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매장을 폐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맞은편 파리바게뜨의 오픈일자에 맞추어 4월 21일자로 매장 문을 닫았습니다.
19일까지 하려 했으나 단 하루라도 파리 오픈 전 동네 사람들이 빵 구입에 불편을 겪지 않게 하려고 20일까지 문을 열었지요.
매장은 부동산에 내놓자마자 하루만에 3명의 희망자가 나서더군요.
핸드폰가게, 안경집, 부동산……. 동네에서 저희매장 위치가 가장 좋은 곳이다 보니 매장이 나가는 것은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하루 만에 철회했어요. 서둘러 매장부터 내 놓을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죠.
6년간 매장을 운영 해 보았으나 일 매출 50만 원 이상은 어려운 상권인데 두 개의 매장이 공존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9월이 되면 500세대 미만의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기는 하지만 들어선 위치가 고속터미널 상권과 너무 가까워 그 쪽으로 흡수될 뿐 내 매장에 손님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우리지역은 타 지역과 달리 뚜레주르가 오픈을 할 수 없는 지역이다 보니 온통 파리바게뜨가 득세를 합니다.
일 년 전 마주보고 오픈한 던킨도넛 사장도 현 장소에 파리바게뜨를 오픈 하려고 했었답니다.
하지만 기존매장과의 지역 중복에 걸려 던킨을 선택 했다는군요.
하지만 지금 파리는 기존매장의 지역권을 거의 무시하고 희망자가 나서면 25평 이상이라는 조건이 충족되면 무조건 가맹점을 개설해 준다고 합니다.
그로인해 일 년 전 오픈한 던킨 매장도 폐점 위기랍니다. 같은 계열사에게 당하는 것이지요.
우리매장 앞으로 입점한 파리주인은 고속터미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파리 매장을 하고 있는데 본사가 자신의 관할구역인 이곳에 다른 사람을 입점하게 할 것이라는 말에 할 수 없이 확장이전을 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 양반은 한동안 기존에 하던 매장을 동시에 병행 운영하다가 그 쪽 매장은 빵집이 아닌 다른 업종의 점포로 임대 하고 새로 이전한 카페형 매장에 전념한답니다.
막상 문을 닫고 새로운 일을 찾고자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해봐도 모든 것이 여의치 않더군요.
출신이 천안 토박이이고 아이들도 천안에 학적을 두고 있는 터라 천안이나 아산을 벗어나고 싶지 않아 쉬는 동안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중부영업부에서 방문을 해 보라던 직영점, 파리와 인접한 상태로 운영을 하는 크라운매장들도 방문하면서, 동시에 빵집이 아닌 다른 업종으로 찾아보려고 많은 노력을 해 봤으나 어디를 가나 엄청난 권리금과 보증금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다니면서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체인빵집을 몇 군데 보았는데 이름이‘르뽀미에’입니다.
한 곳은 파리가 성업 중 이었는데 바로 맞은편에 르뽀미에가 들어서고부터 파리의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천안 지역에 3곳이 있는 이 르뽀미에의 정체를 알아보니 이 브랜드 역시 SPC그룹 내의 샤니 에서 파생된 빵집이네요.
결국 삼립, 샤니, 파리, 던킨, 베스킨, 르뽀미에 모두 한 계열이었어요.
더욱이 샤니는 편의점브랜드 브레데이. 빠띠스. 대형매장브랜드 파티나베이커리. 따삐오베이커리 라는 브랜드를 새로 만들어 막대한 금권력을 바탕으로 전국을 온통 SPC그룹 계열로 도배하려나 봅니다.
결국 독립채산제라는 명분으로 자신들이 가맹비 받고 개설해준 가맹점 옆에 또 다른 이름의 같은 계열사 가맹점을 개설시켜 서로 출혈경쟁을 시키고 있더군요.
파리바게뜨와의 차별을 두자면 파리는 카페형의 큰 매장으로 큰 상권 쪽으로 위치하고 르뽀미에는 작은 단위의 상권을 주 타깃으로 한답니다.
SPC그룹은 국내의 모든 경쟁사를 잠식하고 편의점, 대형마트, 도심주요상권, 마을단위 소상권까지 망라하여 독점체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가 봅니다.
가맹점주 권익을 무시하고 무리한 가맹점 개설로 가맹비와 막대한 인테리어 비용으로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의 도덕성 타락이 극에 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장을 쉬면서 밖으로 눈을 돌려보니 매장 내에 갇혀 빵만 굽던 때와 달리 이런 엄청난 변화가 피부에 와 닿는데, 우리 크라운의 경영진은 어떠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인 사태로 간담회에도, 파주공장 견학도 모두 놓쳐서 최고 경영자의 말을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안일하게 가업 운운 할 시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세상의 이치가 반드시 상하곡선을 타는 리듬이 있기 마련이니 SPC그룹의 이런 무리하고 비도덕적인 가맹사업은 반드시 큰 부작용을 불러 반발과 지탄을 낳게 될 것이란 생각도 듭니다.
이러한 시기에 크라운이 가맹점과 뜻을 같이하여 양심과 도덕을 저버리지 않고 기존가맹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단기적인 이익보다 내실위주로 안정된 품질의 제품과 디자인,
투자개념의 공중파 광고와 병행하여 다양한 방법의 물밑 광고로 기업 이미지를 꾸준히 개선 해 나가고,
(근래 크라운 홈페이지에 전국 가맹점의 위치 지도가 등재되고, 본사의 노력인지 확인은 되지 않지만 유명브랜드의 네비게이션에 크라운베이커리 매장의 위치가 검색 가능하고, 신제품 케익이 개발되고, 점주의 본사초빙과 간담회의 자진개최 등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봅니다)
크라운 가맹점을 늘리기위하여
파리본사의 이러한 부정적 행태에 우는 기존의 파리가맹점과
브랜드에 밀려 기지를 펴지 못하는 사설빵집까지 보듬어 우리 쪽으로 흡수하여 가맹점 수가 점차 늘어나면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신규 개설희망자도 늘어 나겠지요.
그리되면 크라운이 옛 명성을 되찾고 다시 올라서는 것도 불가능 하지는 않다는 생각에,
제발 하루빨리 그리되었으면 하고 기원해봅니다.
저는 당초의 폐점 통보 내용과 달리 5월 4일 다시 잠정 개장 해 볼 생각입니다.
"왜 성급하게 폐점의사를 밝혀 자기답지 않게 부끄러운 짓을 자초했느냐" 는 집사람의 질책도 있었지만 제가 정치인도 아니고 번복으로 인하여 타 매장에 물질적 피해를 준 일도 없으니 크게 욕 할 사람은 없을 것이 라고 변명 했답니다.
하지만 개장을 하고 지켜봐야 말이 되겠지만 결국 현 위치에서 오래 하지는 못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은 많은 매장운영비를 지출해야 하는 파리 매장 주인도 우리매장의 존폐여부와 관계없이 마찬가지겠지요.
시차는 있겠지만 두 매장 모두 도태 될 것 같아요.
우리매장의 폐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의기양양하던 파리 매장은 현재 오픈 거품은 걷힌 상태지만
당분간 우리매장의 도태를 위하여 파리 본사 측의 협력을 동원한 집요한 방해가 예상됩니다.
마음 비우고 따로 인건비 나가는 것 없으니까 제살 깎아먹기식의 출혈경쟁 안 하고 그냥 지금까지 하던 대로 현 장소에서 할 때 까지는 일관성을 유지하렵니다.
물론 한편에 다른 길을 진행 하면서요.
20여년의 기계쟁이. 6년의 빵가게.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것이 서글픈 현실 이랍니다.
불행이라면 또 빵가게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첫댓글 ㅎㅎㅎ 돌아오셔서 감사합니다. 신부 사장님!! 에궁 어지간히 기다렸지요.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 화이팅!!
컴백하신거 마치 저 자신의 일처럼 기쁨니다 예전처럼 카페를 이끌어 주세요 ^^
글쎄 이걸 뭐 '축하'드린다고 해얄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 하여간 일단 컴백은 너무 반가운 일입니다. 아무쪼록 매상에 큰 타격이 없으셔야 할 텐데.. 은근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아니시니 아무도 은퇴 번복에 대해 시비 걸지 않을 것입니다. ^______^
부딛쳐 보는겁니다. 그럼 나름 방법이 나올듯합니다. 그간 마음고생많이 하셨는데 좋은일만 있길 바라겠습니다.화이팅!!
맞아요..부딪쳐보고 폐점해도 늦지 않은걸요,,정말 반갑습니다..^^
매장에 다녀 가셨다는예기 들었습니다. 파리 참 골치 아픈 존재지요. 주어진 여건에서 나름 열씸하면 좀 나아지리라 는 신념으로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시 컴백하신거 축하드립니다~
저또한 마음 비우고 하고 있습니다. 부딛치면서 크사를 해보렵니다
파리는 인건비가 많이나가니까 ..뭐투자에비해,얼마나남겠습니까..그냥 부딛 치는수밖에 없는 것같아요..복귀환영 입니다...
맞아요. 대환영이구요.'사실 다른걸 해보고 싶어도. 다들 힘들다네요. 어차피 큰돈 들여 하는 사업도 아닌 이상 그냥 버텨야 될까봐요 힘내시고 잘되길 기원합니다
돌아오심을 환영합니다. 당연한 말씀이구요, 뭐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오리라는 전통적인 믿음(무대뽀정신)으로 버텨나갑니다. 언급하신 "르뽐미에르"는 삼립식품에서 새롭게 런칭한 완제빵취급전문브랜드로서 매장 최소면적이 12평이하도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P사 S/V (영업사원)로부터)). 완제빵의 타이트한 유통기한과 훨씬 떨어지는 식감으로는 승부가 되지않는다고 확신합니다. (크사의 즉석빵에 비하여....) 힘내시고 건투를 빕니다!!!!
집나간 부모형제가 돌아온기분이네요..환영합니다
대환영이고요, 하시면서 다 각도로 고려하세요, 경쟁은 안되지만 빠사도 좀 거품이 빠질겁니다.
너무나 반가운 소식입니다..군대갔다가 돌아온 형님을 맞이한 느낌입니다.. 저도, "아부다비"건은 고사 하였습니다.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나봐요? 하두 오랜만에 들어와서보니 분위기가 영...진짜 안되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시죠 뭐...
서태지 오빠 복귀했을 때 생각나요. 아니면, 김대중 선생 정치재개선언 같은 거...... 사장님과 다시 한 번 같은 울타리 안에 있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작하시는거니까 힘내시구요. 잘되실겁니다. 화이팅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