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경전의 중요한 수행법 중의 하나로 〈대념처경(大念處經)〉 등 여러 경전에서 밝히고 있는 사념처(四念處)의 행법이 있다. 몸(身)과 느낌(受), 마음(心), 법(法)을 관찰하는 것으로 초기의 대표적 수행법이자 빨리 삼장의 모든 수행법이 이 넷에 집약되어 있다고 하며, 오늘날 우리에게는 위빠사나로 알려져 있는 수행법이다.
우선 이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현재 은연중 세를 얻고 있는 한국에서의 위빠사나 현황에 대해 살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더 연구되어야 할 단계에 있다.
원어의 해석이나 용어의 의미 및 적용, 수행과정의 선후 문제, 수행단계에서 특정 행법의 수용과 불인정 등 여러 부분에서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나 소개된 전적들의 내용에 상당한 차이와 이견이 있다.(이하 위빠사나에 대한 한국의 대표적 수행·연구자인 거해스님, 김열권, 임승택, 김재성, 조준호씨 등의 저술, 번역서, 논문에 의함)
예를 들어 흔히 지(止)로 번역되고 있는 사마타에 대해 ‘고도의 정신집중’이라거나 ‘마음이 지극히 안정되어 맑아진 상태’, ‘가라앉음’ 등이라는 것, 관(觀)으로 알려져 있는 위빠사나의 의미가 ‘위와 빠사나의 합성어로 위는 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가 없는 것, 빠사나는 이 세 가지에 대한 바른 이해’와, 이런 분류는 주석서에 의한 것이며, 원전은 ‘위는 분리하다·쪼개다, 빠사나는 관찰·식별로 핵심은 알아차림과 마음지킴’이다,
또 수행과정에서 ‘지(止)의 완성 이후에만 위빠사나 수행이 가능하다’와, 반대로 ‘위빠사나의 직접 수행이 가능하다’ 등 많은 부분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용어에 있어서도 ‘선정과 삼매, 사마타가 같은 의미이다’, ‘전혀 다르다’를 비롯해, 주요 개념 중의 하나인 염(念, sati)이 ‘마음지킴’이다, ‘마음챙김’이다, ‘알아차림·주시·마음챙김 등은 틀리며 수동적 주의집중’이다 등 수많은 용어의 이해들이 다르며, 현재 남방에서 가르치고 있는 선사들의 가르침도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소개된 마하시 사야도의 ‘몸’ 중심 수행법(선정 수행 배제)과, 고앤까의 ‘몸’과 ‘느낌’, 모곡 사야도의 ‘느낌’과 ‘마음’, 순룬 사야도의 독특한 ‘정화 호흡법’과 ‘느낌’, 파웃 사야도의 ‘사마타’와 ‘몸’ 겸수 등 제각기 다르다.
한편 한국에 최초로 위빠사나 수행법을 소개한 거해스님께서 ‘위빠사나 수행은 어떤 한 목표에 마음을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변화되는 상황에 따라 그 자체를 관찰하여 일념을 이루게 되는 것으로 어떤 한 주제를 상대로 계속 머물면서 일념을 만드는 것과는 다른 수행법이다’(〈깨달음의 길〉)라고 하고 있듯 한국에서 주로 수행되는 간화의 행법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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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종교연구소 발표를 취재한 불교신문기사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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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엔 ‘스승’없다
한국불교의 전통적 수행법인 간화선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됐다. 김재성(고려대장경연구소 연구원·사진)씨는 지난 24일 서강대 다산관에서 열린 서강대 종교연구소(소장 길희성) 주최 월례발표회에서 논문 ‘최근 한국불교 수행 경향에 대한 고찰’을 발표하면서 간화선의 지도 체계 부재를 지적했다.
김씨는 “조계종의 선방 수좌를 비롯한 많은 재가자들이 간화선 수행에 정진하고 있으나 막상 수행의 중간단계를 제대로 점검해주는 지도체계가 부족한 것이 간화선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서양의 합리적 사고방식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이 수행에서도 분석적이며 이성적인 이해를 구하려고 한다”면서 “간화선은 이러한 현대인의 사유구조를 채워주기 위한 자세한 설명체계를 마련해두고 있지 않다”고 밝혀 현대인들의 접근을 용이하기 하는 간화선의 설명방식 부재를 아쉬워했다.
김씨는 간화선의 대체 수행법인 위빠사나의 이론과 실제를 조명하면서 위빠사나 수행의 탄탄하고 친절한 지도법이 간화선에도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김씨는 “교외별전이나 격외도리만을 강조해 세심한 수행지도체계를 마련해두고 있지 않은 간화선과 달리, 위빠사나 수행체계는 부처님 말씀에 근거한 교학에 바탕을 두고 있는 데다 스승에 의한 수행상태의 점검이 매일같이 이루어져 수행의 첫걸음을 내딛는 이들도 수행을 제대로 해 나갈 수 있는 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 밝혔다. 장영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