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3월에 딸아이와 파리 여행 기간 중 이강인 경기를 직관했습니다.
아이가 이강인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 가게 되었죠..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둔 전날 밤 ‘탁구 스캔들’이 터져 많은 이들이 이강인에 실망했죠..
제 아이도 많이 실망했는지 이강인을 보길 망설여 했으나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다 싶어 직관해보기로 했죠..
프랑스에 가기에 앞서서 한국에서 사전예매를 시도했습니다.
홈페이지 (https://en.psg.fr/)에 들어가 회원가입을 하고
티켓을 구매하려고 하였는데 사이트에서 technical problem이 발생해 결제를 하지 못했습니다.
내 PC에만 문제가 있나 싶어 다른 PC로 접속을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
(회원가입하고 로그인하였는데 결제 시점에선 계속 로그인하라는 문구가 뜨면서 화면이 넘어가지 않음 ㅠㅠ)
지금은 접속이 무의미하겠지만 당시 결제와 연결된 URL주소는 https://billetterie.psg.fr/en/catalogue/match-foot-masculin-paris-vs-reims-1
경기는 3월 10일 일요일에 Paris , Parc des Princes에서 치러지는 PSG vs Reims
PSG는 리그 선두 팀이고 Reims는 18개 팀 중 중간 순위인 8~10위권 팀...
본 경기는 원래 20시 30분에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이강인과 이토 준야가 동시에 출전하다 보니
동아시아지역 시청자들에게 편의를 주기 위해 시간을 13시로 앞당겼습니다.
이 말은 둘다 선발로 나올 확률이 무척 높다는 것을 뜻하겠죠?
아! 참 그러고 보니 이강인과 이토 준야 둘다 아시안컵에서 안 좋은 쪽으로 메스컴을 탔죠
아무튼 티켓을 사전에 예매하지 못하고 프랑스에 갔습니다.
경기 당일인 3월 10일 (日) 11시 30분경에 경기장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Porte de Saint-Cloud에 도착했습니다.
국가대항전도 아니고 UEFA Champions League도 아닌 단순한 프랑스 1부리그 경기인데
설마 잔여 좌석이 없겠어?라는 생각을 갖고 Parc des Princes 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Parc des Princes 주변에 도착하니 경기 시작 90분 전인데도 인파들로 인산인해..
현장구매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처럼 보였는데 우여곡절 끝에 표 2장을 간신히 구매..
처음에는 아래와 같은 A4사이즈 크기의 티켓을 받고
경기장 입장하면서 아래와 같은 일반 사이즈의 티켓으로 교환 받음
지정받은 좌석은 대충 아래 빨간점 있는 부분
먹는 것은 모두 반입 금지 (백팩 속에 있던 생수, 과자 등이 보안요원에게 적발되어 모두 쓰레기통으로..)
경기장 내에서 사먹으라 (= 돈 쓰라)는 취지인 것 같음
햄버거 , 감자튀김 , 핫도그 , 생수 , 탄산음료를 파는 부츠가 있어 요기(療飢)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으나 문제는 비싸다는 점..
경기장 내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 그리고 생수를 구입했습니다..
생수를 패트병 채로 주지 않고 (= 관중들이 패트병을 그라운드로 던질까봐) 별도의 플라스틱 컵에 부어서 주는데 문제는 뚜껑을 안준다는 점 입니다.
생수 한잔에 5유로 (= 7,000~7,500원) , 컵 반납하면 2유로 돌려 받는다고 하네요.
기념품 삼아 반납하지 않고 가져왔는데 아래는 문제의 플라스틱컵
흘릴까봐 조심스레 이동했고 좌석 밑에 두고 틈틈이 아껴가며 마셨는데
후반전 어느 시점에 통로를 지나가던 여고생 정도 나이의 학생이 실수로 발을 갖다 대는 바람에
컵이 엎어져 물을 못 마시게 되었습니다. 물 몇모금도 못마시고 3유로를 허공에 날려버림ㅠㅠ
< 경기장 좌석 >
일요일 그것도 포근한 낮 경기여서 그랬을까? 아니면 축구가 인기가 있어서 그런 것인가?
네이마르도 없고 메시도 떠나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내 예상과 달리 경기장은 입추의 여지 없이 만석...
Parc des Princes 좌석수가 48,000 여석이라고 하는데 경기장이 관중들로 거의 다 찼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좌석간 좌우 간격도 좁고 앞뒤로도 폭이 좁습니다.
예컨대 좌석간 좌우 간격이 좁아 옆 사람 팔꿈치와 부딪치는 것은 다반사이고
중간 즈음에 앉으면 무릎이 부딪치기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앞뒤로의 폭 또한 좁습니다.
Parc des Princes 좌석이 economy class 라면 서울월드컵경기장은 business class라고 해야겠습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Parc des Princes 경기장을 well-being 개념에 맞추어 개조한다면 30,000~35,000석이 적정 규모인 것 같습니다.
반대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Parc des Princes 경기장의 피아노 건반 좌석처럼 개조한다면 90,000석도 가능할 듯 싶네요..
< League 1 경기력 수준 >
경기 내용은 EPL 보다는 한 수 아래...
잉글랜드 리그에 익숙한 사람들 눈에서 평가하자면 하품이 나올 정도로 답답한 경기력입니다.
잉글랜드 EPL이 월드컵 경기력이라면 프랑스 Ligue1은 아시안컵 경기력이라고 할까?
아무튼 PSG vs Reims 경기는 한국의 K리그 상위팀들 (울산, 전북, 포항) 간에 대결하는 수준의 경기력이었습니다.
전반에만 4골이 나와 2:2로 전반을 마쳤는데 이 스코어가 끝까지 갔죠.
원정팀이 골을 넣으면 홈팀이 따라가고 또 원정팀이 골을 넣으면 홈팀이 따라가는 수순이었습니다.
후반전 중반인가에 음바페가 투입되어 공격력이 강화되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현장에서 인터넷에 접속하여 SBS스포츠에서 중계하는 것도 함께 보았는데
SBS가 실제보다 20~30초 정도 늦은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Replay(= 다시보기) 효과를 보았습니다.
< 이강인의 경기력 >
예상대로 이강인은 선발로 나왔고 full time 뛰었습니다.
반면 이토 준야는 후반에 교체되어 나갔고..
이강인이 선발 멤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가 궁금했는데
이강인의 경기력은 PSG 선발 선수들 중에서 단연 으뜸이었습니다.
구단으로부터 정확한 택배 크로스 능력을 인정받았는지 코너킥은 전담해서 찼고
필드에서 경기의 흐름을 지배하고 조율하는 능력 또한 탁월했습니다.
이를테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나 할까?
통상 이 정도의 능력은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서만 구현해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보는데
1980년대에 최순호 선수가 그러했고 1990년대에는 홍명보가 그 뒤를 이어 지휘자 역할을 수행했죠.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역할을 대학생 나이인 20대 초짜가 그라운드에서 소화해내고 있는 것을 현장에서 지켜보니
이강인은 정말로 축구 천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날로 치면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 (Luka Modric) 같은 존재인 셈이죠.
이러니 황선홍 감독이 어찌 안 뽑을 수 있었겠습니까?
이강인이 3월 17일 Montpellier 원정경기에서 그림같은 중거리 슛을 터트렸는데
제가 현장에 있던 10일 파리에서 그런 골을 터트렸다면 참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 기념품 샵 >
시합이 끝나 경기장을 빠져나와 지하철로 향하던 중 저쪽 다른 건물 쪽으로 긴 행렬의 줄이 보였습니다.
뭔가 보았더니 BOUTIQUE OFFICIELLE .. ‘공식 기념품샵’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줄을 섰습니다.
밖에서 보면 매장이 커보이는데 실제로 들어가면 10평도 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구내식당에서 밥과 반찬을 받아 한쪽으로 이동한 후 계산하는 것처럼
이곳에서도 줄을 선채로 ㄷ자로 행렬을 따라가면서 물건을 골라야 했습니다.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른 상황에서 떠밀려서 물건을 고르다 보니 큰 돈을 쓰게 되었죠.
물론 가격표는 제품에 부착되어 있었지만 자세히 볼 경황이 아니었습니다.
유니폼 상의만 세 장을 샀는데
하나는 이강인, 다른 하나는 음바페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이름이 표기되지 않은 것.
그런데 이름 들어간 것은 125유로 , 이름 없는 것은 95유로
유니폼 3장만 345유로, 한화로 50만원 ㅠㅠ
장당 10만원 합 30만원 정도 예상했었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강인 유니폼 앞면과 뒷면
이 유니폼 한장이 125유로, 원화로 환산하면 18만원 정도
공식매장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Champs Elysees 거리에도 PSG 매장이 하나 있습니다.
참고로 아래는 PSG 정품매장 위치를 보여주는 위성사진
아래는 경기장 내부에서 찍어본 사진들입니다.
아래는 전반전이 끝난 후의 모습
빈 좌석 많네요..
화장실가거나 매점간 사람들의 좌석입니다.
경기장 인파로 꽉 찼습니다.
이강인 홈그라운드이다 보니 친숙한 한글도 보이고..
태극기도 보이고
아래 사진은 경기가 끝나고 관중들이 퇴장한 이후의 모습
사람들이 퇴장하지 않고 여전히 운집해 있는 곳은 원정팀 관중석입니다.
Reims 응원단인데 리그 1위팀을 상대로 원정에서 비겨서 마치 승리라도 한 듯 축제 분위기입니다.
"게임 끝났으면 가야지 , 거기서들 뭐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