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분이 낚시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어릴적에 격었던 일을 써봅니다.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이니 대략 20여년이 지난 이야기군요.
낚시를 매우 좋아하시던 저희 아버지는 주말에 낚시를 갈때면
저희 누나와 저를 항상 데리고 다녔습니다.
한번은 이리저리 어디를 낚시를 갈까 궁리하시던 아버지는
어릴때 생각이 나셨는지 고향이던 경남 청도에 선산에가서 인사도 드리고
거기가 매기가 아주 잘나오신다면서 낚시를 가자고 하였고,
어머니가 OK 하셔서 들뜬 마음으로 그주 주말에 아버지 고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주인집에서 빌린 카메라로 할아버지묘에서 사진도 몇방찍고,
약식이지만 나름대로 절도 드리고.. 날씨가 워낙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마을 어르신들하고 인사하고 사진찍고 돌아다니니 벌써 24방이 끝났더군요.
낚시를 아시는 분은 알겁니다... 매기라는 놈은 밤에 나오는 놈이죠.
그리고 어두워질때까지 돌아다니다가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냇가로 갔습니다.
엄청나게 큰 바위가 있고, 그 큰바위 주변에는 물이 시퍼렇더군요.
그쪽 지방에 아시는 분들은 아니겠지만 용머리바위라고 하더군요.
아버지가 낚시대를 다 정비하시고, 탠트를 빌려고 하는데..
탠트를 묵어주는 밧줄?? 하여간 줄을 놓고 왔습니다.
옛날 탠트는 알미늄 뽈때로 타원형으로 되어있는걸 연결시켜
터널형식으로 되어있는 탠트 중간에 기둥으로 새우고 양긑 4군데를
밧줄로 연결하여 말뚝을 밖아서 밧줄로 연결하여 세우게 되어있습니다.
밧줄을 안들고왔으니 탠트를 새울수가 없어서 가장 가까운 어르신 집으로
찾아갔더니 밧줄은 없고, 비슷하게 쓸만한건 그리 가늘지도 않아서
가위로는 끊어질 것 같지 않은 철사밖에 없다고 하셔서 그걸 들고왔습니다.
그리고 철사로 양쪽 네군데를 묶고 말뚝에 감아두었죠.
그렇게 낚시가 시작되었고, 어린 저희 남매는 경험상 돌아다니거나
떠들면 아버지한테 혼난다는 것을 잘 알고있으므로 별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렇게 날이 완전히 저물고,
저희 남매도 얘기꺼리가 다 떨어져서 아버지만 처다봐도 그렇게 낚시가 잘된다던
그곳에서 왠일인지 피래미 한마리도 안잡히더군요. -_-;;
지켜보는 것도 지겨워서 저희 남매는 탠트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곤 어느세 잠이 들었습니다.
밤이되니 좋은 탠트도 아니고, 바닥에는 옛날 돗자리에 마을 어르신들이
빌려주신 여름용 이불만 덮고있으니 깊은 잠이 안들더군요.
뭔놈의 개구리소리? 귀뚜라미 소리, 바람소리, 뻐꾹이 소리는 그렇게 큰지..
그렇게 깼다 잤다를 반복하고 있는데...
밖에서 아버지가 "악~~~" 소리를 내리면서 후다닥 저희 탠트안으로 들어오셨습니다.
황급하게 탠트의 지퍼를 잠그시면서 어찌나 큰소리로 뭔말을 중얼중얼 거리시는지
저희 두 자매가 모두 잠에서 깼습니다.
"밖에서 무슨 소리가 나더라도 절대 들으면 안된다."
"나미아미타불을 큰소리로 외쳐!"
"나미아미타불"
"나미아미타불"
그러는동안 아버지가 낚시하는 곳으로 부터 물소리가 납니다.
왜 사람이 물에서 빠르게 걸어다니면 물이 갈라지는 소리있잖습니까.
우리는 더 크게 "나미아미타불, 부처님, 조상님"을 외첬고,
잠시뒤에 낚시하던 곳으로부터 사람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곧 장 저희 탠트가 있는곳으로 발걸음 소리가 옮겨졌죠.
계속 저희 탠트쪽으로 오던 소리는 탠트 입구가 있는 쪽에서 멎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투벅... 투벅... 투벅... 투벅...
일반인의 걸음걸이보다 약간 느린 걸음으로 탠트주변을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잠시뒤에 또 소리가 멈췄습니다.
툭!
탠트에 묶어놨던 철사줄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탠트한쪽이 주저앉았습니다.
저희 남매는 "악~~" 소리를 내면서 당황하였지만 저희 아머지는 저희 남재를
양팔에 감싸면서 시종일관 "나미아미타불, 부처님, 조상님"을 외처댔고,
그리고 또 잠시 정적이 흘렀습니다.
툭!
이번에는 발소리는 들리지 않고, 대각선 반대편의 철사줄이 끊어졌습니다.
기절할 듯이 저희 남매는 비명을 질러댔고,
아머지는 그런 저희를 더욱 꽉 껴않으면서 종교가 없으셨던 아버지가 알고있는
말이라고는 "나미아미타불" 밖에 없던지라 계속 그것만 읆조리십니다.
툭툭!
이번에는 동시에 나머지 대각선에 있던 철사줄이 끊어졌습니다.
정신이 나갈듯이 놀라웠고, 저희는 더욱 목이 터져라 아버지처럼 똑같이
"나미아미타불"을 외쳐댔고, 그런 적막감이 상당히 길게 이어졌습니다.
잠시뒤..
다시 발걸음 소리가 들렸고, 탠트에서 점점 멀어서 물쪽으로 이어져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갈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잠잠해졌고..
시간이 조금 흐르자 다시 뻐꾹이 소리가 들리고, 그 외의 소리들도...
그리고 저희 남매는 긴장감히 한번에 풀려서인지 기절했는지 잠들었는지
눈을 떠보니 아침이였습니다.
아버지 얘기로는 그뒤에 한숨도 못주무셨다고 하시더군요.
동이트고, 완전히 주저앉은 탠트밖으로 나가보니 탠트주변에 발자국도
낚시터에 물쪽에도 발자국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밤에 갑자기 탠트에 들어온건...
낚시를 잘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떡밥낚시의 경우에는 낚시대 사이를 30센티 간격으로
붙여서 최대 집어효과가 나오도록 합니다만,
매기같은 야행성 고기를 공략할때는 고기가 나올만한 곳으로 부채형으로 펴서 낚시를 합니다.
아버지는 그렇게 거의 1미터 간격으로 펴놓은 낚시를 하셨습니다.
초져녁부터 피래미 한마리 안보여서 졸립기도 한데
갑자기 야광찌가 동시에 쭈욱 올라가서 순간 당황하셨답니다.
그래서 낚시대를 못채고 있는데.. 찌가 정상 이상으로 쭉 올라가더랍니다.
그때 등줄기가 오싹해졌는데 몸이 놀라서 안움직이더랍니다.
찌가 계속 올라서 공중에 떠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찌가 춤추듯이 흔들거리더랍니다.
이대로면 죽겠구나 생각이 드셨답니다.
천만 다행인지 손가락이 까딱 움직였고, 악소리를 질러대니 몸이 움직이더랍니다.
그리곤 탠트로 달려오셨다네요.
서둘러 탠트를 정리하고 철사줄을 빌렸던 마을 어르신집에 가니
보리밥을 한상 내어주시면서 어제 밤에 있었던 얘기를 해주었더니
"그러게 내가 거기서 낚시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러시면서 말씀하시던 내용이..
예전에 그쪽으로 지나가시던 분이 물로 걸어들어가는 젋은이를 보고는
소를 나무에 대충 걸어두고, 그 젊은이 허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저곳에 용궁이 있다고 자신을 제발 놓아달라고 애원하더랍니다.
물을보니 시퍼런 물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고 하더랍니다.
그리고 온힘을 다해서 그 젋은이를 잡았더니..
소가 갑자기 올라면서 물속으로 돌진했다고 하더군요.
그밖에도 몇몇 일화도 있고, 실제로 죽은 사람이 많다고 하더군요.
20여년이 지난 지금..
귀신얘기가 나올때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곤 합니다.
남이 들으면 별로 무섭지도 않고, 거짓이 절반이상이다라고 말하겠지만
추론해서 지어낸 말도 없고, 전부 제가 격었던 이야기입니다.
인터넷에 그 아버지가 용머리바위라고 불렀던 곳은 안나오는군요.
아마도 그쪽 마을사람들이 그렇게 불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