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위와 같은 충격적인 제목이 17일자 각 스포츠 신문들의 아침판 1면을 장식할 뻔했다. 그러나 다행히 이종범은 간발의 차로 은퇴 위기(?)를 벗어났다. 아마 이날의 사건이 액땜이 된다면 예정보다 몇 년 더 선수 생활을 할 지도 모르겠다.
지난 달 30일 롯데 김장현의 투구에 맞아 왼쪽 광대뼈 골절을 당한 이종범은 15일 잠실 두산전부터 광대뼈 부분을 감싼 특수 헬멧을 쓰고 타석에 나선다. 그러나 이종범은 사석에서 “사실 헬멧은 필요 없다. 앞으로 절대 이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 만약 다시 공에 맞으면 무조건 은퇴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결코 억울해서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16일 이종범은 다시 한 번 공에 왼쪽 얼굴을 맞을 뻔했다. 과장을 좀 보태면 정말 깻잎 한 장 차이로 위기를 벗어났다. 차이점은 투구에 맞는 것이 아니라 야수가 던진 공에 맞을 뻔했다는 것 뿐이다.
기아의 4회 공격 2사 1, 3루 상황. 1루 주자 장성호가 2루 도루를 시도하자 3루에 있던 이종범은 번개같이 홈을 향해 쇄도했다. 포수의 공을 건네 받은 두산 2루수 안경현은 이를 보고 재빨리 홈으로 송구했고, 바로 이 공이 이종범의 얼굴 쪽을 향해 날아든 것이다. 결과는 세이프.
물론 이종범은 홈 슬라이딩을 하면서 왼팔로 왼 얼굴을 가리기는 했다. 그러나 공이 조금만 더 빨랐거나, 아니면 이종범이 조금만 더 느렸다면 정말 큰 일 날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