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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안방마님 박경완이 개막전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박경완의 복귀로 SK의 배터리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작년 시즌 뒤 고관절 수술을 받은 정상호의 상태가 좋아졌고, 막내 포수 이재원까지 성장해 포수 자원이 탄탄해졌다. 전지훈련 때부터 과제는 안정된 선발진의 구축이다. 글로버가 가벼운 부상으로 쉬었다가 개막 직전 정상 투구가 가능해졌고, 송은범은 시범경기 선발로 등판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다만 팔꿈치가 좋지 않은 김광현의 복귀는 4월 중으로 늦춰졌다. 때문에 김성근 감독은 3년 전부터 재활을 해 온 엄정욱이 부상 우려를 떨쳐 내고 이번 시즌 활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좌완 노장 가득염은 투구폼을 간결하게 바꿔 좋은 평을 받았고, 2년 차 박현준의 구위도 올라오고 있다.
야수에선 외야수 조동화가 기량을 회복해 빠른 야구가 가능해졌고, 신인 유격수 최윤석이 나주환과 경쟁을 벌일 만큼 눈길을 끌고 있다.
두산 베어스 | 테이블세터와 4번 김현수
육상단, 발 야구로 더 잘 알려진 두산 타선의 짜임새가 주목된다. 우선 이종욱 임재철 이성렬 고영민 등 발이 빠른 선수가 1~3번 트리플 테이블 세터로 나선다. 김동주를 5번으로 밀어 낸 김현수는 확실한 4번타자로 자리매김해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과시했다. 다만, 전지훈련에서 최준석이 수비 훈련 중 탈골 부상을 당해 변수가 생겼다. 그 자리에 김경문 감독이 유일하게 기회를 보장했던 유재웅이 나섰다. 김현수가 좌익수에서 1루수로 옮겼고, 좌익수엔 유재웅이 들어섰다.
김경문 감독은 마운드에선 5선발 경쟁 체제를 선언했다. 새로 가세한 외국인 투수 왈론드와 히메네스의 시범경기 성적은 썩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선발로 나서며, 나머지 자리에 김선우 이현승 홍상삼 장민익이 경쟁을 벌이는 구도다. 특히 한국판 랜디 존슨으로 불리는 207cm의 장신 신인투수 장민익의 성공 여부는 계속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롯데 자이언츠 | 이정훈·임경완 집단 마무리
재계약이 불발된 마무리 애킨스를 대신해 이정훈-임경완이 나선다. 이른바 ‘더블 스토퍼’ 체제의 운용이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지난해 이정훈과 임경완이 셋업맨으로 보여준 완벽한 피칭을 올해도 보여준다면 뒷문은 확실히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 구단에 비해 선발진이 두꺼운 롯데는 메이저리그에서 13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보유한 라이언 사도스키까지 영입한 데다 좌완 이명우의 깜짝 등장까지 고무적이다. 1.5군이던 1루수 박종윤, 외야수 황성용 등 백업멤버가 탄탄해졌고, 이대호와 강민호, 조성환 등 주전 선수들의 방망이도 지난해에 비해 더 매서워졌다.
삼성 라이온즈 | 더 탄탄해진 마운드, 주전들의 부활
나이트와 크루세타는 지난 시즌에 이어 든든한 선발진을 맡는다. 윤성환과 넥센에서 온 좌완 선발 장원삼, 부상에서 회복한 팀 간판 배영수까지 복귀했다. 차우찬은 선발 백업 요원이다. 권오준과 오승환이 중간과 마무리의 핵으로 동참했다. 삼성으로선 재활 투수 3인방인 배영수와 권오준, 오승환이 전지훈련을 모두 소화해 낸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타선에선 신구 조합을 완성했다. 좌타자 이영욱의 톱타자 발굴을 비롯해 신명철 강봉규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박한이 진갑용 박진만으로 이어지는 타선의 신구 균형이 안정적으로 보인다. 김상수 조동찬 강명구 양준혁까지 백업층도 두꺼워졌다.
넥센 히어로즈 | 클락·강정호·이숭용 클린업트리오
브룸바가 빠진 4번을 누가 맡느냐가 과제였다. 전지훈련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았던 강정호는 시범경기에서 3할대를 너끈히 쳐 냈다. 수비와 타격을 두루 갖춘 클락이 3번, 주장 이숭용이 5번을 맡아 클린업 트리오를 완성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이택근을 LG로 보내고 난 중견수엔 정수성과 강병식, 상무에서 제대한 류한준이 경쟁을 벌였지만 전지훈련에서 가장 좋았던 정수성이 0순위다.
넥센은 장원삼과 이현승, 마일영 등 간판급 투수 3명을 내줬지만 2년 차 좌완 강윤구가 시범 2경기 무실점 투구로 활약했고, 요미우리에서 뛰었던
번사이드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트레이드로 받은 금민철과 박성훈 두 투수들도 전지훈련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LG 트윈스 | 넘쳐 나는 타선, 불안한 선발진
넥센으로부터 이택근을 영입한 뒤 말들이 많았다. 외야 자원이 넘치는 팀이 외야수를 또 영입했기 때문이다. LG는 외야 자원으로 박용택과 이진영, 이대형, 그리고 일본에서 돌아온 이병규, 그리고 ‘작은’ 이병규까지 있다. 때문에 박종훈 감독은 이들을 상대로 1루수와 외야수 수비 경쟁을 시켰다. 가용재원의 범위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다. 여기엔 4년 차 박병호와 15년 차 고참 최동수까지 포함된다. 보직의 불안정은 수비력으로 나타난다. 시범경기에서 실책이 많이 나왔다.
봉중근과 곤잘레스가 1, 2 선발을 꿰찼지만 나머지 3~5선발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보완하지 못한 점이다. 전지훈련 최우수선수로 뽑힌 심수창이 3선발의 가장 유력한 후보다. 박종훈 감독은 박명환 김광삼 서승화 이형종 한희 등 선발 후보군을 시범경기에서 다양하게 테스트했다. 김광삼과 이형종의 활약이 기대된다.
한화 이글스 | 송광민·최진행의 등장
일본으로 진출한 김태균, 이범호의 공백을 메우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한대화 감독은 중심타선에 송광민과 최진행을 배치했다. 최진행은 시범경기 홈런 등을 포함해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만 송광민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전지훈련 중 조기 귀국한 김태완이 부상에서 빨리 회복하지 못한 것도 역시 안타까운 일이다.
타선의 응집력에 비해 그나마 위안을 삼을 일은 마운드의 보강이다. 류현진이 신인급 시절의 구위를 회복했고, 새로 영입한 두 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전지훈련에서 불안했던 데폴라가 좋아지고 있어 희망적이다. 선발에 비해 양훈과 구대성이 책임질 마무리, 타격에 백업 멤버가 충분치 못하다는 것 등이 여전히 숙제다. 넥센으로부터 트레이드해 온 투수 마일영이 더 크게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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