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달기사(라이더) 숫자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40만명에 육박했다. 건당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는 라이더에게 ‘시간은 돈’이다. 배달 업계도 더 빨리, 더 많이 배달하는 데에만 몰두했다. 자연스럽게 불법·난폭운전을 하는 라이더가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만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265명이 사망했다.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감소하는 반면 배달 오토바이 사고는 이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 강남 선릉역 인근에서 한 라이더가 화물차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는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다.
◆베테랑도 사용하기 힘든 '제보앱' = 그는 이제 불법 오토바이를 잡아내는 데 도가 텄다. "눈으로 보고 촬영하는 게 아니라, 주변의 엔진 소리를 듣고 경로를 예측해서 찍습니다." 오토바이 굉음만 듣고도 감각적으로 위치와 예상 경로를 파악했다. 라이더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휴대폰 각도를 살짝 틀어 동영상 촬영을 한 후 신고내용을 임시 저장한다. 번호판 사진 캡처를 비롯해 위반 장소, 발생 시간 등 상세한 정보는 추후에 집에 돌아가 입력한다. 하루 총 2~3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그는 이날 8건의 불법운전을 신고했다. 전씨는 "이렇게 신고를 해도 처분이 안 되는 게 제보단의 가장 큰 고충"이라며 "일반 국민이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스마트제보 앱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