크 나티에 90
완벽주의자들의 성향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98
무의식에 갇힌 소망 레오나르도 다빈치 102
공허함에 허덕일 때 엘리자베트 루이즈 비제 르브룅 108
3. Love 사랑
사랑과 건강의 방정식 구스타프 클림트 116
풍요롭고 여유로운 삶 베르트 모리조 120
사랑하는 사람과 닮고 싶어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126
사랑은 나의 힘 마르크 샤갈 132
애정은 식을 줄 모르고 나탈리아 곤차로바 138
사랑의 노래 에드워드 번존스 142
사랑은 뒤늦게 깨닫는 감정 장 프랑수아 밀레 148
4. Healing 치유
희망의 흔적들 르네 마그리트 156
트라우마를 승화시키다 에드바르 뭉크 160
남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 마리안네 폰 베레프킨 164
아버지의 사랑 피에르 보나르 170
죽음의 두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장 미셸 바스키아 176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세요 요하네스 검프 182
불안한 상황을 견디려면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 188
슬픔을 위로하는 색채 마리 로랑생 194
고통을 아름답게 빈센트 반 고흐 200
5. Relaxation 여유
현실을 당당하고 거침없이 파블로 피카소 210
나만의 색을 돋보이고 싶다면 존 화이트 알렉산더 218
인생의 변화를 겪을 때 페테르 파울 루벤스 224
신비감은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얀 페르메이르 230
행복을 놓치기는 싫어요 칼 라르손 236
세월이 흘러도 여유롭게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240
나의 일에 자부심이 있어요 앙리 루소 248
거짓된 페르소나의 진실 제임스 앙소르 252
삶의 기쁨에 물들 때 라울 뒤피 258
우산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귀스타브 카유보트 262
수수하지만 고귀하고 당당하게 장 마크 나티에 268
여유로움을 잃지 않기 렘브란트 하르먼스 판 레인 274
6. Perfection 완벽
자신감과 당당함 타마라 드 렘피카 282
어떤 고난에도 무너지지 않는 힘 라이오넬 파이닝어 288
초현실주의의 세계로 살바도르 달리 294
아름답고도 간절한 염원 알폰스 무하 298
노란색은 자신감입니다 프란티셰크 쿠프카 304
슬프지만 사랑해 엘리자베트 루이즈 비제 르브룅 310
아름답고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매력 산치오 라파엘로 320
자기애가 넘치는 날 귀스타브 쿠르베 326
세상의 주인공이 되고 싶을 때 산드로 보티첼리 332
나르시시즘에 빠지다 알브레히트 뒤러 338
당당한 완벽주의자 페르디낭 빅토르 외젠 들라크루아 342
도판 자료 348
📖 책 속으로
어떤 색을 쓰느냐를 보고 색맹을 찾아내기도 하고, 재활 환자의 그림이 어느 방향으로 치우쳐 있느냐에 따라 어느 쪽 뇌가 손상되었는지 짐작하기도 합니다. 코끝을 강조한 인물화라면 알코올 중독자의 그림인 경우가 많습니다
--- p.21
눈은 사람의 내면을 나타내는 ‘마음의 창’이고 세상과 접촉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입니다. 미술치료에서 눈을 생략한 것은 외부에 대한 회피와 거부를 상징합니다.
--- p.33
워홀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냐고 사람들이 물어볼 때면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나를 알고 싶다면 작품의 표면만 봐주세요. 뒷면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 p.68
히틀러의 그림에는 사람이 혼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에게도 속 깊은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연 안에 사람이 작게 표현되거나 한두 명쯤이 대부분입니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거나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경우입니다.
--- p.75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관계와 평가의 늪에 빠집니다. 누군가가 날 보고 웃지 않고 날 피하는 것 같다고 금방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풀리고 엉킨 실타래를 정성껏 다시 감는 여인들처럼 담대하게 감정을 정리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 p.89
로랑생은 귀족 출신 아버지와 하녀로 일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금지된 사랑으로 태어난 사생아 출신, 어머니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 남편의 외도로 인한 두 번의 이혼, 두 차례의 전쟁은 그녀의 삶을 불안하고 힘들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 p.197
부가티는 스포츠카의 전설로 불리는 프랑스산 최고급 자동차입니다. 렘피카는 자화상에 부가티를 상징적으로 그려 넣음으로써 자신의 명성에 대한 프라이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여자로서의 자신감과 당당함을 표출했습니다.
--- p.287
강렬한 색깔뿐만 아니라 정면을 응시하며 비스듬히 누워 있는 모습에 감상자는 위축됩니다. 누군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면 시선을 다른 곳으로 슬그머니 돌리는 심리처럼 말이죠. 대체 무엇이 이토록 거만한 자화상을 가능하게 했을까요.
--- p.306
🖋 출판사 서평
미술치료 최고 권위자이자 트라우마 전문가
『그림의 힘』 3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 김선현 교수가
현장에서 엄선한 104점의 자화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깊은 내면과 만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는 화가가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나타낸 것처럼, 명화 속에서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 선물 같은 책이다. 한국 미술치료의 최고 권위자 김선현 교수는 미술치료가 숨은그림찾기와 같다고 한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마음을 그림으로 정확하게 찾아내기 때문이다. 미술과 심리학을 전공한 저자 김선현은 이론뿐 아니라 실천에도 앞장서왔다. 제주 4·3과 세월호 사고 등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의 마음을 앞장서 돌본 트라우마 전문가다.
자화상은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강력한 비언어적 표현 도구로서 마음을 찍는 사진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화상을 감상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제3자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기 떄문이다. 이 책은 내 마음의 페르소나, 그 가면을 벗겨내고 내 안에 숨겨진 진정한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자화상에 녹아든 화가의 목소리를 듣다
“자화상(Self Portrait)이라는 단어는 자아를 의미하는 ‘Self’와 자의식을 그린다는 뜻의 ‘Portray’가 합쳐진 것으로 자기를 ‘끄집어내다’ ‘밝히다’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화상은 작가의 의식적·무의식적 요소들이 풍부하게 포함된 이미지의 총체이며, 우리는 자화상을 통해 작가 자신만의 양식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_331쪽
그림을 그릴 때, 화가는 한순간 모델에게서 눈을 떼고 캔버스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게다가 화가의 붓은 자신이 그리는 형상을 덮고 있어서, 붓질이 끝나기 전에는 형태를 볼 수 없다. 볼 수 없는 것을 그리는 순간, 화가가 그리는 것은 마음속 모델이다. 자화상에서는 과거와 현재, 불안·고독·사랑·자신감 등 마음속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는 자화상 위에 남은 화가 내면의 목소리를 심리학으로 분석한다. 자화상은 화가의 트라우마, 사회적 신분과 경제력, 마음속에 응어리진 충동까지 모든 것을 담는 감정 저장고다. 자화상을 바라보면 고통스러운 현실, 소용돌이치는 욕망, 넘치는 기쁨을 화가들이 어떻게 마주하고 다뤄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주제로 풀어낸 104점의 명화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는 자화상이 보여주는 의미에 따라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장 ‘고독’부터 6장 ‘완벽’까지 순서대로 읽을 수도 있지만, 그날그날 내 심리 상태에 따라 마음에 드는 장과 소제목을 골라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장 ‘고독’에서는 고통을 홀로 견뎌내야 했던 열 명의 화가를 보여준다. 페르낭 크노프의 자화상 「내 마음의 문을 잠갔네」는 초점 없는 눈동자와 우울한 표정으로 세상과 단절된 모습을 나타내 삶에 대한 환멸을 드러냈다. 에곤 실레의 자화상에서 부자연스럽게 꺾인 몸은 공격적인 충동성과 사회적 고립에서 오는 좌절감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결과물이다.
2장 ‘욕망’은 예술·사랑·명성에 대한 욕망을 좇아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했던 아홉 인물의 민낯을 보여준다. 앤디 워홀은 유명세를 좇았지만 자신의 얼굴을 화려한 무늬와 그림자로 덮어 내면을 감추려 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나리자」에서 자신의 생모와 계모에게 보살핌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억압된 욕망을 재현했다.
3장 ‘사랑’에는 사랑에 빠진 일곱 화가의 자화상을 담았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으로 꼽히는 클림트의 「키스」는 엔도르핀과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행복과 사교성을 높인다. 아내의 초상화를 빼닮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마지막 자화상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애틋한 마음을 보여준다.
4장 ‘치유’는 그림으로 스스로의 상처를 승화시키는 아홉 화가 이야기다. 희귀병으로 두 다리의 성장이 멈춘 툴루즈 로트레크는 자신의 신체적 약점을 그림 속에 유머러스하게 묘사하면서 열등감을 극복했다. 그림을 자아실현이자 자기 치료법으로 삼은 고흐는 고통스러운 인생이었지만 그 상처를 아름답게 구현해냈다.
5장 ‘여유’는 시간을 통해 단련된 성숙한 화가 일곱 명의 모습을 보여준다. 불행을 극복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 칼 라르손은 자화상 「자기 분석」에서 행복을 놓치기 싫다는 듯 인형을 꽉 움켜쥐고 있다. 나이 들고 명예도 잃어 파산한 렘브란트는 외로움과 고통 속에서도 자부심과 호기심, 즐거움이 넘치는 자화상을 그려냈다.
마지막 6장 ‘완벽’에는 자신감 넘치는 열한 명의 화가가 그린 자화상들을 모았다. 르네상스의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는 종교화 「동방박사의 경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 관객을 똑바로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넣었다. 아르누보를 대표하는 화가 알폰스 무하는 굳게 다문 입술과 강렬한 눈빛에 담긴 결연한 의지로 관객을 압도한다.
■나는 나답게 당당하게 산다
“평범해 보이는 그림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면밀히 들여다보면 숨겨진 바가 있습니다.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운 점을 말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림으로 속의 이야기를 드러내게 하는 것이 미술치료입니다.” _139쪽
① 타마라 드 렘피카
표지를 장식하는 타마라 드 렘피카의 「녹색 부가티를 탄 타마라」를 살펴보자. 과감한 옷차림과 무심한 눈빛, 함께 그려진 쨍한 녹색 스포츠카에서 주체적인 여성의 당당함을 느낄 수 있다. 놀랍게도 이 자화상은 1920년대에 그려졌다. 1898년 폴란드에서 태어난 렘피카는 어머니와 할머니, 이모 사이에서 ‘너는 뭐든 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했다. 파리 국제전시회에서 명성을 얻은 뒤 그린 「녹색 부가티를 탄 타마라」는 남성중심적 관습과 전통을 거부하는 태도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② 마리안네 폰 베레프킨
램피카보다 한 세대 앞서 여성 화가로 이름을 알린 마리안네 폰 베레프킨. 어두운 배경과 새빨간 홍채, 치솟은 눈썹은 그가 품은 분노를 보여준다. 그는 젊은 나이에 명성을 떨쳤다. 베레프킨은 가난한 연인 야블렌스키와 동거하면서 무명 화가인 그를 후원했다. 그런데 야블렌스키와 가정부 헬레나 사이에 아들이 태어나고, 야블렌스키는 베레프킨을 떠나 헬레나와 결혼한다. 27년간 함께한 연인의 배신도 베레프킨의 붓을 꺾지 못했다. 그는 오히려 연인을 잃은 상실감과 배신감을 그림에 녹여냈다. 아픔마저 당당하고 자유롭게 드러낸 그 모습에서 나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사랑하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다.
③ 아돌프 히틀러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독일을 좌지우지하던 권력자, 죽음마저 자기 손으로 연출한 광기어린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어떨까. 히틀러는 젊은 시절 화가 지망생이었다. 미술학교 입시에 두 차례 실패한 히틀러는 절망과 궁핍에 시달렸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군에 자원입대해 무공을 세운다. 어머니가 죽고 빈에서 노숙자 보호소를 전전하던 스물한 살 히틀러는 「자화상」 속에서도 초라한 모습이다. 자화상 속 얼굴을 뭉뚱그려서 표현한 것은 자신의 모호한 정신세계를 반영하며 머리 위의 X자는 자기부정을 의미한다. 히틀러는 사람을 작게 그리거나 혼자 그려넣었다.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고 중요하게 여기지 않음을 나타낸다. 「전장의 벽」은 1918년에 그린 자화상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 독일은 패했지만 히틀러 개인으로서는 정치인으로 탄생하는 중요한 시기였음을 드러낸다. 독일 전쟁터를 보면서 의지를 다지는 군인 히틀러의 자화상으로, 1910년 자화상에 비해 사람을 크게 그린 것으로 보아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④ 파블로 피카소
파블로 피카소는 짧지 않았던 생애 동안 30여 점의 자화상을 남긴 작가다. 그는 인생의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자화상을 자아 성찰의 도구로 삼았다. 피카소가 열다섯에 그린 「자화상」을 보면 자신의 재능을 뽐내듯 갈색 계통의 색만으로 질감을 살려 그림을 완성했다. 풋풋한 얼굴에 열망이 가득하지만, 흐릿한 어깨와 어두운 배경색에서 드러나는 불명확함은 부족한 자신감을 보여준다. 1901년 「자화상」은 이른바 ‘청색 시대’의 자화상으로 피카소에게 청색은 절망의 색이었다. 피카소는 단짝이던 카사게마스가 자살한 후 절망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작품의 주제로 삼았으며 청색은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대변한다. 「죽음에 맞선 자화상」은 피카소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 그린 자화상이다. 두려움에 질린 듯도 하지만, 움츠러들지 않고 죽음 앞에 당당하게 마주 선 작가의 의지가 느껴진다.
■자화상에서 진정한 나를 찾다
저자 김선현은 104점의 자화상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자신의 개인사도 함께 들려줘 몰입감을 더한다. 미술치료를 하면서 내담자들에게 품은 안타까운 마음, 일과 가정 생활을 병행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학자로서의 조바심, 고비를 겪을 때 지탱해주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까지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김선현 교수는 ‘트라우마가 치유되면 행복해지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행복해지면 트라우마가 사라진다’며 자꾸 행복해지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한다. 심리학자의 공감법과 미술치료사의 미술 감상법을 실마리 삼아 내가 이렇게 외로운 이유, 즐거운 이유, 사랑하는 이유를 자화상에서 찾아보자. 눈을 붙잡는 자화상에 잠시 멈춰서 화가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내 안에 존재하는 감정들을 하나씩 어루만지게 되면서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