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불편하더라도 아이의 배변 훈련은 일관성을 유지해야
정환이 엄마는 만 두 살인 정환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기저귀를 떼야 할 것 같아 마음이 급하다. 기저귀까지 채운 채 어린이집에 보내면 선생님이 귀찮아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고, 혹시 다른 아이들보다 배변훈련이 늦는 건 아닐까 하는 것도 궁금하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기저귀를 떼는 일에 집착한다. 언제쯤 어떤 방법으로 기저귀를 떼야 할까?
만 두 살에 배변훈련이 된 아이는 놀랄 만큼 잘하지만 모든 부모가 이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배변훈련은 보통 만 두 살 반에서 세 살 사이에 시도되는데, 그것은 방광과 장의 통제로 이어지게 될 신체적인 발달 즉, 괄약근 조절이 가능해지는 것이 약 18개월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이가 언제 화장실에 가야 하는지 알 수 있고 스스로 용변을 볼 수 있게 되기까지는 이후 1년가량 시간이 더 걸린다.
물론 양육자가 시기를 적절히 맞추면 1~2주일 만에 아이의 기저귀를 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아이가 준비되지 않았는데 훈련을 시작하거나 어른들의 편의에 따라서 훈련을 시작했다가 중단했다가 하면 훨씬 더 오래, 심지어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아기는 대개 먹고 난 직후 또는 먹는 도중에 반사행동으로 소변이나 대변을 본다. 만 두 살 정도 되면 아이는 용변을 보기 전에 무엇인가가 일어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시작하고, 몇 초 전이나 심지어는 대소변을 보는 중에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그 사실을 알린다. 그것 자체는 당장 팬티와 용변기를 꺼내오기에 충분히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는 아니지만 분명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있다는 신호는 된다.
적당한 시기가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또 한 가지 방법은 아이의 기저귀를 살펴보는 것이다. 아이가 마신 수분의 양과 아이의 기저귀가 젖은 정도를 비교하고, 만약 기저귀가 전보다 오랫동안 보송보송하다면 아이는 스스로 조절할 날이 멀지 않은 시점에 이른 것이다.
너무 이른 배변훈련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만 두 살짜리 아이들의 언어구사력은 잘해야 개략적일 뿐이다. 따라서 엄마는 아이에게 배변의 과정에 대해서 설명하고 용변을 보러 가야 하는 징조를 어떻게 알아내야 할 지 가르쳐주고,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엄마나 다른 양육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방법 또한 가르쳐 주어야 한다.
배변훈련을 하는 동안에는 복잡한 옷보다는 빨리 잡아당겨 벗을 수 있도록 고무줄을 넣은 바지가 좋다. 휴대용 용변기는 아이가 편안해하는 장소에 두면 좋지만 텔레비전 앞에 놓아두는 것은 금물이다. 만약 텔레비전 앞에 용변기를 두면 그건 의자가 되어 버리고 아이는 집중력과 메시지를 놓치기 쉽다. 일단 아이가 배변에 대해 감을 잡기 시작하면 용변기를 본래 있어야 할 장소인 화장실에 두면 된다.
배변훈련에도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들의 불편함은 이차적인 문제이다. 만약 엄마, 아빠가 주말에 부모님 댁에 간다고 해서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다시 기저귀를 채워서는 안 된다. 어떤 순간에는 팬티가 괜찮다고 했다가 또 어떤 순간에는 기저귀가 괜찮다고 하면 아이에게 혼란만 줄 뿐이다.
2009-09-03 영남일보(www.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