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잘나가던 원조 한정식집 A가 있었습니다.
A가 장사가 되는걸 보고 옆에 B한정식집이 들어섰죠. 하지만 한정식이라고 하기엔 파는건 달랑 된장찌개랑 김치찌개 뿐.
B는 절치부심 끝에 요리사를 잘 키워서 정통 한정식 메뉴를 하나씩 추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B의 단골고객들은 "이집 된장찌개 하나는 A보다 나은데 왜 비싼 한정식을 파냐"면서 떠나갔습니다.
한동안 B가게 장사가 안됐지만, 슬슬 B가게 요리사들 솜씨가 생각보다 괜찮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상황이 바뀝니다.
A가게보다 싼데 맛은 별 차이 없다는 말이 나오면서, A가게 손님들이 하나 둘 B가게로 갈아탑니다.
정통 한정식의 일인자인 A가게는 별 문제 없을 것으로 생각했죠.
오히려 A가게 사장은 종업원들에게 "손님들 많으니깐 저질재료 섞어서 팔라"고 지시할 정도...
A가게 종업원들은 항의했지만, 사장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고 급기야 몇몇 종업원들은 짤리기까지 합니다.
A가게 한정식 재료가 생각보다 신선하지 않다는 소문이 돌면서 사람들은 하나 둘 등을 돌렸죠.
여튼 입소문이 계속 나면서 드디어 B가 A랑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오기에 이릅니다.
근데 B가게 사장이 욕심을 냅니다.
"그래 오늘부터 한식하고 중식, 양식까지 다 풀코스로 파는거야"
한정식만 하던 집이 갑자기 중식, 양식까지 하려니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데리고 있는 요리사라고는 한정식 전문가들 뿐이었거든요. 그나마 B가게를 찾던 손님들도 "잡탕이 되버렸다"면서 다시 A가게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B가게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내가 옆 동네에 '크므스'란 가게를 둘러보고 왔는데, 거기는 대박 장사가 잘되더라"는 거죠.
그래서 B가게는 급하나마 이웃 동네에서 양식, 중식 요리사들을 대거 초대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한정식집 운영이 어디 양식 중식당이랑 같겠습니까? 재료도 다르고, 요리사들 적응할 시간도 터무니 없이 부족한데요.
하지만 B가게의 사장은 낙관합니다. "우리는 숱한 시련을 겪었고, 또 이겨내왔다"면서요.
과연 B가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된장찌개 팔다가 한정식집으로 갈아탈때처럼, 줄어든 손님 금방 채울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잡식 음식만 만들다가 끝날까요.
선택은 손님들의 몫입니다.
첫댓글 B가게 옆에 비슷한 가게가 몇 개 더 생기지 않았나요? A가게 옆에도 하나 더 생긴거 같고;; 크므스 재밌습니다ㅎㅎ
b가게는 그래도 양심이 있게 맛으로 승부보니. 왠지 뷔페로 전환할듯. 양식 중식 한식 풀코스로 . A? 사장 마인드가 나빠서 결국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