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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시절(黃梅時節)
푸른 매실이 누렇게 익어가는 계절이라는 뜻으로, 이때에는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장마를 매우(梅雨)라 한다.
黃 : 누를 황(黃/0)
梅 : 매화 매(木/7)
時 : 때 시(日/6)
節 : 마디 절(竹/7)
출전 : 조사수(趙師秀)의 약객(約客)
約客 약속한 벗이 오지 않아
趙師秀(1170-1219)
黃梅時節家家雨
황매의 계절 집집마다 비는 내리는데
靑草池塘處處蛙
푸른 풀의 연못에는 곳곳에 개구리 소리.
有約不來過夜半
약속한 사람 오지 않고 밤은 깊어 가는데
閑敲棋子落燈花
한가로이 바둑알 두드리니 타버린 심지 떨어지네.
매우(梅雨)는 매실나무 열매가 익을 즈음에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6월부터 7월 중순에 걸쳐 계속되는 장마 또는 장마철을 이르는 말이다.
황매시절(黃梅時節)이란 입하(立夏) 후에 매실이 누렇게 익는 때를 말하는데 이 때는 바로 강남에 비가 많이 오는 계절이다. 바둑을 두기로 약속한 친구가 오지 앉아 혼자 바둑돌을 만지작거리다 보니 등불의 탄 심지가 떨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등불의 타버린 심지가 떨어진다는 것에는 벗을 기다리는 자신의 심사도 들어 있어 교묘한 울림을 준다. 등화(燈花)는 등잔의 심지가 타버리고 남은 꽃모양의 작은 덩어리를 말한다.
남송 조사수(趙師秀)의 '약객(約客)'이라는 칠언절구다. 시를 지은 시기는 바야흐로 푸른 매실이 누렇게 익어가는 황매의 계절이다. 이 시기는 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장마를 매우(梅雨), 혹은 황매우(黃梅雨)라고 불렀다.
누런 매실의 계절에 집집마다 비가 내리는데 푸른 풀이 무성한 연못에는 곳곳에서 개구리 소리가 들려온다. 황매와 청초가 강렬한 시각적 대조를 이루고 가가우(家家雨)와 처처와(處處蛙)가 절묘한 평측의 대비로써 음송의 맛을 더해준다. 장마철 풍경을 참으로 잘 묘사한 명구다.
주제는 다음 구에 나타난다. 약속한 손님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밤은 깊어만 가고 있다. 손님이 오지 못한 것은 분명 집집마다 내리는 장맛비 때문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고, 그런 가운데 곳곳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개구리 소리는 시인의 걱정스러운 마음을 잘 말해준다.
이 시의 묘미는 마지막 구절에 있다. 복잡한 심사를 달래려고 바둑알을 딱 치는 순간 이미 타버린 등불 심지의 끝부분이 툭 떨어진다. 등불의 심지는 기다림으로 애태우는 시인의 마음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그 시끄럽던 마음이 한순간에 깊은 정적에 빠진다.
장마가 시작됐다. 이런 칙칙한 계절에 하던 일마저 잘 풀리지 않으면 마음은 더욱 답답해질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릴 필요가 있다. 수시로 숨 고르며 몸과 마음에 고요와 평안을 주도록 하자.
▣ 장마와 매실 이야기
매우(梅雨)라는 말은 각각 매화 매(梅)자와 비 우(雨)자로 매화나무 열매가 익어 떨어질때에 지는 비라는 뜻으로, 6월 중순부터 7월 상순까지 내리는 비를 말하는 것으로 바로 장마를 말한다.
지금도 일본에서는 장마를 매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한(漢)나라 응소(應劭)의 풍속통(風俗通)이라는 책을 보면, 5월에 매실이 떨어지는 바람이 불면 강회지역의 사람들은 이를 신풍이라고 하고 매실이 익을 때 쯤 내리는 장맛비를 매우(梅雨)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어로도 장마를 plum rain이라고 한다.
지금은 장마가 지나기 전에 청매실로 많이 수확을 하게 되는데 그래서 매우(梅雨)의 어원에서 나오는 장마 이후에 수확하는 매실은 황매실을 뜻하는 것이다.
또한 매실은 옛날에는 약재로 분류되어 좋은 효능으로 약재로도 많이 쓰였는데 그 때문에 드라마 '허준'에서는 매실을 이용하여 역병을 고치 장면이 나오기도 했었다. 또한 매실로 오매(烏梅)를 만들면 제호탕(醍醐湯)을 만들 수 있는데 만화 '식극'에 등장하기도 하였다.
옛날부터 우리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어 알면 알수록 참 재미있는 열매인 매실! 동북아시아 3국에 모두가 매실을 즐겨 먹는다는 사실이 매실이 얼마나 좋은 음식인지 증명하는 듯하다.
⊙ 두보(杜甫)의 매우(梅雨)
南京犀浦道(남경서포도) 성도의 서포현 길
四月熟黃梅(사월숙황매) 매화가 노랗게 익어가는 사월
湛湛長江去(담당장강거) 장강은 물 불어 무겁게 흘러가고
冥冥細雨來(명명세우래) 어둑어둑 가랑비 쉬지 않고 내리네
茅茨疏易濕(모자소이습) 띠로 얽은 성근 지붕 쉬 빗물 젖고
雲霧密難開(운무밀난개) 짙게 깔린 구름 안개 걷히지 않네
竟日蛟龍喜(경일교룡희) 하루종일 용들이 어찌 좋아하는지
盤渦與岸迴(반와여안회) 소용돌이 빙글빙글 기슭 따라 도네
매우(梅雨)라는 명칭은 중국에서 전래되었다. 중국에서는 한(漢)나라 때 이미 민간에서 '황매우(黃梅雨)'라는 말을 쓰고 있었고, '하지에 내리는 비를 황매우라고 한다(夏至之雨, 名曰黃梅雨)'는 진대(晉代) 기록과 '梅熟而雨曰梅雨'라는 남조양원제(南朝梁元帝) '찬요(纂要)'의 기록이 있으며, 당송(唐宋) 양대 이래로는 많은 문학작품 속에서 '매우(梅雨)'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절기적으로 이 시기, 즉 장마철이 지나면 중국의 장강(長江) 유역을 비롯하여 한국과 일본, 대만 등에서 모두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 시기에 집안에서 사용하는 각종 기물에 곰팡이가 슬어서 '매실이 익을 때 내리는 비'라는 뜻의 '매우(梅雨)'와 함께 '곰팡이를 슬게 하는 비'라는 뜻의 '매우(霉雨)'와 '미우(黴雨)'를 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위에 저 말들은 모두 중국과 대만, 일본 등지에서만 사용되고 있을 뿐, 같은 한자권역인 우리나라에서는 '장마'라는 우리 고유의 말을 사용하고 있다.
매화마을에 사는 벗이 생기고 나서부터 매화가 들어가는 말에 예사롭지 않게 반응하는 버릇이 생겼는데 매실을 수확할 때라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고 때맞춰 시작된 장마 때문에 은근한 걱정이 생겼다는 내 글에 장마철이 곧 매실철인지라 매실농사를 짓는 이들에게 비는 으레 그러려니 하는 범상한 방문객일 뿐이라는 답글이 달렸다. 도회인의 삶과 사유 속에서는 이미 자취를 감춰버린 여유와 조화가 농부의 그 짧은 글 한 줄 속에 담겨있었다.
▣ 매실이 익어갈 때 장마 온다
장마라고 발음해 보면 저절로 '장'에 강세가 간다. 그래, 길고 지루하다는 뜻일 테지. 그럼 '마'는 뭘까? 장대 혹은 삼대 같은 비가 온다고 마(麻; 삼)일까? 아니었다. '장마'는 우리 고유어였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또는 그 비, 유사어로 구우(久雨), 임우(霖雨)'라고 되어 있다.
장마의 어원은 우리 고유어 '長맣'이다. 중세국어에서는 '오란(오랜) 비(久雨)'로 불렸다. 16세기에 이르러 '댱마', 18세기에는 '쟝마'로 불린 후 지금의 장마가 되었다. 어원적으로 장마는 '긴 비'인데, '마'는 물이나 비와 관련된 말에서 온 것으로 본다.
장마가 내리는 시기는 매실이 익을 때다. 그렇기에 중국과 일본에서는 장마를 '매우(梅雨)'라 쓴다. 읽기로는 각각 '메이유', '바이우'라 한다. 매화는 이른 봄에 꽃을 피우고 장마철이면 노란 열매를 드리운다.
장마를 영어로는 'plum(매화, 매실) rain'이라 부른다. 이는 '매우(梅雨)'와 같은 의미다. 마찬가지로 장마 전선을 영어로는 'meiyu front', 'baiu front'로 쓰는데, 중국과 일본의 발음을 본뜬 것이다.
기상학적으로 장마는 동아시아 몬순(monsoon) 기후에 속하는 현상으로 '장마전선 때문에 내리는 비나 우기'를 말한다. 이 시기의 일기도를 보면 남북으로 오르내리는 장마전선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6월 말에서 7월 말까지 한 달 남짓 동안 연 평균 강우량의 30%인 400~650 mm의 비가 내리는 집중 호우를 겪는다. 몬순(monsoon)은 계절풍, 장마나 장맛비이다. 16세기에 인도양의 4~8월에 부는 무역풍을 부르는 이름에서 왔다. 이 바람이 불면 많은 비가 왔다.
장맛비는 한반도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해양성 온대 기단)과 북쪽의 오오츠크해 고기압(해양성 한대 기단)이 만나기 때문에 생긴다. 두 기단 사이의 온도와 습도 차이로 생긴 기상전선이 장마전선이다.
장마 전선의 '전선(前線; front)'은 기상학에서는 두 기단이 만나 이마를 맞대는 최전방(front)을 뜻한다. 전선이라는 기상 용어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년 전인 1918년 노르웨이의 기상학자인 야콥 비에르크네스(부친인 빌헬름 역시 유명한 기상학자다)가 쓴 이름이다. 비에르크네스는 대규모 공기 집단에 대한 개념을 발전시키면서, 움직이는 공기 집단의 가장자리 끝을 '전선'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당시는 제1차 세계대전의 와중이었고 그와 동료들은 매일같이 전선(戰線; 이질적인 두 세력이 만나는 곳)에서 들려오는 비극적인 뉴스를 접하고 살았다. 그래서 적대적인 두 세력이 충돌하는 곳을 부르던 군사학 용어인 전선을 기상학에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전장(戰場)에서도 그렇지만 기상학적으로도 한랭전선과 온난전선이 맞부딪히는 곳에서 날씨는 매우 폭력적으로 변하므로 치열한 전쟁터나 다름 없다는 의미였을까?
한편 장마에 해당하는 한자어로 霖雨(임우)도 있다. 여기서 '임'은 오랜 비란 뜻이다. 그 외에 음우(陰雨) 혹은 음우(淫雨)가 있는데 장마의 '눅눅함'을 떠올리게 한다.
임우(霖雨)에서 霖은 雨+林이 합하여 만들어진 글자다. 우림(雨林)이다. '우림'은 영어로는 rainforest로 번역한다. 우림은 말 그대로 '비가 많이 내리는 숲'이므로 우림(雨林)은 모두 다우림(多雨林)이다. 일년에 대략 1,750~2,000mm 정도의 비가 내리는 지역에 생긴 울창한 숲을 우림이라 부를 만하다.
우림은 열대 우림과 온대 우림이 있고, 한반도의 울창한 숲은 한대 우림에 속한다. 열대 우림의 대표는 아마존, 남아시아, 아프리카의 밀림이다. 밀림(密林)은 이름 그대로 빽빽한 숲인데, 영어로는 정글(jungle)이다. 정글의 어원은 산스크리트 어의 '장글라(Jangla)'로 '버려진 땅, 황무지'란 뜻이다.
제주도에는 화산지형이 만들어낸 '곶자왈'이라 불리는 원시림이 있다. 제주어로 '곶'은 숲, '자왈'은 자갈로, '돌바위과 널린 땅에 있는 숲'이란 뜻이 된다. 당연히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버려진 땅이었다. 다시 말하면 산스크리어의 '장글라'인 셈이다.
하지만 곶자왈은 식물에게는 아주 특별한 땅으로 열대 식물과 한대 식물이 만나는 전선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두 식물군의 사생결단 충돌은 없다. 승자독식의 폭력도 없다. 다만 각자에게 우호적인 환경의 최극단에서 서로 공존하며 ‘자왈’뿐인 척박한 땅에서 울창한 숲을 이루었다. 이런 식생대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다.
그런데 최근 이곳에도 전선이 생겼다. 인간 대 자연이란 전선이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이 곳에 공존을 버리고 폭력이 난무하는 '전선(戰線)'이 생겼고, 전세는 개발 측으로 기울었다. 야금야금 허물어져 가는 제주 곶자왈은 이 섬이 세상에 나온지 180만년 만에 처음으로 인간의 무자비한 폭력 앞에 무너지고 있다.
곶자왈의 교훈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의 상호 공존이다. 그러나 개발 지상주의자들의 폭력은 곶자왈을 파헤치고 뒤엎어 자갈과 시멘트를 쏟아 붓는 폭력이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 후세는 울창한 곶자왈을 전설로만 기억하게 될 것이다.
▣ 푸른 보약 매실 더 건강하게 먹는 법
추위를 이겨내고 가장 먼저 꽃망울을 틔우는 매화, 봄을 여는 꽃이다. 이 매화나무의 열매가 바로 매실이다. 동의보감에는 '매실이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하고 근육과 맥박이 활기를 띠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푸른 보약으로 불리는 매실, 어떻게 먹는 게 좋을까? 매실은 말리는 방법에 따라 폴리페놀과 구연산 함량 달라져 매실은 수확 시기와 가공법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는데, 최근에는 매실을 말리는 방법에 따라 폴리페놀과 구연산의 양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폴리페놀은 노화를 방지하고 구연산은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데 효과적인데, 빛 전체를 차단하고 말린 매실이 폴리페놀과 구연산 함량 높아 빛 전체를 차단한 상태에서 말린 매실은 햇빛을 받으면서 말린 매실에 비해 붉은 색은 옅어지지만 가시광선을 받지 않아 폴리페놀과 구연산 함량이 더 높았다.
매실청에 설탕을 많이 넣으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워 매실은 청, 식초, 잼, 장아찌 등으로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매실청은 가정에서 많이 해 먹는다. 보통 매실과 설탕을 1:1의 비율로 섞어 담근다. 상하지 않게 하려고 설탕을 더 넣는 경우도 있는데, 당 함량이 너무 높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때문에 설탕을 덜 넣는 대신 당의 체내 흡수가 적은 올리고당을 섞어 담그는 게 좋다.
플라스틱 용기는 프탈레이트 과다 생성 위험 또한 매실청을 플라스틱 용기에 담글 경우 환경호르몬 추정 물질인 프탈레이트가 과다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유리병에 담그는 게 좋다. 건강을 위해 매실 많이 드시는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보약 같은 매실, 더 알맞은 방법으로 드시길 바란다.
너무나 잘못 알려진 매실에 대한 상식
1. 좋은 매실 구입 시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매실은 늦게 담을수록 좋습니다. 매실은 하지(夏至) 전후(前後)가 최적기로, 이 시기 매실은 가장 맛있게 잘 여문 상태가 됩니다. 보통 5월말 6월초에 매실을 서둘러서 담는데 씨가 단단하게 여물지 않은 풋매실입니다. 풋매실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청산배당체가 있어 오래둘수록 쓴맛이 우러 나와 맛이 없어지므로 3개월만에 건져야 한다는 말이 나온 것 입니다. 매실은 익어가면서 이러한 물질은 없어지고 과육이 통통해지고 향기로워지며 구연산 함유량이 무려 14배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6월초에 흔히들 말하는 청매실로 하신분과 하지 이후, 즉 6월21일 이후 하신분과 향과 과즙양을 비교하여 보십시요.
2. 매실은 장마가 오기 전에 담아야 한다.
결론은 절대 아닙니다. 매실은 친수성(親水性) 식물입니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매실이 비로소 잘익어 향기로워지고 씨가 단단하게 잘익은 매실이 됩니다. 장마가 시작되면 매실이 물러지거나 싱거워진다는 말은 잘 못 알려진 상식입니다. 장마 끝나고 비로소 수확을 시작하는 것이 진짜 좋은 매실입니다.
3. 매실을 담기전에 꼭지를 따야 한다.
이 부분에 조금은 씁쓸합니다. 이건 정말로 아닙니다. 잘익은 매실은 꼭지를 파내지 않아도 됩니다. 풋매실를 판매하고 아미그달린이라는 유해성분이 우러 나오기전 빠른 과즙을 빼내기 위해 꼭지를 따야 한다고 선전하는 일부 사람들의 잘못된 선전입니다. 과즙이 꼭지가 아닌 과피에서 오랜 시간을 두고 점차적으로 배어 나와야 항과 구연산이 풍부하고 맛있는데 맛이 없는 것을 꼭지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힘들게 매실 꼭지를 파내는 작업을 하신다는 말씀을 들으면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잘익은 매실은 매실꼭지가 잘 떨어집니다. 매실 스스로가 더 이상 나무에 강하게 매달려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지요. 꼭지가 붙어 있는 것도 흐르는 물에 두세번 살짝 헹구면 쉽게 떨어집니다. 또한 음용시 채로 걸러 주기만 해도 됩니다.
4. 매실을 씻어서 물기를 바짝 말려야 한다.
매실에 살짝 물기가 있어야 합니다. 매실을 설탕에 굴려서 설탕이 붙을 정도여야 합니다. 매실에게 설탕이 붙어야 쉽게 원액이 나오고 가라앉는 설탕의 양이 적습니다. 그리고 매실과 설탕 비율이 1:1이라 하는데 매실 10kg에 설탕 9kg이 좋습니다. 이 역시 이른 매실로 가공시 풋내를 잡고 단맛을 강하게 하기 위해 나온 잘못된 선전입니다.
5. 100일후에 과를 건져야 한다.
진짜 너무도 많이들 잘못 알고 있는 정보입니다. 제철에(하지 후)에 수확한 매실은 끝까지 두고 드셔도 무방 더 이롭습니다.
6. 담금할 때 황이나 흙설탕이 좋다.
보통 발효액 담금할 때 황이나 흙설탕이 좋다고 사용하는데 원당인 백설탕이 더 좋습니다. 인공 쵸코를 조금 입힌놈이 황설탕이고 많이 입힌놈이 흙설탕으로 값만 비싸고 당도도 덜나오고 잘못 알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흰설탕은 조금 덜 넣어도 되고 싸고 오히려 건강에 좋습니다.
매실과 복숭아도 너무 덜 익은놈은 독성이 있어 매실도 누렇게 익은놈은 효과도 좋고 1년 이상 그냥 건지지 않아도 상관없는데청매실 100일만에 건지라는 것은 독성 때문입니다.
▣ 몸을 깨끗하게, 정신을 총명하게 해주는 매실
매화는 군자(君子)의 꽃이다. 추위와 눈보라 속에서 피어나 제일 먼저 봄을 알린다. 그 풍모가 고고하고 향기는 청아하며 눈서리를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지조 높은 선비와 같은 기상이 있어 우리 조상들은 특별히 매화를 사랑했다.
옛 선비들이나 시인묵객들은 매화가 탈속(脫俗)한 성품을 지니게 하는 데 제일 좋은 꽃으로 여겼다. '매란국죽(梅蘭菊竹)'을 사군자라 하여 덕망이 높은 군자(君子)에 견주기도 했고, 송죽매(松竹梅)를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하여 엄동설한(嚴冬雪寒)을 견디어 이겨내는 강인함을 예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매화를 아무리 예찬한들 꽃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감각적인 즐거움일 뿐이다. 진짜 실속은 꽃이 아니라 그 열매인 매실에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꽃의 아름다움과 향기만을 상찬할 것이 아니라 그 열매에서 실제 몸에 유익한 것을 얻어야 할 것이다. 매실은 매우 훌륭한 약이고 음식이다. 매실을 잘 활용하면 갖가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 안 익은 매실에 독이 있다
매실에 대해서 잘못 알려져 있는 것이 많다. 먼저 수확 시기다. 매실이 익지 않고 시퍼런 것을 따서 쓰는데 이것은 옳지 않다. 안 익은 매실에는 독이 있다. 시퍼런 매실은 어떤 벌레도 먹지 않는다. 벌레가 먹으면 죽기 때문이다.
시퍼렇게 익지 않은 매실은 이가 저릴 정도로 시고 바늘처럼 날카롭게 찌르는 맛이 있어서 아무도 먹을 수 없지만 잘 익은 매실은 신맛이 부드러워져서 누구든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매실이 완전히 익으면 독이 없어지므로 벌레들이 순식간에 다 먹어버린다. 열매가 붉게 익는 품종은 절반 이상 익었을 때 따야 하고 노랗게 익는 품종도 절반 이상 빛깔이 노랗게 바뀌었을 때 따야 한다.
본디 우리나라에는 '옥매(玉梅)'라 부르는 토종 매실이 있었다. 흔히 보는 개량종 청매에 견주어 굵기가 절반 이하이고, 익으면 붉은색이 섞인 황색을 띠는데, 붉은 반점이 있어 홍매(紅梅)라고도 한다. 개량종 청매는 완전히 익었을 때 황금색이 나긴 하지만 붉게 되지 않는다. 재래종 옥매는 맛과 향기가 뛰어나지만 열매가 도토리만 하여 생산량이 적어 타산이 맞지 않아 재배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옛 기록에도 안 익은 매실을 먹으면 죽는다고 했다. 안 익은 매실에는 청산이 들어 있다. 청산은 아주 훌륭한 살충제이고 살균제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입매(入梅)라고 하여 6월 중순인 망종(芒種)을 지나서 임일(壬日) 전에 매실을 먹으면 죽는다고 하여 이를 엄하게 경계했다.
다른 하나는 씨에 대한 것이다. 매실 씨에는 독이 많다. 매실 씨나 살구 씨를 먹는 동물이나 벌레는 없다. 씨앗과 새싹에 독이 있기 때문이다. 매실과 비슷한 종류의 모든 씨앗에도 독이 있다. 은행에도 청산배당체 성분이 많다. 매실 씨에도 청산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것은 발암물질이다.
우리 조상들은 매실 씨를 농약이나 살충제로 썼다. 딱딱한 매실 씨를 망치로 깨트려서 안에 들어 있는 물렁물렁한 핵을 따뜻한 물에 풀어서 재래식 화장실에 넣으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으며, 도랑에 풀면 개구리나 맹꽁이, 장구벌레 같은 것들이 다 죽는다.
매실을 달이거나 여러 가지 것들을 만들 때 씨앗에 있는 독이 빠져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 또 술에 담가 우려내어 매실주를 만들 때 씨를 빼고 넣어야 한다. 알코올과 청산이 섞이면 가장 무서운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화학 소주에 매실을 담가 우려내어 먹는 것은 아주 잘못된 관습이다.
요즈음 유행하는 가장 나쁜 악습은 매실을 설탕에 절이는 것이다. 시퍼렇게 익지 않은 매실을 따서 설탕과 1:1 비율로 항아리에 넣어 두면 매실즙이 빠져나와서 발효되어 좋은 약이 된다고 하는데 설탕이 방부제 역할을 할 수는 있겠지만 발효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덜 익은 매실에서 빠져나온 독과 지나치게 많은 설탕이 독이 될 뿐이다.
또 매실과 설탕을 반씩 넣고 달여서 매실고를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이것도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려면 제일 먼저 단맛을 경계해야 한다. 설탕은 정신과 몸을 다 같이 썩게 한다. 본래 우리 조상들은 매실을 소금으로 절였지 설탕으로 절이지 않았다.
매실은 6월 중순이 지나서 절반 넘게 노랗게 익은 것을 수확해야 한다. 매실은 가지가 찢어질 만큼 풍성하게 많이 달리므로 우리 조상들은 매실 풍년이 들면 자손이 번성하고 집안이 번창해진다고 믿었다.
매실의 맛은 몹시 시고 향기는 청량하다. 매실을 보기만 해도 누구든지 입 안에 침이 고인다. 매실의 향기는 풍성하지만 맛은 좋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음식보다는 약에 가깝다. 음식과 약은 원래 같은 것인데 맛은 좋지만 기운이 약한 것을 일러서 음식이라고 하고, 기운은 좋지만 맛이 좋지 않은 것을 일러서 약이라고 하는 것이다.
○ 매실은 가장 훌륭한 해독제
매실은 적어도 3,000년 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약과 음식으로 귀중하게 써 왔다. 열을 내리고, 소화를 도우며, 독을 풀고, 간 기능을 좋게 하는 효능도 뛰어나다.
먼저 매실은 해독제로 아주 좋다. 술을 마시고 나서 숙취를 없애고 술독을 푸는 데에도 아주 좋고 음식을 잘못 먹어서 중독된 것이나 배탈이나 설사가 난 것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탁월하다.
매실은 식중독에 효과가 탁월하다. 식중독으로 인해 피부에 두드러기가 돋아날 때 매실즙 한 숟가락을 따뜻한 물 한 잔에 타서 마시면 하나에서 열까지 세기 전에 두드러기가 가라앉는다. 증상이 좀 심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서른까지 세기 전에 두드러기가 없어진다.
매실은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장을 튼튼하게 하여 변통을 좋게 해서 변비에도 도움이 된다. 몸이 찌뿌드드하거나, 관절염 등으로 고생할 때, 만성피로에 시달릴 때에도 매실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매실은 몸속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고 체질을 알칼리성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오랫동안 먹으면 정신이 총명하고 살결이 고와진다.
매실에는 굵은 씨가 가운데 하나 박혀 있다. 굵은 씨가 과육 가운데 한 개씩 박혀 있는 열매는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는데 매실이 대표적인 과실이다. 매실을 먹으면 마음이 침착하고 차분해진다. 매실은 몸을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마음을 안정시키는 작용도 뛰어나다. 매실은 아주 좋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갖가지 유기산과 무기질이 면역력을 증강시켜 준다.
매실은 '오매(烏梅)'로 만들어 차로 마시거나, 소금에 절여 장아찌를 만들어 먹었다. 매실을 짚불에 여러 번 그을려 말린 것을 오매라 하는데 옛날부터 약으로 많이 썼다. 일본에서는 소금에 절인 매실장아찌를 우매보시라고 하여 우리나라의 김치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며 끼니마다 거르지 않고 먹는다.
옛날에는 매실을 겨울까지 보관해 두고 먹을 수 없었으므로 오매로 만들어서 보관했다. 매실이 완전히 익으면 곯아서 뭉개져 버리므로 약간 덜 익은 매실을 짚불에 여러 번 그을려서 말린 것이 오매다. 매실은 반드시 짚불로 그을려 말려야 한다.
왕겻불로 그을려 말린 오매는 독이 있어서 먹으면 두통이 생긴다. 왕겨에는 기름이 많을 뿐 아니라 독이 있으므로 그 독이 매실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볏짚 불에 매실을 여러 번 그을리면 겉은 까맣게 되어 익고 속은 덜 익은 채로 쪼글쪼글하게 말라붙는다.
매실의 과육을 강판에 갈아서 햇볕에 여러 날 내다말려서 까만 고약처럼 된 것을 매실고라고 하는데 옛사람들은 약이나 음식으로 귀하게 썼다. 그러나 매실을 하나하나 강판에 갈아서 만들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매실고는 식중독, 위장병, 구강염, 기관지염 같은 염증에 효과가 좋고, 상처가 난 곳에도 바르면 잘 낫는다.
매실을 달여서 매실즙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다. 매실을 달일 때에는 물을 붓지 말고 은근한 불로 30분쯤만 달여야 한다. 너무 오래 달이면 씨앗에 있는 독이 밖으로 빠져 나오기 때문이다. 달이기 전에 잘 살펴서 씨가 한 개라도 깨진 것이나 터진 것이 있으면 골라내서 버려야 한다.
물을 전혀 붓지 말고 달여서 깨끗한 천으로 거르면 맑은 즙만 빠져나온다. 절대로 분쇄기로 분쇄하거나 압착기로 눌러 즙을 짜내면 안 된다. 씨앗에 들어 있는 독이 스며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매실 농사를 짓는 집마다 분쇄기와 압착기 같은 것들이 있어서 씨까지 모두 분쇄해 즙을 짜고 거기에 설탕을 넣어서 졸이는데 이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매실을 달여서 통째로 압착해 즙을 짠 뒤 농축해 고로 만들면 매실 과육만을 달여 우려낸 것보다 양이 세 곱절은 더 많이 나온다. 이 중에 절반은 씨에서 나온 것이므로 독이 없을 수 없다. 증탕한 매실즙을 은근한 불로 오래 고아서 진득하니 고약색깔이 나는 매실고(梅實膏)로 만들어 오랫동안 두고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즈음 익지 않은 시퍼런 매실을 설탕으로 절여서 먹거나 설탕을 절반쯤 넣고 불로 달여서 농축해 고로 만들어 먹는 것이 유행인데 이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익지 않은 매실에는 독이 있고 설탕은 몸속에 들어가면 뼈를 삭게 하고 염증을 일으킨다.
○ 눈을 밝게 하고 간을 튼튼하게 한다
매실장아찌는 잘 익은 매실을 소금으로 절여서 만든다. 항아리에 매실 1kg 정도에 천일염을 150g 정도 비율로 넣어 절이면 3~4일 뒤에 매실이 쪼글쪼글하게 된다. 이때 매실이 떠오르지 않도록 돌로 눌러놓고 항아리 뚜껑을 닫고 그늘에 보관한다.
장마가 끝난 뒤 소서(小暑)가 지나면 건조하고 청명한 날을 골라 매실만 건져 햇빛에 내어 하루 종일 말리고, 이것을 다시 항아리에 있는 매실이 우러난 물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 말리기를 세 번 반복하면 매실장아찌가 완성된다. 한여름 햇볕을 쪼인 매실장아찌는 피로를 풀고 간을 튼튼하게 하는 데 최상의 약음식이다.
매실은 설탕과 반대되는 작용을 한다. 설탕을 먹으면 몸에 염증이 생긴다. 혈액에 당분이 쌓여 당뇨병이 오고 한 번 염증이 생기면 낫지 않는다. 몸 안에 쌓인 당분을 중화할 수 있는 것이 매실과 소금이다. 즉, 설탕의 반대 역할을 하는 것이 매실과 소금이다. 상처가 난 곳에 매실고나 소금을 바르면 통증이 멎고 염증이 낫는다. 설탕을 바르면 반대로 불에 달군 젓가락으로 지지는 것처럼 통증이 더 심해진다.
매실은 간 기능이 떨어진 데에도 효과가 좋다. 신맛 성분이 간 기능을 좋게 한다. 근육통, 위무력증, 허리가 시큰거리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 입이 쓰면 신 것을 먹어야 한다. 눈이 시큰거리면 신 것을 먹어야 하고 허리가 시큰거릴 때에도 역시 신 것을 먹어야 낫는다.
매실은 눈이 시큰거리거나 눈이 어두운 것을 치료한다. 시력이 나빠서 안경을 쓰는 사람도 매실고를 오래 먹으면 차츰 눈이 밝아져서 안경을 벗을 수 있다. 매실은 눈물이 아무 때나 흐르는 증상이나 눈이 시큰거리는 증상, 눈이 부시는 증상 등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뛰어나다.
매실은 열매가 푸르고 맛은 시다. 푸른 것은 동방(東方) 목(木)이고 목은 간(肝)이고 신맛은 간에 들어가서 작용한다. 매실은 신맛 중에 임금이다. 그러므로 매실은 간담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아주 좋은 약이 된다. 간이 나쁘면 눈이 어두워진다. 매실은 눈을 밝게 하는 데 아주 좋다.
매실의 신맛과 식초의 신맛이 비슷하므로 매실 대신 식초를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식초는 곡식이나 과일 등의 당분을 발효시켜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매실보다 약효가 훨씬 약하다. 살구와 자두는 매실보다 신맛이 10분의 1밖에 되지 않으므로 효과 역시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팔과 다리, 허리, 팔목, 눈 같은 데가 시큰거리는 증상에도 신맛이 나는 음식이나 약을 먹어야 한다. 신맛은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하여 시큰거리는 것을 낫게 한다.
○ 유산을 막고 근육을 튼튼하게 한다
매실은 습관성 유산을 막는 데에도 효과가 아주 좋다. 여성의 자궁 근육은 가장 튼튼한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자궁근육의 수축력이 약해지면 자궁 문이 쉽게 열려서 유산이 되는 것이다. 매실의 신맛이 근육을 질기고 탄력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습관성 유산이 낫는다. 매실 농축액 1kg쯤을 먹으면 몇 번씩 유산을 한 사람이라도 더 이상 유산하지 않는다. 축 늘어진 자궁 근육을 강인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매실은 염증을 치료하는 작용이 뛰어나서 위장이 헐어서 허물어진 것과 살이 썩어가는 것을 치유한다. 그러나 몸이 산성화된 사람은 신맛이 강한 것을 잘 먹지 못하므로 처음에는 아주 조금씩 먹다가 차츰 늘려 나가야 한다. 매실을 농축액을 1년쯤 두면 신맛이 조금 줄어든다. 매실 농축액은 오래된 것일수록 신맛이 부드러워지고 약효는 더 좋아진다. 식초와 마찬가지로 묵은 것일수록 맛과 향기가 좋고 약효도 높다.
매실은 당뇨병에도 효험이 좋다. 당분을 매실의 신맛이 중화하기 때문이다. 오미자의 신맛과 매실의 신맛이 서로 닮았다. 모과도 신맛이 강한데 떫은맛이 나는 타닌 성분이 많으므로 혈우병 치료에 좋다. 그리고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만성 질병에도 효과가 크다. 그러나 모과는 한기(寒氣)가 있으므로 조심해서 써야 한다.
매실은 갈증을 없애는 데 제일 좋은 약이다. '세설신어(世說新語)'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조조가 군사들을 거느리고 전쟁에 나갔을 때 길을 잃어 병사들이 몹시 지쳐 있었다. 군졸들이 갈증을 못 이겨 더 이상 행군할 수 없게 되자 조조는 큰 소리로 "저 산을 넘으면 큰 매화나무 밭이 있다. 빨리 가서 매실을 따 먹어라"고 외쳤다. 그 말을 들은 병사들이 매실을 먹을 것을 생각하니 입 안에 침이 가득 고여서 갈증을 견딜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일러서 '망매지갈(望梅止渴)' 또는 '매림지갈(梅林止渴)'이라 한다.
매실은 씨앗이 크고 튼튼하므로 신장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여 자식을 잘 낳게 한다. 옛날에는 자식을 못 두는 이나 딸만 낳는 집안에서 매실을 오래 먹었다. 매실은 훌륭한 알칼리성 식품이므로 오래 먹으면 체질을 바꿀 수 있다. 체질이 산성이 되면 Y염색체를 지닌 정자는 죽고 X염색체를 가진 정자만 남으므로 딸을 낳기 쉽다.
매실은 몸을 유연하게 한다. 옛날 곡마단에서 재주를 부리는 아이들한테 늘 오매차를 끓여 주었다고 한다. 곡예사들이 매실을 먹지 않으면 근육이 굳어 재주를 부리다가 실수하거나 낙상해서 다치기 쉽다.
매실의 신맛은 간 기능을 좋게 한다. 간이 튼튼해지면 쉽게 피로하지 않고 기운이 난다. 간이 나빠지면 눈이 나빠지고 기억력도 나빠지며 귀도 어두워진다.
매실은 사람을 총명(聰明)하게 하는 약이고 음식이다. 귀밝을 총(聰)에 눈 밝을 명(明) 자를 합쳐서 총명이라고 쓴다. 눈과 귀가 밝으면 총명한 사람이 된다. 매실은 총명하지 못한 사람을 총명하게 하는 데 으뜸으로 꼽을 만한 약음식이다.
▶️ 黃(누를 황)은 ❶형성문자로 黄(황)의 본자(本字)이다. 田(전)과 음(音)을 나타내는 光(광; 빛)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땅에 빛이 비치다, 흙의 색깔, 노랑으로 되었다고 일컬어지나 글자 전체가 화전(火箭)의 모양, 불의 색깔, 노랑으로 되었다고도 한다. 중국 고대(古代)의 오행사상(五行思想)에서는 색깔 중에서 黃을 제일 소중히 여겨 하늘은 玄(현; 검정), 땅은 노랑. 천자(天子)는 黃帝(황제) 때 비롯되었다고 한다. ❷상형문자로 黃자는 '누렇다'나 '노래지다', '황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黃자는 패옥(佩玉)이라고 하는 둥근 장신구를 허리에 두른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黃자의 본래 의미는 '패옥'이었다. 그러나 후에 황금색의 패옥이라는 뜻이 확대되면서 '누렇다'나 '노래지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또 황금색은 황제의 색이기도 하여 '황제'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래서 黃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황제'나 '누렇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黃자가 다른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여기에 玉(옥 옥)자를 더한 璜(서옥 황)자가 '패옥'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黃(황)은 (1)황색(黃色) (2)유황(硫黃) (3)우황(牛黃), 구보(狗寶) 따위가 동물에 들어 있을 때의 한약(韓藥)을 이룸 (4)보리나 밀의 줄기에 누렇게 내리는 병적(病的)인 가루 (5)인삼(人蔘)의 거죽에 누렇게 낀 병적(病的)인 흠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누렇다 ②노래지다 ③앓다 ④누런빛 ⑤황금(黃金) ⑥늙은이 ⑦어린아이, 유아(幼兒) ⑧황제(皇帝) ⑨열병(熱病) ⑩병들고 지친 모양 ⑪공골말(털빛이 누런 말) ⑫곡식(穀食), 곡류(穀類) ⑬나라의 이름 ⑭황마(黃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노란 빛깔의 모래를 황사(黃沙), 금을 누른빛을 띤다는 뜻에서 다른 금속과 구별하여 쓰는 말 또는 돈이나 재물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황금(黃金), 중국 동부 해안과 한반도 사이에 있는 바다를 황해(黃海), 누른 갈색이 나는 흙을 황토(黃土), 누른 빛을 황색(黃色), 해가 져서 어둑어둑할 무렵을 황혼(黃昏), 꽃이 노란 국화를 황국(黃菊), 누른 빛깔의 종이를 황지(黃紙), 족제비의 꼬리털을 황모(黃毛), 구리에 아연을 섞어서 만든 쇠붙이를 황동(黃銅), 저승으로 사람이 죽은 뒤에 그 혼이 가서 산다고 하는 세상을 황로(黃壚), 누른 빛깔의 얼룩 무늬 또는 얼룩점을 황반(黃斑), 누른 빛깔의 소를 황우(黃牛), 털빛이 누른 개를 황구(黃狗), 어찌할 겨를이 없이 매우 급함을 창황(蒼黃), 달걀 노른자를 난황(卵黃), 붉은색을 띤 노랑으로 빨강과 노랑의 중간색을 주황(朱黃), 저녁 때를 훈황(曛黃), 성냥의 옛말을 당황(唐黃), 메조죽을 쑤는 짧은 동안이라는 뜻으로 부귀와 공명의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황량일취(黃粱一炊), 덧없는 꿈이나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를 이르는 말을 황량지몽(黃粱之夢), 죽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을 황양지객(黃壤之客), 부리가 누런 색 새끼같이 아직은 어려서 입에서 젖비린내가 난다는 뜻으로 남을 어리고 하잘 것 없다고 비웃어 이르는 말을 황구유취(黃口乳臭), 새 새끼의 주둥이가 노랗다는 뜻에서 어린아이를 일컫는 말을 황구소아(黃口小兒), 돈만 있으면 무엇이나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을 황금만능(黃金萬能), 하늘은 위에 있어 그 빛이 검고 땅은 아래 있어서 그 빛이 누름을 일컫는 말을 천지현황(天地玄黃), 초목의 잎이 누렇게 물들어 떨어진다는 뜻으로 가을철을 이르는 말을 초목황락(草木黃落) 등에 쓰인다.
▶️ 梅(매화 매)는 ❶형성문자로 坆(매)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每(매)로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梅자는 '매화나무'를 뜻하는 글자이다. 梅자는 木(나무 목)자와 每(매양 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每자는 '늘'이나 '마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 하고 있다. 매화나무는 본래 某(아무 모)자가 먼저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아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자 梅자가 매화나무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梅자는 매화나무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지만 예로부터 매화를 인내나 기품, 품격의 상징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조선 시대에는 사군자(四君子)를 매란국죽(梅蘭菊竹)이라고 했다. 그래서 梅(매)는 성(姓)의 하나, ①매화(梅花)나무, 매실(梅實)나무(장미과의 낙엽 소교목) ②매우(梅雨: 매실나무 열매가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 장마) ③신맛 ④장마(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⑤어둡다, 희미(稀微)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매화나무의 열매를 매실(梅實), 매화를 치는 일 또는 그림을 매화(梅畫), 매화와 난초를 매란(梅蘭), 매화와 복숭아꽃을 매도(梅桃), 매화와 대나무를 매죽(梅竹), 매화나무의 숲을 매림(梅林),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으로 봄소식을 일컬음을 매신(梅信), 매화를 키우는 온실을 매실(梅室), 매화꽃의 향기를 매향(梅香), 익어서 누렇게 된 매화나무의 열매를 황매(黃梅), 푸른 빛깔의 매화나무 열매를 청매(靑梅), 껍질을 벗기고 짚불 연기에 그슬리어 말린 매화나무의 열매를 오매(烏梅), 매화나무 열매를 익어서 떨어질 무렵에 소금에 절인 것을 염매(鹽梅), 매화 핀 경치를 찾아 구경함을 탐매(探梅), 겨울에 피는 매화를 한매(寒梅), 봄에 피는 매화를 춘매(春梅), 먹으로 그린 매화를 묵매(墨梅),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을 자식으로 삼는다는 뜻으로 선비의 풍류 생활을 두고 이르는 말을 매처학자(梅妻鶴子), 매화와 난초와 국화와 대나무 즉 사군자를 일컫는 말을 매란국죽(梅蘭菊竹), 매화나무는 심은 뒤 12년 만에 열매가 맺는다는 말을 매자십이(梅子十二), 매실은 시기 때문에 이야기만 나와도 침이 돌아 해갈이 된다는 뜻으로 매실의 맛이 아주 심 또는 공상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음을 이르는 말을 매림지갈(梅林止渴), 같은 뜻으로 망매해갈(望梅解渴), 망매지갈(望梅止渴) 등에 쓰인다.
▶️ 時(때 시)는 ❶형성문자로 峕(시), 时(시)는 통자(通字), 时(시)는 간자(簡字), 旹(시)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寺(시)로 이루어졌다. 태양(日)이 일정한 규칙에 의해 돌아간다는 뜻이 합(合)하여 '때'를 뜻한다. 나중에 날 일(日; 해)部와 寺(시)는 之(지)로부터 생긴 글자이고 음(音)도 뜻도 거의 같으며 일이 진행됨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時자는 '때'나 '기한'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時자는 日(해 일)자와 寺(절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日자와 止(그칠 지)자만이 결합해 있었다. 이것은 '시간이 흘러간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후에 소전에서는 寺자가 발음역할을 하게 되면서 지금의 時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時자는 '때'나 '시간'과 관련된 글자이기 때문에 때로는 '기회'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時(시)는 (1)시간의 단위로 곧 하루의 1/24. (2)시각을 나타내는 단위로 하루를 24시로 나눔. (3)1주야(晝夜)의 구분으로 지금은 자정(子正)으로부터 오정(午正)까지를 오전(午前), 그 다음부터 자정까지를 오후(午後)라 하며, 그것을 각각 12등분함. 옛날에는 현재의 24시간을 12지(支)에 따라 12등분 하였으며 자시(子時)에서 시작되어 축시(丑時), 인시(寅時), 묘시(卯時) 등으로 불렀음. (4)사람이 난 시각으로 자시(子時), 인시(寅時) 등으로 일컬음. (5)일정한 일이나 현상이 일어나는 시간. 등등의 뜻으로 ①때 ②철, 계절(季節) ③기한(期限) ④세대(世代), 시대(時代) ⑤기회(機會) ⑥시세(時勢) ⑦당시(當時), 그때 ⑧때마다, 늘 ⑨때를 맞추다 ⑩엿보다, 기회(機會)를 노리다 ⑪좋다 ⑫훌륭하다 ⑬관장(管掌)하다, 주관(主管)하다 ⑭쉬다, 휴식(休息)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약할 기(期)이다. 용례로는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를 시간(時間), 역사적으로 구분한 어떤 기간을 시대(時代), 어떤 일이나 현상이 진행되는 때를 시기(時期), 때가 절박하여 바쁨을 시급(時急), 시간의 흐름 위의 어떤 한 점을 시점(時點), 사람의 한평생을 나눈 한 동안을 시절(時節), 기한이 정해진 시각을 시한(時限), 시간의 어느 한 시점을 시각(時刻), 시간을 재거나 가리키는 기계를 시계(時計), 어느 일정한 때의 어떤 물건의 시장 가격을 시세(時勢), 그 당시에 일어난 일을 시사(時事), 당면한 국내 및 국제적 정세를 시국(時局), 일이 생긴 그때를 당시(當時), 때때로나 그때그때를 수시(隨時), 같은 때나 같은 시간이나 같은 시기나 시대를 동시(同時), 잠시간의 준말로 오래지 않은 동안을 잠시(暫時), 본래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어떤 일에 당하여 정한 때를 임시(臨時), 그 자리에서나 금방이나 바로 그때나 당장에를 즉시(卽時), 날짜와 시간을 일시(日時), 전쟁이 벌어진 때를 전시(戰時), 임시가 아닌 관례대로의 보통 때를 상시(常時), 나라가 태평하고 곡식이 잘 됨을 이르는 말을 시화연풍(時和年豐), 오히려 때가 이르다는 뜻으로 아직 때가 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시기상조(時機尙早), 자꾸 자꾸 시간 가는 대로를 일컫는 말을 시시각각(時時刻刻),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하므로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말 또는 좋은 시기를 잃어버려 서는 안 된다는 말을 시불가실(時不可失),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부재래(時不再來), 세월이 흐르면 그 사물도 변한다는 말을 시이사변(時移事變), 좋을 때를 만난 기뻐 감탄하는 소리를 일컫는 말을 시재시재(時哉時哉), 철 맞추어 내리는 비로 초목이 자란다는 뜻으로 임금의 은혜가 두루 천하에 미침을 이르는 말을 시우지화(時雨之化), 세월이 흐르면 그 사물도 변함을 일컫는 말을 시이사왕(時移事往), 세월이 흐르면 풍속도 저절로 바뀜을 일컫는 말을 시이속역(時移俗易), 병세가 매우 위급하게 된 상태 또는 마음이 잘 변함을 일컫는 말을 시각대변(時刻待變), 때가 지남에 따라 근기도 성숙되어 교화를 받기에 알맞게 된 상태를 일컫는 말을 시기순숙(時機純熟), 시급한 일을 일컫는 말을 시급지사(時急之事), 때가 되어 운이 돌아옴을 일컫는 말을 시래운도(時來運到),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부재래(時不再來), 어떤 일에 알맞은 때가 닥쳐옴을 일컫는 말을 시각도래(時刻到來), 어떤 시대의 사회가 이상이나 목적 등을 상실하여 저미하고 있는 상태에 있는 일을 일컫는 말을 시대폐색(時代閉塞), 세상을 화평하게 다스리는 정치를 일컫는 말을 시옹지정(時雍之政),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천 년에 한때라는 뜻으로 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아주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세일시(千歲一時), 아주 완고하여 시대를 따르려는 변통성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부달시의(不達時宜), 배우고 때로 익힌다는 뜻으로 배운 것을 항상 복습하고 연습하면 그 참 뜻을 알게 됨을 이르는 말을 학이시습(學而時習), 가뭄에 콩 나듯 한다라는 뜻으로 일이나 물건이 드문드문 나타난다는 말을 한시태출(旱時太出), 좋은 때를 얻으면 태만함이 없이 근면하여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을 득시무태(得時無怠), 갑자기 생긴 일을 우선 임시로 둘러 맞춰서 처리함을 일컫는 말을 임시변통(臨時變通), 해가 돋는 때부터 지는 때까지의 시간을 일컫는 말을 가조시간(可照時間) 등에 쓰인다.
▶️ 節(마디 절)은 ❶형성문자로 莭(절)의 본자(本字), 节(절)은 간자(簡字), 㔾(절)은 고자(古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卽(즉; 먹을 것을 많이 담은 그릇 앞에 사람이 무릎 꿇고 있음, 절)과 대나무(竹)의 마디를 나타내는 글자를 합(合)하여 마디를 뜻한다. 병부절(卩=㔾;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部는 사람이 무릎꿇고 있는 모양으로, 나중에 대나무 패를 둘로 나누어 약속의 증거로 한 것을 절(卩=㔾;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이라 하여, 竹(죽)과 병부절(卩=㔾)部를 합(合)한 자형(字形)은 약속에 쓰는 대나무 패를 뜻하는 셈이지만, 자형(字形)을 갖추기 위하여 병부절(卩=㔾)部에서 나중에 생긴 글자인 卽(즉)을 빌어 節(절)이라 쓴다. 대나무 패는 대나무의 한 마디를 잘라 만들므로 대나무의 마디도 節(절)이라 하고 나중에 마디나 물건의 매듭에도 썼다. ❷상형문자로 節자는 '마디'나 '관절', '예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節자는 竹(대나무 죽)자와 卽(곧 즉)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卽자는 식기를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으로 '곧'이나 '즉시'라는 뜻이 있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節자를 보면 단순히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㔾(병부 절)자이다. 㔾자는 금문에서부터 竹(대나무 죽)자와 卽(곧 즉)자가 결합한 형태가 되어 대나무의 마디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節(절)은 (1)일부 명사(名詞) 뒤에 붙어 명절(名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절기(節氣)를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어 절기의 뜻을 뚜렷이 하여 주는 말 (3)여러 단락(段落)이 모여 하나의 문장(文章), 시가(詩歌), 음곡을 서술(敍述)한 경우에, 그 단락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식물의 마디 ②동물의 관절(關節) ③예절(禮節) ④절개(節槪), 절조(節操: 절개와 지조를 아울러 이르는 말) ⑤철, 절기(節氣) ⑥기념일(記念日), 축제일(祝祭日), 명절(名節) ⑦항목(項目), 사항(事項), 조항 ⑧단락(段落) ⑨박자(拍子) ⑩풍류(風流) 가락 ⑪절도(節度), 알맞은 정도 ⑫절약(節約)하다 ⑬절제(節制)하다 ⑭높고 험하다 ⑮우뚝하다 ⑯요약하다 ⑰초록(抄錄)하다(뽑아서 적다) ⑱제한(制限)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디 촌(寸)이다. 용례로는 절약하고 검소하게 함을 절검(節儉), 알맞게 조절함을 절제(節制), 절의와 신념 등을 지키어 굽히지 않는 충실한 태도를 절개(節槪), 일의 순서나 방법을 절차(節次), 한 해 동안을 24로 가른 철을 절기(節氣), 아끼어 씀을 절약(節約), 물을 절약함을 절수(節水), 전기를 아끼어 씀을 절전(節電), 일이나 행동 등을 똑똑 끊어 맺는 마디를 절도(節度), 굳은 마음과 변하지 않는 절개를 정절(貞節), 꼭 알맞은 시절을 당절(當節), 사물을 정도에 맞추어서 잘 고르게 함을 조절(調節), 절개를 지킴을 수절(守節), 절개를 지키지 아니함을 실절(失節), 좋은 명절이나 좋은 철을 가절(佳節), 뼈와 뼈를 결합하는 부분을 관절(關節), 부족하거나 잘못된 점을 흠절(欠節), 절개나 지조를 지키지 아니하고 바꿈을 변절(變節), 절약하고 검소하는 마음을 절검지심(節儉之心), 가지 마디에 또 가지가 돋는다는 절상생지(節上生枝), 나라의 재물을 아껴 쓰는 것이 곧 백성을 사랑함을 이르는 말을 절용애인(節用愛人), 가지 마디에 또 가지가 돋는다는 뜻으로 일이 복잡해 그 귀결을 알기 어려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절상생지(節上生枝), 절약하고 검소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절검지심(節儉之心), 청렴과 절개와 의리와 사양함과 물러감은 늘 지켜야 한다는 말을 절의염퇴(節義廉退), 서릿발이 심한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는 뜻으로 충신 또는 국화를 일컫는 말을 오상고절(傲霜孤節), 아담한 풍치나 높은 절개라는 뜻으로 매화를 이르는 말을 아치고절(雅致高節), 어떠한 난관이나 어려움에 처해도 결코 굽히지 않는 높은 절개를 일컫는 말을 상풍고절(霜風高節), 부절을 맞추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꼭 들어맞아 조금도 틀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약합부절(若合符節), 재원을 늘리고 지출을 줄인다는 뜻으로 부를 이루기 위하여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을 비유한 말을 개원절류(開源節流), 오행의 목기가 성하는 때로 곧 봄철을 달리 이르는 말을 목왕지절(木旺之節), 오행에서 화기가 왕성한 절기라는 뜻으로 여름을 이르는 말을 화왕지절(火旺之節), 복사꽃이 아름답게 피는 때라는 뜻으로 처녀가 시집 가기에 좋은 꽃다운 시절을 이르는 말을 도요시절(桃夭時節)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