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허기만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때론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기도 한다. 어느 때는 웃으며, 어느 때는 울며 먹었던 배 속과 마음속을 가득 채워주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비빔밥이 그렇다.
비빔밥에는 한데 어울리길 좋아하는 우리 민족성이 담겨 있는 듯하다. 지역적 특성이 강한 성향도 비빔밥에 드러나는지 각 지역 특산물이 재료로 사용되면서 우리나라 비빔밥은 지역별로 특색 있게 발전되었다.
비빔밥이라고 하면 남은 반찬을 처리하기 위한 음식이라고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 전해져 내려오는 정보다. 예전 비빔밥은 [골동반(骨董飯)]으로도 알려져 있었고 전주비빔밥은 방짜유기를 사용할 정도로 품격 있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이 고된 시집살이를 하던 새색시 시절에 끼니때만 되면 눈치 없이 꼬르륵거리는 배를 달래느라 참기름 대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먹었다는 음식도 비빔밥이고, 제사음식 준비하면서 생기는 고부간의 불협화음과 동서간의 불편한 심기를 자연스럽게 풀어주는 순간도 제사 설거지를 끝낸 뒤 부엌에 모여 비빔밥 비빌 때였다.
그뿐 아니라 TV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화를 삭이는 장면에서 생채기 난 마음을 달래주는 역할은 늘 양푼비빔밥의 몫이다. 양푼비빔밥은 여느 비빔밥과는 달리 "있는 반찬"을 이용하기에 레시피가 따로 없다. 격식 없이 각기 다른 재료를 한데 모아 맛을 냈기 때문인지 양푼비빔밥을 나누어 먹다 보면 입맛처럼 마음도 돌아오기 마련이다.
부부싸움 뒤 서먹한 사이도 양푼비빔밥에 숟가락을 하나 더 꽂는 순간 무언의 화해가 이루어지고, 티격태격하던 형제지간도 한데 모여 앉아 큰 양푼에 밥을 썩썩 비벼 먹다 보면 달그락 달그락 숟가락 부딪치는 소리가 노랫소리마냥 정겨워 금세 마주보고 웃게 된다.
그래서 양푼비빔밥은 여럿이 먹을수록 더 신나고 맛있다. 과연 외국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침 묻힌 숟가락을 뒤섞어가며 먹는 양푼비빔밥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긴 굳이 "이해시킬" 필요는 무엇이란 말인가? 양푼에 끝내 숟가락을 꽂지 않으면 영영 모를 일이요, 한 숟가락만 먹어보면 금방 알게 될 것을 말이다. "양푼비빔밥을 나눠 먹는 것"이 "마음을 나누는 것"임을 말이다.
얼마전에 어느 블로그에 비빔밥을
숟가락 비벼야 더 맛있는지 아니면
젓가락으로 비벼야 더 맛있는지 궁금해 하는 포스팅을 봤는데
양푼비빔밥이야 당연히 숟가락으로 썩썩비벼야 제 맛이 날테고
아래 사진같은 눈으로만 바라봐도 배가부른 전주 비빔밥은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야 제 맛이 나지 않을까?
어느 잡지에 실린 기사인데 흥미로워 옮겨본다. 금풍쉥이구이까지 알 정도면 보통 식도락가가 아닌것 같다. 양양의 뚜거리탕과 단양의 마늘솥밥집은 금시 초문이다. 여러분은 아래 소문난 식당중 가본 식당이 몇군데인지...
[향토 별미 30선]
01. [강릉 대구머리찜] 옛 카네이션(033-641-9700)
02. [목포 민어회] 영란횟집(061-244-0311)
03. [경주 쌈밥과, 한정식] 삼포 쌈밥(054-741-4384), 요석궁(054-772-3347)
04. [여수 서대회, 금풍쉥이구이] 구백식당(061-662-0900), 삼학집(061-662-0261)
05. [양양 뚜가리탕] 천선식당(033-672-5566), 월웅식당(033-671-3049)
06. [가평 잣국수] 명지쉼터가든(031-582-9462)
07. [무안 기절낙지] 곰솔가든(061-452-1073)
08. [무안 짚불돼지구이] 녹향가든(061-452-6990)
09. [금강 도리뱅뱅이, 어죽] 가선식당(043-743-8665)
10. [태백 연탄불 한우] 태성실비식당(033-552-5287)
11. [영호남 암뽕순대국] 방축리 순대집(063-652-1560), 순창, 담양장터
12. [남원 추어탕] 현식당(063-626-5163), 금당골추어탕(061-725-1207)
13. [정선 곤드레나물밥] 동박골(033-563-2211), 산채마을, 장미식당
14. [단양 마늘솥밥] 장다리집(043-423-3960)
15. [정선 콧등치기국수] 동광식당(033-563-3100)
16. [영산 갈낙탕과 낙지젓가락구이] 동락회관(061-471-3388)
17. [안면도 간장게장] 정안가든(031-774-6620), 일송간장게장, 내고향꽃게장
18. [강릉 우럭미역국] 태광회식당(033-653-9612)
19. [제천 산초두부구이] 사또가든(043-653-4959)
20. [충주 꿩요리] 대장군향토음식(043-846-1757), 산골짜기(061-393-0955)
21. [강릉 곰치국] 사돈집(033-633-0915), 바다마을(033-572-5559)
22. [이천 쌀밥] 고미정 한정식(031-634-4811),청목, 일송정, 임금님쌀밥집
23. [청송 달기약백숙] 서울여관식당(054-873-2177)
24. [양양과 봉화 송이요리] 양양 송이골(033-671-8040), 봉화 용두식당(054-673-3144)
25. [주문진 도루묵찌게] 파도식당(033-662-4140)
26. [의성 마늘고기] 서원(054-834-0054), 강운참숯갈비(054-834-5539)
27. [태안 밀국낙지] 이원식당(041-672-8024)
28. [무안 숭어회] 도리포횟집(061-454-6890)
29. [동해안 섭국] 오산횟집(033-672-4168)
30. [선운사 장어구이] 아산가든(063-564-3200), 나루터, 강촌식당, 동백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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