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시 목사가 가운을 입어야 하는가?
(출처 : 한국교회이단상담연구소, 부분 발췌)
신구약 역사를 통해 예복의 유래를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1. 구약의 예복
예복하면 구약의 제사장 예복을 들 수 있습니다. 제사장 예복에 대하여는 출애굽기 28장에 잘 나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에봇입니다.
“너는 무릇 마음에 지혜 있는 자 곧 내가 지혜로운 영으로 채운 자들에게 말하여 아론의 옷을 지어 그를 거룩하게 하여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라 그들의 지을 옷은 이러하니 곧 흉패와 에봇과 겉옷과 반포 속옷과 관과 띠라 그들이 네 형 아론과 그 아들들을 위하여 거룩한 옷을 지어 아론으로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할지며”(출28:3-4)
하지만 유대인들이 포로기 이후 ‘디아스포라(흩어져 사는 자)’ 생활을 하면서 예루살렘 성전 중심의 종교생활이 현실적으로 힘들게 되고, 회당에서의 신앙형태로 바뀌면서 예복의 필요성도 점차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2. 신약의 예복
예수님 당시에도 구약의 율법 하에 회당에서의 신앙형태가 유지되면서 그 명맥을 유 지해 오던 제사장 예복이 예루살렘에 초대교회(사도행전 2장)가 세워지면서 예복에 대한 일체의 언급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다시 말하면 신악에서 예수님도, 사도들도, 장로들도 제사장 예복을 입으신 적도 없으시고, 이상하리만큼 교회 안에서 단 한 마디의 예복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구약제사의 완성과 신약의 새로운 형태의 제사(예배)는 하나님의 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제사의 방식도, 제사장의 직분도 변하였기에 어찌 보면 구약제사의 한 형식으로 입었던 제사장 예복이 신약에 와서 바뀌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릐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2:9).
“제사 직분이 변역한 즉 율법도 반드시 변역하리니”(히7:12)
누가 제사장입니까? 하나님께서 제사(예배) 드리는 모든 사람들이 제사장이 아닙니까?
3. 종교개혁 전 예복
목사 가운은 구약의 제사장 예복에서 유래한 것 같으나 사실은 그리스 로마의 세속적인 의상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종교개혁 전 목사 가운의 유래를 간략히 살펴보면,
① 알렉산드리아의 교부 클레멘트(AD 150-215)는 성직자가 평신도보다 더 나은 옷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역자의 의복이 ‘단순한 흰색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세기 동안 ‘흰색’이 성직자의 색이 되었는데 이는 ‘흰색은 신들의 색깔이다.’고 한 이고 철학자 플라톤으로부터 도입한 사상이었습니다.
② AD 330년 콘스탄틴 황제 시대에 감독과 사제와 집사의 구분이 생기기 시작하였고, 로마의 공식적인 의상이 사제와 집사의 복장으로 서서히 채택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성직자들이 세상 관리들의 의복을 입음으로써 일반 시민들(평신도들)과 구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③ 그런데 성직자 복장과 관련하여 아주 묘한 상황이 전개되었습니다. 게르만 민족이 로마를 침공했던 4세기 이후로 길게 늘어졌던 로마의 세속 의상이 고트족의 옷에 영향을 받아 짧아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성직자들은 평신도와의 구별을 원했기 때문에 구식 로마 의상을 고집하게 되었습니다.
성직자들은 세속 생활에서 착용하는 옷을 그대로 입고 예배를 드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평신도들이 새로운 유행의 옷을 입고 예배에 참석하자 성직자들은 ‘세상적이고 야만적’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직자들은 자기들이 믿었던 ‘보다 문명적인’ 옷을 보존시켰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직자의 예복의 기원인 것입니다.
④ 5세기 이후 감독들은 자주색 옷을 입었습니다. 6-7세기가 되면서 점차 성직자 복장이 출현하기 시작하였고, 7-8세기에는 성직자와 평신도를 구별하기 위하여 성직자 예복의 필요성을 강조한 사람들이 출현하였습니다.
⑤ 9-12세기에는 당시 다른 전문직 의상인 학위복과 수도원복을 비롯하여 사계절에 필요한 의상들로 발전하였고, 13세기 이후 예복의 유형과 장식이 다소 발전하다가 종교개혁운동이 발발하게 되었습니다.
4. 종교개혁 후 예복
종교개혁자들은 천주교의 전통적이 예복을 버리거나 크게 간소화하였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천주교의 사제 예복은 거부하는 대신, 학자들의 검은색 가운을 채택하여 착용하였고 세속학자들도 목사 예복과 같은 현재의 상태로 전용되어 발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시대가 변천하면서 개신교는 각 교파마다 강조점이 다름에 따라 예복에 관한 견해도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으며 크게 3가지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① 성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특정한 예전을 사용하는 루터교와 성공회는 채스유블, 알브, 서플리스 등의 예복을 수용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즉, 천주고 예복 중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수용하였습니다.
② 설교를 강조하면서 자유교회 예배전통을 따르는 침례교, 나사렛교, 하나님의 성회 등은 특정한 예복을 입는 대신 평상복을 착용합니다. 이런 교회들은 정규적으로 성찬식을 거행하지 않거나 거의 거행하지 않는 교회들입니다.
③ 설교와 성만찬의 비중을 중시하는 감리교와 장로교는 학위 가운 모양의 검정색 가운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종교개혁 이후 개혁교회 목사들은 칼빈이 소개한 제네바 가운을 입고 있습니다.
5. 목사 가운은 기독신앙에 필수적 요소인가?
현대 개신교회 목사들의 가운은 구약의 제사장 예복으로부터 유래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세상의 세속 복장으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율법과 선지자를 완성하여(마5:17) 이제는 더 이상 의식적이거나 상직적인 구약의 제사제도가 필요 없게 되었으니 아론의 제사장 복을 신약시대의 성직자 제복과 동일시 할 수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성직자의 복장 제도가 성경보다는 인간적 전통에 기초합니다.
한국성경신학회의 한제호 교수가 제시한 논문에서 “우리나라 기독교 목사들의 예배 인도시의 복장이 1951년에 일어났던 6.25 동란을 계기로 해서 급속한 변화를 보이는 기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히고 “기독교 목사들이 예배 인도시에 기족교의 전래 이후 6.25 동란까지 70여 년 동안 입었던 평복 대신 갑자기 소속 교단이나 어떤 연구단체들과의 아무런 합의도 없이 개인마다 처음에는 검은색 가운을 입더니 점차 그들 개기인의 취향을 따라 천주교나 성공회, 루터교의 성직자들의 복장을 닮아 가게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수님은 두 벌 옷도 없으셨습니다. 사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수님과 사도들이 사역하시면서 제사장 예복이나 좋은 세상 옷 같은 것을 입으신 적이 없습니다. 늘 평상복으로 가르치시고 치유하시고 섬기셨습니다.
교회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성경적 근거를 가져야 합니다. 초대교회가 언급하지도, 입지도 않았던 예복은 오늘날 예배시에 굳이 입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