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랑 바라마타고 1박2일 여행하기
1일:부산-화왕산(717m)-창녕양반청국장집-대암산(563m)-합천보조댐-거창사건추모공원-산청주암식당(어탕국수)-함양리치모텔
2일:정령치(1173m)-성삼재(1074m)-화개장터(옛날국밥재첩회비빔밥)-금오산(818m)-부산
총주행 565km, 주유 31.1리터, 연비 18.2km/L
9월에 입양한 바라마(헤리테지 소프테일 클래식)는 2013년7월 태생으로 103엔진에 성능향상을 위한 특별한 튜닝은 하지 않은 순정 상태이며 현재 7만7천 키로를 주행한 노련한 녀석이다.
높은 산 정상을 4개나 오르는 코스이면서 바라마의 편하고 안정적인 주행 덕분에 팔팔마때보다는 악셀을 과감히 감아보는 주행이라 떨어지는 연비를 감안하면 18이상의 연비는 계속 나올것이다. 다음 기회에 좀더 일반적인 상황에서 연비를 체크해 볼 계획이다.
전체적인 여행경로는 전국구 라이더이신 푸울님의 글과 바람개비의 김삿갓 각하님의 조언을 참고했으며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화왕산>
하루전 비도 왔고 구름에 갖혀있는 시간이 많은 높은 산길은 젖은 도로로 이루어져 있었다. 젖은 나뭇잎까지 쌓여있어 미끄럼에 유의하는 주행이 필요하다. 이번 여행의 다른 산길 노면도 마찬가지였다.
조용한 산길을 육중하고 소리큰 할리바이크로 간다는 것이 미안했지만 여행시간의 조절때문에 허준세트장을 지나 동문앞까지 나름대로 미안하다는 표현을 하면서 진행했다. 등산객의 미묘한 눈총은 알아챌수 없었지만 환호하거나 박수치는 분들도 제법 있었다. 모두 우리 또래의 남자들이었다.
동문앞은 공터가 좁아서 1~2대의 조용한 바이크는 왔다가 조심해서 돌려갈수는 있을 정도이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허준세트장에서 짧은 거리인데다 민폐라서…
화왕산 정상의 구릉은 생각보다 넓었고 갈대가 무성했다. 외국의 산지 모습 같기도 하고 추노에서 갈대숲길로 말타고 가는 장면은 여기에서 찍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 겨울 산불에 강한 바람이 불어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이 죽기도 했다는 기억이 난다. 너무 넓어 빠져 나오기가 어려워 보였다.
이런 산정상에 만들어진 성벽을 보니 마을을 포기하고 최후의 피난처를 위한 선조들의 고통을 상상해보았다. 노약자는 올라올수 있었을까!
현대전에는 피난의 개념이 없다. 옛날식으로 모이면 피해는 더 커진다. 현대전에서 정보의 고립이 곧 패배다. 정보망은 인체의 신경망과 같아서 주 공격목표가 된다. 분산하되 서로 잘 연결되도록 정보인프라를 구성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창녕 양반청국장집>
점심으로 먹은 청국장은 맛이 좋아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었다. 관광버스로 손심이 몰려들기도 한다. 최고의 식당은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충분한 서비스를 할 여력이 없었다. 설익은 고기반찬을 다시 익혀 오라고 했는데 다시 가져온 것 역시 일부는 다 익지 않았다. 발냄새가 많이 나는 사람도 청국장집에 들어가면 아무도 알지 못할것 같았다.
위성신호를 받아 여행 코스를 기록하던 폰의 앱은 폰을 가방에 넣어두거나 실수로 종료하면 그동안의 기록이 모두 없어지게 됨을 확인하였다.
<대암산>
분지위로 패러글라이딩을 타기 좋게 시계가 확틔어 있는 정상이었다. 한그루의 나무는 영화속의 배경처럼 보였다. 산 곳곳에는 밤송이가 떨어져 가을을 느끼게 한다. 낮인데도 밤길을 조심해야 할듯…
<합천보조댐>
합천댐에서 물을 가두고 높이차를 이용해 수력발전을 하면서 유출된 물을 일단 가둔후, 하천 유출량을 독립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보조댐을 추가했다고 한다. 이번 여름 합천이 더 더운 이유도 보조댐의 방유량의 부족이란 말도 있었다.
<거창사건추모공원>
빨치산 토벌과정에서 거창주민 700 여명이 아군에 의해 처참히 죽었고, 진실을 덮기 위해 아군이 빨치산으로 위장하여 국회조사단을 공격하기도 한 50년 넘게 덮어졌던 어두운 역사의 기록장이었다.
인간은 같은 이념을 가져도 빨치산 보다 더욱 잔인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람이 살기 위해 국가를 만들었을텐데…
우리가 이념이니 사상이니 하는 것의 본질은 무엇일까? 무엇이 다른가? 다르면 대립해야하는 것인가? 사회에서는 타인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라는 조언이 난무하거늘….
우리가 이런 본질에 대해 논의하려는 것 자체로 좌파나 종북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논의자체를 하지 마라는 분위기에 잡혀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가진 사상을 논의할수 있어야 하고 대립세력과도 터놓고 토의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는한 통일은 절대 불가능하다. 소통의 인프라없이는 누군가가 대립시키고 이용하는 수단이 되지 않는가? 안보니 통일이니 하는 것이 더이상은 통치 수단이 안되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고교에서도 프랑스처럼 철학과목이 생기면 좋겠다. 깊이 고민도 해보고 함께 논의하여 최선을 도출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
합천영상테마파크에는 주변길가까지 불법주차한 차들로 정신이 없을 정도였지만 이곳은 1시간 넘는 관람동안 단 한명의 방문객도 없었다. 그런데도 10월21일~11월6일까지 국화전시회를 한다고 아주머니들이 조형틀에 국화를 일일이 끈으로 매고 있었다. 인건비를 얼마나 받을지 묻고싶었지만 전시회에 와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곳까지 라이딩 코스도 무척 멋있기에…
<산청주암식당>
모여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는 함양집이라는 어탕국수집이 있지만 주암식당을 찾은 이유는 현지의 라이더의 추천이었다. 적당히 채워진 손님으로 세세한 서비스를 받을수 있었고 직접 바로 옆의 강에서 잡은 물고기로 만든다는 말에 신뢰가 갔다.
<정령치>
라이더들이 다들 다녀가면서 사진을 올리는 곳이지만 나에겐 처음 찾아가는 길이다. 바라마로 경사 곡선를 운행하기에 아직 부담스러운 느낌이 났다. 구름속에서 아내랑 사진 찍을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구례가기전 성삼재는 그냥 지나쳤다. 사람들이 많아 구름속 혼잡한 속세처럼 보였다.
<화개장터>
옛날국밥이란 간판의 식당에서 하동재첩회비빔밥으로 점심을 먹는 동안 하동녹차를 사장님이 직접 홍차로 발효시킨 차를 권하였다. 참외를 장아치로 만든 반찬도 향기나면서 특이했다.
<금오산>
예전엔 평범한 느낌의 곡선경사길이 이번엔 왠지 부담스러웠다. 분명히 팔팔마와는 다른 바이크를 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났다. 거의 전구간이 좁지만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어 마주오는 차들의 운행속도도 빨라 조심해야할 코스였다. 이곳 역시 구름속이라 멋진 풍경을 아내에게 보여주질 못했다.
2017년 5월에 케이블을 이용한 짚와이어 시설이 완공될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는 줄에 매달려 올라오고 내려가면서 그림같은 남해의 다도해를 감상할수 있겠다.
<바라마>
급한 곡선길도 유연하게 움직여주고 경쾌한 가감속을 보여주던 팔팔마와는 엄연히 차이점이 있는 것이 바라마(헤리티지)란 사실을 체감하였고, 그런 조건속에서 즐겁고 안전하게 운행할 바이크를 마련한 셈이다. 곡선을 빠르게 타는 것이 라이딩의 목적이 아니었다. 대신 바라마는 달릴수록 편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팔팔마와의 가장 확실한 차이점이었다. 팔팔마는 시속 60~80키로에서 가장 쾌적한 라이딩을 느낄수 있었지만 바라마는 80~100에서 최고의 쾌적함을 주는 듯하다. 특히 완충효과는 왜 더 비싼 바이크인지를 이해하게 하였다.
라이딩 동안 아내가 먼저 쉬자고 한 적이 없었고, 내리면서 아이쿠 아이고 하는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래서 매우 편한줄 알았다. 집에 돌아와 물으니 바이크 여행은 다 힘들다고 답한다. 그리고 바이크 타는 여행은 계절에 한번씩만, 가능한 당일로 하자고 한다. 하기야 라이더인 나 자신이 누군가의 바이크 뒤자석에 앉아 박투 가자면 따라 나서지 않을것 같다.
팔팔마때도 바라마때도…. 바이크 동승은 아내의 배려인지 사랑해선지 알수 없지만 그냥 답을 묻지는 않아야겠다.
첫댓글 멋진 영상 잘봤습니다~~
다양한 각도로 멋지게 담으셨네요~~
멋진 영상 잡보고 갑니다.
음악도 멋지구요~
잘봤습니다. 울마누라와 한번 도전할까 합니다.
와우. 즐거움이. 꽉~~
행복함도 추가요. 잘봤어요
아주 잘봤습니다^^
Bird/투비/가무사/날핸돌이/상훈 님 댓글 감사합니다. 어제 주차장에서 본 풍경을 찍은 사진 올립니다. 라이딩이 머리속에 차 있는 제가 달리면서 보는 세상도 결국 작은 창문으로 세상을 보는거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좋은 라이딩 가지세요.
아주 대단하십니다 ㅠㅠ
잘 봣어요~~~
참.보기가좋습니다......
3번째 영상 초반에 나오는 음악은 어디서 구햇나요??? 좀 알려주세요....
와 제가 본 리뷰 중 최고네요
너무 잘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