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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02
S#1. 다음 날 이름 아침 주희 집 외경.
아직 푸릇한 새벽기운이 남아있다.
낡은 다가구 주택의 1층 베란다로 빨래 건조대가 보이고 그 옆의 창문 커튼 사이 불빛.
S#2. 주희 집 침실.
출근 차림 주희가 낡은 텔레비전 옆에 놓인 충전기에서 핸드폰 빼내 가방에 넣는 등 서두른다.
아직 바닥의 이불 속에 누워있는 세희.
세희 : 누가 오는데...
주희 : 변호사지 뭐...
세희 : 언니가 맞이해?
주희 : 어제 가구를 새로 들여놔서 새냄새가 많아 나더라... 미리 가서 창문 열구 환기 좀 더 시켜놔야지.. 넌 더 자...
세희 : 잠 다 깼어..
주희, 나가고, 세희, 힘들게 몸을 일으킨다.
S#3. 동 거실 겸 주방.
주희, 현관 신발장의 구두를 꺼내 마른 걸레질 하고, 세희가 앉은 걸음으로 방에서 나온다.
세희는 다리에 힘이 없어 양손을 짚어 이동한다. 현관에는 세희의 휠체어.
낡은 텔레비전과 낡은 컴퓨터(중고품 쎈타에서 주워 온듯한). 밥상 등 모든 것이 다 세희 앉은 키높이에 맞게 놓아져있다.
주방도 다 앉아서 하게 되어있다. 반토막 싱크대, 반토칵 가스대.
2단 서랍장 위 이런저런 물건들과 함께 접시에 받쳐진 조그만 화분. 아직 싹이 나지 않은.
주희 : 더 자라니까 왜 나와...
세희 : 지금 시간에 나가믄, 지하철에 사람은 없겠다.
주희 : 응...앉아서 가구 좋지 뭐...찌개 뎁혀 아침 먹어.
세희 : 응.
주희 : 갔다 오께. (나가려는데)
세희 : 아 참, 저거 말야.
주희 : 응?
세희 : 왜 싹이 안나지?
주희 : 며칠 더 잇어야 나올 걸?
S#4. 송현 건물 외경 이른 아침.
건물 15층의 창문 하나가 열린다.
S#5. 동 석기 방.
주희, 창문을 열자, 찬바람과 저 아래 지면의 소음이 들어온다.
화분을 바로 놓고, 잎사귀 대강 마른 걸레질 하는 주희.
S#6. 석기 호텔 전경. 같은 시각
남산 기슭의 울창한 숲 속에 건물이 서 있고, 숲 사이 조깅 트랙을 따라 뛰는 석기.
S#7. 수영장.
석기, 극한의 에너지로 접영하는 중. 욕망과 야심 이상의 절박함이 있다.
살아 남아야한다는. 이겨야 한다는.
S#8. 동 석기 방 안.
고급 스위트 전면 창으로 숲이 보인다. 석기, 상체는 벗고, 헐렁한 바지만 입고 있다.
숲을 향해 앉아 명상 중인 석기.
저만치 방 한켠에 타미가 화분 잎사귀 조심스레 들추어 물을 주고 있다.
S#9. 동 식당.
'베지테리안'이라 영어 팻말 붙은 코네에서 음식 담는 석기, 색깔 있는 셔츠와 넥타이 차림.
석기, 접시 들고 테이블로 다가간다. 영중과 또래의 중년들이 앉아 있고 종업원이 서빙 하는 중.
석기. 그들과 이야기하며 먹는다.
하영 소리 : 맨하탄에서 행세깨나 할려면, 첫째, 뱃살은 죽음이다, 살찌지 말것, 둘째, 채식과 명상을 흉내라도 낼 것, 세째,
S#10. 갱의실
하영과 주희 옷매무새 만지며,
하영 소리 : 게이인 척 할것. 혹은 게이랑 친한 척 할것.
주희 : (저 할일만)
하영 : 정말 밥맛이지...진정한 게이들을 모욕하는거구...
주희 : 왜 미워해? 나타나기두 전에?
하영 : 작년에 인센티브만 20만불 받았대.
주희 : 그게 왜?
하영 : 인제 겨우 서른이래는데 열 받지 않어? 아니 열받는 정도가 아니라, 난 아예 숨을 안쉬구 싶어. 여기 초짜들 아르마니 구찌
척척 걸치구 다니는거 보는것만두 억장이 무너지구, 그 밑에서 일한다는거 자체가 민망한데..넌 도대체 자의식이
있니 없니? 한달에 100만원 받아서 오십만원으루 먹고 살구, 나머지 고스란히 저금해봐야 동생 수술두 제때 못해주잖아.
주희 : 몇달만 더 모으믄 다음 번 수술 할수 있어...
하영 : 너 나한테만 솔직히 말해봐. 사실은 일곱 살이지? 10까지 밖에 못세지?
주희 : 응. (웃으며 나간다)
하영 : (스카프 집어던진다)
S#11. 정호방.
정호, 책상에 서 있고, 이령은 회의용 탁자에.
이령 : 어제 남편 노릇 잘 했어?
정호 : 개판됐어.
이령 : 넌 쌤통이구 혜수는 안됐네...
정호 : ...
S#12. 정호 방.
이령 : (커피잔 집어든다) 둘다 질겨 암튼...맨날 이혼하자구 하는 혜수나, 절대루 이혼 못하게 생긴 너나.
정호 : (말 돌린다) 어떤 놈이야?
이령 : (힐끗) 좀 있음 볼 걸 뭘 물어봐?...대표가 같이 아침 먹구 델구 나오겠대.
정호 : 교포야?
이령 : 아니, 토종. 사시41기.
정호 : 에?
이령 : 윤석기라구, 2차 붙어놓구 3차 포기했대서 잠깐 말꺼리 됐던거 기억나?
정호 : 들은거 같애..(다가와 커피잔 집어든다)
이령 : 건너가서 로스쿨 마치구 바로 로니 앤 데니슨에 스카웃됐대나봐, 누가 찍어가서 키웠는지 원.
정호 : (한모금 마시고) 도대체 뭘 들구 온거야?
이령 : 정우석 비자금 유출사건.
정호 : (미간 좁혀진다) 뭐?!.
이령 : (힐끗) 악연이지?
정호 : (어이가 없는데)
이령 : 니가 팀장 해야될걸?
정호, 커피잔 거칠게 내려놓는 통에 왈칵 쏟아진다. 이령, 본다.
정호 : (두손 책상 짚으며 치미는 것 누른다) 잘들 해봐. 나 절대 끼우지 말구.
이령 : 그거야 당신 생각,
정소 : 나 정우석 배후 쑤시다가 옷 벗었어.
이령 : 그러니까 딱이지. 너만큼 많이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정호 : 웃기지마.
S#13. 안내데스크. 같은 시각.
자동문 너머로 영중과 석기가 나타나는 것이 보이자,
민지 : 어머, 저 사람인가봐
하영 : (본다)
자동문 열리자, 하영과 민지가 일어선다. 영중, 석기 들어선다.
하영, 민지 : 어서 오십시오.
영중 : 같이 일하게 된 미스터 윤이요.
석기 : 반갑습니다. (손을 내민다) 알렉스 윤이예요.
하영 : (멈칫 했다가 웃으며 마주 잡는다) 반갑습니다.
석기 : 그냥 알렉스라구 불러주세요.
하영 : 알겠습니다.
석기 : (민지에게도) 반가워요.
민지 : 안녕하세요.
영중 : 들어갑시다.
석기 : 네.
둘에게 웃어보이고 영중을 따라 복도로 들어가는 석기.
민지, 눈으로 쫓는다.
민지 : (선망) 소탈하네요...
하영 : 소탈은, 소가 탈난게 소탈이야.
S#14. 비서실 앞 데스트
은애와 박실장이 일어서고, 영중이 석기를 소개한다.
S#15. 비서실.
은애는 복도쪽 출입문에서 들어오고, 주희는 탕비실에서 나오고,
은애 : 그 사람 왔어요. 되게 멋있어.
주희 : (전화를 끊으며) 어떡하지? 명패가 아직 안됐대.
S#16. 영중의 방.
정호, 이령이 들어온다. 석기와 영중이 마주 앉아있다.
영중 : 어, 서변...어젠 좀 흥분했다구?
정호 : 아,예..좀...
영중 : 그깟 거, 뒤집을 수 있지 뭐.
정호 : 그래야죠
석기 : (일어선다) 네...
영중 : 인사하지. 이쪽은 로니 앤 데니슨의 기대주 알렉스 윤, 이쪽은 송이령 변호사.
이령 : (손 내민다) 반갑습니다.
석기 : 반갑스니다
영중 : 이쪽은 서정호변호사.
정호 : (손 내민다)
석기 : 잘 부탁합니다. 선배님
정호 : 선배는 무슨...족보 따지지 말구 그냥 이름 불러요.
영중 : 그래, 난 그거 하난 미국식이 좋더구만.
이령 : (힐끗)
영중 : 자, 앉지.
석기와 정호, 팽패한 시선 주고 받으며 앉는다.
S#17. 송현 복도.
석기 방 앞. 주희가 조심스레 명패를 건다.
S#18. 석기방.
주희가 책상용 명패를 들고 들어선다.
주희 : 저, 이거(하다가???...)
석기 : (책을 든 채 굳어진)
주희 : (흐릿한 물체를 보는 거처럼 자세히 본다...)
석기 : 너...
주희 : (세상에...시선 불안하게 흔들린다)
주희, 손에 든 명패와 석기를 번갈아 본다. 니가 알렉스야?...
석기 : (나직) 어떻게 된 거지?...
주희, 명패를 툭 떨군다...
석기, 보기만.
주희, 덜덜 떨며 명패를 집어 책상 위에 올려놓고 나가려는데 석기, 성큼 다가선다.
주희 : (흠칫 선다)
석기 : 여기서 일하니?..
주희 : (입은 반쯤 벌어지는데 말이 안나와 고개 끄덕인다)
석기 : 나, 오는거 몰랐어?...
주희 : (숨이 막히는 채로 고개 젓는다) 모,몰랐, (숨을 흑 들이쉬는)
석기 : (멍하니 본다...)
주희 : 아아아, 안 만나야 하는데, 마,마,만나믄 안되는데,
주희, 나간다. 얼이 빠졌다.
문이 닫히고도 그냥 서 있는 석기...이거 아닌데...
S#19. 갱의실.
주희, 허둥지둥 들어와 구석에 쳐박히듯 오그려 앉는다. 덜덜떤다...오한이 드는듯 팔을 마구 만지며,
주희 : 아니야...아니지...안되지...정신 차려..정신.
주희, 벌떡 일어나 나간다.
S#20. 탕의실.
주희, 들어와 싱크대의 수돗물을 틀고는 머리를 쳐박는다. 물을 맞으면서 눈을 꽉 감고 입도 꽉 다문.
하영이 들어온다.
하영 : (놀라) 얘...
S#21. 석기 방.
석기, 챙상앞에 앉아 미간을 좁힌 채 생각에 잠긴.
S#22. 갱의실
하영이 주희의 젖은 머리칼을 드라이어로 말려주고, 주희는 멍한표정.
주희 : (여전히 덜덜떨며 중얼중얼 변명) 나 가,가끔 열이 나..아픈건 아니구, 그냥 열이 나는거야, 그냥,
하영 : 아무리 그래두 찬물에 머릴 쳐박니...미련하게...병원 안가두 되겠어?...조퇴할래?
주희 : 어..시,실장님한테 말 좀 해줘.
S#23. 그날 밤. 여기저기.
하루종일 그렇게 실성한 듯 돌아다녔다. 그러는 간간이 지난 일 한 장면씩이 들락날락한다.
대낮 길거리에서 석기에게 마구 입맞추며 축하해 주던것.
부모와 함께 저녁 먹던것.
호텔 앞에서 아버지가 둘에게 사랑한다 말해주던것.
석기의 고시원 방에서 촛불켜놓고 껴안던것.
참혹한 부모의 시신 보던 순간.
주희 집 마당에서 석기를 붙잡고 매달리던 일.
유산의 순간.
S#24. 어느 노래방 카운터. 밤.
주희, 떨리는 손으로 돈을 내고 캔 음료수하나 받는다.
S#25. 그 중의 방 한칸
주희, 급히 들어서서 문을 꼭 닫고는 기대서며 손에 든 캔을 떨구며 스르르 주저안는 주희...
비로소 얼마나 탈진했는지를 알겠다...
조금 후, 아름다운 영상, 크게 울리는 반주와 함께 주희의 통곡소리. 소파에 앉아 있는 힘을 다해 우는 주희.
울면서 소파를 쥐어뜯다가 몸부림치다가 꺽 넘어가기도 하다가 엄마아빠를 부른다.
S#26. 그날 밤 주희 집 침실.
어둡다. 세희. 오그려 누워자고, 주희, 요 위에 멍하니 앉아있다.
세희. 힘들게 뒤챈다. 주희, 돌아본다.
세희 : (잠결) 언제 들어왔어?...
주희 : 왜 깼어...다리 저려?
세희: 쪼끔...
주희, 잠깐 보다가 세희의 이불을 걷고 다리를 가만가만 주무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어떡하나...눈물이 흐른다...
다 울었는데 또 나오나, 한손으로 쓱 닦아내는데.
세희 : 언니...
주희 : ...어...
세희 : (부러 딴 얘기) 섹스 앤 시티, 오늘꺼 무지 웃겼어. 보면서 죽는 줄 알았는 거 아냐...
사만다 새 애인이 소방대원이라, 소방서에서 한번 해보고 싶어가지구.
주희 : 기억나...작년에 해줬던거지?...
세희 : 언니...
주희 : 어...
세희 : 뭔지, 나한테 그냥 말하믄 안돼?...
주희 : ....
세희 : 언니 암말 안하구 있을때, 뭐 생각할까, 무슨 일일까, 혼자상상하다보면, 너무 한참 가...무섭구 끔찍한 쪽으루...
그러다 가위 눌린거처럼 숨이 막혀...
주희 : (손을 멈추고 보다가...담담하게) 석기씨가 왔어...
세희 : (흠칫)
주희 : 윤석기가, 우리 사무실에.
세희 : (겁에 질린)
주희 : 일 하러, 변호사루...
세희 : 정말 그 사람이야?...그 사람 맞어?
주희 : 어...
세희 : (멍...) 언니...
세희, 더듬더듬, 주희 손을 찾아 쥔다. 주희, 세희를 한참 본다.
조금후 오그린 채 마주 누워 손 잡은 자매...이윽고,
주희 : (담담) 자자...
세희 : (참는) 잘 수 있겠어?...
주희 : ..응...무지 피곤해...(눈 감는다)
세희 : (본다...글썽)
주희 : (감은 눈 더 꼭 감튼다. 그러나 눈물 비어져 나온다...)
S#27. 다음날 아침. 송현 건물 부근거리.
주희, 평소와 다름없이 무심한 표정의 출근이다. 좀 이른 시각.
S#28. 송현 출입문 앞.
석기가 카드키를 귿자 문이 열린다. 석기, 들어서려다 돌아보면, 주희가 서있다...
석기 : (머쓱, 카드를 들어보인다)
주희 : (본다...)
석기 : 늘 이렇게 일찍 나오니?...
주희, 담담하게 보다가 석기 앞을 지나 열린 채로 멈춰있는 자동문을 통과한다.
S#29. 안내데스크 앞.
먼저 들어선 주희, 갱의실 쪽으로 가려는데, 석기, 뒤따라,
석기 : 잠깜만
주희 : (선다)
석기 : 아직 둘 뿐인 것 같은데, 얘기 좀 하자.
주희 : ...
석기 : 차분해 보여...그동안 잘 견뎌낸거 같애서, 다행스럽다...
주희 : ...
석기 : 세흰 어떠니...
주희 : ...
석기 : 둘이서만 살아?...
주희 : ...나 그냥 다른 사람이라구 생각해줘.
석기 : (내심 멈칫)
주희 : 그냥 어떤 애. 아무라두 상관없는 여직원. 그렇게.
석기 : (냉정을 되찾아) 난 얼마나 걸릴지 몰라. 일년 아니 그 이상일수도 있어.
주희 : (본다...무슨 소리지?...)
석기 : 내가 도울게. 다른 일자릴 알아볼수두 있구.
주희 : (나가달라구?...휙 스치는 분노...) 얘기 하자는게, 겨우 그거였어?...나가달라구?...
석기 : 나보단 니가 더 힘들텐데.
주희 : (자른다) 여긴 내 직장이야.
석기 : 주희야.
주희 : 인제부턴 반말하지마. 이전의 윤석기가 생각나.
하는데, 자동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하영이 들어온다.
하영 : 안녕?
주희 : 어,
석기 : 굿모닝.
주희 : (석기에게 사무적으로) 필요한게 있으면 말씀하세요. (돌어선다)
석기 : 고마워요.
주희, 등 뒤를 느끼며 가고,
하영 : 일등이시네요, 윤변호사님.
석기 : 이름 불러달라구 했죠?
하영 : 오케이.
석기, 한번 웃어 보인뒤 복도로 가고 하영, 석기의 뒷모습 눈흘기며 갱의실 쪽으로.
S#30. 갱의실
주희와 하영.
하영 : 괜찮어? 열 좀 내렸어?
주희 : 어...
하영 : 너한테 작업걸든?
주희 : 무슨...
하영 : 그럼 포섭작전이야?
주희 : 날 어따 쓸라구 포섭을 하겠니.
하영 : 하긴, 스파이는 내가 제격이지. 마타하리 2천3년버젼
주희 : (나가려)
하영 : (잡아세운다) 야야야야...
주희 : 왜..
하영 : 어제 지원실 언니들이랑 밥 먹었는데, 이번 사건이 뭐가 되게 복잡한가보더라.
주희 : (시선 피하는) 뭐, 나랑 상관있나?...
하영 : 나는 상관 없지만 너는 있어.
주희 : ?
하영 : 니가 충성하는 서정호, 서변이 틀믄 이번 사건 날라간대...
주희 : ??
하영 : 근데, 그 서변이 슬슬 피한대...
주희 : (본다...)
하영 : 사건 자체가 덩치가 크기두 하려니와, 찍새가 찍어오면 딱새는 군말없이 딲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니 궁금하다구, 다들 그러더라?
주희 : (불안하게 다시 시선피하는)
하영 : 정체가 수상하단 말야.
주희 : 누가?
하영 : 알렉스 윤.
주희 : ?
하영 : 약혼녀가 있는데, 집이 엄청 부자래거든?
주희 : (웃는다) 그래?
S#31. 복도. 한 시간 쯤 후.
주희, 지원실에서 우편물을 가지고 나온다. 정호가 입구쪽에서 온다.
주희, 목례하고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정호, 답하고 지나치다가, 얼핏본다.
정호 : 어디 아프냐?
주희 : 아니요.
정호 : 안색이 왜 그래? 체한 거 처럼.
주희 : (어색한 웃음) 괜찮은데...
정호 : (눈으로 석기방 가리키며) 저 친구 나왔어?
주희 : 네...
석기가 방에서 나오다가 저만치 마주 선 정호와 주희를 본다. 정호가 돌아보자 목례하고 영중의 방으로 들어간다.
정호 역시 힐끗보고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주희, 멍하니 서 있다가 정호가 들어가면 비로소 움직인다.
S#32. 건물 외경. 오후
S#33. 영중의 방
석기가 사건 개요 설명하고, 영중과 정호, 이령이 듣는다. 영중은 이미 다 아는 얘기다.
석기 : 정우석씨가 태경 물산 미국 현지 법인인 티앤디의 주식을 매입한 것은, 멕시코공장 설립이나 비자금 유출 논란이 있던
2002년보다 2년이나 앞선 2000년도의 일입니다. 그건 미국에서 증거자료를 가져 왔어요. 원고측이 주장하는 허위양도나
강제 집행면탈은 성립이 안된다는 거죠.
이령 : 티앤디 설립자금이 그 해 성진물산과의 합병 결과로 얻어진 이익금이라는 대목은요?
석기 : 그건 절차상 아무 하자가 없습니다.
정호 : 위험해요, 이거.
S#34. 신참들 방.
유리는 자료를 보며 밑줄을 긋고, 기순은 자판을 두드리는데 재서는 전화 중. 방문이 조금 열려있다.
재서 : (전화) 늦게두 괜찮아?...오케이. 그럼 밤에 다시 전화하께...
유리 : (힐끗)
열린 문 사이로 하영이 일별하며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S#35. 복도.
하영, 성큼 웃으며 간다
입구 쪽, 갱의실 방향에서 출입구 향해 가는 주희가 보인다.
하영 : 나가니?...
주희 : 어...서부지원.
하영 : 바루 퇴근 하겠구나?
주희 : 그럴라구.
하영 : (속삭인다) 내가 오늘 저녁을 짱보구 있거든 (쟈켓 앞자락 열어보이며) 어떠니? 이만하면 시선 좀 끌겠지?
주희 : 응
하영 : 대답 좀 성의있게 해라.
주희 : 내일 봐. (가려는데)
영중의 방 쪽에서 정호의 고함소리 들려온다.
정호 소리 : (고함) 정신 있어? 지금 그걸 말이라구 해?
주희 : (본다)
하영 : (작게) 어머...딱새가 엉까나봐...
주희 : 수고해. (급히 돌아선다. 불안하다)
하영 : 어,
S#36. 영중의 방.
정호 : 삼백원이 아니라 삼백억이야. 언제 터질지 몰라. 검찰 웃대가리들이 쓸데없이 머리 굴리구 닭짓하느라
때를 놓친 거 뿐이라구.
석기 : 이건 민사사건입니다. 원고는 검찰이 아니라 법인이예요.
정호 : (영중에게) 난 못합니다. 원고가 검찰이든 예보든, 전 정우석이 아작나기 바라는 놈이라, 절대 맡을 수가 없다구요.
이령 : 왜 이래 정말!
정호 : 대표님이 아무리 검사시절 짬밥으루 로비를 하신다 해두, 인제 안먹힙니다.
영중 : (뭐야?)
정호 : (선다) 그 바닥이 깨끗해져서가 아니라요, 요즘 약오르구 핏대나서 정신들이 없잖아요.
이령 : (선다) 왜 이래, 정말.
석기,영중 : (본다)
S#37. 복도.
정호가 영중의 방에서 거칠게 나오고 뒤따라 이령.
하영과, 방방에서 고개 내민 사람들 일시에 사라진다. 기순, 재서, 유리도
정호방으로 들어가는 정호와 이령.
S#38. 서부지원마당
주희가 정문을 들어서서 건물 쪽으로. 춥다.
S#39. 동내부.
주희가 사건 관련 서류를 접수 중이다. 하나씩 꺼내 확인하고 넘겨준다. 직원과는 얼굴 아는 사이.
직원 : (받아 챙기며) 거기 대박 나겠다구들 하데?...고대표가 따 온거야? 미국서 누가 파견두 나왔대매?
주희 : (좀 웃어준다) 네, 뭐.
직원 : 잘 되면 직원들 월급 좀 올려달라 그래. 접수 담당두 따루 두구, 응?
주희 : 서류, 확인 해보세요.
S#40. 지하철 승강장,
주희, 전화하면서 계단 내려온다.
주희 : (전화) 별일 없어...집으루 바루 갈거야...걱정 좀 그만 해.. 얼굴 볼일 거의 없어...그래...알았어...좀 있다 봐...(끊는다)
전화기 주머니에 넣으며 벽에 기대 서는 주희.
'곧 열차가 도착합니다' 안내 방송과 전광판 자막.
주희, 힐끔 보는데 눈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고개 푹 숙이는 주희. 눈물 계속 쏟아진다.
손등으로 닦다가 손으로 더듬어 가방에서 화장지를 꺼내다.
S#41. 송현 갱의실. 퇴근 시각.
은애와 민지가 머리 빗는 등 퇴근 준비.
하영이 루즈를 바르고 아래 윗입술을 말았다 폈다, 거울 속 얼굴을 지그시 봤다, 머리칼을 손으로 좀 세워보는 등.
은애 : 회의 길어지겠던데, 괜찮겠어요?
민지 : 그러게요, 대표님두 아직 퇴근 안하시구.
하영 : 밤이야 새겠니
은애 : 저기, 알아서 하시겠지만, 대표님, 조심하세요.
하영 : (본다) 늬들한테두 그러니? 만져?
민지 : 그게 아니라, 저번날 야근할때 차 갖구 들어갔더니, 언니 퇴근했냐, 언니요즘 야근 당번 안하냐, 꼬치꼬치 물으시더라구요.
은애 : 늦게까지 계시는 날엔 언니 생각이 나시나봐요.
하영 : (다시 거울 보며) 알았어. 부르면 엉덩이에 초강력 접착 돼지풀 바르구 들어가 그 놈의 손 쩔꺽 붙어버리게 해주지 뭐.
은애, 민지 : 어머 재밌겠다!
하영 : 내일 보자 애기들아.
둘 : 수고하세요, 언니.
하영 : (훈계) 돌아다니지 말구 공부들 해. 9급 시험 원서 내놨대매...
둘 : 네...
하영 : 인물이 안되면 실력으루라두 평생 직장을 잡아야지.
둘 : (웃음. 늘 듣는 소리다) 네.
은애와 민지 나가면, 하영, 자켓을 벗어 한쪽팔에 걸치고 포즈를 취한다. 목이 많이 파인 블라우스
하영 소리 : 난 애니타임 준비된 여인이야.
다시 자켓을 입고 거울 한번 본 다음 흡족하게 나가는 하영.
S#42. 정호방
고개만 디민 하영.
정호는 책상 앞 의자에 등 반쯤 돌린채 무선 헤드폰을 쓴채 앉아있고, 재서, 기순, 유리는 회의용탁자에 둘러앉아 눈치만.
하영 : 저, 아직 퇴근 안했거든요. 뭐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재서 : 고마워요.
하영, 문 닫는다. 유리, 언짢은.
S#43. 복도
하영, 흐흐 웃는 표정으로 마릴린 몬로처럼 걷는다.
S#44. 영중의 방.
영중과 석기, 이령.
영중 : 원고 측에서 사채업자 쪽 증인들을 장악할 경우, 그걸 막을 수 있는건 서정호뿐이야...검사 시절엔 명동 커넥션이라구.
큰거 하나 평정하면서 네트웍을 확보해뒀거든.
이령 : (착잡) 그랬죠...
영중 : 포인트를 아니까 선방할수 있단 말이지.
석기 : 바로 그 점때문에 저희 보스가 여길 파트너로 정했죠. 한데 저런 마인드로는 선방에 나설수가 없지 않겠어요?
영중 : (이령을 본다) 어떻게 생각해?...
이령 : (골치 깨나 아프겠군...)
S#45. 복도.
영중의 방에서 나오는 이령과 석기.
석기 : 서정호선배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시겠죠?
이령 : 당연히.
S#46. 석기방.
석기, 들어와 책상에 기대선다...
홍인기소리 : 정우석, 지켜야 해...이뻐서가 아니야...이번에 못막으면 큰게 날아간다...
서정호가 갖고 있는 모든 정보를 역으루 이용해..
S#47. 정호의 방.
이령이 들어온다. 재서들., 엉거주춤 맞이하고 정호는 미동없다.
이령, 정호를 힐끗보고는 재서들 자리에 앉는다.
이령 : 이렇게 정리하자. 정우석의 배후에 얼마나 큰손이 있는지, 그 자가 검찰과 네고를 했는지 어쨌는지,
또 윤석기나 로니 앤 대니슨이 우리보다 얼마나 많은 걸 알고 있는지는 우리 소관이 아냐.
재서들 : (정호의 눈치)
이령 : 특히 당신들은, 서포트만 잘해주믄 돼.
정호, 책상위리모콘 집어 오디오를 끄고 헤드폰을 벗는다. 다들, 본다.
정호 : 장기순, 올해 하반기 운세 좀 풀어봐.
이령 : (뭐?)
기순 : (이령과 정호의 눈치) 예..선배님, 저, 올해가 을유년, 을목 중에서도 음이고, 유는 금일, 쇠가 나뭇가지를 치는 형국이라
안캅니까. 특히 하반기에는 화산이 폭발해가 들끓어 쌌는데 하늘과 땅이 꽉 막히가지고 마, 억수로 부딪칠낀데요,
빈부 격차, 보혁 갈등, 검찰, 사법부, 나라 전체가 다.
재서 : 재밌겠는데요?
기순 : 물론 장기적으로 보마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마는, 이 사건에 중대 변수가 될수 있다 이말이지, 그런 흐름이
유리 : 장선배 작년 껀 다 틀렸어요. 부시 떨어진다는 거, 한국경제 성장률 수치, 중국의 금융정책, 대만 총선 결과, 전부.
재서 : 나 차 바꾼다는건 맞았는데? 운세는 디테일이 맞는 게 중요하잖아?
이령 : 뭣들하는 거야, 지금?
기순 : 언제 또 과거의 비자금 유출 문제가 불거질지 모른다는거지요, 제말은
이령 : (정호 들으라는) 지금 이 순간부터 정우석 비자금 유출사건이라는 사건명칭, 절대 쓰지마.
단순히 정우석 대 예보공사. 알겠어? 우리한텐 이겨야 한다는 대전제 뿐이야.
정호, 일어선다. 이령은 안쳐다본다.
정호, 옷걸이의 윗도리를 벗겨입는다.
유리 : 들어...가시게요?
이령 : (지겨워) 오바 좀 그만 해. 고대표 당신 결정 기다려.
정호, 그냥 나간다.
유리, 재서, 기순, 엉거주춤 일어났다 앉으며 이령의 눈치, 이령, 이마를 짚고.
S#48. 석기방.
석기 : (핸드폰) 타미...움직여...
S#49. 건물앞.
길 가에 붙어선 석기의 차, 운전석의 타미.
타미 : 오케이. (전화 끊는다)
S#50. 안내데스크
정호가 나온다. 하영, 반색하며 일어선다.
하영 : 끝나셨나요?
정호 : 김주흰 퇴근 했나?
하영 : 네...외근 나갔다 바루 들어간다구.
정호, 나가고, 하영 어깨 으쓱.
S#51. 영중의 방.
이령과 영중. 서서
이령 : 시간이 좀 필요해요.
영중 : 시간 같은거 없지...책임지구 설득해..자네 둘, 나한테 빚이 있잖아
이령 : ...(돌아선다)
S#52. 안내데스크
전화벨. 대표 방의 램프 깜빡이면서. 하영 얼른 받는다.
하영 : 네, 대표님
S#53. 영중의 방
영중 : (인터폰) 나 곧 내려가.
S#54. 안내데스크
하영 : 알겠습니다. (끊고) 고마워, 영감탱이. (내선 번호 하나 누른다) 대표님 퇴근하십니다....네에.
S#55. 복도
영중과 석기가 입구 쪽으로
영중 : 한잔 살테니 릴랙스 하자구.
석기 : 그러죠
영중 : 아, 그리구, 개인비서가 필요하지 않겠어?
석기 : 생각 중입니다.
S#56. 엘리베티어 앞.
하영이 열림 단추를 누른 채 기다리고, 영중과 석기가 온다.
하영, 상냥히 웃는 얼굴로 목례하며 타시라는 손짓.
영중 : 어..(타려다가 하영의 엉덩이 툭툭) 자넨 언제봐두 명랑하구만.
하영 : (이런...그러나 웃으며) 감사합니다.
석기 : (고개 돌린다)
영중의 손, 한번 더 주무르는 순간, 하영, 한손은 단추 누른채로 다른 한손 재빨리 엉덩이 께로 돌려 영중의 손목 비틀어쥔다.
영중 : (악, 아파)
하영 : (비틀어 쥔 영중의 손목을 코앞에 들이대며 웃음) 정말 비싼 걸 만지셨어요.
영중 : (아파 죽겠다) 이, 이, 무슨 짓이야
석기 : (외면한 채 픽 웃음)
하영 : 이 손 절대 씻지 마세요.
하영, 놓아주면, 영중, 황급히 손목을 싸쥐며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고 석기, 하영을 힐끗 보며 뒤따라 탄다.
하영, 단추 눌렀던 손을 떼고, 닫히는 문을 향해 공손히 숙여 인사.
하영 : 내일 뵙겠습니다...(한참 숙이고 있다가 화들짝 몸을 세운다) 세상에, 내가 지금 무슨 짓 한거야? 엄, 세상에, 세상에,
난 인제 죽었(하다가 보면)
퇴근 차림의 이령, 재서, 기순, 유리가 놀란 얼굴로 보고 있다.
하영 : (더욱 당황) 어머,
재서 : 멋지던데요,
유리 : (웃음없이) 호신술 배웠어요?
하영 : (간신히 억지 웃음) 다,당연히 배워야죠...가전 건 몸 밖에 없는데..(모두에게) 정말루...다 ...보셨어요?...
기순 : 아니 손목을 우째 틀어 쥤길래 꼼짝을 몬하나.
하영 : 혹시 저 짤리게되믄 막아 주시겠죠?...증언 해주시겠죠?
이령 : (표정없이) 잘했어.
하영 : (반색) 어머, (상받은 여배우처럼 감격) 감사합니다, 여러분...
이령 : 같이 나가자.
하영 : 씩이나요?...(재서를 한번 보고는 마구 읏음) 저야말루 뇌가 거의 없나봐요...
3분전에 성희롱 당한 애가 이렇게 금방 감격해두 되나 몰라..암튼 감사합니다. 곧 나올게요.
하영, 총알같이 안으로 들어가면
이령 : 내 대신 저 친구랑 저녁 먹어라. 난 서변하구 얘기 좀 하게.
다들 : ?
이령 : 비서들 가끔 싫은 일 당하는거, 껍껍하구 미안하잖아? 일 시키기두 불편하구.
기순 : 예, 뭐, 그거는 그렇지요.
유리 : 선배님이 문제제기를 한번 하세요. 대표님께...
재서 : 혼났으니 조심하겠지. 얼굴이 벌개지두만. 되게 아팠나봐.
이령 : 같이 어디가서 맛있는거 사주구 기분 좋게 헤어져.
재서 : 그렇게 하죠.
유리 : (힐끗)
하영이 외투와 핸프백들고 뛰어오자, 기순, 엘리베이터 단추 누른다.
하영 : 어디로 갈까요?
재서 : 짝짝짝 짝짝! (붉은 악마 박수소리)
유리 : (뭐?)
엘리베이터 도착을 알리는 벨소리가 나자 다들 앞으로, 유리는 마땅찮아 맨 뒤에.
S#57. 축구대표팀 응원 클럽 밤.
붉은 악마들의 응원
남녀, 혹은 남남 여여 멋쟁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있는 모습들 속에
하영, 야한 블라우스 차림으로 마구 소리지르고 있다. 한 자리의 재서와 기순 역시 광란을 즐기는.
그러나 유리는 역겹기만 하다.
함성(오! 필승 코리아~)과 함께 응원.
하영과 재서, 양손으로 하이파이브, 기순과도
기순이 유리 향해 돌아서서 두 손을 들어 보이자, 유리 어색하게 웃어보일뿐.
유리, 자리를 빠져 나가고 있다. 기순, 잠시 우왕좌왕
S#58. 어느 거림 밤.
재서가 전화를 받고 하영이 인형 뽑기를 하고 있다.
재서 : (전화) 네, 송선배..네?...에이 무슨...장선배랑 오유리가 먼저 사라졌어요...
하영, 힐끗. 핸들 조작에 열중한 척 하면서 하며 굳이 허리를 숙인다. 풍만한 가슴과 골짜기가 보이게.
재서 : (하영 가슴 힐끗 보고는 웃어가면) 저희야 당연히 나쁜 짓 하구 있죠... 성인남녀가 단둘이 할 수 있는 젤 나쁜짓,
인두겁을 쓰고는 차마 못할 짓.
하영 : (일부러 신음소리 섞어 포르노 이펙트) 으음...하니...으음...
재서 : (얼른 하영의 입에 전화기를 갖다댄다)
하영 : (더 크게) 오...예스...예스..
S#59. 술집
이령, 전화기를 귀에 대고 의아해 하다가 픽 웃음. 어쩌나 싶어 계속 듣는데,
나란히 앉아 술 마시던 정호, 술잔 놓고 나간다.
이령, 전화기 귀에 댄 채 핸드백 집어 정호의 등을 향해 던진다.
정호, 맞고 그냥 간다.
S#60. 거리. 밤
기계손이 인형을 잡을 듯 말듯 하다가 잡는 순간,
하영 : 아악, 마이갓!...
기계손, 인형을 물었다. 재서, 아싸.
하영 : 마이 갓!...(기계를 끌어 안듯이) 흑흑흑 와러 판타스틱...알러뷰, 하니...
재서 : (다시 전화) 들으셨죠?..죄송합니다. 선배님. 사태가 심각한데 저희만 즐겨서요...
하영, 뽑아낸 고양이 봉제 인형을 빰에 대고 쓰다듬으며 웃음
하영소리 : 오늘은 맛뵈기. 여기까지만 보여준다...
재서 : (전화) 사실 뭐 저희 새우들이야 고래싸움 구경하다 등이나 터지는게 일이잖아요...(하다가 어?)
하영, 봉제 인형 어깨 위로 흔들어 보이며 가고 있다. 몬노 스텝...
재서 : (급히) 저, 송선배, 내일 뵙죠...네..(끊으며 달려간다) 하영씨...
하영, 택시에 오르며 웃어보인다.
재서 : 아니, 저.
택시 떠난다.
재서 : (보면서 중얼) 강적이네...(정화기 단축 버튼하나 누르고 기다린다...이윽고 은근한 음성) 어, 나야...회의가 지금 끝났는데,
혼자있니?...
S#61. 정호 서재.
정호, 방금 들어왔는지, 옷차림 그대로 서류들, 씨디 따위챙겨 가방에 넣는다. 서두르는.
S#62. 동 거실.
정호가 서재에세 가방을 들고 나온다. 소파에 앉아 손톱 깨물던 혜수가 획 본다.
정호 : (미안한) 급한일이 있어...
혜수 : 사람 약올려?...들어왔다 다시 나가는 건 또 뭐야?...
정호 : (역정 누른다) 같이 갈래?..
혜수 : (뭐어?...)
정호, 현관으로, 혜수, 씨근대지만 정호 그냥 나간다.
S#63. 주희 집 거실. 밤. 같은 시각.
주희가 두툼한 잠바 차림으로 신발장에서 운동화를 꺼내고, 세희, 거실 바닥에 앉아서 배웅하는 중.
세희 : 너무 늦었다...급하구 중요한 일이겠지만.
주희 : (앉아서 끈을 맨다) 콜택시 보내주셨잖니
세희 : 변호사님이랑 그 사람이랑 소리지르구 싸웠대매...언니가 서변호사님한테 잘 하는거, 그 사람이 좋게 볼거 같질 않아.
주희 : 잘 한달게 뭐 있어. 무슨일이든 시켜주면 고맙게 하는 거지.
세희 : 언니...그 사람은 지난 일 싹 다 지우구 싶은 사람이잖아. 언니가 눈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거 너무 싫을거구,
언니만 없으믄 딱 좋겠는 사람이잖아...
주희 : (손을 멈춘 채 듣다가 마저 동여맨다) 서로 다른 사람으루 생각하자 그랬어
세희 : 언니, 거기 관두구 다른 데 알아보면 안돼?
주희 : (선다)
세희 : 나 수술 좀 늦춰두 돼. 목숨에 지장없어.
주희 : 작년에 했어야 했어.
세희 : 내 실수루 엄마아빠 그렇게 가시게 하구, 지나가는 사람까지 날벼락 맞히구, 내 몸 망가지구,
언니 그 뒷강당으루 고생하는데, 왜 이런 일 생겨서 언니 더 힘들어야 돼?...나 못참곘어...언니 제발 그냥 피해...
그 사람, 자기가 붙잡은거 누리면서 잘 살라그러구, 피해 줘...
주희 : ...자기 전에 다리운동 까먹지마.
주희, 나간다. 세희, 망연..
주희의 핸드폰 벨소리.
세희 : (돌아본다. 당황. 창 밖을 향해) 언니, 전화기.
하다가 손으로 바닥을 짚어가며 앉은 걸음으로 식탁 향해 급히 가지만 식탁위에는 없다. 전화벨 소리 계속나고,
세희 두리번, 안보인다. (세희는 두 다리에 힘이 없어 서지도 걷지도 못한다. 앉은 채 이동할때에도 손을 써야햔다)
식탁 아래르 보는 세희, 핸드폰 거기 있다. 손 뻗쳐 겨우 잡는다.
S#64. 정호 거실
혜수,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끊는다.
S#65. 주희 거실
세희, 받지만 이미 끊어진 전화. 얼른 번호를 본다. 갸웃 '발신자 정보없음'이라는 글자
이번에는 집전화 벨소리
세희, 다시 이동. 그러나 또 받기 직전에 끊어진다.
세희 : (울상) 아이 참.
하는데 주희가 뛰어 들어온다.
주희 : 나 전화기 두구 나갔지?
세희 : (울먹) 어..
주희 : 왜...
세희 : (핸드폰 건네주며) 몰라...그냥 기분이 안 좋아...
주희 : (답답) 괜찮아...뭘 기분 같은 걸 믿구 그래...
세희 : (끄덕인다) 알았어...
주희, 돌아서려다 어깨 두드려주고 나가는
S#66. 송현 정호 방. 밤.
주희, 노트북 코드를 뽑아 노트북 가방에 넣는다.
S#67. 고급 룸싸롱 앞. 밤. 같은 시각.
영중이 석기를 배웅하는 중. 아가씨 한명이 먼저 차에 오르고
영중 : 서변, 맘만 돌리면 요긴해
석기 : (싱긋) 압니다.
영중 : 숙소는 불편하지 않나?
석기 : 그 호텔에서 두번째로 좋은 방입니다. 아주 좋아요.
영중 : (차 안의 아가씨에게) 자네, 잘해. 큰 일 맡은 분이야
아가씨 : (까딱)
S#68. 호텔 현관 앞.
석기와 아가씨 탄 차가 다가와 선다.
석기. 내리고 아가씨 내리려 하면, 석기. 됐다는 손짓.
아가씨, 엄? 하는 사이, 석기, 회전문으로
S#69. 동 로비.
석기가 들어서며, 전화기를 꺼낸다. 가면서
석기 : (전화) 어...별일 없니?...
타미 소리 : 여자가 왔어...
석기 : (전화) 캡쳐해서 보내 봐.
S#70. 다른 호텔. 어느 객실 앞.
정호가 주희에게서 노트북 가방을 건네 받는다.
정호 : 잠깐 기다려. 택시비 줄게.
주희 : 네
정호 : (들어가려다) 들어와서 기다릴래? 안에 남자들이 있어서 좀 뭐하긴 한데
주희 : 여기 있을게요.
주희, 기다린다.
맞은 편 방 문의 물고기 눈이 좀 이상하긴 하다.
저만치 종업원이 음식 쟁반을 들고 온다.
맞은 편 방 문을 노크하는 종업원. 주희는 무심히 서 있을 뿐.
이윽고 문이 열리고 손만 나와 쟁반을 받는다. 남자 손인데 붉고 굵은 알이 박힌 반지. 주희, 얼핏 본다.
S#71. 맞은 편 방안.
타미가 음식 쟁반을 들여놓고 문을 닫는다.
출입문 물고기 눈 자리에 붙어 있는 카메라, 길다란 선이 연결되어, 타미의 노트북에 꽂혀있다.
음식 쟁반을 모니터 옆에 놓고 먹으며 들여다본다.
노트북 화면 속에는 불안정한 모노톤 동영상이 비친다. 주희가 기다리는 모습
노트북에 연결된 이런저런 장비들
바닥엔 커다란 스포츠 백에 공구며 첨단 장비용 칩들, 속옷따위
S#72. 동 정호 방
정호가 윗도리 주머니 뒤지다가 없자 옷 여기저기 어질러진 것 들추어 지갑을 찾는다.
남자 두명이 포커판 벌여놓고 앉아있다. 옆탁자에는 맥주와 안주 접시 따위
S#72. 동 복도.
정호가 나온다.
정호 : (지폐 여러장 주면서) 집까지 타구 가?
주희 : (받아서 센후, 두세장 돌려주며) 이거믄 되는데,
정호 : (받는다) 알았어, 잘못했어.
주희 : 저, 그럼.. (하다가 멈칫)
부등켜 안은 남녀가 지나간다.
마구 비비고 입맞추는 것이 급해보이기는 한데, 둘다 술에 취했는지 비척거리는 걸음, 빨리 못 간다.
정호, 얼른 주희 앞으로 선다, 불쾌한 것 못보게 가려주듯이.
정호 : (만취남녀 지나가길 기다리면서 나직) 거 참...미안해...이런데 드나들게 해서...
주희 : 네, 뭐 아무래두..좋지는 않네요..
정호 : (픽 웃음) 꼭 그렇게 솔직하구 싶어? 그냥 괜찮다구 말해주면 안돼?
주희 : (좀 웃는다) 머리가 금방금방 안돌아서 그래요.
만취 남녀 저만치 어느 객실로 들어가면, 정호와 주희, 비로소 바로선다.
정호 : (본다. 얼핏 애틋한 마음...그 마음 지우듯) 조심해서 가.
주희 : 네...(공손히 목례하고 돌아서려다) 저기요,
정호 : 뭐.
주희 : 근데 여기서 뭐 하세요?
정호 : (픽 웃음) 너두 궁금한 거 있어?
주희 : 그게 아니라, 그냥 좀 불안해서
정호 : 지금 내 걱정 해주는 거지?
주희 : 쪼끔...
정호 : 개인적으루 자료를 챙길게 좀 있어...포카루 돈 퍽퍽 잃어주면서.
주희 : 네에...
정호 : 조심해서 가.
주희 : 네...그럼. (돌아선다)
주희 가는 것 한참 보다가 들어가는 정호.
S#74. 타미 방.
마우스 민첩하게 조작하는 타미의 손, 정호와 주희의 얼굴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을 잡아 확대하는
S#75. 석기 호텔 방.
석기, 편안한 차림으로 탁자 앞에 깊숙이 기대 앉아, 탁자 위 노트북을 보면서 전화중
타미 소리 : 후커는 아닌거 같지? 그렇다구, 와이프두 아닌거 같구.. 애인인가?
석기 : (전화, 비싯웃음) 그런거보다 훨씬 심각한 사이 같은데?...암튼 계속 수고해...그만 하랄때까지..
(끊고 새삼 지그시 노트북 화면을 보는)
화면 속, 주희와 정호...
S#77. 호텔 정호방
정호 : (노트북 보면서) 양도성 예금 증서 말구, 딸라 싹쓸이 해간거 말야...
남자1 : (오징어 질겅거리며) 아엠에푸 틈타서 여기저기 마구 묻어나갔다는건 검사님두 알잖아
정호 : 그 여기저기 중에 개인 계좌두 있지?
남자2 : (땅콩 한 알 입에 넣는다) 그건 우리가 모르지, 검사님
정호 : (웃음) 검사님 검사님 하면서 은근히 꼬불치는데, 나 검사 아냐...옷 벗은지 5년이나 됐어...
남자1 : 입에 붙어 가지구 그러지...
정호 : 포카 한판 더 돌려? 돈 더 잃어 줘?
남자2 : 에이 무슨.
정호 : (노트북 홱 돌려 보이며) 봐, 5년 전 조사장 당신이 분명히 말했구, 한 달 전에 확인두 했어.
개인 계좌 아는데 말 못한다구, 이거 그때 녹취록이야.
남자1 : (들여다본다) 내가 그랬나?
남자2 : (덩달아 보면서) 술 취해서 헛소리 했나보네.
정호 : 못해먹겠구만
남자1 : 저말이지, 아우님
정호 : (보면)
남자1 : 이거 그만 신경 끊어...그게 설마 단순 해외유출이겠어?
정호 : (벌컥) 알아 아니까 내가 손 턴 척 했지. 옷까지 벗어가면서
남자2 : 솔직히 나 겁나...
정호 : (본다)
남자1 : 이쯤 철수하구 싶은데
정호 : 좋아, 오늘 해산 합니다. 하는데, 그러기 전에 요거 한가지만 확인하자구.
남자1 : 또 뭘....
S#78. 북한 강변 국도. 다음 날 이름 아침
달리는 석기의 차.
S#79. 강변 오솔길
홍인기의 별장 부근이다. 천천히 걷는 석기외 홍인기
석기 : 지켜보는 중입니다. ..뭔가 자룔를 보강하구 있는것 같아요.
홍인기 : 위기감이 있겠지...확실하게 틀어쥐구싶은 마음두 있을거구...
석기 : 자발적으로 파일을 내놓지는 않을 겁니다.
홍인기 : 당연히...자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
석기 : 네.
S#80. 별장 마당.
석기의 차 옆에 마주 선 홍인기와 석기.
저만치 권혁중이 사납개 짖는 개를 어르며 저쪽으로 데려간다.
홍인기 : 아침을 먹구 가면 좋을텐데.
석기 : 좀 있으면 차가 많아지죠
홍인기 : 수시루 연락해
석기 : 네...(잠깐 망설이다가) 김주희라구, 기억하세요?
홍인기 : ?
석기 : 5년전 사고 당시에 트럭과 충돌했던,
홍인기 : 난 모르네.
석기 : 의사 부부 딸이구 제 여자친구였던,
홍인기 : 난 5년전의 사고라는 것 자체를 몰라.
석기 : (본다...)
홍인기 : 명심하게, 우리한테 필요한 사실만 사실로 인정해. 나머지는 다 무관한 일이구, 전혀 모르는 일이야,
그 쯤은 인제 자네두 알텐데..
석기 : ...압니다...그런데, 그 김주희가 지금 송현에 있어요. 비서루.
홍인기 : (본다...)
석기 : 그 친구두 제가 오는 걸 모르구 있었습니다.
홍인기 : ...
석기 : 전 처음엔 혹시 홍이사님께서 일부러 조치하신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홍인기 : 자네가 떠나는 걸루, 그 두자매는 우리 자료에서 삭제했어
석기 : 그럼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그것두 전혀 모르세요?
홍인기 : 감시할 만한 가치가 없었으니까...그 애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나?
석기 : ...아닙니다.
홍인기 : 그러면?
석기 : ...제가 운신하기가 불편합니다...
만의 하나 그 친구가 필요이상 얽히기라두 하면, 그 사고에 대한 의획이 불거질수두 있겠다는 생각으루
홍인기 : 한가지 가르쳐주지
석기 : (본다)
홍인기 : 장애물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용하는 거야...
석기 : (얼핏 시선을 떨구는...) 알겠습니다.
홍 : (본다...)
석기 : 김주희 쪽은 신경쓰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이용을 하든 겁을 주든.
S#81. 엘리베이터 안.
하영과 유리, 나란히 서서
하영 : (명랑) 어젠 정말 즐거웠어요. 근데 먼저 가실 거 까진 없었어요...
유리 : 하영씬 누가 보든 개의치 않는 줄은 알아요, 그게 매력이죠.
다만 일관성이 있길 바래요. 직장내 성희롱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면.
하영 : 네?
유리 : 모슨 아닌가요? 상대에 따라서 대처 방식이 다르다는건?
하영 : 엄, 세상에, 그렇게 보세요?...왜 이재서한테는, 죄송합니다. 호칭 생략하구, 얘기 할게요. 왜 고대표 손목은 비틀구,
이재서 손목은 냅뒀냐. 그런 뜻이예요? 아니, 그렇게 따지면, 제가 세상 모든 남자들 손목을 다 절단내야 하나요?
그건 아니잖아요.
유리 : (어이없어 웃음) 하영씬 지금 현안이 뭐죠? 중요한게 뭐예요?
하영 : (멈칫, 그렇구나...현실을 깜빡 잊었네...)
S#82. 15층 엘리베이터 앞.
유리와 하영이 내린다.
하영, 좀 풀죽은 모습인데, 맞은 편 엘리베이터 열리며 사람들 속의 재서가 내린다.
재서 : 안녕.
유리는 힐끗, 하영은 바보같이 흐흥 웃어보일뿐
재서 : ?
S#83. 안내데스크
유리, 하영, 재서, 들어선다.
재서 : 내가 뭐 잘못했나?...
유리는 화장실 쪽으로, 하영은 갱의실 쪽으로
재서 : 어어?...
S#84. 신참들 방.
기순 : 참말이다...억수로 열받았드라니까...
재서 : (컴퓨터 전원을 켠다) 선배는 무슨...
기순 : 나, 참...본심이 자네한테 있드라 말이다.
재서 : 오유리 본심이 뭐든, 됐다구 해요
S#85. 동 앞 복도
유리, 들어서려다 멈칫.
S#86. 동안.
재서 : 관능이 없잖아요., 관능이...스스로 뽐내구 즐길 줄을 알아야지..
S#87. 동앞
유리, 일그러지면서, 자기 몸을 내려다 본다, 티 하나 없이 단정한 고급정장.
S#88. 동안
기순 : (은밀히) 양하영이하고 2차 했나...
재서 : 아...죽여 줬어요...범상치가 않더라구요...
기순 : 어이?...
유리가 들어온다. 재서, 기순, 입 다문다.
유리, 헛기침하며 자리에 앉고,
기순 : 유리씨, 숙제 했소? 판례정리
유리 : 당연히
재서 : (힐끗)
S#89. 탕비실
주희, 작동 중인 커피 메이커를 물끄러미 보며 서 있고, 하영, 시무룩.
하영 : 난 정말 새대가리야...희희낙낙 새새거리구 놀다 들어가 기분 좋게자구,
오늘 아침 다시 출근하면서 오유리한테 잘난체 할때까지 그 긴 시간동안, 내가 고대표 망신 준 걸 까맣게 잊구 있었어..
송변이 잘했다구 한마디 해준거에 너무 안심했나봐..
주희 : (듣기만)
하영 : (힐끗) 듣니?
주희 : 응...
하영 : (더 침통) 나 짤리면 어떡하지?...
S#90. 안내데스크
시무룩한 하영, 눈치보는 민지.
이령이 들어온다. 굳은 표정
이령 : (건성)안녕.
하영, 민지 : 안녕하세요.
이령 : (들어가려다) 연기 죽이더라?
하영 : (어설피 웃음) 어젠 제가 좀 심하게 까불었, (하다가 벌떡 일어서서 절) 어서 오십시오, 대표님
이령, 민지 : (보면)
영중이 하영은 쳐다도 안보고 이령에게,
영중 : 어떻게 됐어?
S#91. 복도.
이령과 영중, 입구 쪽에서 들어서며,
이령 : 한 며칠 생각해보겠대요.
영중 : 뭐야?
S#92. 안내 데스크.
하영 : (불길) 대표, 내 인사 안받았지, 그치.
민지 : 왜 그래요 언니...대표님이 언제는 인사 제대로 받아요?...
하영 : (그렇긴 하지만...)
석기, 들어선다
석기 : 굿모닝
하영, 민지 : (엉거주춤 인사) 예...
석기 : (하영에게) 무사해요?
하영 : 네?
석기, 웃으며 간다.
하영 : (보다가, 두려운) 무사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지?
민지 : (안됐다) 언니...
S#93. 비서실 앞 데스크.
석기가 '굿모닝' 명랑하게 인사하고, 민지와 박실장, 답하는데 주희가 영중의 방에서 나온다. 빈 쟁반을 들고 있다.
석기 : 김주희씨, 저두 한잔 부탁할까요?
주희 : (얼핏 보고는) 대표님 방으루 갖다 드릴까요?
석기 : 아니요, 커피 먼저 마시구 뵐 거예요
석기,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S#95. 탕비실. 오후.
주희. 불안을 누르며 커피잔 챙긴다.
S#95. 석기방.
주희가 커피잔을 탁자 위에 놓고, 석기, 물끄러미 본다.
주희, 나가려,
석기 : (미소) 커피 땜에 부른거 아냐...
주희 : ...
석기 : 나 때문에 많이 불편하지?...
주희 : ...분명히 말했지만, 여길 그만 둘 생각은 없어.
석기 : ...그래...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주희 : 그럼 된 거네. (돌아서려)
석기 : 나 원망 많이 했지?
주희 : ..아니...죽었다구 생각하라 그래서, 그랬어. 그 사람은 인제 세상에 없다구...그랬더니 괜찮아졌어..
석기 : (다가선다) 주희야.
주희 : (한걸음 떨어져선다. 떨리는) 뭐야, 왜 이래.
석기 : 내 진심, 알구 싶지 않니?
주희 : 인젠 상관없어. 이전의 윤석기가 아니라는 거 너무나 확실하니까...웃는 입모양, 눈빛, 다,
석기 : (자른다) 그래. 바로 봤어. 이전의 내가 아니지.
주희 : 곧 결혼할 거라며?
석기 : (잠깐 멋칫하지만 무시하기로 한듯) 대신에 인젠 힘이 있어. 너두 그 쯤은 눈치 챘을꺼 같은데.
주희 : (돌아본다) 무슨 뜻이야?
석기 : 날 돕는 게 어때?
주희 : (뭐?...)
석기 : 난 누구보다두 널 편하게 해 줄수 있어.
주희 : (덜덜) 뭘 바래? 이 안에 자기 사람이 필요해? 바보같은 내가, 심부름꾼으로 쓸만해 보여?
석기 : 그거 싫어?
주희 : (석기의 뺨을 행해 손 올린다)
석기 : (잡는다)
주희 : (쏘아보는)
석기 : 너랑 나랑 한편이면 좋겠는데.
주희 : (...힘껏 뿌리치고 돌아서며 이를 악물지만 눈물 비치는)
석기 : (스치는 미소. 야비함 속의 비애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