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성(江蘇省) 남통형(南通縣)에 뱀 전문의사 계덕승(季德勝)이라고 부르는 사왕(蛇王)이 있었다. 일생 동안 뱀에 대하여 스스로 연구하는 뱀전문의사였다. 하루는 소화사(小花蛇)의 독성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었다. 자신의 팔뚝을 소화사의 입에 댔다. 소화사는 계덕승 의사의 왼쪽 팔을 순식간에 날쌘 동작으로 꽉! 물어버렸다. 뱀에 물린 상구(傷口))에서 피가 몇 방울 흐르더니 상구 주위의 피부가 검정색으로 변하였다. 계덕승 의사가 본래 만들어 두었던 사교상(蛇咬傷) 약을 두 차례 복용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독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하고 눈이 침침해 지기 시작하며 반절 혼수상태로 들어가고 생명이 긴급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여러 명의를 불러 치료해 봤으나 속수무책이었다. 계덕승 의사는 기운이 없이 "이제 약물로 치료 불가능하니 오공 다섯 마리를 먹어보는 길 밖에 없오! 오직 한 가닥 희망을 오공에 걸어보는 수 밖에 없오!" 하고 집안 식들에게 말했다. 오공 다섯 마리를 생으로 삼켰다. 병정이 호전되는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계의사의 생명은 일각을 다투고 있다.
중경(重京)에 살고있는 대 선배에게 뱀에게 물려 생사를 다투는 시각에 와 있다고 연락했다. 선배는 계속 오공을 복용하라고 부탁했으며 약량을 두 배로 늘려서 복용하라고 전해왔다. 선배의 말대로 오공 열 마리를 복용했다. 왼팔에 검정색으로 변했던 피부 색깔이 점점 없어지기 시작했다. 몽롱했던 정신도 점점 맑아져 갔다. 계의사는 15 마리의 오공을 복용하고 나서 사독이 없어지고 생명을 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난 후 "계덕승사약편(季德勝蛇藥片)" 이 발명되었다. 주요 성분은 물론 오공이었다. 오공이 독사의 독을 풀어주는 한약으로 사용된지는 2 천 년이나 된다. 신농본초경에 보면 "주담제사충어독(主啖諸蛇蟲魚毒)"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오공을 통으로 삼키면 모든 독사와 벌레와 생선의 독을 풀어준다." 는 뜻이다.진나라때갈홍의저서포박자에보면"오공말(蜈蚣末), 이치사창(以治蛇瘡)"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즉 "오공의 가루는 독사에 물린 사창을 치료해 준다." 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오공은 내복도 하지만 외용으로 사용해도 좋다" 는 말이다.
명대(明代) 이시진은 "유적족오공(惟赤足蜈蚣), 최능복사위상약(最能伏蛇爲上藥), 백지차지(白芷次之)" 라고 본초강목에 기록해 놓았다. 즉 "오직 붉은 다리를 가진 오공 만이 독사의 독을 가라앉히는데 가장 효과적이며 그 다음 약은 백지이다." 는 뜻이다.
민간 백성들과 역대 의가에서 오공을 독사교상의 치료에 사용했다. 수 많은 임상경험들이 있다. 청나라 때 뱀잡는 명수들의 처방 중에 한 가지 내복양방(內服良方)이 있다. 불에 구운 오공 한 마리와 전갈 두 마리를 가루내어 술과 함께 복용하면 독사교상이 즉시 치료된다. 오공(蜈蚣 : 지네)과 전갈(全蠍) : Scorpion)과 섬여(蟾蜍 : 두꺼비)와 독사와 벽호(壁虎 : 도마뱀)를 동물오독(五毒)이라 칭한다.
소주에서 생산되는 오공이 가장 약효가 강하다. 오공의 등은 녹색이며 빛이 난다. 다리는 붉고 배는 황금색인 오공이 가장 약효가 좋다. 오공은 조습(潮濕)하고 그늘지고 어두운 곳을 좋아한다. 겨울철에 닭 털과 닭 뼈다귀를 물어와 맨 밑에 깔고 알을 낳아 번식한다. 이듬해 봄 경칩(驚蟄) 전후로 천기가 계속 서늘할 때 오공은 동작이 느려져서 빨리 도망가지 못한다. 그때 잡으면 잘 잡힌다.
오공의 또 다른 이름은 다리가 많이 달렸으므로 백각(百脚)이라고 칭한다. 즉 다리의 숫자가 일 백개 란 말인데 과장된 말이며 실제로 오공의 다리의 숫자는 한쪽이 22 개 씩 모두 44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다. 또 오공은 환절동물인데 22 개의 마디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마디에서 다리가 왼쪽 한 개 오른 쪽 한 개 씩 두개가 나와 있다. 오공의 두부(頭部)는 녹갈색이며 몸의 길이는 6cm 내지 16cm 이다. 첫째 번 다리를 독턱(毒顎)이라고도 하고 독다리(毒肢)라고도 부르는데 발톱과 독선(毒腺)이 잘 발달되어 있다. 거기에 독침이 있다. 위턱에 4 개 아래턱에 5개의 독침을 가지고 있다. 거기서 나오는 침으로 작은 동물을 쏘아 죽이거나 사람을 쏜다. 나머지 21 개의 다리는 걷기 위해서 있다. 밤에 오공을 보면 몸에서 불빛이 난다. 다시 말하면 오공이 독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절강성 주산군도(舟山群島)에 대산현(岱山縣)이 있는데 그곳에 오공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오공의 고향" 이라고 부른다. 오공의 연평균 생산량이 170 만 마리이다. 두번째 섬은 거산도(巨山島))라고 부르는데 섬의 전체 면적이 2 천만 평이다. 연평균 오공 생산량은 1 백만 마리이다.
본초강목에 "오공이적족자양(蜈蚣以赤足者良)"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오공은 다리가 붉은 놈이 약효가 가장 좋다" 는 뜻이다. 대산현에서 생산되는 오공은 황금색 머리에 붉은 다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품질이 우수하다. 매년 수 십만 마리가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대산현에는 오공을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의학의 발달로 인하여 오공의 수요는 날로 증가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무인도에 인공 오공양식장을 설립하여 연구한 결과 성공하였다.
하북성 염산현(鹽山縣)에서 태어난 장석순(張錫純 : 서기 1860 년 - 서기 1933 년) 명의가 그의 저서 의학충중삼서록(醫學衷中參西錄)에 기록한 일화를 소개한다. 어떤 사람이 열격(噎膈)에 걸렸다. 즉 목구멍에 병이 생겨 음식을 제대로 삼킬 수 없었다. 여러가지 약을 복용해 보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갑자기 술을 마시고 싶어 술을 한 병 다 마셨다. 그리고나서 병이 치료되었다. 후에 술병을 쳐다보니 술병 맨 밑바닥에 큰 오공이 한 마리 들어있었다. 그래서 병이 치료된 것은 술 때문이 아니고 오공이었구나! 하고 깜짝 놀랐다.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병을 일격이라고 부르는데 대부분 상완혈어(上脘血瘀)가 원인이다. 목구멍 속에 어떤 물체가 들어있는 것 처럼 느껴지며 횡격막 부근을 누르고 있는 기분이 있다.
오공은 항암제이며 동시에 암 치료제이다. 오공을 햇빛에 말려 가루로 만들어 매일 두 마리 내지 세 마리를 일곱 명의 위암 환자에게 복용시킨 결과 한 명이 치유되고 네 명은 일정한 효과를 보았으며 두 명은 무효과를 나타냈다. 또 식도암 환자 11 명에게 오공 치료를 시행하여 본 결과 9 명의 식도암 환자는 일정한 효과를 보았으며 두 명은 무효과로 나타났다. 또 간암, 피부암, 유선암, 자궁경암, 결장암의치 료에 오공이 사용되고 있다.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오공의 단방험방이 많이 있다. 그중 신기한 효과를 나타내는 처방을 하나 소개한다.
연변(延邊)지구 조선족 자치구에서 오공을 사용한 보약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닭 한 마리의 내장을 깨끗이 긁어내고 오공 열 마리를 복강내에 집어 넣는다. 닭의 복부를 실로 묶은 후 솥에 넣고 물을 부어 수증기로 푹 찐다. 삼등분하여 3 일간 복용한다. 이 처방은 중노년들의 기혈허약과 신양허손과 요슬냉통(腰膝冷痛)에 유효하다. 또 오공 5 마리를 소주 500cc 속에 넣어 두었다가 7 일 후 부터 매일 두 차례 매차 15cc 씩 마시면 정력이 증강되어 양위(陽痿)가 치료된다.
일본에서 발표 한 한방(漢方) 임상보고에 보면 오공을 불에 구워서 가루로 만들어 인삼 가루와 1:2 의 비율로 섞어 매일 저녁 5 그램씩 복용하면 리비도(Libido)가 증강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중의잡지에 발표된 보고서를 보면 민간단방인 "오공단(蜈蚣蛋)으로 급만성 신염을 치료한 임상경험이 소개되어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오공 한 마리와 생 달걀 한 개를 사용한 간단한 처방인데 먼저 오공을 불에 구어서 가루로 만든다. 그 다음 생 달걀 껍질에 조심스럽게 구멍을 한 개 뚫어 생 달걀 속에 오공가루를 모두 집어 넣는다. 달걀 껍질에 뚫은 구멍을 물에 적신 종이로 막고 달걀의 바깥을 황토흙으로 바른 다음 숯불 속에 집어넣고 구어서 먹는다. 매일 한 개 씩 일 주일 간 복용한다. 만일 치료되지 않으면 3 일간 쉬었다가 또 다시 일 주일간 복용한다.
이 약을 복용하는 동안 소금의 섭취를 피해야 된다. 일반적으로 2 내지 3 요정(療程)으로 치유된다. 특히 이 처방은 부종(浮腫)과 단백뇨의 치료에 효과적이며 신염은 물론 간염도 치료된다.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또 한 가지 처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살아있는 오공을 참기름 병속에 20 일간 담구어 두면 자연적으로 오공유(蜈蚣油)가 만들어 진다. 이 기름을 창상이나 독충에 물린데나 독사에 물린데나 짐승한테 물린 곳에 바르면 지통과 소종이 되며 중이염(中耳炎)과 하지궤양의 치료에도 유효하다. 죽어가는 사람 처럼 아이고! 아이고! 하며 소리를 지르거나 구토를 수반하는 풍한두통(風寒頭痛)에 불에 구운 오공 한 마리와 빙편(冰片) 0.6 그램을 가루로 만들어 매 3시간 마다 콧 구멍속에 조금씩 불어 넣는다. 그러면 재채기를 계속 한 후 두통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속설에 "단방기사명의(單方氣死名醫)란 말이 있다. 다시 말하면 "간단한 처방 하나로 명의의 기를 죽일 수 있다." 는 뜻이다. 고대로부터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단험방들은 한의학의 보고(寶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