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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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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가
어렵다는 편견을 버려라.”
최근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대중화로 인해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데이터를 주고받는 일이 새삼스럽지 않게 됐다. 하지만 일반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는 웹하드 용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래도 내 데이터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의 서버에 저장돼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주무르기 쉽지 않은 탓이다.
그렇다면 이 서버를 내 집에 들여놓으면 어떨까? 의도는 좋지만 아무리 소규모 서버라 해도 이를 다루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며, 일반 PC보다 가격도 턱없이 비싸다. 이에 데이터 저장 및 공유 기능에 초점을 두되, 군살을 뺀 것이 바로 NAS(Network Attached Storage)다.
기존에는 NAS라 하면 중소규모 기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화질·대용량의 디지털 콘텐츠가 보편화되면서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주로 홈시어터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가정용 미디어 센터 역할로 사용된다.
그래도 여전히 NAS가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이러한 당신의 편견은 시놀로지의 ‘DS214play’를 만난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PC로 동영상 파일을 내려받고 이를 매번 스마트폰으로 옮기거나, TV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번거롭게 USB에 일일히 복사해야 했던 불편함은 이제 안녕이다. 이제 모든 영상 저장과 공유는 DS214play 홈 미디어 서버에 맡겨두면 그만이다.
PC보다 쉽다, 5분이면 뚝딱 ‘사용 준비 끝’
시놀로지 DS214play의 전면에는 HDD 삽입구 커버와 4개의 LED 상태표시등, SD카드 슬롯과 USB 2.0 포트, 2개의 버튼이 자리하고 있다. 두 버튼 중 아래쪽은 제품 전원 ON/OFF 버튼이며, 위쪽의 C 버튼은 SD카드와 USB를 꽂은 상태에서 누르면 미리 설정해둔 경로에 자동으로 옮겨준다. 수시로 사진 등을 백업해야 할 경우 상당히 편리해 보인다.
DS214play는 2개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가 들어가는 2베이 제품이다. DS214play와 HDD만 마련하면 모든 준비는 끝이다. 드라이버로 나사를 풀고 조일 필요도 없다. DS214play의 전면 커버를 열고 PUSH 버튼을 눌러 트레이를 빼낸다. 트레이 양 옆의 고정 가이드도 손으로 쉽게 분리 가능하다.
리뷰에 사용된 HDD는 ‘씨게이트 NAS HDD 4TB’ 2개다. 일반 HDD를 사용해도 무방하나, 24시간 켜져 있는 NAS의 특성상 NAS에 최적화된 전용 HDD를 사용하면 금상첨화다. 씨게이트 NAS HDD는 기업용 제품에 적용되는 기술을 기반으로 성능에 대한 양보 없이 조용하고 안정적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돼 있어 정숙한 환경이 요구되는 가정용 NAS에 제격이다. 4TB×2면 무려 1000시간 가량의 HD 동영상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트레이에 HDD를 끼워 넣고 방금 분리했던 가이드를 다시 손으로 꾹 눌러 고정시켜준다. 간단한 과정이지만, NAS 내부에서 HDD가 동작할 때 미세한 진동을 철저하게 방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오히려 나사 고정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사가 조금씩 풀리면서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 이제 HDD와 결합된 트레이를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DS214play 안으로 밀어넣으면 된다.
선 연결도 복잡할 것 없다. 후면에 위치한 전원과 랜선만 연결해주면 된다. 2개의 USB 3.0 포트 아래에 위치한 eSATA 포트를 통해 PC와 직접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참고로 여기서는 유선 인터넷을 받아 분배해주는 유무선공유기를 중심으로 LAN1은 DS214play와, LAN2는 TV와 연결했다.
이로써 무선으로 PC와 스마트폰, 태블릿에서는 물론이고 TV에서도 DS214play와 통신할 수 있는 준비가 완료됐다. 단, TV가 홈 네트워크 규격인 DLNA를 지원해야 하는데, 최근 대부분의 TV들은 DLNA를 지원하는 추세다.
마지막으로 전원 버튼을 눌러주면 작동 상태를 알려주는 LED가 켜지면서 하드웨어 세팅은 끝난다. 이제 PC에서 DS214play를 스마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나볼 시간이다.
시놀로지 NAS의 진수, ‘디스크스테이션 매니저(DSM)’
CD롬이 없는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DS214play를 위한 프로그램 설치는 웹브라우저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할 이유가 없다. 웹브라우저의 주소창에 ‘find.synology.com’을 입력하면 알아서 같은 네트워크상에 있는 시놀로지 NAS를 검색해준다.
검색된 DS214play와 연결을 선택하고 간단한 계정 정보를 입력하기만 하면 알아서 HDD 포맷 후 전용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설치해준다.
이후 로그인을 하면 시놀로지 NAS 운영체제 ‘디스크스테이션 매니저(DSM)’ 첫 화면이 나온다. 첫 접속인 만큼 자동으로 뜨는 ‘빠른 시작 마법사’를 단계별로 거치면 기본적인 NAS 사용 환경 구축이 완료된다. 미처 이 과정을 건너뛰더라도 바탕화면에 있는 ‘빠른 시작’을 실행하면 나중에 다시 진행할 수 있다.
DS214play는 2개의 HDD를 설치할 경우 기본적으로 1개 HDD를 데이터 보호용으로 쓰는 시놀로지 하이브리드 RAID를 적용한다. 따라서 HDD 용량이 1개분만 잡히더라도 정상적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저장소 관리자를 통해 2개의 HDD 용량을 모두 사용하고자 하거나, 다른 RAID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DSM의 첫 화면은 윈도 사용자라면 직관적으로 사용 가능한 모습을 띠고 있다. 화면 오른쪽의 위젯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편집 가능하다. 왼쪽에는 기본적으로 탐색기 역할을 하는 파일 스테이션 외에 제어판, 패키지센터, 도움말 등이 간소하게 자리하고 있다. 파일 스테이션을 실행해보면 기본적으로 NAS 내에 music, photo, video 3개의 공유폴더가 기본으로 생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디오·포토·비디오 스테이션은 이름 그대로 각각 NAS에 저장된 음악, 사진, 영상을 재생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앱이다. 개별 파일은 파일 스테이션에서 접근할 수 있지만, 여러 개의 콘텐츠를 연속으로 다룰 경우 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클라우드 스테이션은 사용자가 미리 지정해놓은 폴더를 DS214play와 동기화시켜준다.
다운로드 스테이션을 통해서는 토렌트 및 RSS 피드를 통해 인터넷에서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토렌트의 경우 직접 검색을 하거나 토렌트 파일을 넣어주면 PC가 아닌, DS214play가 알아서 파일을 다운로드한다. 외부에서 다운로드 명령을 걸어주고 집에 도착하면, 이미 해당 파일이 DS214play에 저장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운로드 완료 후 압축 해제, 업로드 자동 중단 등 다양한 옵션 설정도 지원한다.
PC·모바일·TV 어디서나 막힘없이 본다
미디어 서버를 설치하고, TV 설정을 통해 연결된 네트워크를 인식하는 것이 확인됐다면 DS214play 내의 영상들을 TV에서 감상할 준비가 됐다.
TV의 외부 입력을 선택하는 화면에서 DLNA 네트워크 항목이 활성화되면 네트워크에 연결이 감지된 장치 목록이 뜨는데, 여기서 미리 지정한 DS214play의 이름을 선택하면 된다.
TV 기종에 따라 인터페이스는 다르지만 이렇듯 DSM에서 공유 설정해둔 폴더들을 확인할 수 있고, 물론 재생도 가능하다. 풀 HD 1080p 동영상의 경우 용량에 따라 처음 몇 초 간 로딩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전반적으로 거의 끊기는 장면이 없이 재생되는 모습을 보였다.
단, 자막 있는 영상의 경우 국내에서 널리 사용하는 smi 확장자를 srt로 변환해줘야 제대로 출력됐다. smi를 srt로 변환시켜주는 소프트웨어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개 버전이 개발돼 있어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을 통한 접근도 앱을 통해 손쉽게 할 수 있다. 시놀로지 NAS 전용 앱은 앱스토어 및 구글플레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디스크 스테이션에 대응하는 DS파일 외에도 오디오 스테이션, 포토 스테이션, 비디오 스테이션, 다운로드 스테이션에 대응하는 DS오디오, DS포토+, DS비디오, DS다운로드 등을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다.
TV와 스마트폰에서 동시에 영상을 재생해도 무리 없이 동작한다. 여기에는 DS214play가 1.6GHz 클럭의 인텔 아톰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DDR3 1GB 메모리를 탑재하는 등 기본 모델보다 하드웨어 성능이 대폭 향상된 점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영상을 재생하는 기기가 지원하지 포맷의 경우 DS214play가 실시간으로 트랜스코딩해 영상을 내보내는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성능이 뒷받침돼야 한다.
집이 아닌 외부에서 모바일 기기로 DS214play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조금 복잡한 네트워크 설정이 필요하다. DSM의 제어판에서 WebDAV를 활성화하고, DDNS에서 숫자로 된 주소를 기억하기 쉬운 문자 주소로 할당받는다. 필요에 따라서는 고정 IP를 할당받는 것이 편리하다. 이후 공유기에서 시놀로지 DSM 및 WebDAV가 사용하는 5000 및 5005 포트를 포트포워딩 또는 DMZ 설정으로 접근을 허용해줘야 한다.
설정이 완료되면 언제 어디서나 집에 있는 DS214play에 접근할 수 있다. PC에서는 물론이고, DSM 앱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DS214play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외부에서 영상을 스트리밍해 감상할 경우 데이터 무제한 사용자가 아니라면 와이파이 가능한 지역인지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손쉬운 사용성으로 일반 사용자들과 눈높이 맞춰
최근에는 한 사람이 2대 이상의 모바일 기기를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TV 등을 포함하면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스크린의 수는 더욱 늘어난다. 어느 기기에 뭘 담아두고 볼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경우 영상 다운로드와 보관, 재생은 DS214play에 맡기고 개별 기기들로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
이렇듯 일반 사용자들이 가정용 미디어 서버로 사용하기 위한 관점에서 시놀로지 DS214play를 톺아봤지만, 실상 깊이 들여다보면 DS214play에도 기업을 위한 고급 기능들이 두루 탑재돼 있다. 하지만 DS214play의 손쉬운 하드웨어 구축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의 소프트웨어는 일반적인 사용 용도로만 보더라도 충분한 메리트를 제공한다.
고화질 디지털 콘텐츠를 많이 감상하는 이들이라면, 시놀로지 DS214play는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도전이 될 것이다. 스마트하고 편리한 나만의 홈 클라우드 시대는 멀리 있지 않다. 우선 NAS가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부터 버리고 볼 일이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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