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80는 운전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여주는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이하 ADAS)의 최신 버전을 탑재하고 있다. 머신 러닝 기반의 운전 스타일 연동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존 고속도로 주행 보조(Highway Driving Assist, 이하 HDA)에 차로 변경 보조 기능, 차로 내 편향 주행 및 근거리 저속 컷인 대응을 추가한 HDA Ⅱ 등이 적용됐다. 그럼 GV80의 ADAS는 기존과 무엇이 다르고, 추가된 기능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일까? GV80의 최신 ADAS에 대해서 살펴봤다.
내 주행 습관을 반영하는 운전 스타일 연동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운전 스타일 연동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작동 패턴에 최대한 반영한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 또는 앞차와의 단계별 설정 거리를 유지해주는 기능이다. 최근에는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해 안전운전 구간 등에서 알아서 속도를 조절하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avigation-based Smart Cruise Control, 이하 NSCC)로 발전했다. NSCC는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이용해 스스로 제한속도를 설정하는 것은 물론, 코너를 돌기 전에 속도를 줄이기도 한다. GV80에는 고속도로 진출입로에서도 속도를 줄이는 최신 버전(Navigation-based Smart Cruise Control-Ramp, NSCC-R)이 탑재됐다.
GV80는 여기에 운전 스타일 연동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mart Cruise Control-Machine Learning, 이하 SCC-ML)을 최초로 도입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머신 러닝을 적용해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파악하고, 이를 작동 패턴에 반영하는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다.
주행 습관을 파악할 때는 전방 카메라, 전방 레이더 등의 센서 정보와 가속/브레이크 페달 조작 등의 가감속 정보를 활용하며, 수집된 정보는 ADAS 제어기로 전달된다. ADAS 제어기는 다양한 정보 사이에서 차간 거리, 가속 성향, 반응 속도 같은 운전자의 일상적인 습관을 분류한 후, 이를 토대로 작동 패턴을 만든다.
GV80는 차간 거리, 가속 성향, 반응 속도 같은 운전자의 고유 습관을 파악한다
SCC-ML은 단순히 느긋한 운전이나 성급한 운전 등을 구분해 이를 재현하지 않는다. 저속 주행 시에는 차간 거리를 짧게 유지하지만 고속 주행 시에는 거리를 넉넉하게 유지하는 식의 다소 복합적인 성향도 작동 패턴에 반영한다. GV80의 SCC-ML이 구현하는 주행 패턴은 약 1만 개에 달한다.
물론 SCC-ML의 주행 패턴 반영 기능을 임의로 켜거나 끌 수도 있다. SCC 작동 중 스티어링 휠에 있는 차간거리 버튼을 길게 누르면 ‘드라이브 모드 연동’ 방식에서 ‘운전 스타일 연동’ 방식으로 전환된다. 다시 드라이브 모드 연동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차간거리 버튼을 짧게 누르면 된다. 드라이브 모드 연동 방식이란 GV80의 컴포트, 에코, 스포츠, 스마트 같은 주행 모드에 따라 SCC의 응답성이 달라지는 기능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설정에서도 SCC-ML의 작동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표시 화면의 시스템 설정에서 운전자 보조 >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 운전 스타일 연동 선택 시 SCC-ML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제네시스 최초 적용, 한층 더 영리해진 HDA Ⅱ
GV80의 HDA Ⅱ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을 통합해 운전 편의성을 높여준다
GV80 ADAS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제네시스 최초로 적용된 HDA Ⅱ다. HDA는 고속도로 또는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 시, 앞차와의 간격과 차선을 인식해 자동차 스스로 현재 주행 상태를 유지하는 기능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등 ADAS의 다양한 기능이 통합해 작동한다. GV80 ADAS에 탑재된 HDA Ⅱ는 바로 이 HDA가 한층 진화한 버전이다.
HDA Ⅱ와 HDA는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 앞차와의 거리, 그리고 차로 중앙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역할은 같다. 하지만 HDA Ⅱ는 HDA에 비해 반응 속도가 더 빠르다. 예컨대, 저속 주행 중 옆 차로에서 앞으로 끼어드는 차를 더 빨리 인식한다. 차로를 변경하는 차가 있으면 알아서 속도를 줄이거나 앞차와의 간격을 벌리는 것이다.
또한 HDA Ⅱ에는 차로 내 편향 주행 기능이 추가됐다. 옆 차로에서 달리는 차가 차로 중앙을 유지하지 못하고 가깝게 접근했을 때 작동하는 기능으로, 안전을 위해 주행 중인 차로 내에서 옆 차가 접근하는 반대 방향으로 차를 움직여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한다.
손끝으로 차로를 변경할 수 있는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
GV80의 HDA Ⅱ는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만으로도 차로를 변경할 수 있는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 기능을 적용했다
HDA Ⅱ에는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으로 차로를 변경할 수 있는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 기능도 추가됐다. 기존 HDA에선 차로를 변경하려면 방향지시등을 켜고 앞뒤 상황을 살핀 후, 운전자가 직접 운전대를 조작해야 했다. 그러나 HDA Ⅱ에선 이런 과정이 필요 없다.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면 차가 주변 상황을 파악한 후 스스로 차로를 변경한다.
물론 방향지시등 스위치만 조작한다고 언제나 차로를 바꾸는 건 아니다. 운전 편의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 기능은 여러 주행 조건을 만족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1) 차량 조건
HDA Ⅱ 활성화 상태(고속도로 또는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 중)
주행 속도 시속 60km 이상
양쪽 차선이 모두 인식된 상황
비상 경고등이 꺼져있는 상태
핸즈오프 경고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
(2) 도로 조건(다음과 같은 상황이 아닌 도로)
고속도로의 개방형 톨게이트 구간
급커브 구간
차로 폭이 좁을 경우
편도 1차로일 경우
보행자나 자전거가 출입 가능한 도로
교차로나 횡단보도가 있는 도로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 기능을 쓸 수 있는 조건이 되면 계기판 우측 상단에 초록색 아이콘이 표시된다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 기능을 쓰기 위해서는 방향지시등 스위치를 A 영역이 아닌 B 영역까지만 조작해야 한다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계기판에 초록색 표시등이 들어온 상태에서 방향지시등 스위치를 A 영역이 아닌 B 영역의 범위에서 조작해야 한다. 방향지시등 스위치를 B 영역으로 조작하면,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 표시등이 초록색으로 깜빡이고 차선도 초록색으로 바뀐다.
방향지시등 스위치를 살짝 밀면,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 아이콘이 녹색으로 깜빡이고 차선도 녹색으로 바뀐다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 작동을 계속하려면 방향지시등 스위치를 B 영역 안에서 1초 이상 유지해야 한다. 1초 이상 유지하면 시스템이 안전 상황을 확인하여 차로변경을 진행한다는 의미로 화살표를 표시한다.
시스템이 안전 상황을 확인하면 차로변경을 진행한다는 의미로 화살표를 표시한다
화살표 표시가 나타난 이후에는 방향지시등 스위치에서 손을 떼도 스스로 차로를 변경한다. 하지만 방향지시등 스위치를 A 영역까지 조작하면 기능이 즉시 해제된다. 또한 계기판 차선 위에 화살표 표시가 나타나기 전 방향지시등에서 손을 떼거나, 방향지시등을 반대 방향으로 조작해도 기능이 중지된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는 아래 안전 상황을 모두 만족하였을 때 차로변경 제어를 시작한다.
(3) 안전 조건
진행 방향 차로에 충돌 위험이 없는가?
진행 방향의 차선이 단일 점선 차선(차로변경 가능 차선)인가?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 및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의 경고가 없는가?
현재 차로 중앙을 유지하고 있는가?
진행 방향에 변경 가능한 차로가 있는가?(1차로에서는 좌측 방향, 마지막 차로에서는 우측 방향으로, 그리고 출구쪽 대기 차로(포켓차로) 방향으로는 차로를 바꾸지 않는다)
참고로 GV80의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의 작동 조건이 이처럼 다소 복잡해 보이는 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네시스의 철학 때문이다. 하지만 조건을 잘 살펴보면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운전 환경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차로 유지 보조 기능 작동 중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놓고 15초가 지난 순간부터 위험을 알리는 경고가 시작된다
GV80의 HDA Ⅱ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뗀 채(핸즈오프, Hands-off) 주행할 수 있는 시간을 이전보다 줄인 것도 안전 문제 때문이다. GV80의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은 작년 12월부터 시행된 운전자지원 첨단조향장치 관련 법규를 따르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핸즈오프 시간은 최대 1분으로 제한된다. 아울러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뗀 지 15초가 지나면 계기판에 경고를 띄우고, 30초가 지나면 청각 경고도 함께 발생해야 한다. 이후 30초간 경고를 이어가다 1분이 되면 비상 경고음과 함께 기능을 해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