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대곡역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노선인데
이곳은 나에게 있어
"... 그들이 굴 바닥에 닿기도 전에
사자들이 곧 그들을 움켜서 그 뼈까지도 부서뜨렸더라"(단 6:24)
마치 이런 기분이 들게 한다
특히 열차 뒷부분은 맛있는 것들과 빛난 것들이 가득한
홍대입구역 환승역과 가깝다 보니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있다
그러다 보니 다음 세대를 장악한 세상 신이
그들이 구원의 복음을 듣지 못하도록 눈과 귀를 막는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목청껏 복음을 전해도 전혀 반응 없고
간혹 객기 부리는 사람을 만나면
심한 욕설은 기본이요 신체적 해코지까지 감수해야 했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그곳에서 잘 안 하는데
어제는 새벽부터 그곳으로 향하라는 주님의 말씀이 있었다
"너는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느웨로 가서 그것을 향하여 외치라
그 악독이 내 앞에 상달되었음이니라 하시니라"(욘 1:2)
요즘처럼 날씨가 추울 때는
승강장이 외부에 있어 더 추운 경의선보다
승강장이 내부에 있는 3호선이 훨씬 편하고 수월하지만
주님의 명령이 떨어진 이상 거부할 수 없는 것이 내 처지였다
그렇게 마지못해 시작한 전도
늘 그래왔듯이 젊은이들은
내가 전하는 메시지에 전혀 관심 없었고
어떤 이는 자기 손가락으로 귀를 막으며 애써 외면했다
제가 정말 미치지 않았으면
어찌 저의 개인적인 시간과 돈을 써 가면서 이런 일을 하고 다니고 있겠습니까
그러한 모습이 너무도 안타까워
세상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내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자 오히려 다른 분이 전도지를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고전 3:7)
눈에 보이는 당사자들에게는 아무 반응이 없어도
준비된 영혼은 있기 마련이었다
아침마다 예전에 살던 동네에 간다
아직 학기가 끝나지 않아 사랑이가 방학할 때까지는
예전 다니던 학교까지 데려다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이사한 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 2022년 12월 1일 일기 참조
그동안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남 일처럼 여겨진다
물론 좋은 추억도 많다
하지만 편의 시설이 가득한 곳에서 살아보니
도심과 단절된 곳에서 살라하면 엄두가 나지 않을 거 같다
사람이 좋은 것에 길들면 좀처럼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사한 곳에서 얼마나 살았다고 벌써부터 좋은 것만 찾게 되는지...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한 것이었다
전원생활이라고 좋아할 때는 언제고 그보다 더 좋은 것을 누리자
좋았다고 생각했던 것을 감쪽같이 잊는 습성을 보면서
인간의 욕망은 끝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맛있는 것들과 빛난 것들이 세상을 점령하고 있는 이때
"그러나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은 큰 이익이 되느니라"(딤 6:6)
그런 것에 현혹되면 점차 멀어지는 것이 구원의 길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