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meZXtzMggfs&t=1s
* 위의 유튜버는 서울대 철학과를 나와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젊은이인데 우리가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한 영상이 많아서 볼 만 합니다.
이 글은 위의 영상을 보고 드는 생각이 있어, 영상 내용을 나름대로 해석하며 제 생각을 추가해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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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미국 등 외국에서 지내다 보면 명품을 걸친 사람들 중에는 유달리 이민자들이 많은 것을 보게 된다. 이는 피상적 관찰이나 편견이 아니라 명품 매장 직원들의 얘기에서도 확인되는 현상이다. 미국에서 명품 매장 직원들이 나누는 얘기 중 유명한 일화가 있는데, 다음 매장 어디에 내냐고 물으면, 아시아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고 대답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많이 알려진 베블런 효과는 사람들이 비싼 제품을 통해 자신의 지위가 남다름을 확인하려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런 심리가 작동하는 제품은 비쌀수록 더 잘 팔린다.
왜 지위가 중요할까.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지위가 흔들리면 불안해진다. 우리나라에 <불안>이라고 번역된 알랭 드 보통의 책의 원제는 <지위에 대한 불안>(Status Anxiety)인데, 보통은 이것이 현대인의 보편적인 심리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그것을 달래는 방편으로 철학, 예술 등 자아를 관찰하는 도구를 추천했다.
베블런 효과는 우월감에 대한 선호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그 우월감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안정감이라 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능력을 넘어서는 명품 소비의 이면에는 지위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으며, 불안감이 없는 사람은 굳이 명품을 살 필요를 느끼지 못하다고 할 수도 있다.
명품 선호는 이민자들 중에서도 아시아, 중동, 남미 출신이 두드러진다. 이 지역의 공통점은 가족공동체가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낯선 나라로 가서 사는 이 지역 출신 이민자들은 정신적, 문화적, 공동체적 뿌리가 뽑힌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내면은 늘 불안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명품 구매로 발현된다는 것이다. 명품을 들고 입는 동안은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자 중에서도 젊은이들이 명품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어느 정도 자리잡고 정착한 부모 세대보다 젊은이들이 더 불안하다는 표시다.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면 그곳이 고향이라고 느낄 법한데 왜 불안해 할까?
그곳 사람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이방인이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에 사는 한국인 2세, 3세들도 그 사회에 완전히 동화되기 어렵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한국은 이민자의 나라도 아닌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도 아닌데 왜 명품이 그렇게 많이 팔릴까?
이는 한국인의 정신이 이민자와 비슷하다는 시각에서 해석해볼 수 있다.
이 시대의 한국인들은 대부분 고향을 잃어버린 상태다. 너무나 빨리 도시화되어가는 한국은 어릴 적 자란 동네에 가도 옛모습이 거의 모두 사라진 지 오래다 (나도 그렇다).
또한 어디에서 자라든 학교나 직장을 위해 서울로 모여들게 되니 서울(나아가 수도권)은 한국 내 이민자의 도시가 되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도 너무나 많이 바뀐 서울이 낯설어 고향이라고 느끼기 어렵다.
이민자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 끊임없이 비교하며 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주류 사회와 자신이 얼마나 다른지,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끝내 극복할 수 없는 차이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등등 사는 동안 내내 의식,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며 살 수밖에 없다. 그러니 불안하고 피곤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한국 사람들 모두가 정신적 이민자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모두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시야를 확대해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끊임없이 비교를 통해 성장해왔다. 고도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그들을 모방하고 그들과 비교했다. 이런 점은 우리가 그들에 못미치니 더 분발해야 한다 등등.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는 우리보다 뒤쳐진 나라들과 비교하며 우월감을 느꼈다. 소위 국뽕의 시작이다.
더 나아가 선진국들과 거의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지까지 다다랐다고 느끼자 자부심이 더 높아졌다.
그러나 달리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서만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왔고, 이는 곧 불안감이 여전히 우리 마음 깊이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외국인이 한국을 어떻게 보는지 여전히 궁금해한다.
물론 인간은 합리적 소비만 하는 존재는 아니다. 명품을 통해 불안감을 달래는 것은 마약, 폭력 등 부정적인 방식으로 달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방법이다.
하지만 물건/돈/지위를 통한 만족감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많은 연구에서입증된 바 있다. 돈도 어느 정도까지는 행복과 비례하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행복 증진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다.
한국의 저출산 현상이 이대로 지속되면 어쩔 수 없이 이민자를 적극 받아야 할 것이라고 한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학자의 권유다. 이민자들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 꽤 있지만, 한국인 대부분이 이미 고향을 잃고, 공동체를 잃고 이민자처럼 살고 있으니 실제로 이민자들이 많아진다 해도 무슨 큰 일일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모두가 이민자 의식으로 사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아니, 나쁘다 좋다 이전에 그렇게 되어버렸다면, 거기서 오는 긍정적인 면이 무엇인지 생각볼 일이다.
이런 현상은 오히려 강한 개인주의를 길러낼 토양이 될 수도 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집단주의인데, 건강하지 못한 집단주의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사실 이미 그런 징후는 보이고 있다. 요즘 한창 질타 아닌 질타를 받고 있는 소위 MZ세대의 ‘이기주의’다.
조직에 융화하기보다 개인의 이익만 찾는 행태를 보이는 것이 기성 세대의 불만이다. 개인주의가 발달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어느 조직이든 개인의 책임의 한계가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아직 많은데, MZ세대는 자기 일 외에는 안 하겠다고 하니 그 빈틈을 누군가는 메워야 하고, 그건 결국 중간에 낀세대에게 돌아간다.
예전에 조직을 위해 희생을 감수했고, 그 시기가 지나면 조금 편해질 거라고 기대했는데, 갑자기 MZ세대가 등장하니 죽을 맛이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과거 교사들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폭력을 휘두른 데 대한 반성으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는데, 이제 그 반대 극단으로의 편향이 지나쳐 학생이 각종 문제를 일으켜도 교사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리고 그걸 악용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나온다.
개인의 자유와 책임이 함께 성장하지 못한 까닭이다.
자유가 없던 대신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던 시절에서, 자유는 생겼지만 책임의식은 아직 미약한 시기로 갑자기 넘어 왔다.
그렇다고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지금은 과도기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반작용이 작동하여,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본다. 역사는 늘 그렇게 작용과 반작용을 왕복하여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개인의 자유와 책임이 균형을 갖춘 건강한 개인주의가 대세가 되면, 그 때는 오히려 더 건강한 공동체가 생겨날 수 있다.
예전처럼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집단의 결정 (사실은 그 집단의 소수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개개인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된 합리적 의사결정에 의해 운영되는 공동체가 생겨날 수 있고, 그 안에서 개인들이 맺는 관계도 상하 관계가 아니라 훨씬 평등한 관계가 될 수 있다. 재산이나 학식의 차이과 관계 없이 당당한 개인들 간의 관계, 특히 다양한 삶을 인정하는 공동체가 생겨날 수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해체 중인 것 같다. 해체되어 새로운 사회로 거듭나는 중인 듯하다. 실패하면 물론 껍데기만 남고 쇠락해가겠지만, 성공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사회가 될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이 거저 되는 것은 아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호중유천님 글은 보배롭습니다
저도 MZ의 성향이 새로운 우리나라를
만드는 건강한 토양이 될거로
확신합니다.
늘 발전하는 역사를 만들어간
우리들의 저력을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책임이 균형을 갖춘 건강한 개인주의가 대세" 이말 완전 공감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흥미롭게 읽었던 알렝 드 보통의 글도 반갑네요.
잘 읽었습니다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갠적으로 한국민의 국민성를 그댝 좋게보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개척정신
일본의 사무라이정신
영국의 신사도 정신
한국의 선비정신!
선비정신이것이 보기나름인데 소극적이고 현실을 기피하는듯한
은둔정신!
미국 다민족국가에서 한국인이 같은 한국인을 가장 많이 고소 고발,무고신고를해서
미국경찰들도 이해가 않된다고 하잔아요!
감사합니다.
잘 보고갑니다
일단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갑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네요. 우리 모두 화이팅 해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