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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유아를 위한 손끝놀이프로그램의 적용사례 | ||
이 름 | 채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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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속 | 교육과 |
날 짜 | 2003-10-13 | ||
첨부파일 | 11125_10손끝놀이프로그램.hwp | 파일크기 | 82,776 Byte |
검색어 | 유아교육 | ||
내 용 | 생태유아프로그램의 일환인 손끝놀이프로그램에 관한 논문입니다. (부산광역시교육청 자료) |
유아를 위한 손끝놀이프로그램의 적용사례
하 정 연* ․ 김 은 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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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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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 론 Ⅱ. 손끝놀이프로그램의 개발 1. 목 표 2. 구성 및 고려 사항 3. 활동 내용 선정 및 조직 4. 운 영 5. 평 가 Ⅲ. 손끝놀이프로그램의 적용 1. 적용 기관의 현황 |
2. 연령별 손끝놀이프로그램 실시사례 Ⅳ. 손끝놀이프로그램의 평가 1. 유아의 변화 2. 교사의 변화 3. 학부모의 변화 Ⅴ.결론 및 제언 참고 문헌 Abstract |
Ⅰ. 서 론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저녁 밥상을 치우고 나면 어머니는 으례히 양말통을 가져와 구멍난 양말을 찾아 비슷한 색의 베조각이나 헌 양말조각을 잘라 붙여 꿰매곤 하셨다. 옆에 앉아 어머니를 따라하고 싶어하면 전구를 양말 속에 넣어 잘 기울 수 있게 도와 주시곤 했다. 또한 매년 겨울이 찾아오면 털실로 목도리, 모자, 장갑은 당연히 짜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여자아이들끼리 모이면 털실짜기, 옷 만들기, 수놓기 등이 ‘누가 먼저 완성하나?’라며 하나의 놀이처럼 행해지곤 했다. 겨울철 썰매, 굴렁쇠, 연, 제기, 딱지, 자치기 등 모든 놀이도구는 생활 속에서 아이디어를 내서 직접 만들어 사용하였고, 꿰맨 양말, 만든 털실 목도리, 놀잇감은 곧바로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삶과 놀이가 하나되는 생활이었다.
전통사회에서 자란 아이들은 실생활에서 일을 함으로써 건설적 생명력과 손끝의 기교를 익혔다. 또한 일상의 생활이 ‘손의 잠재력’을 이끌어 낸 것이었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수많은 문화유산은 아이들을 손을 움직이며 일하도록 키운 결과물이다. 가정생활용품, 도자기, 공예품, 석탑, 목탑, 건축물 등의 유용성과 예술성은 어릴 때부터 일을 통해 터득한 건설적 생명력과 손끝의 기교에서 나온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대 철학자들도 인간발달에 있어서 감각의 가치를 인식하였다. 그들은 정신의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기 위하여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써 손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감각은 인지적 개념의 기원이 된다고 주장하였다(김정신, 1999).
몬테소리는 ‘인간은 손으로 환경을 지배한다’고 하여 인간의 ‘손’이 지성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환경과 특별한 관계를 갖는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특히 유아는 감각이 내적인 정신세계와 외부의 물리적 세계를 연결시켜 주는 것이라고 하였으며, 운동과 감각을 통한 학습을 강조하였다. 즉 유아들의 감각체험은 주변세계에 대한 개념형성을 위한 기초를 제공하며 유아의 지능은 고립적인 것이 아니라, 감각기관을 통하여 근육체계, 신경체계, 대뇌 등의 신체와 항상 밀접하게 관련하여 형성된다는 것이다.
몬테소리는 일상생활도구나 감각 교구를 만들어 아이들의 감각을 살리는 교육을 실천했다. 특히 일상생활영역의 교구는 실제 생활에서 볼 수 있는 물건들을 사용하여 유아들로 하여금 실제 생활을 직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자르기, 오리기, 붙이기, 옮기기, 옷틀, 바느질 등의 일상활동을 통하여 아이들이 손끝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소근육과 대근육을 사용하고, 눈과 손의 협응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이는 곧 아이들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질서감, 독립심, 자율성을 익히게 된다고 보았다.
슈타이너는 유아들에게 있어서 가장 깨어있는 부분이 바로 손과 발이며, 이를 통하여 외적세계의 사물과 상호작용하는 것은 영혼과 정신을 일깨우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하였다. 슈타이너의 사상에 기초한 발도로프 교육에 있어서 손놀림 교육의 의미는 육체, 정신, 영혼을 통합하는 ‘손으로 느끼는 전인적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최유현, 1999).
따라서 슈타이너 철학에 기초한 발도로프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손놀림을 강조한다. ‘손과 함께 생각하기'를 강조하여 손가락을 사용하는 활동을 많이 한다. 발도로프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손가락 놀림에 중요한 의미를 두고 있다. 이는 음악, 미술 등의 수업에서도 이루어지지만 뜨개질, 바느질과 같은 수공예를 통하여 손놀림을 시작한다. 이 때 만들어진 물건들은 실생활에 쓸 수 있어야 한다. 보기로 책상닦기, 남방셔츠, 신발 등이다. 발도로프학교의 수공예는 삶이라는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사람이 스스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만들어 내는 것, 만든 것을 귀하게 여기는 것, 또한 손을 충분히 써서 몸과 머리를 고루 발달시키는 것이 수공예의 목표이다. 천연의 재료를 이용해서 뜨개질, 바느질을 배우고, 실생활에 쓰이는 물건을 만들도록 노력한다. 이처럼 발도로프 학교에서는 1919년 이래로 능숙한 손놀림을 통한 습득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이는 또 아이들의 생각을 늘 활기 있게 만든다.
약 20~30년 전만 하더라도 유아들이 ‘손’을 사용할 기회는 많았다. 하지만 갑작스런 경제성장에 따른 물질의 풍요로 ‘손’으로 만들기보다는 ‘돈’만 있으면 필요한 것을 언제든지 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을 들어가는 것이 최대의 교육목표가 되다보니 점차 손으로 하는 노동에는 가치를 두지 않게 되었다. 연필깎이가 손을 대신해 주어서 연필을 깎을 필요가 없다. 컴퓨터의 키만 누르면 모든 글자를 쓸 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손목과 손끝의 힘을 사용해서 글씨를 쓸 필요가 없다. 유아들이 갖고 노는 놀잇감도 마찬가지다. 백화점에만 나가면 온갖 놀이감이 있는데 왜 시간 소비해가며 만들고 있겠는가? 그 결과 요즘 아이들은 오감각중 시각만 편향되게 발달할 뿐, 손감각을 훈련하는 기회는 점차 즐어 들고 있다.
또한 지금 우리의 유아교육은 일과 놀이가 분리되어 있는 교육이다. 삶과 동떨어진 학습과 세심하게 통제되고 조직된 놀이로 오직 제한된 범위내에서 또는 앉은채 하는 놀이일색이다. 집에 돌아가서도 TV나 컴퓨터 게임으로 하루를 보낸다.
사람이란 본디 손을 움직여 일을 하게 되어 있다. 인간의 손과 발은 삶을 살아가는 힘인 동시에 생명력의 원천이다. 손과 발을 놀려 일을 안하고 일을 못하게 될 때 사람의 몸은 병들고 마음은 악해지는 것이다. 유아들에게는 놀이와 일을 하나로 체험하는 참된 노동의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놀이의 공간이 삶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의 감각을 온전히 건강하게 일깨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열심히 발을 ‘놀려서’ 걷고 손을 ‘놀려서’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손끝놀이프로그램은 많은 교육적인 가치를 갖는다. 손을 움직인다는 것은 몸을 움직인다는 것과 관련되며 신체적인 소근육, 대근육의 발달을 이루게 된다. 손놀림은 단순한 육체적인 과정이 아니라 정신적인 과정이어서 손의 사용을 통하여 머리(Head), 마음(Heart), 손(Hand)이 조화롭게 발달하는 전인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또한 손끝을 사용해서 무언가를 만들면서 실용적이고 예술적인 감각, 정교함, 치밀성을 몸에 익힌다. 손끝놀이는 성인이 되어 갖게 될 다양한 직업에 대해서도 도움을 얻게 된다. 즉 자연스런 손놀림 활동을 통하여 유아들은 삶의 전체적인 모습을 이해하게되고 사회를 이루어 함께 살아가고 있는 타인들에 대해서도 이해의 폭을 넓혀가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손’의 사용은 ‘일’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을 한다는 것은 유아들에게 삶을 살아가는 건설적인 생명력을 키우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상에서처럼 우리의 사회현실과 손끝놀이의 교육적 가치를 고려해볼 때, 유아교육 현장에서의 손끝놀이프로그램의 필요성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아교육현장에는 손끝놀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보급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며,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생활과는 격리된 일회적인 활동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만 3세~만5세아를 대상으로 한 손끝놀이프로그램을 개발․적용․평가해 봄으로써 보다 체계적이고 바람직한 손끝놀이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손끝놀이’는 유아들이 손끝을 사용해서 할 수 있는 놀이를 말하며, 특히 의생활과 관련된 기초적인 활동과 심화된 활동을 말한다.
Ⅱ. 손끝놀이프로그램의 개발
1. 목표
본 프로그램의 목적은 만 3세에서 만 5세아 유아를 위한 손끝놀이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손끝놀이프로그램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관련된 주요 변인은 유아, 교사, 학부모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유아, 교사, 학부모로 나누어 프로그램 목표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 목표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각 변인들간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통합적으로 달성될 수 있다.
1) 유아를 위한 목표
․손끝근육의 섬세한 조직들을 발달시킨다.
․인내심과 집중력을 증진시킨다.
․건강하고 능동적인 몸 동작을 향상시킨다.
․실용적이고 예술적인 가치, 정확성, 치밀성, 창의성을 갖는다.
․일의 소중함과 삶을 살아가는 생명력을 갖는다.
2) 교사를 위한 목표
․손끝놀이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함께 손끝놀이의 가치를 인식한다.
․일의 소중함과 노동의 가치를 인식한다.
․세대를 잇는 전통생활 문화를 경험한다.
3) 학부모를 위한 목표
․손끝놀이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함께 손끝놀이의 가치를 인식한다.
․가정에서 유아들의 손끝놀이를 생활화한다.
․세대를 잇는 전통생활문화를 경험한다.
2. 구성 및 고려 사항
손끝놀이프로그램은 유아교육기관에서 유아들이 해 볼만한 손끝으로 할 수 있는 놀이를 유아의 연령에 맞게 개발한 실행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목표, 구성 및 고려사항, 활동내용 선정 및 조직, 운영, 평가로 구성된다.
개발된 본 프로그램은 유아교육기관 한 곳을 선정하여 적용해본 뒤에 그 효과를 평가해 보고자 한다. 그 과정을 도식화하면 <그림 1>과 같다.
프로그램 개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목표에 맞도록 구성한다. 이 프로그램은 유아기의 다양한 손끝놀이를 통해 감각 발달 뿐 아니라 나아가 심미감과 노동의 가치까지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경험을 줄 수 있는 내용을 개발․적용․평가하고자 한다.
둘째, 유아교육기관의 실정과 현실을 고려하여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따라서 교사가 실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연령별로 활동내용을 구성하고 연간교육계획안과 월간/주간교육계획, 일일교육계획의 예를 보여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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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놀이프로그램의 체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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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끝놀이프로그램 개발) ( 손끝놀이프로그램 적용 및 평가) |
<그림 1> 손끝놀이프로그램의 체계
3. 활동 내용 선정 및 조직
활동 내용의 선정 및 조직시 고려사항을 밝히면 다음과 같다.
첫째, 프로그램의 내용은 만 3세에서 만 5세 유아의 발달수준, 흥미를 고려하여 선정․조직한다. 이를 위해 만 3~4세용 프로그램과 만 4~5세용 프로그램으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둘째, 프로그램의 내용은 계절적 특성과 유아교육기관의 주제 전개를 고려하여 선정․조직한다. 손끝놀이프로그램은 일시적인 활동이 아니라 그저 일상의 삶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계절의 변화, 주제 등에 따라 손끝놀이의 내용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가급적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하도록 하였다.
셋째, 프로그램은 다양한 날씨, 장소, 시간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선정․조직한다. 즉, 맑은 날. 비오는 날, 바람 부는 날, 흐린 날 등 언제든지 할 수 있고, 하루 일과 중 언제라도 가능하다. 실내에서도 할 수 있고 실외에서 자연의 공기를 마시면서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넷째, 쉬운 활동에서 점차 어렵고 복잡한 활동으로 심화될 수 있도록 선정․조직한다.
유아들과 교사가 본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는 손가락 움직임 익히기에서 점차 시간을 늘려 가면서 작은 바늘까지도 사용할 수 있는 섬세한 단계로 나아가는 방법이 좋다. 처음부터 어려운 단계의 목표를 잡지말고 아주 간단한 활동, 짧은 시간으로 구성한다. 조금씩 조금씩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주 손끝을 움직이다 보면 자연히 시간도 늘어나고 어려운 활동을 도전해 보게 될 것이다.
다섯째, 만 3세에서 만 5세까지의 유아를 대상으로 하여 3여년 동안 순차적으로, 반복적으로 실시한다. 만 3~4세용 활동이라고 해서 만 3~4세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1년 내지 2년의 간격을 두고 대상 유아의 이전 경험과 흥미, 발달 수준에 따라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여섯째, 건강, 사회, 표현, 언어, 탐구생활 성격을 지닌 활동들을 서로 통합하여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손끝을 움직인다고 해서 신체 발달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손끝활동을 통해 신체, 언어, 사회성, 인지, 정서발달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일곱째, 학습활동과 일상활동, 실내활동과 실외활동, 교사주도활동과 유아주도활동, 대․소집단활동과 개별활동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도록 선정․조직되어야 한다.
여덟째, 활동의 선정․조직은 결과지향적이기보다 활동 과정에 초점을 둔 과정 지향적인 형태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활동 진술은 주요경험 및 기대되는 성과 중심으로 기술된다.
다음 <표 1>은 위의 고려사항에 따라 선정된 활동내용을 연령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직해 놓은 것이다.
<표 1> 손끝놀이프로그램의 활동내용 선정 및 조직
연령 |
단계 |
활 동 내 용 |
만 3세 ~ 만 4세 |
준비기 |
․꿰기(줄에 구슬, 퍼즐 등을 꿰기) ․옮기기(손가락으로 구슬 옮기기, 집게로 탁구공 옮기기,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콩 옮기기) ․분류하기(형, 색, 크기에 따라) ․접기(종이→손수건) ․붙이기(도형이 그려진 종이에 맞춰 모양종이 붙이기) ․자르기/오리기(직선 자르기→곡선 자르기) ․옷입기(단추끼우기, 지퍼올리기, 스냅단추 열고 닫기, 허리띠차기, 리본 매기) ․바느질 기초단계(일정 간격으로 뚫어진 구멍 따라 바느질하기, 일정 간격 혹은 직선을 따라 바느질하기) |
만 4세 ~ 만 5세 |
실천
및
심화기 |
․바느질 본 단계(시침질하기, 홈질하기) ․단추달기 ․땋기/꼬기(머리카락, 짚, 털실, 밧줄, 끈) ․실뜨기 ․염색하기 ․직물짜기 ․뜨개질 ․수놓기 |
4. 운 영
본 프로그램은 선정된 활동내용을 연간, 월간 및 주간, 일일계획안으로 조직하여 각 유아교육기관의 특성과 실정, 유아의 흥미에 맞게 운영한다.
1) 연간계획안
유아교육기관에서 유아들이 손끝을 이용하여 할 수 있는 놀이를 연간계획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 연간계획을 통해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유아들에게 손끝놀이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간계획은 유아교육기관의 실정, 담당교사의 관심과 역량 등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본 프로그램에서는 유아교육기관에서 흔히 사용하는 주제 중심 연간계획안을 참고하여 연령에 따라 연간계획을 제시함으로써 유아교육기관의 일반적인 프로그램과의 관련성을 고려하였다.
연간계획안의 개요를 제시하면 다음 <표 2>와 같다.
연간계획안에 소개한 활동내용과 준비물은 활동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한 것을 월별 주제에 따라 연간으로 구성하여 제시한 것이다.
2) 월간/주간 계획안
월간/주간 계획을 세울 때는 주간별로, 혹은 요일별로 활동을 정해두기 보다는 할 내용을 적어두고, 그 구체적인 방법이 적힌 자료나 준비물을 미리 준비만 해두고 나서, 유아의 흥미나 날씨 등의 제반 여건에 따라 미리 작성해 둔 주간계획안을 참고로 하여 매일 일일계획안을 구체적으로 작성하여 활동을 수행하도록 한다.
다음은 교사가 손끝놀이 활동을 위해 주간 계획을 세운 예이다. 이 주간계획안은 가정 발송용이 아니라 교사의 자료 준비를 위한 메모이다.
3) 일일운영
일일운영은 주간계획안을 바탕으로 하여 운영하되, 아동의 요구나 날씨 등을 고려하여 활동이 첨삭될 수도 있고 기간이 길어지거나 짧아질 수도 있다.
또한 유아교육기관에 따라 종일제, 반일제, 연장제 등 운영시간은 다양하므로, 교사는 손끝놀이프로그램을 각 기관의 운영시간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교사는 주간계획을 참고로 하여 그 날의 활동을 계획하고 필요한 준비물과 자료를 교실에 준비해 둔다. 그리고 교실에 그 날의 작업이나 활동을 적어서 안내해 두는 안내판을 만들어 유아들이 등원해서 자유롭게 실시해 볼 수 있도록 해 둔다. 하루에 보통 1~2가지 활동을 할 수도 있고 반복적으로 여러 날에 걸쳐 같은 활동을 수행할 수도 있다. 자유놀이 시간에 하기도 하고 바깥놀이 시간에 할 수도 있다. 교실에서 할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산책을 가거나 바깥놀이터에 나가서도 할 수 있도록 해본다.
<표 2> 손끝놀이프로그램의 연간계획안
월 |
관련 주제 |
만 3~4세 |
만 4~5세 | ||
활 동 내 용 |
준비물 |
활 동 내 용 |
준비물 | ||
3 |
유치원 (어린이집) 나와 친구, 선생님 |
․줄에 구슬 꿰기 ․줄에 퍼즐 꿰기 ․퍼즐 색깔별로 분류하기 ․손가락으로 구슬 옮기기 |
줄, 구슬, 퍼즐 |
․단추 잠그기 ․지퍼올리기 ․일정 간격으로 뚫어진 구멍 따라 바느질하기 |
단추용 옷틀, 지퍼용 옷틀, 바늘, 부직포 |
4 |
계절-봄 식물 |
․집게로 탁구공 옮기기, ․퍼즐 모양별로 분류하기 ․색종이로 꽃 접기 |
집게, 탁구공, 색종이 퍼즐 |
․옷 개어 정리하기 ․일정 간격으로 찍어둔 점에 바느질하기 |
바늘, 부직포 |
5 |
가족 동물 |
․ 숟가락으로 콩 옮기기 ․ 퍼즐 크기별로 분류하기 ․ 신문지로 집접기 |
숟가락, 콩, 퍼즐, 신문지 |
․친구 머리카락 땋기 ․직선으로 그어진 줄에 바느질하기 |
바늘, 천 |
6 |
우리동네 이웃 |
․ 젓가락으로 콩 옮기기 ․모양 종이로 집모양으로 붙이기 ․직선 자르기 |
젓가락, 콩, 가위, 모양종이 |
․밧줄 땋기 ․직선으로 그어진 줄에 바느질하기 |
밧줄, 바늘, 천 |
7 |
계절-여름 건강과 위생 |
․곡선 자르기 ․단추끼우기 |
가위, 종이,옷틀(단추용) |
․실 땋기 ․시침질하기 ․염색하기 |
실, 바늘, 염색물감, 천 |
8 |
운동 |
․지퍼올리기 ․일정 간격으로 뚫어진 구멍 따라 바느질하기 |
지퍼용 옷틀, 바늘, 천 |
․실 꼬기 ․시침질하기 ․실뜨기 ․직물짜기 |
실, 바늘, 직물 |
9 |
계절-가을 |
․스냅단추 열고 닫기 ․직선과 곡선 섞어진 그림 자르기 |
가위, 종이, 스냅단추용 옷틀 |
․털실 꼬기 ․홈질하기 ․실뜨기 ․직물짜기 |
털실, 직물, 천 |
10 |
우리나라 |
․허리띠차기 ․우리나라 지도 오리기 |
허리띠 가위 |
․짚 꼬기 ․홈질하기 ․단추달기 ․끈 꼬아 손목시계 만들기 |
짚, 단추, 실, 끈 |
11 |
세계 여러나라 |
․리본 매기 ․일정 간격으로 뚫어진 구멍 따라 바느질하기 |
리본, 바늘 |
․실뜨기 ․홈질하기 ․염색하기 ․단추로 인형 얼굴만들기 |
실, 천연염 색재료, 천, 단추 |
12 |
계절-겨울 |
․선물 포장해서 리본매기 ․일정 간격으로 뚫어진 구멍 따라 바느질하기 |
선물포장지, 리본, 바늘, 천 |
․머리닿기 ․털실짜기 ․시침질로 산타양말만들기 |
털실, 바늘, 부직포 |
1 |
지구와 우주 환경 |
․세계지도 오리기 ․일정 간격으로 찍어둔 점에 바느질하기 |
가위, 바늘,천 |
․실뜨기 ․수놓기 ․인형만들기 |
실, 수틀 |
2 |
기계 정보전달 |
․가위 모양 본떠서 오리기 ․일정 간격으로 찍어둔 점에 바느질하기 |
가위, 바늘, 천 |
․직물짜기 ․수놓기 ․인형만들기 |
직물, 실, 수틀 |
<표 3> 손끝놀이프로그램의 월간/주간 계획안
손끝놀이를 위한 월간/주간계획안11월 (대상만 5세 ○○반) | |||||
주 |
활동명 및 활동내용 |
활 동 방 법 |
활 동 시 간 |
활 동 장 소 |
준 비 물 |
1 |
실뜨기 |
교사가 소집단으로 소개한 후 모둠으로 실시 |
자유놀이 시간이나 활동의 틈새 시간 |
교실이나 바깥놀이터 |
무명실 또는 털실 |
2 |
홈질하기 |
개별지도 |
자유놀이시간 |
교실 |
천, 바늘, 실 |
3 |
염색하기 |
소집단 활동 |
자유놀이시간 |
교실 |
천, 물, 치자, 버너, 집게 |
4 |
단추로 인형 얼굴만들기 |
대집단활동 |
대집단활동시간 |
교실 |
단추, 천, 바늘 |
손끝놀이프로그램은 결과 지향적이기보다 과정 지향적인 프로그램이므로 하루에 한가지씩 완성품을 내어야 하는 부담 없이 손끝놀이 활동을 느슨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야 한다. 즉, 몇 시에 무엇을 한다는 식으로 계획해서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대별로 기본적인 활동만 계획해 두고, 그 계획은 아동의 요구와 흥미에 따라 느슨하게 일과를 운영해 나가도록 한다. 다시 말해서 활동이 강압적이고 지시적이기보다는 교사와 유아들이 협의하여 활동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좋다. 유아가 활동을 계획하는데 능동적 역할을 하고 활동을 경험할 때도 능동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4) 교사역할
손끝놀이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본 프로그램에서는 교사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첫째, 프로그램의 계획자이다. 내용을 유아의 흥미에 따라 선정․조직하는 것은 교사의 몫이므로 일과 중 적절히 활동을 제안할 수 있도록 계획할 수 있어야한다.
둘째, 손끝놀이 활동의 모델이다. 손끝놀이를 가르쳐줄 수 있도록 교사도 손끝놀이를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하며, 교사도 함께 일과 중에 손끝놀이에 참여함으로써 유아들이 자연스럽게 따라해 볼 수 있는 자극자가 될 수 있다.
셋째, 환경제시자이다. 조용하고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와 유아들이 자연스럽게 손끝놀이 도구, 준비물들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유아의 손끝놀이를 촉진한다.
넷째, 활동 기록자이자 평가자이다. 유아들이 활동을 하는 동안 반응을 기록하고, 그 결과물을 잘 보관하는 등 보다 나은 활동이 되도록 하기 위한 평가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다섯째, 학습자이자 연구자이다. 손끝놀이에 대한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연구, 노력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5. 평 가
프로그램의 평가는 유아교육기관에서 적용하는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가는 알아봄으로써 향후 개선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평가는 프로그램의 적용과정과 결과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비교, 분석하는 절차가 있어야 하며, 그 결과는 프로그램을 수정 또는 보완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본 프로그램의 평가에서 어떤 종류의 평가방법을 사용할 것인지 누구를 대상으로 평가할 것인지는 사전에 계획되어야 한다.
본 프로그램에서의 평가 대상은 유아, 부모, 교사이다. 먼저,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평가는 활동 중인 유아를 담당 교사가 관찰 기록하고, 활동 후 면담을 실시하는 방법, 유아의 활동 결과물을 분석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둘째,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평가는 교사가 유아의 부모를 대상으로 면담법을 실시한다. 셋째, 교사를 대상으로 평가는 교사의 일지를 분석하고 면담을 실시한다.
이러한 자료를 참고로 하여 프로그램의 효과를 분석할 수 있다.
Ⅲ. 손끝놀이프로그램의 적용
본 프로그램은 2000년 3월초부터 2000년 12월말까지 P어린이집의 유아반중 3개반을 선정하여 시범적으로 적용하였다. 여기서는 적용기관의 현황과 함께 실시사례를 연령별로 구분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1. 적용 기관의 현황
1) 적용기관의 시설환경
P어린이집은 P대학교 보육종합센터의 한 기구인 국공립 보육시설로서 대학 캠퍼스내에 위치하고 있다. P어린이집은 지하 1층과 지상 4층 건물로 총 건평 561평이다. 지하에는 교재교구보관실, 기악연습실, 창고, 보일러실, 정화조기계실이 있고, 1층에는 사무실, 놀이실, 보육실 2실, 주방, 창고가 있으며, 2층에는 교사실, 양호실, 놀이실, 관찰실, 보육실 4실이 있으며, 3층에는 교사실, 보육실 5실, 유아교육실습실 1실이 있다. 4층에는 아뜨리에 1실, 풀장, 놀이공간 등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바깥놀이터는 총 360평이며, 영아놀이시설, 유아놀이시설, 잔디밭, 물놀이시설, 모래놀이터, 놀이마당, 보물창고, 동물사육장 등이 있다. 그리고 부대시설로서 저공해비누제조실, 텃밭(약 50평), 자연학습장, 캠퍼스내 동산 및 계곡 등이 있다.
2) 적용기관의 조직 및 인적환경
어린이집의 교직원은 원장 1명(유아교육과 교수 겸임), 원감 1명, 보육교사 18명, 간호사 1명, 영양사 1명, 아뜨리에 교사 1명, 조리사 4명, 사무원 1명, 보조교사 4명으로 총 32명이다. 원아 현황은 정원 233명으로, 생후 18개월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 연령별로 학급이 편성되어 있다. P어린이집의 학급편성현황은 <표 4>와 같다. 어린이집 원아들은 모두 맞벌이 가정 자녀로서 P대학교 교직원 자녀가 약 35%, 인근지역 주민자녀 약 65%로 구성되어 있다.
<표 4> 적용기관의 학급편성 현황(총 233명)
연 령 |
만 1세반 |
만 2세반 |
만 3세반 |
만3․ 4세 혼합반 |
만4세반 |
만 5세반 |
학동반 | ||||
학급명 |
튼튼반 |
기쁨1반 |
기쁨2반 |
스스로반 |
새롬반 |
푸름반 어울림반 |
사랑반 |
바름반 |
보람반 |
슬기반 |
신명반 |
정 원 |
12 |
24 |
16 |
16 |
16 |
36 |
18 |
22 |
26 |
27 |
20 |
교 실 |
2 |
3 |
2 |
1 |
1 |
2 |
1 |
1 |
1 |
1 |
1 |
교사수 |
1층 |
2층 |
2층 |
3층 |
3층 |
2층 |
2층 |
3층 |
3층 |
3층 |
1층 |
손끝놀이프로그램의 적용대상 학급은 만 3세반 1반, 만 5세반 2반으로 <표 4>의 진한 부분에 해당한다. <표 4>에서 알 수 있듯이, 적용대상학급 중 만 3세 스스로반은 교사 1명과 유아 16명(남아 8명, 여아 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 5세 보람반은 교사 1명과 유아 26명(남아 17명, 여아 9명), 슬기반은 교사 1명과 유아 27명(남아 16명, 여아 1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3) 적용기관의 보육이념 및 프로그램 운영
P어린이집의 보육프로그램은 모든 영유아들을 스스로 성장․발달할 수 있는 지적 호기심과 무한한 잠재능력을 지닌 선한 존재인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존엄성을 지닌 고귀한 인격체로 본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화․도시화된 생활공간에서 “자연”과 “놀이”와 “아이다움”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자연과 놀이와 아이다움을 되찾아주는데 역점을 두고, ①생태중심 유아교육 ②공동체중심 유아교육 ③지․덕․체를 고루갖춘 전인적 유아교육이라는 세가지 이념과 방향을 지향한다.
이상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으며, 그 예로 산책프로그램, 텃밭가꾸기프로그램, 세시풍속프로그램, 노인․아동 상호작용프로그램, 절제․절약프로그램, 체육놀이프로그램, 미술활동프로그램, 동물사육프로그램 등을 들 수 있다.
2. 연령별 손끝놀이프로그램 실시사례
연령별 손끝놀이프로그램 실시사례는 만 3~4세를 위한 준비단계와 만 4~5세를 위한 실천 및 심화단계로 나뉜다. 단계별로 사례를 각각 4개씩 제시하되, 만 3~4세의 사례로는 옮기기, 오리기․접기․붙이기, 옷틀 사용하기, 바느질 기초단계를, 만 4~5세의 사례로 실뜨기, 뜨개질, 수놓기Ⅰ, Ⅱ를 제시하고자 한다.
1) 만 3~4세(준비단계)
(1) 사례 1:옮기기
∙활동계기:만 3세 아이들이 스스로 먹고, 입고, 놀이를 할 수 있으려면 손의 움직임이 자유로와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숟가락질과 젓가락질이 서투르고 혼자서 옷, 양말, 신 등도 자유롭게 입거나 신지 못한다. 손끝사용이 서투른 아이들에게 무조건 도와주기보다는 놀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손끝과 손목의 힘을 길러주어 스스로 생활하는 힘을 갖게 하고자 ‘옮기기’활동을 시도하게 되었다.
∙전개상황
-색솜 옮기기:먼저, 두 개의 일정용기와 색솜을 준비해서 아이들이 한 손으로 색솜을 옮겨 담아보게 했다. 너무나 간단한 작업인 듯하지만 용기를 두고 정확히 하나씩 집어서 넣어보니 아이들의 반응도 무척 진지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런 활동의 의도를 쉽게 이야기해주자 조급해하거나 시시하게 여기는 일이 없었다.
-숟가락, 젓가락으로 옮기기:다음 단계로 ‘숟가락을 사용해서 옮기기’, ‘핀셋을 사용해서 옮기기’, ‘젓가락을 사용해서 옮기기’ 순으로 제시를 해주었다. 일단 유아들에게 바른 자세로 쏟지 않고 천천히 옮겨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급해하거나 손이 가거나 해서는 안되며, 엄지․검지손가락(유아들에게는 아빠 손가락과 엄마 손가락)에 힘을 주어야 한다고 설명해주었다.
숟가락을 사용하는 경우는 아이들이 많이 담고 빨리 옮기려다가 쏟거나 숟가락을 네 손가락으로 잘못 움켜쥐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이런 경우 숟가락에 담긴 내용물이 바깥으로 쏟아지므로 스스로 오류를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젓가락의 경우, 쥐는 법도 힘들지만 벌려서 집는 일도 힘들어서 개인차가 많고 모든 아이들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숟가락, 젓가락으로 옮기기를 하면서 아이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도 되는 반찬을 꼭 젓가락으로 집어서 먹어보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다.
여아들의 경우는 대체로 빠른 편이어서 밥을 먹으면서도 “어른들은 밥도 젓가락으로 먹어요!‘하며 이제 자기도 어른처럼 잘 할 수 있으니까 밥도 젓가락으로 먹는다며 숟가락은 국을 먹을 때만 사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꼭 아무렇게나 쥐고 먹는 남자 친구들을 보며 ‘이렇게 해봐’하며 친구의 손가락을 잡고 젓가락을 쥐어주기도 했다. 한 두달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아이들이 익숙해져서 지금은 아이들이 점심 시간이면 깍두기를 집어서 먹으며 꼭 “선생님!”하고 불러서 보여준다.
∙평가 및 반성:유아들은 서로 가르쳐주고 보완해주면서 옮기기를 익혔다. 2학기가 되면서 “아직도 안되니?”하며 서로 비교하게 되면서 더 해보려는 의지를 보였다. 옮기기의 경우는 아이들의 실제 생활에서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이어서 그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 같다.
(2) 사례 2:오리기․ 접기․ 붙이기
∙활동계기:유아들에게 있어 가위, 종이, 스티커 등은 굉장히 매력적인 물건이다. 아이들은 종이만 있으면 그리고, 오리고, 마음대로 접고, 붙여본다. 하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접고, 오려서 뭔가를 만들 수 있기까지는 제법 긴 시간이 필요하다. 늘 “안 오려져요”, “잘라주세요”, “삐뚤해요”하며 도움을 구하기도 하고, 또 마음대로 오려서 버리거나 접으면서 잘 안되면 구겨버리거나 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우선, 아주 단순한 형태로 쉽게 오려보고 접어보고 붙여볼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손끝의 유연성을 기르고, 활동을 통하여 성취감을 느끼게 하고자 시작하게 되었다.
∙전개상황
-오리기:먼저, 오리기를 위해 가위 쥐는 법과 자를 때의 힘 조절, 남은 한 손으로 종이를 잡고 움직여야 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난 후, 2~3개의 직선과 사선이 그어진 종이를 오려보는 일을 시범적으로 해보았다. 종이를 자르면서 “두개가 되었네. 3개가 되었네”하며 전체가 부분으로 나누어진다고 이야기해주었더니 더 흥미로워했다.
다음 단계로 선 모양이 조금 달라진 완만한 곡선과 달팽이 모양의 원을 소개해주면서, 손의 움직임 또한 직선을 오릴 때와는 달라진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유아들도 ”어? 여기 내 손이 구불구불 선을 따라 움직여요“라며 재미있어 하였다.
오리기자료(그려진 종이, 가위, 담아두는 정리통)를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자유놀이시간 동안 마음껏 해볼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의 관심은 기대이상이었다. 정말 단순한 일인데도 아이들은 저마다 한다고 몰려들었다. 원의 형태나 달팽이 모양의 선은 오려서 왕관이나 띠를 만들기도 했다. 며칠이 지나자 스스로 이면지에 선을 그어서 오려보기도 했다.
-접기:오리기와 함께 접기를 같이 해보면 아이들은 더 쉽게 손끝이 세련되어질 것 같았다. 접기는 2등분, 3등분, 4등분, 6등분, 삼각형, 작은 삼각형, 손수건 접기로 단계를 나눠서 진행해 보았다. 아이들은 색종이로 접기를 할 때와는 또 다른 반응이었다. 무엇을 만든다는 것보다는 선에 맞춰서 접을 수 있다는 것과 접기를 반복하면 종이가 점차 작아지고 모양이 바뀐다는 것을 알고는 재미있어했다. 그리고 많이 접을수록 종이가 두터워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반듯하게 눌러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 가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주어진 선을 따라 접을 수 있게 되고 나서(2~3일정도면 충분히 익숙해진다)는 선이 없는 천이나 손수건으로 접기를 했다. 아이들에게 각자가 집에서 손수건 1장씩을 가지고 오게 해서 선생님과 함께 사전에 종이접기처럼 해보았다. 집에서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의 손수건을 가지고 와서 해보니 아이들도 더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붙이기:다음으로는 붙이기를 했다. 모양 색종이를 잘라서 그것을 동일한 모양의 자리를 찾아 정확히 붙여보는 활동이었는데 처음에는 여러 가지 모양의 기본 그림(○△□◇...) 위에 그대로 찾아서 붙이는 단순한 형태로 시작을 해서 그림 속에서 모양을 찾아 붙여보는 것으로 진행을 해보았다.
그림 속에서 모양을 찾는 경우는 주어진 그림의 종류를 3가지로 정하고 그림 속의 모양을 색종이로 잘라서 배치해준 뒤 아이들이 자유롭게 색종이의 색깔을 선택해서 붙여보게 했다. 기본모양에 붙이기를 할 때보다 훨씬 흥미로워했고 색종이를 붙이는 일에서 끝내지 않고 남은 그림을 색칠해 보기도 했다.
모양을 변별하는데는 특별히 어려움이 없었으나 모양은 같으나 크기가 약간 차이가 있는 경우는 조금 혼동을 하는 듯했다. 성격이 급하거나 풀의 사용이 서툰 아이들, 그리고 손가락 끝의 힘 조절이 잘 안 되는 아이들은 바탕그림에서 다소 벗어나 붙이기도 했다. 손끝이 유연한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며 “아냐! 이렇게 해야돼”, “다시 해라”며 참견을 하기도하고, 고치도록 도와 주기도 했다.
∙평가 및 반성:오리기, 접기, 붙이기 모두 기본 선과 틀이 있다는 사실이 아이들에게 주의를 집중하게 하는 역할을 해주었다. 특별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고 스스로가 선을 정하고 모양을 찾고 바꿔서 해보며 놀이로 전환해가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나는 다 할 수 있어요!”하며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오리고 접고 붙이는 일을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3) 사례 3:옷틀 사용하기
∙활동계기:만 3세아들은 아직까지 옷을 입고 벗는 일이 쉽지 않다. 옷을 입을 때도 단추를 구멍에 끼우거나, 지퍼를 올리고 내리거나 끈을 묶는 일도 힘들어한다. 그럴 때마다 어른이 도와 주거나, 아이들에게 “이렇게 해보자 이렇게!” 라고 강조하면서 가르치게 되면 유아들은 ‘어렵고 힘든 일’로 인식을 하게될 것이다. 따라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정확한 방법을 이야기해주고 놀이를 통하여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생활에 필요한 손끝의 훈련을 하기위해 옷틀을 제시하게 되었다.
∙전개상황:아이들에게 제시된 자료는 단추 열고 잠그기, 똑딱단추 끼우기, 지퍼 열고 잠그기, 혁대매기, 끈 매기와 풀기와 관련된 옷틀이었다. 이 활동은 오리고, 접고, 붙이기처럼 스스로가 기본 틀에서 좀더 다르게 응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방법대로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반복을 해나가는 것이어서 먼저 아이들에게 정확한 방법으로 시범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각 부분에서의 손의 위치와 방향, 형태를 자세히 이야기해주고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살펴주었다.
-단추 열고 잠그기:아이들이 구멍사이로 단추를 빼어내는 것을 힘들어했고 단추를 자꾸 놓쳐 몇번이나 반복을 하면서 익혀야했다. 똑딱단추의 경우, 위․아래를 맞출 수는 있었으나 손가락으로 윗부분을 누르는 힘에 차이가 있어 잘 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잘 안 되는 아이들도 많았다. 지퍼와 혁대의 경우는 남자아이들이 좀더 빨리 익혀나갔는데 평소에 바지를 입으면서 접해보기 때문인 것 같았다.
-지퍼와 끈 매기:유아들은 지퍼와 끈매기를 다소 더 어려워했다. 특히 끈 매기의 경우는 X자로 서로 겹치는 첫 단계와 위의 끈을 아래 끈 아래로 넣어서 빼는 것까지는 어느 정도 가능했으나 한번 더 묶어서 완성하기까지는 힘들어했다. 지퍼나 끈 매기의 경우는 실패를 경험하면서 하기 싫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래서 인형 옷 입히기 교구를 제시해서 아이들이 실제 자신의 옷을 입는 것처럼 인형에게 위옷, 아래 옷을 입혀주면서 단추와 지퍼와 끈과 후크, 혁대등을 사용해보게 했다. 인형을 사용하면서 유아들은 훨씬 흥미를 보였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서로 한다고 다투기도 했으나 1~2일 지나면서부터 소꿉놀이영역에서 역할놀이로 연계해서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사는 등, 하원때와 산책이나 바깥놀이를 나가고 들어올 때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옷을 입고 벗도록 하고 옆에서 지켜보며 잘못된 부분은 고쳐주기도 했다.
∙평가 및 반성:보통 이 활동은 신학기에 집중적으로 많이 이루어지는데 지속적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2학기쯤 유아들은 다시 “잘 안돼요. 해 주세요”하는 초기반응을 다시 나타내므로 일상생활을 통해 꾸준히 반복적으로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4) 사례 4:바느질 기초단계(선따라 바느질해보기)
∙활동계기:유아들이 바느질을 연습할 기회는 별로 없다. 유아들에게 바느질이 어렵고 다소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바느질을 할 기회를 잘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아들은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바늘에 실을 끼우는 일은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하며, 선행단계로 끈 꿰기, 구슬 꿰기, 돗바늘을 사용한 빨대 끼우기를 연습해야 한다. 유아가 차분하게 집중해서 사물을 대하는 자세를 갖게 하고 손끝을 유연하게 만들고자 바느질을 시작하게 되었다.
∙전개상황
-낚시줄에 빨대끼우기:바느질에 앞서 먼저 끈 꿰기와 구슬 꿰기를 하였다. 끈 꿰기와 구슬꿰기가 익숙해지고 나서는 좀 더 작은 구멍, 즉 낚시줄에 빨대 끼우기를 해 보았다. 낚시줄로 빨대끼우기를 충분히 연습한 후, 돗바늘을 사용해 빨대끼우기를 해보게 했다. 이 때는 바늘이 끼워진 줄을 남은 손과 이어서 받고 다시 끼우는 과정을 정확하게 익혀갈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했다. 여자아이들은 “선생님! 나 엄마 같지요?” 하며 재미있어했고 남자아이들보다 훨씬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선 따라 바느질 해보기:다음 단계로 ‘선 따라 바느질 해보기’를 했다. 일정 크기의 부직포에 직선을 그어주고 유아들이 실제 바늘에 원하는 색의 실을 택해서 바느질을 했다. 바느질에서 유아들이 가장 혼동하기 쉬운 부분, 즉 위ㆍ아래로 바늘이 나오고 들어가는 방향과 천을 잡은 손과 바늘을 쥔 손의 위치가 바뀌는 것을 시범을 통해 보여주면서 천천히 반복해주었다.
유아들이 바느질을 할 때 교사는 개별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바느질땀의 간격과 손의 움직임, 바늘 쥐는 법 등을 하나하나 바로 잡아주었다. 유아들이 너무 재미있어 했다. 하지만 선을 찾아 바늘을 반듯하게 잘 꽂지 못하고 위에서 아래로 꽂아 바늘을 뺄 때는 가끔 자기 손가락을 찔러 놀라기도 했다.
직선 바느질을 서너번 반복한 후부터는 유아들이 바늘을 위․아래로 반복해서 꽂고 빼내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 결과, 바느질의 속도도 빨라지고 바늘땀의 조절에도 신경쓸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평가 및 반성:바늘이 위험하고 잃어버리기도 쉬워서 만 3세들과 활동을 할 때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바느질을 할 때는 항상 선생님 가까이에서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2) 만 4~5세(실천 및 심화단계)
(1) 사례 1 :실뜨기
∙활동계기:실뜨기란 실의 양끝을 마주 매어서 두 손에 건 다음, 양쪽 손가락에 얼기설기 얽어서 두 사람이 주고 받으면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드는 놀이이다. 전통적으로는 주로 여자아이들이 하는 지혜놀이인데, 혼자서 하는 것과 둘이 서로 주고받으며 하는 것이 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실뜨기를 잘 모른다. 따라서 실뜨기를 생활속의 놀이로 자리잡게 하고, 손놀림을 원활히 하고 집중력을 길러보고자 시작하게 되었다.
∙전개상황
-제 1일:새참을 먹고 나서 모이는 자리에 앉아 아이들이 요즘 즐겨하는 실뜨기를 하나 보여 주었다. 마술쇼처럼 선생님이 앞에서 빗자루를 만들어 보겠다고 하면서 실뜨기를 해 보았더니 “와 진짜 빗자루다”. 교사가 빗자루로 쓱싹쓱싹 쓸어 보는 흉내를 내 보았더니 “나도 해 보고 싶어요” “어떻게 해요” 하고 물어본다.
-제 2일:낮잠시간에 지연이와 상헌이가 실뜨기 실을 가지고 오더니 “선생님 빗자루 해 볼래요” 한다. 우선 선생님이 한번 더 시범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는 지연이 엄지, 새끼 손가락에 실을 끼워 주었다. “이 곳을 당겨봐, 두 번” 하니 실을 당기는데 새끼 손가락에 걸었던 실이 자꾸 빠졌다. 두세번 반복하더니 방법을 알게되었다. 상헌이가 와서 “나도 가르쳐 주세요”라고하자, 지연이가 “상헌아, 이리와 봐”하면서 상헌이를 데리고 가 가르쳐준다. 두 번을 반복한 후, 상헌이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제 3일:점점 많은 아이들이 실뜨기에 관심을 보여 ‘2단 출렁다리’, ‘빠질까 안빠질까’, ‘낙하산’, ‘산 위의 둥근 달’ 등을 해 볼 수 있는 순서표를 만들어 걸어 주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친구들과 서로 번갈아 가면서 하는 실뜨기를 더 선호했다. 영석이와 성주는 서로 실뜨기를 하더니 아이들은 실뜨기 나오는 모양을 보고서 이름을 붙였다. “어 젓가락은 내가 잘한다.” “이래하면 거미줄 나온다” “어 내 거미줄 못하는데” 하자 옆에서 다혜가 “내가 거미줄 넘겨줄게” 하며 해 준다. 아이들이 요구가 점점 많아져 실뜨기 할 수 있는 실을 6개 정도 잘라놓고, 담을 통도 준비했다. 실뜨기 책자도 같이 놓아주어 책을 보면서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제 4일:어제 소개해 준 나비를 하는 아이들보다 그 전에 소개해 주었던 ‘빗자루’를 하는 아이들이 더 많아졌다. 상헌이와 지연이, 지현이가 빗자루를 잘 할 수 있게 되어 찬희, 현진이, 수용이에게 가르쳐 주어 아이들 모두다 다 할 수 있게 되었다.
-제 6일:문석이와 인기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교대로 실뜨기를 하더니 “선생님 우리가 이상한 거 만들었어요. 젓가락에서 뺏는데 별이 나왔어요” 하며 문석이가 실을 손가락에 끼우고 있고, 인기가 실을 조금 벌려 보면서 별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끝이 4개만 있는 별이지만, 그래도 거의 별과 흡사했고, 무엇보다고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본 모양이라 더욱 기뻐했다.
-제 8일:오늘은 새로운 실뜨기인 ‘2단 출렁다리’를 소개해 주었다.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 주자 “아이들이 “와! 진짜 나왔다” “선생님 어떻게 했어요” “어떤게 다리에요?” 멋지다고 하기도 하고, 그게 어떻게 다리인지 모양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다. 며칠 전에 문석이와 인기가 서로 교대로 실뜨기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별’을 친구들 앞에 나와서 보여 주었다. 문석이가 먼저 손가락에 실을 끼우고 인기가 와서 교대로 실을 걸고 빼 본다. 그런데 친구 앞이라서 그런지 실수를 해서 그만 실이 풀어져 버렸다. 다시 한번 더 했다. “자 별” 하며 친구들에게 보여주자 “그게 뭐 별이고” 하는 아이도 있고 “와! 별이네” 하며 친구들이 만든것에 감탄하는 아이도 있다.
-제 9일:“선생님 빗자루에서 바로 거미줄이 나왔어요”. 문석이는 아침에 등원하자마자 실뜨기 실을 꺼내 들더니 인기와 같이 이리저리 꼬아보고는 교사에게 말한다. 소근육보다 대근육이 발달해서 손놀림이 조금 서툴고 손가락 5개를 짝 펴서 힘 주기 힘들어 했던 형진이가 요즘 실뜨기에 관심을 보이고 하나씩 해 본다. 아침에는 ‘빗자루’ 모양을 시도하다가 자꾸 실패를 했다. 그래서 형진이 스스로 손가락을 움직여 해 보더니 교사에게 와서 “선생님 내가 이거 보세요. 내가 만들었어요.” 하며 사람다리 같은 모양을 만들어 왔다. ‘빗자루’를 만드는 과정에서 잘못되어 우연히 나온 것이었는데도 형진이는 자신이 스스로 어떤 모양을 만든 것에 대해 아주 기뻐했다.
∙평가 및 반성:실뜨기를 하면서 매듭을 잘 묶는 현우가 이전에는 고립아였으나 실뜨기를 계기로 친구들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 교사자신이 실뜨기에 친숙하지 않고 종류를 다양하게 알지 못해 앞으로 많이 연구를 해야 할 것 같다.
(2) 사례 2:뜨개질
∙활동계기:할머니선생님께서 교실에서 뜨개질을 하고 계셨는데,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지며 무엇을 하는 것인지 물어 보았다. 할머니선생님께서 “덧버선을 짜고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아이들은 자기들도 해 보고 싶다고 한다. 손근육 발달에 도움도 되고, 겨울에 쓸 목도리도 짤 수 있을 것 같아 뜨개질을 시작하게 되었다.
∙전개상황
-초기:이야기 나누기 시간에 아이들을 모아 뜨개질을 소개해 주었다. 아이들은 뜨개질 이야기가 나오니 “너 실하고 바늘 가지고 왔나?”고 서로 물어본다. 처음에는 코 만드는 방법을 시범 보여 주고, 손가락을 세워서 코를 만들게 했는데, 엄지와 검지에 힘이 없어서 실이 자꾸 내려가 버린다. 네 명 모두 코 만드는 것을 힘들어해서 코는 내가 잡아 주어야 했다. 처음에는 30코를 만들어 주었는데, 몇 번 짜고 나면 실이 엉키고, 코가 빠지고 해서 다시 10코 정도만 만들어 주었다.
겉뜨기만 가르쳐 주었는데, 대바늘을 다른 대바늘에 꽂고 실을 돌리는 데에도 아주 힘들어한다. 유강이는 잘 짜다가 코를 놓쳐 다 풀어야 했고, 주영이는 엉키게 짜서 그 부분을 풀어 다시 짜야 했다. 동민이는 조금 짜더니 “와! 겉뜨기된다. 엄마한테 자랑해야지”라며 흡족해 한다. 승원이는 자꾸 코를 빠뜨리는데, 다시 코를 잡아주는 동안 대바늘을 깨물어 뜯기도 한다. 손의 힘 조절이 충분히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
-중기:이미 배운 아이들은 혼자서 하게 하고 나머지 아이들은 천천히 가르쳐 주었다. 선영이나 동민이는 다른 아이들이 몰라 질문을 하면 나서서 가르쳐 주기도 한다. 다른 아이들도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의 실수를 한다. 무엇보다도 코를 자꾸 빠뜨려서 구멍이 크게 나 버린다. 노하우가 생겨서 겉뜨기 순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꽂고, 돌리고, 뒤집고, 빼고♪” 아이들도 이 말을 따라하면서 바느질을 한다. 여러 명의 아이들이 반복적으로 “♬꽂고, 돌리고, 뒤집고, 빼고♪”를 사용하다보니 겉뜨기 순서를 쉽게 가르쳐 줄 수 있게 되었고, 아이들도 금방 익히게 되었다. 아이들도 금방 “아! 할 수 있어요. 꽂고, 돌리고, 뒤집고, 빼고”라며 뜨개질을 해 나간다. 한 줄 다 뜨고 나서 새로운 줄을 뜰 때 손을 바꾸는 것이 어려운가 보다. 대부분 아이들이 “선생님 다 했어요. 이제 어떻게 해요?”하고 물어 본다. “손을 바꾸어서 마찬가지로 이렇게 뜨면 된다”고 처음 한 코를 시범 보여 주었다.
-말기:자유놀이 시간에 교사가 뜨개질을 하고 있으니 수민이가 “나도 해야지”라고 말하며 뜨개질 할 것을 가지고 온다. 수민이가 가지고 오니 춘미랑 성민이도 뜨개질 할 것을 가지고 와서 앉는다. 교사가 뜨는 것이 아이들에게 자극이 되고, “선생님 정말 많이 했다”며 부러운 마음에 자기들 것도 가지고 와서 뜨곤 한다. 수민이는 열심히 뜨개질을 하여 아주 길게 짰다. 수민이가 짠 것을 보면 처음에는 곳곳에 구멍이 나 있다가 차차 구멍의 수가 줄어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실력이 조금씩 늘어가는 증거인 것 같다.
∙평가 및 반성:대바늘과 실을 같이 잡는 것도 힘이 들지만, 짤 때 힘 조절하는 것이 많이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아이는 구멍이 너무 크게 나오고 어떤 아이는 너무 빡빡하게 떠서 구멍이 너무 작게 나오곤 한다. 그리고 실수로 한 코 정도 빠뜨릴 때 모르고 넘어가서 구멍이 많이 나 버린다. 그래서 뜨개질은 교사의 손이 많이 가는 활동이다.
(3) 사례 3:수놓기Ⅰ
∙활동계기:11월 말 아뜨리에 작업으로 미니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다. 부직포 세 개를 바느질로 연결하고 그 안에 솜을 넣어 만들었는데, 바느질하는 것을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다. 교사가 도와주려고 바느질을 조금이라도 해 주면 유리나 춘미는 “아니요. 내가 할 수 있어요. 내가 할거예요”라며 빼앗아가 버릴 정도로 흥미 있어 했다. 아뜨리에 작업으로 오전․오후 다 하고, 다 못한 아이들은 다음 날 바로 와서 마저 할 정도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다. 바느질하는 것에 흥미도 있고, 그림을 실로써 표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유아들에게 수놓기를 소개해 주게 되었다.
∙전개상황:
-제 1일:수를 놓기 전에 선 따라 바느질하는 방법을 먼저 소개해 주었다. 광목 천에다가 아주 긴 선부터 점점 짧아지는 선을 모두 그려 준비해 두었다. 다음은 실끼우는 것이 문제. “바늘에 실을 끼울 수 있는 친구?”하고 물었더니 몇 명이 손을 든다. 실 끼울 때 사용하는 도구를 주며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더니 쉽게 실을 끼운다. 바늘에 실 꿰는 문제도 성공! 다음 문제는 매듭을 짓는 것인데, 아이들에게 천천히 시범을 보여 주었는데 역시 힘들어한다.
다음은 수틀을 보여주며 “이것은 수틀이라고 하는 것인데 어디에 사용하는 걸까?”하고 물었더니 지수가 “천 흔들리지 말라고 사용하는 거예요”라고 대답을 한다. 수틀의 쓰임새와 사용하는 법을 보여주고, 몇 명 나와서 해 보게 했는데 쉽게 따라 한다. 수를 놓을 쓰이는 도구를 모두 보여준 뒤 실을 끼어 선 따라 수놓는 것을 보여주었다. 처음이라 홈질(러닝 스티치)을 먼저 가르쳐 주었다. 아이들은 할 수 있다며 큰 소리를 뻥뻥 쳤다.
선영이는 선의 끝을 찾기 위해 바늘을 천에다 몇 번씩이나 찔러 보기도 했지만, 바느질은 반듯하게 한다. 지수는 선을 따라 반듯하게 홈질(러닝 스티치)은 하는데, 천 두겹을 겹쳐서 바느질하여 나중에는 수틀이 실사이 끼는 일이 생겼다. 수연이는 아주 차분하게 바느질을 한다. 바느질하는 것을 먼저 배운 아이들은 수틀 사용법이나, 선 따라 바느질을 하는 방법을 다른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했다. 선영이는 친구들 옆에 앉아서 “아니! 이렇게 하는 거다”며 직접 시범을 보여 주기도 했다.
-제 2일:교실에 들어서니 아이들은 어제 배웠던 바느질을 자기들끼리 꺼내서 하고 있다. “실을 어떻게 끼웠어?”라고 물었더니 수민이가 “우리가 넣었어요”라고 말을 하고, 주영이는 “친구가 해줬어요” 한다. 하고 싶은 마음에 집중해서 실을 넣었더니 들어갔나 보다. 수연이는 바늘에 실을 끼우면서 “침을 많이 묻히니까 잘 끼워져요”라고 한다. 대연이와 춘미가 천 위에서 바느질을 시작해서 매듭이 천 위에다 놓여지기도 했다. 제법 바느질을 많이 했는데, 동민이는 천의 위아래 모습이 다 신경이 쓰이나 보다. “선생님! 밑에는 이런 모습이 되는데 괜찮아요?”라며 천 아래를 보여 주며 여러 번 물어본다. 대연이는 수틀에 안 끼우고 바느질을 해서 천이 다 울어 버렸다. “이것 봐라. 천이 울었다” “천이 어떻게 울어요?” “이렇게 천이 쭈글쭈글 한 것을 천이 울었다고 하는 거다. 수틀을 안하고 해서 이렇게 된 거다”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제 3일:하드보드지를 가지고 동그라미, 세모, 네모 모양을 오려 모양을 만들어 수를 놓기로 했다. 수민이는 네모를 그리더니 “가방을 만들 거예요”라고 말하고, 동민이는 네모 위에 세모를 그려서는 “집을 수놓을 거예요”라고 말한다. 나머지 아이들도 모양 수놓기를 위해 선 따라 바느질하기를 열심히 한다. 바늘에 실 끼우는 것이 되는 아이들이 있어서 다른 아이들도 스스로 실을 끼우게 했다.
-제 4일:유아들 모두 오늘은 가방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빨리 완성한 수민이 것을 본 따 가방무늬를 그려서 꽃과 나비 무늬를 넣어준다. 춘미는 집 모양을 러닝 스티치로 꾸미고 있는데, 집 창문을 파란실로 꾸미고 있다. “선생님 여기에서 어디로 갈 지 알아요?” “모르겠는데” “여기서요, 이리로 갈 거예요”라며 어떤 방향으로 바느질을 해 나갈 지 설명도 해준다.
∙평가 및 반성:일대일로 자수를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흠인데, 바느질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고, 자유놀이시간에 하고 싶은 아이들을 위주로 가르친다면 만 5세 아동에게 적절한 활동이 될 것 같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수를 해 간다면 만 5세 아동의 수준에 맞는 강화와 자극을 주어 손 근육 발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아이들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자수를 이용하여 만들 수 있는 쿠션이나 주머니를 만들게 한다면 아이들에게 더 없이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
(4) 사례 4:수놓기Ⅱ
∙활동계기:추운 계절에 접어들어 일부 아이들은 개별적으로 뜨개질이나 스킬 등을 가지고 와서 자유놀이 시간을 이용하여 만들고 있었다. 유아들은 바느질에 대한 기억이나 흥미를 가지고 있어,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서양 자수를 해보기로 했다.
∙전개상황
-제 1일:유아들에게 ‘서양자수’를 할 것이라고 알려주고, 수틀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처음 보는 수틀에 대해서 또 그 기능에 대해서 듣고 유아들은 흥미를 가졌다. 잘라 놓은 천에 긴 한 줄을 그어주고 가장 기본인 ‘러닝스티치’를 하게 했다. 유아들에게 특별히 바느질 방법에 대해 알려줄 것은 없었다. 이미 여러 번의 경험이 있었다. 한 번 정도 시범을 보여 주니 곧잘 따라했다. 처음에는 점선을 그어주어 간격을 잡아 주었고 두 번째부터는 길게 줄을 그어주었다. 그 다음에는 곡선으로 되어 있는 것을 연습했다. 곡선도 별 무리 없이 했다. 남자아이들 중에는 하고 싶은 사람 같이하자고 했더니 유일하게 상우만 하고 싶어했다. 상우가 무언가를 재밌다며 작업하는 경우는 그리 흔한 일이 아닌데 내일도 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좋아했다.
-제 2일:어제보다는 서양자수가 익숙해져 반 정도의 유아들은 스스로 매듭을 지었다. 유아들은 이제 무슨 모양을 만들까 생각하며 바느질을 해 나갔다. 아직은 계속 ‘홈질’수준이다. 아직까지는 계속 ‘연습’ 수준에 그치고 내일은 도안을 정해서 바느질을 해 나갈 계획이다. 단순한 반복인데도 별로 지루해하지 않았다.
-제 3일:오늘은 유아들이 실을 바늘귀에 넣는 것이나 매듭을 짓는 것을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 이제는 유아들에게 정말 작품을 만들기 위한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다. 대부분의 유아들이 집과 구름, 자동차나 나무가 있는 풍경을 그렸다. 올챙이, 삐에로, 식단표를 만든 아이도 있었다. 각자가 그린 그림을 천 위에 연필로 옮겨 그린 다음, ‘러닝스티치’로 큰 선들을 바느질하기 시작했다.
-제 4일:어린이집에 오면 유아들은 바로 ‘수놓기’부터 하겠다고 한다. 오늘도 예외없이 자수부터 찾았다. 이제 자신들이 그린 모양을 가지고 바느질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흥미를 가지는 것 같다. 유아들의 집중하는 시간은 짧게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다. 이제는 실을 바늘에 끼우고 매듭짓고 하는 일에 교사에게 많이 물어보지 않고 조용히 앉아서 자신의 작업을 해 나가고 있다. 음악을 틀어주고 수를 놓았는데도 음악을 조용히 즐기며 유아들이 수를 놓을 수 있게 되었다.
∙평가 및 반성:유아들에게 처음에 서양자수에 대해 간단히 알려주고 시작하지 못 한 것, 전체 유아들에게 흥미와 자극을 주기 위한 실물을 들고 와서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지금 하고 있는 도안이 있는 천과 연습용으로 썼던 천을 이용해서 바느질해서 주머니로 만들면 어떨까 계획 중이다. 더 진행되면 유아들이 자신이 계획하는 작품 만들기(액자, 쿠션, 손수건 등)도 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생각이다.
Ⅳ. 손끝놀이프로그램의 평가
본 프로그램을 적용해 본 결과는 유아, 교사, 학부모의 변화 측면으로 구분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1. 유아의 변화
첫째, 손끝근육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손가락이나 손끝을 사용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유아들은 바늘에 실을 끼우거나 매듭을 짓는 일, 바느질, 실뜨기, 뜨개질을 할 때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처음에는 손가락 하나하나에 힘이 고르게 들어가지 않아 뜨개질을 할 때 바늘과 실을 함께 잡는 것을 어려워하고, 손가락의 힘조절이 안되어 코를 잘 빠트리기도 한다. 바늘에 실을 끼우거나 매듭을 묶는 일도 처음에는 교사의 도움 없이는 전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손끝놀이프로그램을 통하여, 즉 유아들이 바늘을 잡는 동작, 가늘고 섬세한 손놀림을 필요로 하는 실의 매듭을 짓는 것에서 유아들의 손끝근육의 힘을 기를 수 있게 되고 자유롭게 조절할 수 도 있게 되었다.
둘째, 집중력과 인내심을 갖게 되었다.
붙이기, 오리기, 꿰기, 바늘에 실끼우기, 바느질 등은 상당한 집중력을 요한다. 산만하고 한가지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손끝놀이 활동을 통하여 점차 집중력을 갖게 되었다. 유아들과 함께 실뜨기를 함께 한 교사의 말을 들어보자.
… 소근육에 비해 대근육이 더 잘 발달된 형진이가 관심을 보이면서 실뜨기를 한 후로는 할머니 동화를 듣는 시간에 주의집중을 잘 했다. 상헌이도 마찬가지다. 동화듣기 시간에 어떻게 할지 몰라 몸을 비틀고 움직이던 상헌이가 수요일 할머니 동화시간에는 아주 주의를 기울여 동화를 들었다. 실뜨기책을 보며 이리저리 연구하고, 친구들에게도 실뜨기하는 것을 열심히 가르쳐 주었던 것이 주의 집중하는 시간을 길게 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셋째, 실용적이고 예술적인 가치를 인식하게 되었다.
뜨개질이나 바느질을 할 때, 일회적으로 끝나버리는 활동이면 유아들의 흥미는 지속되지 못한다. 하지만 “뜨개질을 해서 멋진 지갑을 만들어 봐야지”하는 생활 속의 활용가치가 있을 경우, 유아들이 훨씬 진지하게 작업에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남자아이의 경우, 평소에는 상당히 산만한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수를 놓은 천으로 딱지가방을 만들자”라는 교사의 제의에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수를 놓았다. 또한 자수나 뜨개질, 바느질이 익숙해지면서 유아들은 자신들 특유의 멋을 내거나 예술적인 감각을 덧붙여나갔다. 만 5세반 교사의 일지를 잠깐 살펴보자.
… 수민이는 파란 실로 네모를 다 수놓은 뒤, 하늘색 실로 가방 앞 잠그는 고리도 동그랗게 수놓았다. 그리고 가방에 멋을 내기 위해 갈색실로 리본까지 수놓아 다른 아이들이 부러워했다.
넷째, 성취감과 ‘일’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처음 친구들이 바느질을 하는 모습을 본 유아가 “난 안할래요. 그건 할머니들이 하는 거잖아요”라고 하거나 뜨개질을 해서 지갑을 만들자는 약속을 해도 중간에는 싫증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자기가 목표로 한 것을 완성할 때면 유아들은 성취감과 만족감으로 우쭐대며 자랑을 하기도 했다. 또한 땀을 흘려야만 생활이 가능하고, 다른 사람들의 수고와 땀으로 우리의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일의 가치와 보람을 이해하게 되었다.
다섯째, 삶을 살아가는 생명력을 지니게 되었다. 유아들의 생명력은 손과 발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손끝을 사용해서 놀며 일하고 자신의 작품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통하여 유아들은 건강한 체력과 건전한 정신이라는 생명력을 기르게 되었다.
2. 교사의 변화
손끝놀이프로그램의 성공여부는 교사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아들이 손끝놀이프로그램을 실천해 볼 수 있도록 단계별로 환경을 마련해 주는 일부터 활동의 계획자, 모델, 평가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처음에는 교사는 손끝놀이프로그램이 각 유아와 개별적으로 상호작용을 해야하고 손이 많이 간다는 이유로 기피를 하기도 했다. 또한 교사 자신도 돈이 있으면 뭐든 살 수 있는 세상인데 왜 불편하게 아이들과 뜨개질을 하고 수를 놓아야 하는지 의아스럽게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전에 바느질이나 뜨개질한 경험이 전혀 없는 교사가 대부분이었다.
교사세미나를 통해서 같이 토론하고, 전통사회의 조상들의 삶을 실어놓은 책자를 같이 읽으면서 손끝놀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늘에 실을 끼우거나 실수를 해가며 완성한 자신의 작품을 보고 만족해하는 유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교사도 손끝놀이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손끝놀이프로그램을 실시해온 만 5세반 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만 5세라고해도 손끝을 사용할 기회가 없어서인지 아이들은 바느질이나 실뜨기, 뜨개질을 처음할 때는 손가락의 힘조절이 전혀 안되었어요. 하지만 놀이를 통해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서 아이들은 손가락에 힘을 줄 때와 힘을 뺄 때를 알게 되더군요. 요즘은 등원하면 가장 먼저 바느질거리부터 찾는 아이들이 많아요. 아이들과 함께 뜨개질을 시작해 저도 옷을 하나 완성했어요. 일회적이 아니고 연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해야겠어요.
3. 학부모의 변화
대부분의 학부모는 유아가 학습의 면에서 다른 아이들 보다 뒤쳐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 학습에의 욕구 탓으로 유아교육현장에서도 ‘공부’와 관련된 활동을 해주기를 바란다. 처음에는 바느질을 하거나 뜨개질을 하는 모습을 보며 공부는 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한다고 충고를 하기도 했다. 특히 남자아이의 부모는 “사내녀석이 바느질이나 하고 있어!”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손끝활동을 1년간 지속적으로 실천하면서 변해가는 유아의 모습을 발견하고, 부모자신의 어린 시절의 놀이를 회상하면서 차츰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만 5세반 학부모의 얘기를 들어보자.
… 어린이집에서 뜨개질을 하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놀랐어요. 이미 잊혀져버린 놀이인줄 알았는데 말이예요. 아이가 집에도 뜨개질거리를 가져와 하더군요. 뜨개질을 하면서 많이 차분해지는 것 같아요. 요즘은 같이 뜨개질을 하면서 대화도 많이 한답니다. 전에는 플라스틱 장난감을 많이 사줬어야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어 좋아요.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여 손끝놀이프로그램을 개발․적용․평가를 해 봄으로써 보다 체계적이고 바람직한 손끝놀이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손끝놀이프로그램의 개발단계에서는 손끝놀이프로그램의 목표설정, 구성 및 고려사항, 활동내용 선정 및 조직, 연간, 월간, 주간, 일일계획안 작성 및 교사역할 등의 운영방안과 평가방안을 기술했다. 프로그램의 적용단계에는 적용기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연령별로 수준을 나누어 손끝놀이프로그램을 실시한 사례를 사진과 함께 실었다.
손끝놀이프로그램을 적용해 본 결과는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첫째, 유아는 스스로 손끝근육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집중력과 인내력을 갖게 되었으며 실용적이고 예술적인 가치를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성취감과 일의 의미를 이해하고 삶을 살아가는 생명력을 지니게 되었다. 둘째, 교사는 유아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통하여 손끝놀이가 유아수준에 적합하고 필요한 활동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셋째, 학부모는 손끝놀이가 가정에서 유아와 함께 해 볼 수 있는 놀이임을 인식하게 되었고 세대간 전통문화 교류의 필요성도 깨닫게 되었다.
본 프로그램의 적용 및 평가결과를 토대로 시사점을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손끝놀이활동은 일회적인 활동이 아닌 연중 언제나 할 수 있는 생활로서의 가치가 있는 놀이라는 것이다. ‘생활로서의 가치’는 달리 말하면 ‘실용성이 있는 물건을 적접 만들어 사용한다’는 의미도 될 것이며, ‘만든 것을 귀하게 여기고 아껴쓰는 것’과도 관련이 있으므로 손끝놀이프로그램은 유아들에게 절제․절약의 의미를 새기는데도 중요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손끝놀이가 세대간 전통문화 교류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아들의 뜨개질은 할머니선생님의 덧신짜기에서 시작되었다. 할머니선생님의 덧신짜는 모습을 보면서 유아들이 뜨개질을 하고 싶어해서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서도 유아들이 엄마와 함께 뜨개질을 하게되면서 엄마와의 대화시간이 늘고 엄마의 어릴적 놀이경험을 듣기도 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손끝놀이프로그램에 학부모와 노인을 참여시켜 세대간교육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의미 있는 일로 보여진다.
셋째, 뜨개질이나 바느질을 하는 유아의 모습을 본 교사는 “주변을 잊어버릴 정도로 자기세계에 몰입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안정감과 평화를 느낀다”고 한다. 이는 손끝놀이가 유아들에게 몸과 정신의 건강과 평화, 영혼의 각성을 줄 수 있는 활동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정서적인 불안이나 공격행동을 많이 보이는 요즘 유아들에게 명상활동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본 연구는 P어린이집만을 대상으로 적용하였다는 점과, 유아반 중 일부를 선정하여 실시하였다는 점에서 일반화에 문제가 따를 수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는 좀 더 다양한 유아교육 시설에서의 프로그램 적용과 영아들을 위한 손끝놀이프로그램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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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 Case Study of a “Fingertip” Handicraft Program for Children
Jeong-Yeon Ha and Eun-Ju Kim
This program developed, implemented, and evaluated a “fingertip” handicraft program for early- childhood facilities. The program was conducted in one class of three-year-olds and two classes of five- year-olds of P child care center, from March to December, 2000.
The program was implemented as two stages: a “preparation” stage (for 3~4 year-olds) and a “practice-and-deepening” stage (for 4~5 year-olds). The “fingertip activities” in the preparation stage of the program consisted of the following:transferring of small objects, clipping․folding․pasting;using “clothing frames”;and the basic stages of sewing. The activities in the practice-and-deepening stage consisted of the following:making cat's cradles, knitting, and doing embroidery.
The program was evaluated positively by the children, teachers, and parents involved. The children developed the use of their fingertip muscles, power of concentration, and patience, as well as their capacity to recognize practical and artistic values, a sense of achievement, and the meaning of labor. By seeing positive changes in the children, the teachers realized that handicraft activities were beneficial. The parents of the children learned that “fingertip activities” were worthwhile at both school and at home, and they perceived a need for transferring traditional culture to younger generations through inter-generational interactions.
출처: 강원도 인제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