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빠와 딸의 7일간 - 이가라시 타카히사
오랫만에 인터넷에 찾아보았는데 종편에서 내년에 드라마로 내놓는다고 하네요. 원작은 소설이고 일본에서도 '아라가키 유이'라는 하이틴배우가 주연을 맡아 드라마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일본드라마도 재밌게 보았으나 드라마보다 소설을 더 추천드립니다. 일본 아사히신문에서 연재되었던 글이 다시 묶여서 출간화되어 인기를 모았던 책입니다. 간단한 줄거리 내용을 말씀드리면 아빠와 딸의 영혼이 7일동안 바뀌어 서로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일본에는 소위 단카이세대라 불리는 세대에 속하는 아버지들이 있습니다. 1960년대 고도경제성장기를 지탱한 이들이자 기업에 몸도 마음도 바친 '회사에서 살고 죽는 인간'이지요. 매일밤 늦게 귀가하면 일로 피곤해 집에서는 빈둥거릴 뿐 가정교육은 전적으로 아내의 몫입니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단카이주니어'들은 사실 아버지란 존재가 별로 특별하게 느껴지지 못합니다. 이런 들이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를 해나가는지, 그 둘이 서로를 알아가면서 어떠한 점을 느끼는지가 아주 잘 묘사되어있는 소설입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비시켜보아도 아주 재밌게 읽혀지는 가벼운 소설입니다.
2.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츠메 소세키
고양이의 눈에 비친 '한심한 인간과 세상 모습'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책입니다. 평범보다는 약간 우월한 듯 말하고 행동하는 식자들이 '이름없는 고양이의 눈'에 의해 발가벗져져 그들의 '평범이하'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알몸이 드러나게 됩니다. 신랄한 비판뿐만 아니라 절묘한 해학, 그리고 중간중간 있는 웃음이 있는 책입니다. 책의 배경은 나츠메가 살았던 당시, 20세기 초반입니다. 책 목차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책목차, 문학사상사>
1. 인간이란 족속과의 첫 대면
2. 인간이란 왜 이 모양으로 생겼을까?
3. 가관인 주인님의 글쓰기
4. 주인 부부의 싸움 방식
5. 우리 고양이에게도 연애는 우주적 활력소
6. 두 발로 걷는 인간이란 동물의 사치
7. 물고긴 죽으면 뜨고 새는 떨어지고 인간은 ?
8. 돈과 다수 앞엔 무조건 복종하라고?
9. 세상은 미치광이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10. 주인은 고집불통에 천하태평
11. 나, 고양이는 죽을 땐 죽는다.
3. 思いわずらうことなく愉しく生きよ(고민하지 말고 즐겁게 살아라) - 에쿠니 가오리
아직 한국에서는 번역서가 없는 듯 합니다. 최근 NHK에서 저녁 10시쯤에 드라마로 방영중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장녀 아사코(36세 결혼 7년차), 차녀 하루코(34세, 미혼), 막내 이쿠코(29세 미혼) 이 세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책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34살의 차녀 하루코는 요요기공원(땅값이 비싼동네=성공)이 보이는 맨션에서 동거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동거생활을 하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지만, 그가 눈에서 멀어지면 다른남자와도 잘 수도 있는 성격, 일도 사랑도 놓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아사가야에 있는 아파트(=평범)에 살면서 자동차운전학원에서 사무를 보고 있는 29살인 셋째 이쿠코는 연애따위는 믿지 않습니다. 타인과의 연결고리는 오직 우정 아니면 육체관계뿐입니다. 그리고 첫째인 36살의 아사코는 '이유도 없이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는 남편'과 결혼하여 7년째 살고 있습니다. 가정폭력문제를 둘러싼 세 자매의 다른 사랑방식과 독특한 문체가 담겨져 있는 소설입니다.
일본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수상한적이 있기도 한 에쿠니가오리의 최장편소설입니다:D
세 자매 중 둘째와 셋째가 아무 남자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잘 수 있는 성향 때문에 대해 일본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를 느끼거나 약간은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는데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4. 고백 - 미나토 가나에
소설이 화자가 덤덤히 자신이 있었던 일을 '고백'하는 독특한 문체로 되어있습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전개방식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이 작가의 소설을 추천하는 이유는 '인간'과 '인간'사이의 그 관계를 굉장히 집요하고 철저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렇게 까지?'하고 감탄할 수 있을 만큼의 치밀한 복선도 엿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이하는 출판사에서 내놓은 책소개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열세 살 살인자, 그보다 더 어린 희생자...
그리고 어느 여교사의 충격적인 고백!
충격적인 범죄와 복수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고백』. 사고로 딸을 잃은 여교사가 학생들 앞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나직하고도 상냥한 어조로 시작된 이야기는 점차 잔인한 진실로 이어지고, 걷잡을 수 없는 파문으로 치닫는다. 인간의 본성을 파헤치는 심리묘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어린 딸을 잃은 여교사 유코. 봄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그녀는 학생들 앞에서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를 입을 연다. "내 딸을 죽인 사람은 바로 우리 반에 있습니다"라는 충격적인 고백이었다. 형사적 처벌 대상이 아닌 열세 살 중학생들이 벌인 계획적인 살인사건. 그녀는 범인들에게 가혹한 복수를 실행하는데….
이 소설은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관계된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진 상처가 그들의 삶을 바꾸어가는 과정을 세세하게 묘사한다. 희생자의 가족, 가해자, 가해자의 가족, 주변 사람들 등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얼룩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모두 저마다의 기준으로 자신의 입장을 호소하는 그들의 고백이 악몽처럼 펼쳐진다. [양장본]
첫댓글 4번 '고백' 강추추! 솔직히 소설은 읽지 않았지만...영화 꼭 보세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영상미가!!갑입니다.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도 추천이요. 소설도 영화도 드라마도 모두 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예전에 좋아했는데 요새는 안보구요. 면장 선거 이후 필력이 달리는 느낌...
확실히 면장 선거 이후에.. 뭐랄까. 글이 좀 늙은것 같은 느낌.
대신 야구장 이야기를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ㅎㅎ
지금읽고있는데요, 미야베미유키의 모방범도 재미있습니다. 아사다지로의 지하철, 장미도둑도 좋았어요~
저도 미미여사 팬이에요! 미야베미유키 책 어쩌다 보게 돼 지금은 정말 거의 다 읽은 듯, 모방범, 이유, 화차 우선 이 세 작품은 강추입니다! 화차는 변영주 감독님이 영화로 만드신다는 :)
고백 영화도 괜찮아요. 감독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만든 분인데 원작에 충실하게 잘 만들어졌더라고요. 배우들 연기도 좋고요. 전 영화 먼저 보고 책 찾아 봤었어요!
히라노 게이치로의 '달' 도 좋아요.
밤의 피크닉, 박사가 사랑한 수식 도 추천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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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좋아요.♥
미우라아야코 '빙점'도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