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난지부는 스기나미구 남동부에 위치하며 호난 1, 2초메와 와다 1, 2초메 일부를 포함한
지역으로, 간조 7호 선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 주택가와 상점가로 이루어져 있다. 나카노구
와 시부야구 그리고 세타가야구에 맞닿아 있고 젠푸쿠지강과 간다강이 지부 내를 흐른다.
회원의 세대수는 480여 세대로 대블록(현재 지구)이 9개나 되는 큰 지부였다. 모두가
광선유포를 확대하자는 의욕에 불타 지지난해인 1976년에는 72세대, 지난해인 1977년에는
75세대의 홍교를 달성했다.
1월 11일의 일이었다. 신주쿠구 내에서 열린 도쿄 대표자회의에 참석한 야마모토 신이치
(이케다 선생님)는 스기나미장인 사에키 겐지의 모습을 보자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가능하다면 도쿄에서 열리는 지부결성대회에 참석하고 싶습니다.
스기나미에서 추천할 만한 곳이 있습니까." 사에키는 즉시 대답했다.
"있습니다. 호난총블록인데 회원이 500세대 가까이 되는 큰 조직입니다. 모범적인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이번에는 지금까지 최대로 열심히 한 곳에
참석해 모두를 칭찬하고 격려하고 싶습니다. 반드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부터 일정을 검토해보겠습니다." 사에키는 생각지도 못한 낭보에 뛸 듯이 기뻤다.
그 뒤, 학회본부와 연락을 취해 개최일을 1월 27일 저녁으로 정했다.
"이날이라면 야마모토 회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27일에 열리는 지부결성
대회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열리게 된다. 신이치의 참석 여하를 불문하고 그 성패는
전국의 지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떤 일이든 처음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것이 하나의 기준이 되고 목표가 되어, 전체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등산가인 라인홀트 메스너는 "첫 걸음이 마지막 한 걸음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한 걸음도 첫 걸음에 달렸다" 하고 말했다.
스기나미장인 사에키는 호난총블록의 총블록장을 비롯한 간부에게 전했다.
"회장인 야마모토 선생님이 스기나미구의 지부결성대회에 참석하겠다고 하셔서, 호난
총블록을 추천했습니다. 그래서 일정이 1월 27일 저녁으로 정해졌습니다. 선생님의
참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거의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총블록장도 총블록
위원도 기쁨과 긴장감이 뒤섞인 목소리로 저마다 말했다. "정말입니까! 긴장되어 몸이
떨립니다." "반드시 지부결성대회를 대성공 시키겠습니다." 18일 저녁, 사에키가
참석한 가운데 대블록 간부 협의회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이번 지부결성대회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대회라고 발표되었다. 장소는 스기나미문화회관 대강당으로
정했다. 600명 정도 들어가는 넓은 강당이다. 지부의 세대수를 웃도는 수를 결집하지
못하면 썰렁한 회합이 되고 만다.
이날 모인 대블록 간부는 '좋다, 대결집을 해서 전국의 선구로서 부끄럽지 않은 지부
결성대회로 만들자' 하고 굳게 다짐했다. 대회 당일까지 열흘도 남지 않았다.
더구나 29일에는 임용시험이 실시된다. 대블록 간부 대부분이 거의 날마다 응시자와
공부할 계획이 잡혀 있었다. 그러한 와중에서 하는 결집이다. 그러나 모두가 불타고
있었다. 각 대블록에서는 간부가 모여, 누가 어느 사람을 만나 연락하고 격려할지 등을
상세하게 정했다. 그리고 시간을 내어 멤버와 대화하며 지부결성대회의 의의를 외치고
"끝까지 제목을 불러 활기찬 모습으로 참석합시다." 하고 부르짖었다.
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강이 정해지면, 일 하나하나에 대해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일이 중요하다. 활동을 추진하는 데도 애매함을 남기면
거기에서 파탄이 생기고 만다. 세심하고 빠짐없는 대응과, 작은 일을 완벽하게 하는
노력 속에서 계획이 성취된다.
1월 23일, 스기나미문화회관에서 본부간부회 재청취가 끝난 뒤, 각부의 대블록장이 모여
호난지부결성대회 성공을 놓고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지부가(歌)도 만들어 발표하자고
정했다. 결성대회는 나흘 뒤다. 먼저 유지가 작사에 착수해 서로 이마를 맞대고 고민
했다. "가사에는 '호난지부'라는 이름을 넣읍시다" "좌담회 정경도 넣고 싶군요." 등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가사에 어울리는 단어를 좀처럼 잘 뽑아내지 못했다.
가사는 다음날까지 완성시켜야 한다. 이리저리 지혜를 짜냈지만, 결국 2절까지 밖에
짓지 못했다. "시간이 없다. 2절로 끝나는 노래로 하자"고 정했다.
매우 지혜롭고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 다음날 밤, 음대를 졸업한 여자부원이 하룻밤
사이에 작곡해 25일 밤부터 합창 연습에 들어갔다. 각 대블록에서는 활발하게 지부
결성대회 참석을 독려하며 임용시험 응시자도 함께 챙겨나갔다. 더욱이 결성대회
대성공을 기원하는 창제의 소용돌이가 전 지역에서 일어났다.
1월 27일. 신이치는 오후 4시 반에 스기나미문화회관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지부 대표에게 증정하려고 화선지에 '우광 벚나무(友光櫻)' '벗 벚나무(友櫻)'
''빛 벚나무(光櫻)' 등을 휘호했다. 호난의 간부들은 일찍부터 문화회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신이치가 도착하자 모두 꿈을 꾸는 듯해, 자신의 볼을 꼬집어 보고 싶을 정도
였다. '다음은 어디까지 결집할 수 있느냐다!' 그들은 마음속으로 제목을 부르며,
합창단 등의 리허설 상황을 둘러보았다. 모두 온 힘을 다 쏟았다고 느꼈다.
그러나 '안심해서 방심하면 안 된다'며 자신을 경각시켰다.
왜냐하면 안심은 방심을 낳고, 방심은 실패를 낳기 때문이다.
단연코 승리하자는 일념이 강할수록, 사람은 신중해진다.
호난지부결성대회 참석자가 오후 5시반 전부터 속속 대회 장소인 스기나미문화회관으로
모였다. 이미 6시에는 대강당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 모두가 볼에 홍조를 띠고 눈동자를
빛내며 환한 표정이었다. 6시 30분, 사회자가 활기찬 목소리로 식순과 주의사항을 발표
했다. 그 바로 뒤에 "안녕하세요!" 하는 목소리가 나더니 신이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와" 하는 환성과 함께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금부터 호난지부결성대회를 시작하겠
습니다!" 사회자인 청년이 외치듯 선언했다. 신이치를 중심으로 근행을 시작했다.
신이치는 일념을 다해 기원했다. '호난부의 전 동지가 공덕과 복운에 감싸이기를.
지역이 번영하고 크게 발전하기를. 그리고 전국의 각 지부가 활기찬 대전진을
시작할 수 있도록…….'
근행을 마치자 여자부 대표가 깊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신이치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진심을 잘 받겠습니다. 축하합니다!" 스기나미장인 사에키가
축하 인사를 하러 단상 앞에 섰다. 감격해서 인지 목소리가 격앙되었다.
"야마모토 선생님을 모시고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열린, 희망 빛나는 지부결성대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호난총블록은 호난지부로서 새롭게 출발합니다.
역사적으로 뜻깊은 결성대회에 모인 우리는, 넘치는 결의와 초창기의 기운으로 전국에서
모범이 되는 지부를 구축합시다!" 이어서 부회장인 야마미치 히사야가 호난지부의
'지부증'을 지부장에게 전달했다. 큰 박수가 울려 퍼졌다. 신이치가 이렇게 말을 건넸다.
"부탁합니다. '나는 지역 사람들의 행복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일본(세계) 제일의
지부를 만들자!'고 마음 깊이 맹세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맹세가 전진하는 비결이다." 하고 주옥 같은 말을 남겼다.
부회장인 야마미치는 '지부증'을 수여한 뒤 "호난지부결성대회 상황이 '세이쿄신문'에도
크게 보도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국의 동지를 위해, 어떤 지부인지 설명해
두고자 합니다." 하고 서두에 말하고 호난지부의 개요을 말하기 시작했다. 참석자는
그 말에, 광포 제2장의 선구 지부라는 자긍심을 깊이 느꼈다. 야마미치는 호난지부의
위치와 풍습, 환경 그리고 지부 간부 등을 소개했다. 이어서 지부가 발표 순서가 되었다.
노래는 '호난벚꽃합창단'이 부른다. 이날 처음으로 무대에 서게 된 여자부와 장년부,
남자부 그리고 학생부로 구성된 혼성합창단이었다.
환희의 바람에 몸도 가볍게
고뇌하는 벗의 길 열어……
지부가는 벗 한사람 한사람과 동고(同苦)하고 서로 격려하며, 지역에 공덕의 꽃을
피우려는 '호난가족'의 기개로 가득 넘쳤다. 또 환한 웃음이 번지는 좌담회 광경도
생생하게 노래했다. 열창은 지부결성의 기쁨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노래가 2절까지만
이어서 합창은 2분도 채 안 되어 끝나고 말았다.
신이치는 '모두가 바쁜 와중에도 지부가를 만들려고 도전했지만, 3절까지 작사할
시간이 없었겠지' 하고 생각했다. 교학시험 공부와 지부결성대회 결집, 그리고 여러 가지
준비도 있다. 그런 와중에 지부가를 만들려고 애쓴 사람들의 고심이, 신이치의 눈에
보이는 듯 했다. 틀림없이 선구라는 자긍심에 불타, 곤란을 물리치며 도전 했을 것이다.
신이치는 합창이 끝나자, 기립 박수를 보내며 이렇게 말했다. "멋집니다!
간결하고 산뜻해 좋군요. 짧아서 외우기도 쉽고 부르기 쉽네요. 정말이지 새로운
시대를 앞장서 가는 노래입니다!" 다른 사람의 노고를 알고, 노력을 안다.
그것이 바로 리더가 갖춰야 할 가장 첫째가는 요건이라 할 수 있다.
지부장 포부를 발표하는 차례가 되었다. "초대 호난지부장으로 임명된 다카스기
미쓰노리입니다!" 다카스기는 지부명인 '호난'이라는 지역의 유래를 먼저 설명한 뒤,
목청을 돋워 이렇게 외쳤다. "이 호난의 땅에 어떠한 삼장사마가 다투어 일어난다 하더
라도 제가 있는 한, 반드시 그 장마를 물리치겠습니다. 그리고 묘법의 빛이 빛나는
적광토로 바꾸어가겠으니 여러분은 아무쪼록 안심하고 학회활동에 면려해주십시오!"
바로 신이치가 손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탁 치며 "그렇다! 그것이 지부장이지요!
힘내세요!" 하고 말했다. 지부장은 신이치 쪽을 보고 가볍게 인사하고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 지부에는 변호사와 국제적인 은행에 다니는 분, 프로골퍼 그리고 세탁소와
두부가게, 라면가게 등을 경영하는 분도 있어, 그야말로 제제다사(濟濟多士)라고
하듯이 훌륭한 인물이 많습니다." 신이치가 여기서 또 "굉장하군요!" 하고 소리쳤다.
지부장은 "예!" 하고 대답하고 원고를 계속 읽었다.
"현재 우리 지부는 약 500세대로 이루어진 대가족입니다만, 저는 모든 가정의 여러분과
대화하면서 다음과 같은 모토를 내걸고 나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단결' '절복' '인재'라는 세 가지 모토입니다. 각 부가 서로를 이해하며,
특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홍교확대를 위해 단결력을 발휘해 스기나미 아니, 전국
에서 광선유포의 선구가 되겠습니다. 또 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배출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 도전하겠습니다. 자, 호난지부 여러분! '일본 제일, 사이좋은 호난 창가가족'을
모토로 환희 차게 대전진합시다!" 신이치는 그 말대로 사이좋게 전진하기를 바랐다.
사이가 좋은 조직은 단결이 있고, 격려가 있다.
웃음이 있고, 희망이 있다. 그리고 승리가 있다.
삼장사마(三障四魔): 삼장사마는 수행을 막고 성불을 방해하는
세 가지 장애-번뇌장, 업장, 보장 네 가지 마-번뇌마, 음마, 사마, 천자마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