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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대표하는 영화관으로 사랑받았던 서울극장이 개관한 지 약 42년 만에 문을 닫는다.
서울극장은 3일 홈페이지 영업 종료 공지를 통해 "약 40년 동안 종로의 문화중심지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울극장이 2021년 8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는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관객이 급감했음에도 영업을 이어왔지만, 경영난 심화로 결국 일부 극장 휴점을 포함한 특단의 자구책을 마련했다. CGV는 지난해부터 직영 극장 116개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전국 35개 극장 영업을 중단했다. 극장 전체가 문을 닫으면 투자와 제작, 배급 등 전 분야의 고사로 이어질 수 있고, 영화업계 종사자 8만명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영화관 인근 식당이나 카페, 상점 등 지역 소상인들의 생존권과도 직결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예술영화 전용관 `상상마당` 일시 운영 중단에 이어 멀티플렉스업체 CJ CGV의 예술ㆍ독립영화 전용 상영관 `CGV 아트하우스` 가 배급 중단을 선언했다. 또 지난 20년간 `곡성`의 나홍진 감독, 명랑의 김한민 감독, `벌새`의 김보라 감독 등 독립영화 감독의 등용문이 됐던 `미쟝센 단편영화제`와 `인디 다큐페스티벌`이 잇달아 폐지를 선언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탄생을 이끌었던 이현승 명예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가 계기가 되긴 했지만 급변하는 영화 생태계 속에서 더 이상 예전의 방식대로 영화제를 운영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기에 변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임의출력영상(OTT)이나 유튜브 등 단편영화를 볼 수 있는 창구가 이미 충분히 많은 상황에서 영화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역에도 영화와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지난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국제영화제가 생기고, 적은 예산의 단편영화제도 자리매김하고, 영화와 드라마의 지역 로케이션 도 종종 진행되고 있다. 지역 내에서도 비록 작은 예산이지만 울산영화인협회가 진행하는 단편영화제작에 지역 배우들이 참여하며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에 관심 보이고 있다.
작은 영화 상영 프로그램들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울주문화재단에서 기획한 `영화배달서비스` 조사에 따르면 관내 노인정, 복지센터 대상 조사에서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제치고 영화 관람이 1위를 차지했다는 거만 봐도 전 세대에 걸쳐 영화와 영상 플랫폼은 이제 울산의 중심 트렌드로 서서히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싹을 틔우는 지역 영상 문화가 코로나 대유행 속 위기를 맞이하며 체질 개선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외 극장이 문을 닫고, 유명영화제가 폐지되는 상황 속에서 이제 걸음마를 하는 지역의 국제영화제들도 든든한 지원 속에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대로 안이한 운영을 고집하다가는 시대에 뒤처지는 낡은 영화제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특성과 주변 환경 그리고 조율과 견제할 전문 통제기구 없이, 유명 외부 인사들의 한마디에 어느 날 영화제가 생기고, 영상미디어센터가 생기고, 영화 촬영장 건립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지역 영화인의 한사람으로서 황당함을 금할 수 없다. 물론 지역 영화 발전을 위해서는 적극 찬성이지만, 문제는 이 모든 것들이 즉흥적, 폐쇄적으로 결정된다는데 있다. 영화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영상 산업이다. 문제는 지역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대표적 세금 낭비의 계륵이 될 것이라는 건 앞서의 여러 실패 사례들에서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이다. 전국의 수많은 영화, 드라마 셋트장이 지금은 흉물로 전락해서 대표적 세금 낭비 사례로 전락한 전철을 상기해 보기 바란다. 근시안적인 방식으로 영상 하드웨어 투자가 생색내기는 좋겠지만 진정으로 울산의 영화와 영상 발전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에 수반되는 통제조정기구와 지역소재 내용 영상과 예술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질 것을 주문해 본다. 그들은 떠나면 그만이지만, 그 후유증은 결국 우리들의 세금으로 메워야하는 것 아닌가. 우리의 세금이 `혈세`로 불리는 의미를 되새겨 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