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 수확한 영지 버섯으로 담근 술 )

( 오늘 두번째로 수확한 영지 버섯 )
10 : 00 대한통운 맞은편 230번 버스 탑승
10 : 45 장태산 휴양림 입구 도착
11 : 05 길곡마을 떡갈봉 표지판 입구
11 : 30 떡갈봉
11 : 40 질울재
12 : 33 안평산 정상
13 : 10 신대리 마을
늘 그렇듯이 일어나자마자 베란다 문 밖으로 날씨부터 확인해 본다 오늘도 폭폭 찌는 날씨가 이어질 듯 하다 최근 몇 주간 산을 열심히 다녔더니 배낭을 전날 꾸리지 않아도 아침에 간단히 해결이 된다 버스를 타고 집결지에 도착 대장님만 계신 걸로 보아 오늘도 둘이 산행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장태산 휴양림 도착 내리자마자 대장님 아무말씀 없이 앞서 가신다 길곡마을에 도착하시더니 지난번 질울재에서 하산할 때 굿 당 옆을 지나쳤는데 무녀인 듯한 사람이 여긴 길이 아니라며 투덜거린 것이 생각이 나셨는지 아님 등산로가 아니라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었던 터라 오르기가 힘이 들 것 같아서인지 등산로인 떡갈봉으로 가자신다 떡갈봉 표지판 앞에서 사진 한방 찍더니 어느새 사라지셨다

입구에서부터 떡갈봉까지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15분 정도 진행을 했을까 갈림길이 나온다 이리저리 리본을 찾다가 ‘바위’를 외쳐보지만 대답이 없어 큰 길로 접어들어 헉헉 거리며 오르는데 영지버섯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리 힘들어도 버섯은 따서 주머니 속에 넣고 가파른 길을 오르다 보니 밧줄이 묶여 있는게 지난번 떡갈봉에서 질울재로 하산할때의 길과 비슷해서 혹 아까 갈림길에서 잘못 왔나 싶어 ‘바위 바위’ 외쳐도 소식이 없다 전화기를 꺼내 전화를 하니 “야! 여기 올라오는 길 좋잖아”하며 핀잔을 주신다 ‘우이씨’ 그래도 혹시나 해서 전화했는데... 조금 더 올라가니 떡갈봉에서 대장님 기다리고 계시다가 영지버섯 딴 봉지를 내 미신다 바로 질울제 도착해서 대장님 무기 회수 후 안평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며 오늘도 내 눈동자는 영지버섯을 찾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다시 오르막이 이어지고 대장님은 금세 내 시야에서 사라지셨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르는데 왼쪽으로 길이 나 있었다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옆길로 접어들었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리본도 없고 왠지 잘못 온 듯한 생각이 든다 ‘바위’를 외쳐 보지만 대답은 ... 맞겠지 하는 생각으로 계속 직진 버섯도 따고 조금 가다보니 절벽이 나온다 또 다시 ‘바위“를 외쳐보지만 역시 대답은 ... 전화기를 꺼내는 순간 반대 방향에서 희미하게 ’바위‘ 소리가 들린다 으악 잘 못 왔네 돌아서며 바위에 무릎을 찧었는데 지금도 까맣게 멍이 들어 스치기만 해도 아픔이 느껴진다 뒤 돌아 한참을 가다보니 대장님 배낭이 보인다 에고,에고하며 주저 앉아 물 한 모금 마시고 대장님 따라 일어섰다
산행 시작 1시간 30분정도 지나 안평산 정상이다 너무 더운지라 서둘러 사진 한방 찍고 숲속으로 몸을 날렸다 지난 토요일 대미산 대간 길은 지대가 높아 피서를 다녀온 느낌으로 산행을 했는데 오늘은 역시나 온도와 습도가 높아 산행하기에 무척 힘이 든다 노처녀 맘처럼 바람도 없고 날벌레들은 내 눈이 얼마나 예쁘면 눈 속으로 들어와 자살을 해 갈 길을 더디게 한다


20분정도 진행을 했을까 공 터 가 나오고 갈림길이다 대장님 이쪽저쪽 살피시더니 가운데 길로 가자신다 리본이 하나 있어 맞다 싶어 열심히 따라 갔더니 내리막이 이어지고 내가 봐도 능선길을 벗어난 듯싶다 차 소리가 들리더니 마을이 보인다 잘 가꾸어진 고추밭 옆으로 관리하지 않은 듯한 토마토 밭이 보인다 대장님 성큼성큼 들어가시더니 두개를 따서 개울물에 씻어 한 개를 내 미신다 이 뜨거운데 맛이 있을까 하며 한입 물어뜯는데 야!! 내가 먹어본 토마토 중에서 가장 맛이 있었다

마을로 내려가 어르신들께 여쭤보니 신대리란다 아까 공터에서 왼쪽으로 갔어야 했다는 대장님의 말씀 국도를 따라 걷다가 동삼공원묘지 쪽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뒤로하고 국도로 접어드는 순간 대장님 뒤로 돌으시더니 그냥 가자신다 산행 후 저녁에 대구를 가야 하는데 버스 타고 집으로 가자는 줄 알고 내심 좋아라 했더니 내려 온 길을 따라 올라가서 아까 그 갈림길에서부터 다시 이어서 타 자신다 제가 힘이 있나요 가자면 가야지 토마토를 따먹은 곳에 큰 느티나무 한그루가 있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참외를 먹으며 저녁에 대구에 갈 일이 걱정스러워 조심스럽게 오늘은 여기서 끝내고 다음에 이어서 타면 안 될까요 했더니 대장님 잠시 망설이시더니 승낙 하신다 대장님 왈 ‘오늘 산행 개떡 같이 했네’ 하시며 애꿎은 토마토 밭으로 들어가 몇 개를 더 따 오신다 난 오늘 수확한 버섯 한 곳에 모아두고 기념사진 찍고, 오늘은 산행을 별로 하지 않아서 지난번 보다 적지만 그래도 흐뭇 다음 산행에도 영지버섯은 주-욱 이어질 듯 하다 (생각이 너무 야무지나)



지난번 수확한 영지버섯으로 술을 담가 보았는데 맛이 어떨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 우러나면 우리 회원님들 한잔씩들 하시자고요

부족한 산행기 읽고 꼬리글 많이 달아 주셔서 감사 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부탁 드립니다
대장님 오늘 저 때문에 산행 중간에 중단해서 죄송합니다 다음주에 더 많이 할게요 헤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첫댓글 옹달샘님 사진과글 잘읽고 갑니다 그리고 다음산행 에서는 술한잔 맛볼수있겟네요,너무우리회원들 챙기시느랴 고생많으시고 정말로 좋은 산행 하시는것 같습니다다음에뵙지요
깜딱이야,,,~~~~.....비얌술인 줄 았았넹~~......그래도 종주 1차에 참여했던 인연으로 잘 다녀오셨는지,후기가 궁금해져요...옹달샘님,,어쩜 그리 여러가지 갖추셨수??.....한미모하지 ,,한재주 하지,,거기다 끈기,성실..........근디, 시방 시계 종주하러 댕기능규,,,아님 영지따러 댕기능규?.......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말이지? 시계종주 4회산행때는 아예 배낭말구 지게를 지고가서 영지를 산더미처럼? 따다가 중앙시장에 내다팔려구 사악한마음을 먹었거든, 긍께 죄받은모양여! 안평산올라 등산로는 안찾구 영지버섯만 있나없나? 눈탱이를 화등잔 만하게 치켜뜨고 모강지를 좌우로 내둘리다가 그만 엉뚱한 신대마을로 알바를 했으니?
고수님도 산속에서 알바를 했으니 ㅉㅉㅉ 그놈의 영지에 눈이 멀었으니 ... ( 이왕이면 나누어 먹읍니다. 자랑만 하시질 말고) ㅎㅎㅎ
대장님,,죄 받아서 길 잃은거 맞긴 맞는데,,,고거이 영지때문이 아니고 지난번에 또아리 틀고 잘 쉬고 있는 비얌 때려잡아서 그렁겨~~~~...앞으로는 다시는 안그런다고 산신님께 고사 지내고 올라가요,잉??
참 좋은 산행을 하고 계시네요. 산행기, 사진 잘 보았습니다. 시간만 되면 같이 가고 싶은데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