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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고 상큼한 향기가 복녀의 온몸에 스며들었다,
복녀는 향기에 취한듯 머리가 살짝 지끈거렸다. 복녀의 육중한 몸은 휘청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아주 잠깐 어지럽던 머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가뿐해졌고 이내 몸은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
기분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복녀는 욱신거리던 근육통도 싹 가신듯했다.
"휴, 기분이 좋아지는것 같아. 몸이 개운해."
손바닥을 펴 휘휘 저으며 공기중에 남은 향기들을 멀리 보내고 기지개를 편다.
"하암.. 오늘밤은 잠이 잘.. 아..아악! 왜이래!"
주륵.. 복녀의 바지가 흘러내렸다. 물론, 속옷마저도. 놀란 복녀는 흘러내리는 속옷을 움켜쥐고 잡아 끌어 올렸다.
속옷을 치켜올리던 복녀의 손이 멈춰섰다. 복녀는 눈앞에 보이는 지금 이 상황이 당황스러워지는 순간이다.
"맙소사!!!!!!!!!!!!!"
복녀는 너무나 얇아진 자신의 다리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슬금 슬금. 속옷을 꽉 쥐고는 거울로 향했다.
복녀는 눈을 꿈뻑 거렸다. 무척이나 놀란듯한 복녀는 '누..구..' 냐며 입만 빵끗거리고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못했다.
쿵-
복녀는 거울에 비친 처음보는 낯선 여자의 모습에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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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맡게 된 작품의 대본리딩을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온 신우. 곧장 영웅의 연습실로 향했다.
연습실에서는 영웅과 그의 댄서들이 조촐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매번 이렇게 끼니때우는거야?"
피자를 물어뜯던 영웅이 신우를 발견하고는 벌떡 일어났다. 여전히 입에서 피자는 떼지 않은 채.
"허엉! 헝도 피다머거!"
"다,다먹고 말해, 체하겠어."
피자를 한입에 밀어넣고는 콜라를 벌컥 마신 영웅은 입을 쓱 닦고 손을 탈탈 털었다.
"형! 우리 피자먹은거 실장한텐 비밀이야! 알았지?"
"그렇게 숨길거 뭐하러 먹냐. 찝찝하게."
"형도 맨날 풀때기만 먹어봐. 신물이 난다니까!"
"알았어, 비밀로 해줄게.."
조만간 데뷔를 앞둔 영웅은 본격적으로 체중감량에 들어갔다.
가뜩이나 격한 안무연습덕에 칼로리 소모가 많은 영웅은 실장이 출장간 사이를 틈타 댄서들과 몰래 꿀맛같은 파자시식중이었다.
갑자기 찾아온 신우의 등장에 영웅은 깜짝 놀랬지만, 신우라면 입무거운 놈들중 일등이라는걸 알기에 마음이 놓이는 듯 하다.
"근데, 이시간에 여긴 왠일이야? 요새 촬영없어?"
"오늘은 촬영없어. 새 작품 받아서 대본리딩 하고 왔거든."
"오- 요즘 잘나가시는구만? 근데 왜 표정이 어두워?"
입을 모으고 신우를 꾀나 부러운듯이 바라보는 영웅의 눈에 무척이나 어두운 신우의 표정이 포착되었다.
잘나가는 한배우님께서 왜이리 울상이실까. 하는 생각으로 신우에게 슬쩍 물어보는 영웅.
"무슨일 있어?"
"이번 시나리오. 최악이야."
신우는 쇼파에 대본을 던지듯 내려놓고 털썩 앉아 머리를 쥐어잡았다.
영웅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절절한 사랑이야기 이거나 이리저리 얽히고 섥힌 가족관계 따위의 시시하고 흔하디 흔한
그런 이야겠거니 싶어 대수롭지않게 신우의 대본을 집어들었다.
대본의 제일앞장, 표지에는 'Club,최고봉' 이라고 적혀있다. 쓱, 앞장을 들춰 안을 들여다 보던 영웅은 미간이 찌뿌려졌다.
'#1, 도장(낮) 관장 최고봉은...' 이라는 지문이 써내려져가고있는 신우의 대본.
"형, 설마.."
"이번 드라마는 안한다고 몇번이고 말했는데.. 김실장, 기어코 싸인해버렸더라."
"재수없는 놈. 알지도못하면서 왜 안한다는 사람을.."
근심 가득인 얼굴을 한 신우보다 더 팔짝 뛰는 영웅.
그런 영웅을 바라보는 신우는 당장 다음주부터 시작해야할 연습이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쉰다.
그런 신우에게 영웅은 좋은생각이 났는지 신우의 귓가에 속삭인다.
"형, 그냥 잠수타. 그럼 김실장도 포기하지 않을까?
영웅의 이야기에 피식 웃어버린 신우는 쇼파에 머리를 뒤로 기대고 팔을 들어 이마에 올렸다.
하.. 한숨을 쉬고는 '머리좀써라.."라며 영웅만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대꾸했다.
신우와 영웅. 둘 모두 말이 없다.
그렇게 몇분이 흘렀을까. 적막감을 깨버린건 신우였다.
"이따 영재오면 우리 집으로 와. 대사나 맞춰줘라."
영웅의 앞머리카락을 손으로 흐트러 놓듯이, 살랑- 건들고는 자리에서 일어서는 신우.
영웅은 언젠가 신우가 술에 취해 했던 이야기가 떠올라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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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우리아빤...살인자나 마찬가지야! 그래서 난.. 그 권투라는거.. 정말 지긋지긋하게 싫어..
매일을 멍투성이로 살던 아빠가.. 난 정말..무서웠어.. 매일을.. 도장에서 주먹질만 하다..
우리 엄마 혼자 남겨둔 아빠가..난..정말..죽도록 미웠어.."
바람이 많이 불던 그날. 휘청거리는 포장마차 안은 오늘도 처량한 세남자가 앉아있다.
또 다시 오디션에서 떨어진 신우를 위로한답시고 모인 술자리가 과해졌는지 신우는 만신창이였다.
그리고 무어라고 자꾸만 주절거리는 신우를 위로하는 영재와 영웅.
쇼에 한번이라도 서겠다고 매일을 걷고 또 건던 영재는 '워킹'이 아닌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고있고,
가수가 되겠다며 한껏 들떠있던 영웅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회사에 망연자실했고,
배우가 되겠다는 신우는 딱! 50번째 오디션을 뚝- 하고 떨어진 날이었다.
뭘 해도 하나도 풀리지 않는 그런 세 녀석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던 그날.
그날 신우가 했던 그 말이 떠오른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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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해외 브랜드 런칭쇼에 참가한 영재가 귀국했다.
영재와 김실장은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차를 타고 사무실로 향하고있다.
"형! 왜 나 이거 안보여줬어?"
"뭐?"
"신우,인터뷰한거!"
"니가 언제부터 신우 모니터링을 했다고?"
"아니! 얘! 돼지같은애!"
영재는 손에들린 테블릿pc를 가르키며 흥분을 해댄다. 보조석에 앉은 김실장은 영재를 향해 몸을 돌려 기댄다.
무척 흥분했는지 액정을 툭툭 치며 투덜거리는 영재에게 김실장이 물었다.
"그 애가 어쨋는데, 니가 그렇게 흥분을 해?"
"얘, 얘 내가 멸치, 아! 툭 했는데 나만. 이제 생각하니까. 아! 쪽팔려!"
"말 가려서 하랬지? 그리고 알아듣게 말을해!"
항상 생각나는 대로 말을 내뱉는 성격의 영재인지라 김실장에게 종종 꾸중을 듣곤 한다.
길거리에서 복녀와 싸운 사실을 김실장이 알게되면 또 무슨 소릴 들을지 뻔히 알고있는 영재는, 신우의 변태스런취향의 팬이
그리고 연습실에 신우가 들고 온 거대한 속옷의 주인공이 복녀였다는것을 몇일이나 지난 후에야 할게 되었다.
"아니. 아니야, 아무것도!"
김실장의 몇마디에 기분이 상한 영재는 입을 닫아버렸다. 이 상황에서 복녀와의 일을 이래저래 설명해봤자
골치아픈건 영재인게 분명하니까. 그나저나 잊을만했던 돼지와 멸치의 싸움이 또 다시 생각나 화가 치밀어 오르는 영재다.
사무실에 도착한 영재는 김실장과 스케쥴 조절을 마치고 영웅의 연습실로 향했다.
영웅을 만나면 복녀의 이야기를 할 생각에 정신이 쏙 빠져있는 상태다.
열심히 춤을 추던 영웅이 거울에 비친 영재를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었다. 영재는 고개를 끄덕하고 쇼파로 향했다.
턱 하니 앉아 여전히 테블릿pc를 노려보고있는 영재.
영웅이 연습을 마치고 영재에게 다가갔다. 영웅이 영재를 부르려 입을 여는 그 찰나, 영재가 먼저 말을 내뱉었다.
"야. 그 신우 변태같은 팬!"
"뭐?"
"그, 겁나 큰 속옷.."
영재는 손을 가슴쪽에 가져가 속옷같은 표현을 해댔고 영웅은 웃음이 터져버렸다.
할말은 많은데 표현을 못하고 쩔쩔매는 영재가 웃긴 영웅은 또박또박 받아친다.
"몇일 전에 신우형이 가져온 속옷? 그게 왜? 그 변태 팬 완전 유명해졌잖아!"
"그래, 그래! 그 돼지!"
"형도 봤어?"
"이거이거"
영재는 테블릿pc를 영웅에게 내밀었고 영웅을 받아쥐었다. 여러 기사가 올라온것 중 사진이 잘 나온 기사를 열어 읽는다.
영재는 기사따윈 읽을필요없다며 뺏어들었고 또 표현못할 말들로 설명을 해댔다.
"나, 툭 했는데 나만 넘어진, 돼지."
"아, 형 저번에 싸운거? 형만 넘어져서 창피하다며."
"그래! 너 참 잘알아 듣는다!"
"뭐, 이까짓꺼야. 23년을 같이 살았는데!"
"걔가 얘야."
영재의 말들을 모두 알아들은 자신이 뿌듯해 어깨를 들썩이던 영웅이 깔깔 웃어재꼈다.
영재와 싸운 돼지가 신우의 변태취향팬이라는 사실이 그저 신기하고 웃길 뿐이었다.
"아이고, 배야. 뭐 그런 우연이 다 있냐!"
"이건 악연이야. 악연!"
"으하하하. 웃겨 죽겠네!"
바닥을 손으로 탕탕 치며 웃겨 죽겠다는듯이 배를 잡는 영웅.
이런 우연은 어디에도 없을거라며 한참을 웃었다.
"돼지.. 흥, 주머니에 대고 뭐라 쫑알거릴때부터 알아봤어. 변태같은..으, 징그러!"
영재는 몸서리를 쳤다. 얼굴과 그녀의 취향이 매치되는 그 순간. 정말 소름이 끼치도록 징그러웠기 때문이다.
너무 웃었는지 눈물이 질질 흐르던 영웅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눈물을 닦아냈다.
여전히 씩씩거리며 온몸을 감싸고있는 영재에게 영웅은 뜸을 들이는듯 하더니 입을 열었다.
"형, 신우형이 집에좀 오래."
"아, 왜? 나 피곤한데."
"대본 들어왔다고 대사좀 맞춰달래."
"너 혼자해줘, 임마"
"있잖아, 이번 드라마 시나리오.. 복싱..이래.. 아까 좀 기운이 없어보이더라."
"뭐? 복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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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마! 문열어! 박영재님이 오셨다구!"
"형, 늦은시간이야. 조용히좀 해!"
"이새끼가 문을 안열잖아! 자빠져 자고있나봐. 그냥 집에가자."
"잠깐만, 오랬으니까 기다리고 있겠지. 신우형! 우리왔어! 문좀열어!"
띵동, 띵동, 똑똑똑. 초인종과 노크를 번갈아가며 신우를 부르는 영웅. 추운데서 그 몇분을 기다렸다고 짜증이 난 영재는
집에 가자고 영웅을 보챈다. 이런적 없는 신우인지라 그냥 가기엔 찝찝한 영웅은 끝까지 문을 두드린다.
"형! 신우형! 문좀 열어!"
그렇게 몇분을 불렀을까, 띠릭,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스그머니 열리는 문 뒤에는 초최한 신우가 서있었다. 영웅과 영재가 집안으로 발을 디뎠을 땐 술냄새가 가득했다.
"야, 이새끼야. 술먹었냐?"
"미안, 잠들어서 소리를 못들었네.."
"형! 왜이래?"
적잖게 당황한 영재는 애써 담담한척 신우에게 말을 걸었고 영웅은 신우를 부축해 침대로 데려갔다.
아마도 아까 연습실에서 나선 후로 지금까지 줄곧 술을마신듯 보였다.
영재는 바닥에 널브러져있는 신우의 대본을 집어들었고, 영웅은 신우를 눕히고 부엌으로 향했다.
대본을 읽어보던 영재는 신우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너, 이딴거 싫어하잖아."
"뭘.."
"뭔 속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 주먹질하는거 제일로 싫어하잖아."
"할거야. 이번엔."
"하기싫으면 하기싫다 그래! 죽어도 못하겠다고!"
"할거라고.."
누워있던 신우는 반쯤 몸을 이르켜 세웠다. 그런 신우에게 영웅은 시원한 물을 건낸다.
그리고 신우를 나래는 영재를 말린다. 술에 쩔어 초최해진 모습을 4년전 그날 이후로 한번도 보지 못했던 영재는
분명 신우의 발목을 그 무언가가 잡고있을거란걸 짐작한것같다.
"술먹고 드러누워 있으면 뭐가 해결되냐? 우린 자세히는 몰라도 복싱때문에 것 같으니까 더이상 뭍진 않을게.
그렇다고 형\너답지 못하게 술취해있는건.. 아니라고본다.."
"오라그래놓고.. 미안하다. 세수하고 올게. 대사맞춰줘."
"아이씨!! 김실장 그새끼 내가 죽일까? 이 드라마 못한다고 내가 따져줄까? 어?"
"형! 그만해!"
힘이 없는 신우의 모습에 단단히 화가 난 영재는 김실장 탓을하며 화를낸다.
가서 따지라고 자리를 만들어줘도 한마디 못할 녀석이란걸 알고있는 신우는 정신을 차려보려고 머리를 흔들어본다.
비틀. 신우의 몸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뒤뚱거렸다.
영웅이 잽싸게 달려가 신우를 붙들었다. 그 자리에 그대로 신우를 앉히고는 어깨를 감싸주는 영웅.
"형, 오늘은 저 대본 보지말자. 다음에 형 괜찮을때 보자."
"야! 한신우! 너 그따위로 축축 쳐져있을꺼면 내눈앞에 나타나지마 알았어?"
"형! 왜그러는거야!"
"아으! 속상해,진짜!!"
말은 저리하지만 속마음은 아니란걸 알기에 신우는 아주 옅은 미소를 띄운다.
신우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있고, 영웅은 그런 신우의 어깨에 올린 손을 내리지않았다.
창문을 내다보며 씩씩거리는 영재는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술냄새가 맴도는 신우의 집은 고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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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녀야! 정신차려봐! 복녀야!"
찰싹, 찰싹,
아야. 아파요. 아프다구요.
복녀는 양쪽뺨에 사정없이 날아오는 손바닥 세례에 정신을 차렸다.
복녀는 눈을 떳고, 한번 더 날아오려는 이모부의 손바닥을 발견 하고는 몸을 벌떡 으르켜 세웠다.
"저! 저 괜찮아요!"
"왜 이 바닥에 누워 자는거야!"
"바닥에..아!"
복녀는 그대로 일어나 거울을 바라보았다.
분명 저 거울에서 처음보는 여자가 복녀를 바라보며 서있었건게 기억이 난 복녀는 거울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눈을 꿈뻑꿈뻑 정신을 차려 바라보아도 저 거울속엔 튼실한 복녀가 그대로 서있다.
아, 꿈이었나보다. 하며 한시름 놓는 복녀.
"보,복..녀..야."
"네?"
"너 왜 팬티...만...입고있니...?"
"네??????"
복녀가 다리를 쳐다보았을땐 튼실한 허벅지가 그대로 눈에 들어왔다.
흠칫 놀란 복녀가 주위를 둘러 자신의 잠옷바지를 주워들었다. 뒤돌아 허리춤에 손을 얹은 이모부가
또 다시 빨리빨리를 외치며 다 입었냐 묻는 질문에 복녀는 들고있던 바지를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왜, 바지를 벗고있는거야..어? 그리고 왜 바닥에.."
이모는 복녀의 행동에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복녀를 바라본다.
복녀는 자기도 이해가가지 않는 지금 상황에 변병거리를 구하고자 머리를 굴린다.
"그게..저..아! 바지 입다가 발에 걸려서 넘어졌어요! 그래서..그래서 기절했나봐요.."
"어머..복녀야.. 머리는 괜찮아?"
복녀의 변명에 이모는 이제야 복녀가 걱정이되었는지 복녀의 머리를 만지작 거린다.
복녀는 끄떡없어요,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복녀를 바라보던 이모부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일어났으면 빨리 밥먹고 따라나서! 도장갈시간이야! 빨리빨리!"
"네?"
복녀가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벽에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계는 6시를 향해가고있었고 창밖은 아직 푸르스름 하지만 날이 밝고있는게 분명했다.
아마도 바닥에서 그대로 밤을 새웠나보다. 하며 이해가지않는 의문투성이들을 뒤로 미루고 빨리빨리를 외치는 이모부를 따라 나섰다.
오늘도 역시나 하루종일 줄넘기만 해댔다.
준비운동도, 스트레칭도 모두 필요없다며 줄넘기만 강요해대는 이모부가 이해가지 않는 복녀.
그래도 하라면 해야지, 꿀먹은 벙어리마냥 투정한번 부리지 못하고 뛰고있다.
하나,둘,셋,넷.
어제부터 줄넘기만 해댄 덕뿐일까. 어느새 줄넘기는 셋, 넷을 넘어서 여섯,일곱을 뛰고있다.
대단한 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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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녀의 앞에보이는 저것들은 무엇인가!
저건.. 학교 앞에서 팔던 삐약이가 먹던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드는 복녀의 점심식사.
닭가슴살 몇조각과 푸릇푸릇한 채소들이 뒤섞여있는 손바닥만한 도시락에 복녀는 한숨만 푹푹 내쉰다.
아침마다 먹어야 할 빵을 못먹어서 억울한것도있지만, 이 몸에 이 손바닥만한 양의 도시락을 누구코에 붙이나 하는
서러움도 드는 복녀. 그저 도시락만 노려보고 있는 중이다.
"안먹냐?"
"이모부. 이것만 먹는거예요?"
"그럼, 더먹으려고?"
"아,아뇨.."
"임마. 니 등치에 그것만 먹고 어찌살아! 그 옆에 있는 도시락을 먹어야지."
복녀는 이모부가 가르키는 손가락을 따라 고개를 옆으로 돌렸고 그곳엔 손에 쥔 도시락 보다 조금 더 큰 도시락이 놓여있었다.
복녀는 얼른 손에들린 도시락을 내려놓고 옆에 놓인 도시락을 집어들었다.
평소보단 양이 적은 도시락이지만 현미밥에 갖가지 반찬들이 들어있는 도시락이었다.
복녀는 그제야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그 채소들은 운동하는 틈틈이 먹어. 그렇다고 한꺼번에 다 먹진 말고."
"네. 우걱우걱."
"밥도 천천히!"
매번 빨리빨리를 외쳐대던 이모부가 밥먹는것만큼은 천천히 하라고 한다.
복녀는 아, 우리 이모부도 천천히를 알긴 아는구나. 하고 실없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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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온몸에 통증이 찾아오는 잠 못 이루는 밤이다.
복녀는 이곳저곳을 손으로 두드리며 투덜투덜 거리고 있다. 하루종일 정신없이 돌려댄 줄넘기덕에
어젯 밤 뿌려댄 향수의 존재를 잊고있던 복녀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던 복녀는 그제야 향수를 떠올렸다.
어젯밤 향수를 뿌리고 거울에 보였던 그여자. 그리고 날씬했던 자신의 다리.
그 모든게 꿈이었다면 왜 아침에 자신이 바닥에 누워있었는지. 왜 바지는 흘러내려있었는지.
복녀는 너무나 이해되지않았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대에 놓인 향수를 집어 든 복녀는 다시끔 침대에 앉았다.
이리 저리 흔들어가며 향수를 바라보던 복녀.
'니가 어제 날 그렇게 만들었니? 응? 대답좀 해봐.' 라고 대답없는 향수에게 묻는다.
"아! 제발 대답좀 해봐라!"
애꿎은 향수에 대고 버럭 화를 내는 복녀.
대답이 없을껄 뻔히 알고있지만 어젯밤 일이 풀리지않는 수수께끼같아 머릿속이 답답해졌다.
"이봐, 향수. 내말 들려?"
복녀는 향수에 대고 또다시 말을 걸기 시작했다.
두툼한 배에 향수를 올려놓고 침대에 기댔다.
"내가 줄리아처럼 날씬하게 해달라고해서.. 꿈에서 소원들어준거야? 응? 그런거니..?
나 진짜 꿈꾼거야? 하아.. 답답하다 정말!"
복녀는 기대었던 상체를 다시 들어올려 주먹으로 가슴을 퉁퉁 두드렸다.
안되겠다 싶어 향수를 옆에 내려놓고 이불을 뒤집에 쓴채 누워버리는 복녀.
잠을 청하려고 하지만 도저히 잠이 들지 않는다.
벌떡 일어나 앉았다가 향수를 바라보고, 또 다시 누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또 일어나고.
몇번이고 반복을 하던 복녀가 향수를 집어들었다.
잠시 뜸을 들이던 복녀가 침을 꿀꺽 삼키고는
'다시 뿌려보면 알겠지. 꿈인지 아닌지.' 하고 아주 작게 속삭였다.
정말 있을수도, 믿을수도 없는 일인걸 알지만 복녀는 속는 셈 치고 다시 뿌려보기로 한다.
하아. 크게 숨을 쉬고 향수의 뚜껑을 열었다.
두번째 손가락을 올려놓고 누를 준비를 하려다 아! 하고 뭔가 생각난듯 거울앞으로 달려가는 복녀.
"거울앞에서 뿌리면 다 볼수있을꺼야."
후우,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칙.
드디어 뿌렸다. 어젯밤처럼 달콤하고 상큼한 향기가 공기중에 하늘하늘 실려 내려온다.
복녀는 양팔을 뻗고 손을 쭉 펴 빙글 빙글 돌며 향수를 뒤집어쓴다.
너무 빙글빙글 돌았나. 머리가 또지끈거린다. 잠시 휘청거렸던 복녀가 머리를 쥐어잡고 정신을 차렸다.
"아, 너무 돌았나봐. 어지럽다."
복녀는 머리를 쥐어잡던 손을 내리고 거울을 향해 고개를 들어올렸다.
고개를 들어올린 복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차마 거울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후후 숨을 내쉬며 긴장한 듯한 복녀가 먼저 손을 더듬거리며 바지를 만져보았다.
"아..."
짧게 외마디의 비명을 지른 복녀가 눈을 떳다.
거울 속에는.
또 다시 흘러내린 바지를 쥐어잡고있는 어제의 낯선 여자가 복녀를 바라보고있다.
하악. 복녀는 정신을 차릴 수 가 없었다.
숨이 가빠진 복녀는 크게 숨을 쉬어가며 바지를 힘껏 움켜쥐고있다.
꽉, 손가락을 깨물어보던 복녀는 '아야'하고 작게 외쳤다.
복녀는 믿을 수 없는 지금의 상황에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그런 복녀를 거울속의 낯선 여자가 따라 뒷걸음질 친다.
복녀가 눈을 꿈뻑이면 그녀도 눈을 꿈뻑인다.
복녀가 뒷걸음질 치던 발을 멈추고 손을 들어 얼굴을 감싸자, 거울속의 그녀도 손을 뻗어 얼굴을 감싼다.
"하..저건 분명.......나야."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복녀는다시끔 뒷걸음질을 쳤고 화장대에 걸려 넘어졌다.
우당탕- 하며 화장대의 화장품들이 쓰러져 떨어졌고 잠시 소란스런 소리가 났다.
고개를 양팔로 파뭍던 복녀의 귀에 방으로 향하는 슬리퍼 소리가 들렸다.
"아, 이모....!"
복녀는 벌떡 일어나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안절부절거린다. 좁은 방에서 더이상 숨을 곳이 없는 복녀는
손에 쥔 바지를 놓고 숨을곳을 찾고있다. 문밖의 발소리는 더욱 가까워지고있다.
"복녀야! 또 왜그래! 또 넘어졌어?"
딸깍.
복녀의 방문이 열린다.
-4편끝!!!!!!!!!!!!!!!!!!!!!!!!-
★
1-3편 많이 사랑해 주셔서 4편도 들고왔습니다^^
여러분들의 작은 코멘이 저를 힘나게 만들어주신다는 아시죠?
이번주에도 신우와 복녀가 다시 만나지는 못했어요.
아직 4편밖에 안되었으니 만날날은 아직도 많이 남았답니다!
그날까지 기대 많이 해주실꺼죠^^?
참! 1편에 살짝 나온 줄리아라는 여배우는 어떤분이 어울릴까요?
가상에서도 줄리아만빠져있답니다^^ 어룰릴만한 여자연예인이 생각나시거든
사알짝 알려주세요!
★
뚱녀시대 3편의 힘이되는 애정듬뿍 코멘♡
제리™님♥ 아름다운별밤님♥ 숑숑나라님♥ Sorry,님♥ e따만큼sa랑해님♥
청춘앓이님♥ 버베나.님♥ 딸기샤♡님♥ 아름다운밤님♥ 아름다운밤님♥
forever girl님♥ 화이트〃님♥ 공주보다이쁜마녀님♥ 루프리텔감님♥ 천령혈♪님♥
츠키코냥님♥ 서울촌녀님♥ 새콤달콤젤리맛사탕님♥ 둥 겸님♥ 두비두밥님♥
깡들의모임님♥ 나낭낭님♥ 어이무님♥ 더블에이님♥ 잉잉 이님♥ 라봄님♥
갑사합니다.4편도 많이 사랑해주세요'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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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쪽/뚱쓰
뚱스
BY_튜늉님♥ 감사합니다^^ 5편 연재되고있습니당!
ㅋㅋ 이모가 머라구 하실라나?
뚜루뚜뚜루님♥ 감사합니다! 이모는.. 또 복녀가 쓰러진줄알고 식겁중ㅎㅎㅎㅎㅎ 5편 업뎃되었어요!
뚱스/우아 완전 궁금해여ㅠ
송삼동이가 니끼가님♥ 감사합니다^^ 5편 업뎃되었답니다. 꼭 찾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