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농사 준비했다.
주일 예배 후 성도님들이 모여서 화초를 심었다. 이틀 동안 자오쉼터 선생님들이 열심히 심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자산홍 100그루, 영산홍 100그루, 꽃잔디 3,000개를 넉넉히 구매해 왔지만, 막상 작업을 시작해 보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고 아쉬움이 남곤 한다. 성도님들과 초화와 묘목이 얼마나 저렴한지 이야기를 나눴다. 과천 화훼 농원에 직접 가서 사 오면 얼마나 저렴한지 가서 구매해 보면 안다. 자산홍을 한그루에 700원씩에 사 왔다고 했더니, 우리 수석 권사님 그렇게 싸냐며 아무래도 자산홍이 부족하다며 300그루를 더 사와야 하지 않겠냐고 묻는다. 공감한다고 말하곤 과천에 한 번 더 다녀오겠다고 했다. 수석 권사님 30만 원을 입금해 주셨다. 자산홍을 사는 데 보태라는 속 깊음이다. 조금 남겠다며 앵두나무 세 그루도 사 오겠다고 했다.
오전에 아내와 큰아들을 태우고 과천 화훼 농원으로 간다. 아들은 제법 묵직한 자산홍 300그루를 차에 싣게 하려는 아빠의 속셈이다. 오늘 휴무일인 큰아들은 늦잠을 자고 싶은데 엄마가 가자고 하니 따라나섰다. 수석 권사님께서 이름도 생소한 꽃을 두 개 사다 달라고 하셨다. 단골 농장인 원두막에 들렀다. 사장님은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고 계셨다. 원두막 사장님이 개입하면 도매가격으로 구매를 할 수 있기에 도움을 청했다. 이제 과천 주암동에 있는 수많은 비닐하우스가 철거하고 있다. 보상도 받았기에 스스로 철거하는 분들이 많았다. 사무실에서 기다리다 창문 밖을 보니 탐스러운 부추가 지천이었다. 사장님이 오시니 부추를 조금 베어 가겠다고 했더니 캐 주면서 뿌리째 가져가 심으란다. 이름도 생소한 ‘클레마티스(으아리)’라는 꽃을 찾아 소매점으로 이동한다. 원두막 사장님이 이리저리 전화해 보시더니 소매로 팔고 있는 가게를 찾아냈다. 차로 한참을 이동하여 구매했다. 한 포기에 일만 오천 원이란다. 원두막 사장님이 흥정하시더니 삼천 원씩 할인해 주신다. 그래서 일만 이천 원씩 주고 사서 뒷좌석에 실었다.
이젠 묘목을 파는 집이다. 차들이 몇 대 주차되어 있다. 차를 농원 안으로 가져가야 하는데, 일하는 아저씨께 따라가면 되나요? 했더니 그러라고 하셨다. 얼라려? 농원을 벗어나 아스팔트 길을 한참을 달려 다른 농원으로 가셨다. 주차하고 자산홍이 어디 있느냐 물으니, 난 배달 온 것인데 왜 따라오셨냐고 하신다. 헉! 차를 돌려 원위치. 앵두나무도 사고, 자산홍도 차에 실었다. 영수증 받기 위해 사무실로 가서 묘목 파는 사장님께 뭔가 흔적을 남기시라며 묘목 몇 그루 더 주시라 했더니 퇴비를 두 포대 주시며, 이게 더 요긴하게 사용될 거란다. 일리 있는 말씀이셨다. 영수증까지 받고 나니 오후 1시가 다 되어 간다. 자오쉼터로 돌아가며 점심을 먹었다. 오다가 남양에 들려서 시금치 씨앗과 열무 씨앗도 사고 상추도 두 판이나 샀다. 모종들이 아직 어렸다.
자오쉼터에 도착하니 유지환 집사님과 이학우 집사님은 식당 뒤 처마에 렉산 지붕을 덮어 놓고 가셨다. 집에 남아 있던 작은아들도 고생했겠다. 차에서 자산홍과 앵두나무를 내리도록 했다. 먼저 작은아들에게 앵두나무 세 그루를 본관 앞마다 화단에 심도록 했다. 큰아들에게는 퇴비 열한 포대를 차에 싣도록 했다. 본관 옆에 있는 텃밭을 일구기 위함이다. 퇴비를 뿌리게 하고 송산로타리에서 사서 기증해 주셨던 관리기로 텃밭을 갈아엎도록 했다. 작은아들이 기계는 잘 다룬다. 블루베리밭에 가보니 잡초가 장난이 아니다. 깔아 놓았던 잡초매트는 이리저리 흐트러져 있었다. 조금 지나면 풀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내를 불렀다. 잡초매트를 새로 깔자고 했다. 기존에 있던 잡초매트에 흙과 풀을 털어내고 다시 깔아 단단하게 고정한다. 텃밭 손질을 마친 아들들도 동참한다. 양홍순 선생님도 부추를 심고 상추도 심는다. 잡초매트까지 잘 깔아놓고 상추를 심는 일에 합류한다. 사람이 대단하다. 사람 손이 대단하다. 저녁 먹기 전에 일을 마칠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주신 건강한 몸으로 열심히 수고하니 그 모습 또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아니하시겠는가. 모든 것이 감사다.
첫댓글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