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전 김유동의 만루포와 똑같은 상황… 삼성 '악몽' 되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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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왼쪽 스탠드에 꽂히는 순간 양팀 덕아웃엔 19년전의 환희와 악몽이 교차했다.
25일 4차전에서 두산 김동주가 3회말 날린 만루 홈런은 한국시리즈 사상 단 2번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아직도 야구팬들의 기억에 생생한 1982년 원년 OB 김유동이 처음으로 기록한 이후 무려 19년 만에 다시 터진 그랜드 슬램이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기록을 합해도 통산 5번째에 불과하다.
그런데 공교로운 사실은 두 차례 만루 홈런으로 울고 웃은 주인공이 똑같이 삼성과 두산이었고 경기 상황 역시 비슷하다는 점이다.
첫 번째 그랜드 슬램은 1982년 10월 12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OB(현두산)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터졌다. 당시 두산은 경기 초반 2-3으로 끌려가다 5회 동점을 만들고 9회 초 2사 만루에서 4번 신경식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4-3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공격에서 5번 타자 김유동은 좌완 이선희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월 만루 홈런을 뽑아냈다.
그리고 19년의 세월이 흐른 24일 잠실구장. 두산은 2회초 무려 8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으나 3회 말 정수근의 적시타로 9-8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어 4번 심재학의 볼넷으로 계속된 1사 만루 찬스에서 역시 ‘5번 타자’인 김동주가 박동희의 2구째를 잡아당겨 좌월 그랜드슬램을 그려냈다.
김유동의 홈런과 마찬가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대포이자 두산에는 환희의 만루홈런, 삼성으로서는 그야말로 ‘한 맺힌’ 그랜드 슬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