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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urs at Suns (Rd 1 Ga 3)
ESPN Who?
스퍼스와 선즈의 플레이오프 결전이 벌어지기 직전, ESPN의 NBA 전문 칼럼니스트는 대부분 선즈의 4 대 2 승리를 점쳤습니다. 상당히 많은 수의 농구 팬들도 스퍼스와 선즈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본 후에는 플레이오프에만 들어가면 선즈가 압도적인 우세를 점할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스퍼스와 선즈 간의 정규시즌 마지막 대결 리캡에서 제가 밝힌대로, 선즈는 자신들의 전력을 그 경기에서 모두 노출시켰고, 스퍼스는 그 선즈의 전력만 분석해 알아내고 자신들의 전력은 감추는데 성공했지요. 그 결과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115 대 99의 완승. 매 쿼터마다 13점 이상 씩의 리드를 가져갔던 통쾌한 원정 승리였습니다. 강력한 팀 수비와 픽앤롤 공격의 쾌거였습니다. 세 경기 연속으로 스퍼스의 빅 3가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며 폭발했던 경기는 제가 기억하는 한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리고 토니 파커는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38점을 훌쩍 뛰어 넘는 41점을 기록했습니다 - 그것도 피닉스와 같은 강팀을 상대로 적지에서. 스퍼스의 경기력은 수비 로테이션, 리바운드, 패싱, 야투 성공률 (FG 56.1%, FT 89.5%) 등,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완벽한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정규시즌 때, 보스턴을 포함해 리그 전체에서 유일하게 3연패를 당하지 않았던 팀이 바로 피닉스 선즈였습니다. 그런 강팀이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3연패를 당했습니다. 여기서 입은 상처와 무너진 자존심은 헤어 나오기 힘들 정도로 클 것입니다. 하프타임 때 락커룸으로 안 들어가고 코트에 남아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바스켓을 쳐다보는 내쉬의 서글픈 눈을 보셨습니까? 개개인의 전력에서는 선즈가 앞선다고 봅니다. 하지만 스퍼스는 자신들의 전력을 플레이오프에서 극대화 할 수 있는 팀이었던 반면, 선즈는 그와는 정반대로 자신들의 전력을 두 게임 연속 제대로 펼쳐보지 조차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 긴 NBA 역사에서 3 대 0의 리드를 가져가고도 시리즈를 놓친 팀은 전무하다는 사실이 스퍼스의 시리즈 승리에 힘을 실어 줍니다. 99%는 잡았다고 봅니다. 핵-어-샼에 대해 논란이 이는 듯 합니다. 물론 별로 보기는 좋지 않은 전술이고, 또 그 전술을 다른 사람도 아닌 포포비치 감독이 사용했다는 점에 저도 놀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비난이나 비판의 대상이 되어서는 곤란하겠지요? 오히려 이런 전술을 사용하게끔 그 빌미를 제공한 샤킬 오닐의 자유투 능력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오닐은 기본적으로 오프시즌에 열심히 연습을 하지 않는 선수입니다. 루키 시즌 때부터 지적받아온 자유투 실력을 지금껏 향상시키지 못 한것은 기본적으로 오닐의 책임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더군다나 세 번이나 레인 바이얼레이션까지 범했지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늘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댄토니 감독도, 스티브 내쉬도, 샤킬 오닐 조차도 핵-어-샼은 언급도 안했고 문제를 삼지도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분명한 패배만 인정했을 뿐... 스퍼스 팬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핵어샼를 썼다고 스퍼스가 비난 받을 때, 같이 논쟁을 벌이고 싸우는 것보다는... “확실히 보기는 좋지 않았습니다” 라든지 “선즈를 응원하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정말 열불 날 만한 일이네요” 라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면서 답글들을 달아 주시면 서로간에 훨씬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 스퍼스 승리의 원인은 핵-어-샼이 아니고, 파커와 덩컨, 지노빌리와 토마스의 계속되는 픽앤롤을 내쉬와 샤크가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 포포비치 감독은 대학 때부터 박사학위 논문까지, 석사학위(스포츠 인체 공학)만 제외하곤, '병법'만 연구해온 분입니다. NBA 전체를 통틀어, 아니 NBA 역사를 통틀어, 2차대전부터 냉전시대까지의 각 나라의 전술과 첩보대의 스파이 작전을 마스터하고, 동양의 손자병법까지 줄줄 꿰며, 삼국지까지 통달한 감독은 포포비치 감독이 유일합니다. 상대방 장수의 마음을 읽고, 자신들의 전력을 감춘 채 오랜 시간동안 적을 차근차근 연구하며 때를 기다리는 스타일입니다. 정규시즌의 라이벌 전도 퐆 감독에게는 각개전투일 뿐입니다. 이 분은 소규모 전투에서 져주면서 상대방의 전력을 알아낸 뒤, 전쟁 자체를 승리하고 싶어하는 분입니다. 전쟁에 돌입하면 일단 상대방의 약점들을 추려내어 분석해야지요? 포포비치 감독이 피닉스 선즈의 약점으로 추려낸 것은 ‘아직 성숙도 면에서 많이 모자란 아마레’, ‘심리전에 약한 댄토니 감독’, ‘샤크의 자유투’, 샤크의 픽앤롤 수비력’ 등인 것 같습니다. 이 네 가지 부분을 돌아가면서 집중공략했습니다. 그리고 완벽하게 성공했습니다. 정규시즌부터 꼼꼼하게 준비해 온 대전투에서 승리한 것입니다. 팀 덩컨 오늘이 생일이었죠? Happy Birthday to you, Timmy! 오늘 덩컨의 공수에 걸친 움직임과 허슬, 그리고 스크린 서주는 모습을 보셨습니까? 완벽한 농구 교과서, 그 자체였습니다. 빅맨이 농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 후세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딱 좋았던 경기였죠. 수비에서는 오닐과 아마레를 번갈아 가며 막았고, 페인트존 안으로 들어오는 스윙맨들을 완벽하게 견제했으며, 골밑 박스아웃도 이런 블루칼라워커가 없을 정도로 훌륭히 해냈습니다. 1쿼터에 2개의 파울을 범하면서 벤치로 들어간 후, 선즈의 추격을 허용하는 빌미는 제공했지만, 37분을 뛰며 23점과 10개의 리바운드 스탯으로는 묘사조차 할 수가 없는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14 대 8로 스퍼스가 앞서 있던 시점, 아마레와 샤크 사이에서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파커와의 픽앤롤 공격으로 아마레 위로 호쾌한 덩크를 찍어내린 덩컨은, 곧이어 이어진 선즈이 포제션 때 샤크와 강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샤크의 슛도 막아냈고, 공격리바운드로 이어진 아마레의 골밑 슛까지 완벽하게 블락했습니다. 덩컨은 오늘 그가 어떤 플레이를 펼칠 지를 일찌감치 만천하에 고했던 것입니다. 마누 지노빌리 과연 이 친구가 사타구니에 부상을 입고 왼쪽 발목까지 돌아간 선수가 맞나요? 하긴 오늘은 지노빌리 특유의 돌파는 많이 자제하는 모습이긴 했습니다. 왼쪽 발목을 붕대로 칭칭 감고 나와서 제대로 스탭도 밟기가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중요한 시점마다 가끔씩 던져대는 플로터와 3점슛들이 림 안으로 빨려들어 갔고, 이 슛들은 선즈입장에서는 어떻게 좀 해보려 하는 순간마다 끼얹어진 찬물 꼴이 되었습니다. 특히 전반에 스퍼스가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가져갈 때 게임의 흐름상 중요한 리바운드들을 많이 잡아내기도 했지요. 지노빌리의 베스트 플레이는 4쿼터에 나왔습니다. 레안드로 바보사가 발이 아닌 손으로 공을 쏘기 시작하며 선즈가 13점 까지 쫓아와 상당히 불안해지던 순간, 스위치 디펜스 상황에서 지노빌리를 막게 된 샤크의 머리 위로 여유있게 3점을 터뜨렸지요. 타이밍 상 너무나 중요했던 한방이었고, 지노빌리의 이 3점과, 연이어 똑같은 상황에서 터진 파커의 3점이 들어갔을 때, 경기는 사실상 끝이 났습니다. 지노빌리는 20득점, 5리바운드, 1어시트, 1스틸로 28분간만 뛰면서 수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냈습니다. 바보우사, 힐, 디아우, 그가 맡은 선수들은 지노빌리의 일대일 수비를 뿌리치지 못했습니다. 토니 파커 자신의 커리어 중 최고의 게임을 스티브 내쉬와 선즈를 상대로 해냈군요. 41점, 26개의 야투 시도 중 17개 성공, 그리고 12개의 어시스트. 파커의 어시스트와 미드레인지 점퍼는 대부분이 내쉬와 샤크를 상대로 한 픽앤롤과 픽앤팝 상황에서 선즈의 수비가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날 때 터졌습니다. 파커가 과연 이보다 농구를 더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갑니다. 2차전이 끝난 후, 샤크는 3차전에서만큼은 파커가 날뛰지 못하도록 혼을 내놓겠다고 큰소리를 쳐댔는데... 아마도 파커가 귀머거리였나 봅니다. 오늘 파커의 풋워크를 보셨습니까? 레전드 복서 무하마드 알리도 저리 빨리 스탭을 밟지는 못했습니다. 내쉬가 붙든, 힐이 붙든, 디아우가 붙든, 파커는 마음만 먹으면 코트 위 어디서나 골을 성공시킬 수 있었습니다. 파커가 코트 위에 있을 때, 스퍼스는 선즈를 25점 차로 앞섰습니다. 반면, 내쉬가 코트 위에 있을 때는, 선즈가 스퍼스에 26점을 뒤졌습니다. 오늘 경기는 이 두 포인트가드의 대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결과는 파커의 3라운드 KO승이었습니다. 브루스 보웬 오늘 경기의 소리없는 수훈갑이었습니다. 오늘 보웬은 30분을 뛰면서 내쉬만 철저하게 그림자 수비 했는데 거의 완벽한 수비였다고 봅니다. 내쉬는 7점에 9개의 어시스트, 그리고 두 번이나 블락을 당했습니다. 내쉬의 플레이메이킹과 득점력이 없어진 선즈는 종이 호랑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보웬은 오늘 두 개의 야투도 성공시키며 슈팅 슬럼프에서도 헤어나오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이클 핀리 오늘 그다지 좋은 슈팅력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빅 3, 특히 파커가 이렇게 터져주는 날엔 핀리가 여유있게 한 경기 정도 쉬어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 경기에서 핀리의 수비력은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이메이 유도우카 큰 활약은 없었지만, 2쿼터에 스퍼스가 잠깐 스몰라인업을 가져갔을 때, 팀의 파워포워드로서 디아우를 상대로 훌륭한 박스아웃 능력을 보여주며 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 냈습니다. 유도우카가 생애 처음인 플레이오프에 적응하는 시간이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스퍼스에게는 좋습니다. 혹시 파이널에 갔을 경우, 붙게 될 보스턴의 피어스를 막을 비밀병기이거든요. 컷 토마스 불과 23분을 뛰며 9득점에 5개의 리바운드 밖에는 기록을 못했지만, 토마스의 코트 위에서의 존재감은 대단했습니다. 일단, 샤크를 혼자서 박스아웃 할 수 있는 선수였고, 아마레와의 매치업 상황에서도 아마레가 마음껏 돌파할 수 없도록 만드는 카리스마까지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파커, 지노빌리와 2 대 2 공격으로 공을 주고 받으며 성공시킨 3개의 오픈점퍼와 1쿼터 말미에 해낸 앤드-원 플레이는 스퍼스가 초반에 큰 리드를 가져가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경기 중에 석연치 않은 파울콜을 받은 후에도 심판에게 항의없이 잘 참아내는 성숙함도 보여줬습니다. 파브리시오 오베어토 25분을 소화하며 6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짭짤한 활약을 했습니다. 선즈의 빅 라인업을 상대로 예상보다 훨씬 잘해주고 있습니다. 로버트 오리 가비지 타임 때 잠깐 나왔습니다. 브랜트 베리 나오자 마자 두 개의 턴오버에 바보우사 3점 플레이까지 허용하는 둥, 그리 좋은 모습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2쿼터에 타이밍 상 중요한 3점 한방을 터뜨렸지요. 아무튼 베리는 그 경험과 3점슛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전력감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쟠 본 핵어샼 상황에서 파울 한 것 말고는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선수였습니다. 아, 1쿼터 끝나기 직전에 토마스에게 완벽한 패스를 하나 넣어주긴 했지요. 데이먼 스타더마이어 별로 할 말이... 이로써 스퍼스는 선즈를 상대로 한 지난 20번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15승 5패라는 우세를 가지게 됐고, 피닉스에서 벌어진 지난 8번의 플레이오프 원정경기에서 7승 1패라는 압도적인 우세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스티브 커와 댄토니 감독의 도박은 실패로 끝난 것 같습니다. 이제 피닉스는 우승의 기회만 놓친 것이 아니라 팀의 미래까지 뒤엎은 형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내년에는 선즈의 코트에 서있는 댄토니 감독을 보기 힘들 것 같군요. 파커가 계속 같은 상황에서 왼쪽으로 돌아 나오며 슛을 터뜨려도 여기에 아무런 수비법을 내놓지 못했던 감독입니다. 댄토니 감독은 용병술이나 심리전에 있어서 포포비치 감독을 넘을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스퍼스는 거의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언제나 이런 수준의 게임을 펼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최고수준의 경기력이 정규시즌에서 스퍼스에 우위를 가져갔던 강팀을 상대로 플레이오프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대단한 것이죠. 인터뷰에서 지노빌리는 이틀 후 4차전에서는 더 강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이미 피를 많이 흘리고 있는 상대의 숨을 완전히 끝내버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자비라곤 없는 놈.... 어쩐지 그 약속이 지켜질 것 같습니다. 과연 내일 모레 피닉스의 태양이 질 것인지... 지켜보도록 하지요.
ESPN에서는 케니 스미스를 스카웃해야 할 것 같습니다.
케니 스미스는 빅맨과의 대결에서만 선즈가 스퍼스와 맞먹을 뿐, 다른 모든 부문에서 선즈가 스퍼스를 못 당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Go! Spur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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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80년에 루키 매직 존슨의 레이커스가 식서스를 깬 이후로는, 근 17년 동안 우승팀 딱 세 번만 맞추지 못했습니다 - 95년 로켓츠, 04년 피스톤스, 06년 히트. 다른 해는 모두 맞췄답니다. 조영서 님에 대한 예우로 올해 우승할 팀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