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위 같은 시 한 편
이 산 저 산 멀리 가까이 뚝뚝 떨궈지던
매화 소식에도
꽃구경 한 번 못 갔습니다.
몇 날 며칠 내 몸에 피었던 열꽃으로 대문간 검은 벚나무가 눈부시게 웃습니다. 살구나무 꽃그늘 드리운 남새밭에는 머위가 밭을 이루었습니다. 몇 년 전 두어 뿌리 묻어 두었던 것들입니다. 머위 몇 잎 따며 아직은 보드라운 억새풀, 거칠어질 산딸기나무 몇 뿌리 뽑습니다.
그래서, 머위도 내 먹거리 정도 내어줍니다.
산에서 자란 더덕, 도라지가 향이 진하듯 풀과 겨루며 자랐습니다. 데친 머위, 물기 꼭 짜서 막된장, 고추장에 무쳐 흰 밥에 섞어 비볐습니다. 큰 숟가락 한 입, 쌉싸름한 맛과 함께 머릿속 환하게 터집니다. 폐와 간에도 싱그런 바람이 붑니다.
사월입니다.
살구나무 꽃그늘 같은,
머위 같은,
시 한 편, 세상에 불러내고 싶습니다.
첫댓글 네~작년 성가단원들 초청 시골에 갔다가 다 자란 쑥 캐서 쑥떡 해먹는다고 모두 덤비는데 전 머위를 따서 남편과 데쳐 쌈싸서 먹었지요. 며칠을 그렇게 잘 먹어 입맛이 깨운했답니다.
머위 같은 시 한 편 잘 읽고 깁니다.
네 머위가 입맛 살려줍니다. 쓰지만 개운한 뒷맛
생강나무(?), 산수유(?)
꽃만 보면 닮아서 구분이 잘 안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