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는 3주차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이제는 학생들과도 조금씩 얼굴이 익어가고, 저도 나름 수업의 틀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가 서먹하다가, 조금씩 서로의 스타일에 익숙해져가는 시기가 오네요.
수요일에 수업 준비를 하면서, 원래 계획대로 3장까지 끝내야 겠다고 마음을 먹고,
목요일 아침에 모닝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수업이 있는 한의학관으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저도 조금 일찍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강의실에 들어왔는데, 수강생 대부분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시간에 결석한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왜 빠지게 되었는지?
물어보고, 조금 있다가 토론을 할 예정이니, 혼자 앉지 말고, 짝을 지어서 앉아 달라고 하였습니다.
이제 강의를 시작할 시간입니다.
시작하려고, 저의 메일을 열어보니, 3장의 PPT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머리속으로 갑자기 어제 내가 메일을 보낸다고 생각만 했지, 실제 보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앗불싸! 이거 오늘 수업은 망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지난 시간에 오늘은 비고츠키 이론을 좀 더 다루고,
3장을 나가기로 한 것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아무일이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지난 시간의 피아제의 이론과 비고츠키의 이론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대로 임용고시의 문제도 좀 다루고요.
첫 시간을 간신히 마친 후에, 5분의 쉬는 시간을 갖고, 리타 피어슨의 테트 강의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달 토끼님에 대한 답장을 써보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또 발생했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을 2012년에 봤기 때문에 줄거리가 띄엄띄엄
생각나는 것이었습니다. 간신히 스토리를 제가 만들어서, 넘어가는 가 보다 했는데,
역시나 알아차리는 학생이 있습니다. 교수님의 스토리가 편지 내용과 맞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학생의 말이 맞다고 하면서, 역시 분석과 이해력이 뛰어나다고 칭찬을 한 후에,
다시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이제서야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내용이 완벽하게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실수를 빨리 인정한 것이 오히려 수업을 이끌어 가는 데 훨씬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잘못을 지적한 학생도, 저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수업이 끝난 후에 촬영을 한 학생에게 물어보았습니다(참고로 제 수업을 쭉 촬영하고 있습니다).
오늘 수업이 재미있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이 학생은 전공이 조경학과인데, 단지 강의 촬영을 위해서
파견된 학생이거든요.
자신은 잘 모르겠지만, 쉬는 시간에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재미있다는 반응이었다고 저에게 귀뜸해 주네요.
그냥 오늘을 그 말을 사실로 믿고 다음부터는 열심히 해야지.....
경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